가을의(衣) - 경춘선 청평역 (2015.11.9)
안녕하세요! 대학교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돌아온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오늘 마지막 기말 재택시험 답안을 인터넷으로 제출한 것을 끝으로 이번 학기를 마무리 했고, 이제 대학교에서 일은 정말 졸업식밖에 안 남았네요.ㅠ.ㅜ 많이 아쉬워요! 나중에 졸업식 이야기도 들려드릴게요^^
오늘 소개해 드릴 역은 경춘선 청평역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춘천으로 이사 온 이후 경춘선을 수없이 많이 타고다녔지만 청평역은 정말 처음 가봤어요. 사실 이 날도 가려고 간 게 아니라 학교 가는 길에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도저히 전철을 타고 갈 수가 없더라고요.ㅋㅋㅋ 그래서 결국은 20분이 넘는 배차 간격을 무릅쓰고 청평역에 내렸습니다. 이 이후의 사진들은 무사히 볼일을 본 뒤 찍은 사진들이에요^^
청평역 역시 지난번에 소개해 드린 대성리역처럼 작은 간이역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요, 경춘선 복선전철화 과정에서 2009년부터 위의 사진에서 보실 수 있는 새 역사에서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얼핏보면 별 게 없어보이는데 은근 디자인이 특이해요. 이 디자인은 하늘에서 내려다 보아야 더 잘 보이는 것 같은데... 드론이라도 있으면 모르겠지만 제가 위에서 찍을 방법이 없네요.ㅠ.ㅜ
그래서 다음 지도의 위성 사진을 갖고 왔어요. 청평역의 모습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정가운데 부분 지붕 위에 독특하게 생긴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방금 위의 사진에서도 입구 저 위로 뭔가 삐죽삐죽 튀어나온 것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이 구조물은 타는곳에서 조금 더 잘 보이니 일단 역 안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청평역은 아마 우리나라의 두글자 역명 중 로마자 표기가 가장 긴 역일 거예요. 'Cheongpyeong'! 한글로 한 글자 당 로마자로는 6글자씩이나! 청평역의 한자는 맑을 청(淸)자에 평평할 평(平) 자를 쓰는데요, 이 동네가 깊고 맑은 하천이 지나가는 평평한 들판이라고 해서 '청평(淸平)'이라는 지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근데 청평 근처를 들판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래요. 청평면 소재지도 사실 그냥 산골짜기를 흐르는 하천 옆의 작은 평지이거든요. 경춘선 주변에 유난히 '평(平)'이 들어가는 지명이 많아요. 남양주 평내동과 호평동, 가평군 가평읍과 청평면, 춘천 후평동 등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사실 이 지역들은 다 평평한 들판이라기에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에요. 물론 가평읍과 춘천 후평동은 이 중 그나마 넓고 평평한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너른 들판까지는 아니거든요. 이들 지역은 다들 강이나 작은 하천을 낀 작은 평지인데, 주변이 온통 높은 산인 상태이다 보니 평평한 땅이 조금만 넓게 있어도 아마 '평(平)'이라는 단어를 붙인 것 같아요.
청평역은 지금은 행정구역상 가평군 청평면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청평면의 이름은 2004년까지만 해도 외서(外西)면이었답니다. 읍 바깥의 서쪽, 읍 바깥의 동쪽 등의 의미인 외서, 외동 등 외(外)로 시작하는 지명들은 상당히 많은 경우 일제 강점기에 일제에 의해 대충 지어진 행정구역명인 경우가 많아요. 외서면의 경우도 그러한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후 외서면 소재지인 청평리가 유원지로 유명해지고 기차역도 청평역인 관계로 '청평'이라는 지명이 인지도가 더 높자 외서면을 청평면으로 바꾸게 된 것입니다.
역 내부 자체는 보통 전철역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그나저나 개찰구가 좀 적어보이네요...
타는 곳 위로 올라오니 역 위의 한가운데에 설치된 구조물이 조금 더 잘 보이기는 하는데, 명확히 형태가 보이지는 않네요... 조감도에서 봤을 때 참 인상적이었는데, 그 조감도는 하도 예전 거라서 구하기도 힘들고... 어쨌든 청평역을 설계할 때 포인트가 되었던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비록 이용객 입장에서는 눈에 별로 안 띄는 게 함정이지만...
그나저나 이때는 11월 9일이어서 단풍 막바지였답니다. 산이 있는데로 진한 색으로 변해가고 있던 시기이죠. 조금만 더 지나면 잎이 다 떨어져 겨울산이 되는 시기가 오는 것이고요. 지금은 12월 중순이니 이미 모두 겨울 풍경으로 바뀌었답니다. 하지만 이때는 산이 매우 짙은 단풍 색깔의 가을옷을 입고 있었어요.
청평역 남쪽으로는 하천을 하나 사이에 두고 이렇게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답니다. 눈 오는 날에 보아도 멋질 것 같아요.
그나저나 청평역에 이렇게 선로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청평역이 원래 경춘선의 중간 종착역이 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원래 경춘선 전철이 개통되기 전 계획상으로는 전철을 끝인 춘천까지 전동차와 중간의 평내호평, 청평 등지에서 종착하는 전동차로 나누어 운행하려고 했대요. 그런데 춘천시와 가평군에서 가평역 및 그 이후 춘천시의 역들가지 모든 전동열차가 운행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해 결국은 지금까지도 거의 모든 열차가 춘천역까지 전구간 운행되고 있답니다.
파노라마로 찍었더니 사진이 특이하게 나왔네요^^
이상으로 청평역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예전 구역사 시절에 와보지 못해서 많이 아쉽네요..ㅠ.ㅜ
+ 청평역 관할 +
- 한국철도공사 수도권동부본부 가평관리역
+ 청평역 주소 +
-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청평역로 97-33
+ 청평역 연혁 +
- 1939. 07. 20.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
- 1950. 06. 30. 한국 전쟁으로 역사 소실
- 1953. 12. 20. 가 역사 준공
- 1958. 04. 23. 역사 신축 착공
- 1958. 06. 21. 역사 신축 준공
- 1988. 01. 01. 소화물 취급 중지
- 2009. 09. 01. 현 위치로 역사 이전
- 2010. 05. 26. 구 역사 철거
- 2010. 12. 21. 수도권 전철 경춘선 개통으로 전철역이 됨
- 2010. 12. 30. 화물취급 중지
- 2011. 08. 01. 평일 급행열차 정차 개시 (전 열차 정차)
- 2012. 02. 28. ITX-청춘 운행 개시와 동시에 급행열차 운행 종료
* (출처 한국어 위키백과 '청평역' 항목)
+ 청평역과 같은 노선들의 근처 역 +
- 경춘선 : 망우 방면 ←---[마석]---[대성리]---[[청평]]---[상천]---[가평]---→ 춘천 방면
* 경춘선 마석, 대성리, 상천, 가평역은 경춘선 전동열차를 이용해 가실 수 있으며, 마석역과 가평역은 ITX-청춘열차로도 가실 수 있습니다.
* 위의 근처 역 중 초록색으로 표시되고 밑줄 쳐진 역명을 클릭하시면 이 블로그 안의 그 역의 이 글이 올라오기 전 가장 최근 포스트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2015. 12. 23. 경춘선통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