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전철 경강선을 타보았어요! (2016.11.5.)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0^
오랜만에 뵙네요! 점점 마음만 급해지고ㅠㅠ 그래도 어제는 오랜만에 저녁에 일이 있어서 서울에 간 김에 낮에 시간이 남아 지난 9월 24일 개통한 수도권전철 경강선의 일부 구간(판교-경기광주)을 타보고 왔답니다. 그래서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경강선 전철은 아직 정식 개통한지 한달 반도 안 된 노선인데요, 그걸 감안하더라도 수도권 전철 노선 중에서도 유난히 존재감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주변 친구들하고 얘기해 봐도 경강선이라는 이름자체를 처음 들어보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아마 서울을 조금도 지나지 않는 노선이라서 그럴 것 같기도 하고요.
수도권전철 경강선은 원래 '경강선'이라는 철도 노선의 일부를 이용하는 수도권전철 노선인데요, 경강선은 경기도의 '경'과 강원도의 '강'을 따서 만든 이름으로, 말그대로 경기도와 강원도를 연결해 주는 노선입니다. 노선 전체가 완공되면 경기도 시흥시에서 강원도 강릉을 이어주는 노선이 됩니다. 그 중 지금 거의 유일하게 개통된 구간이 경기도 성남시의 판교역에서 경기도 여주시의 여주역까지의구간이에요. 엄밀히 말하면 이 구간 외에도 강원도 원주시의 서원주역에서 만종역까지의 짧은 구간도 개통이 되어있긴 한 상태인데, 이 구간은 사실상 경강선으로서의 역할은 전혀 없고 기존 중앙선의고속화 우회 노선처럼 청량리에서 원주를 지나는 열차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경강선 철도로 온전히 역할을 하는 구간은 지난 9월 개통된 판교~여주 구간 뿐인 것이죠.
경강선 철도의 나머지 구간들은 지금 공사 중이거나 계획 중인데요, 사실 처음부터 '경강선'이라는 이름 하에 전구간이 계획된 것이 아니었고, 각자 월곶-판교선, 성남-여주선, 여주-원주선, 원주-강릉선이라는 이름으로 추진이 되다가 이걸 아예 이어서 경강선이라는 노선으로 묶어버린 것이거든요. 그래서 각 구간의 상황이 다 다른데요, 일단 경기도 시흥시의 월곶역에서 성남시 판교역까지의 구간은 현재 건설이 확정되어 2019년에 착공 예정이라고 합니다. 완공은 2023년 예정이라고 하고요. 그리고 여주역에서 서원주역을 잇는 구간은 현재 계획 중이라 아직 건설이 확정되지 않았고, 나머지 서원주역에서 강릉역을 잇는 강원도 구간은 원주-강릉선이라는 이름으로 2018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한창 공사중이랍니다. 2017년 개통 예정이라고 해요. 사실 이렇게 경강선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이기는 했지만, 과연 월곶-판교, 판교-여주, 여주-서원주, 서원주-강릉이하나의 노선처럼 실질적으로 운용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일단 경기도 구간은 상당 구간이 지하철이나 마찬가지인 형태로 지어져 있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현재의 경원선처럼 철도영업거리표상 하나의노선이지만 구간구간 나뉘어서 각자 다르게 연결되는 별도의 노선처럼 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 한가운데의 여주-서원주 구간은 건설 자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현재 수도권전철 노선도 상에서 '경강선'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구간은 경강선으로 묶이기 전의 성남-여주선 구간인 '판교역-여주역' 구간이고요, 철도영업거리표상으로도 일단은 완공된 구간이 이 구간 밖에 없기 때문에 경강선은 '판교-여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판교역에서 이매역을 지나서까지는 완벽한 도심 지하 구간이고요, 그 이후로는 산속을 지나며 터널과 교량이 반복되는 구간이많아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노선이 이상하게 다 도심지 등 인구밀집지역을 묘하게 비껴나가서 주민들이 전철을 이용하기가 좀 불편해 보이더라고요. 경기광주역도 좀 애매한 위치인데다가 이천역과 여주역은 각각 이천시내, 여주시내에서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철도는 도심접근성이 좋아 유리하다고 고등학교 한국지리, 경제지리 시간에 배웠는데 어째 요즘에 새로 짓는 역들은 고속철도역도 아닌 전철역들까지 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뜨려놓는 추세라... 이용객이 많던 역들을 그런 식으로 외곽으로 이전해버리는 바람에 철도 이용객을 버스 등 타 교통수단에 다 뺏겨버린 경우가 벌써 꽤 많은데 어째 계속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한편, 이 노선의 개통으로 경기도 광주시에는 드디어 처음으로 철도가 들어서게 됐답니다. 이천시와 여주시 역시 1972년 수원과 여주를 이어주던 협궤철도인 수려선이 폐쇄된 이후 44년만에 다시 철도가 들어오게 된 것이고요, 사실상 적어도 70년대 이후 전혀 철도교통의 혜택을 받지 못하던 지역들에 철도 노선이 생긴 것이죠.^^ 그래서 주민들도 매우 경강선의 개통을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서울쪽으로 가기가 매우 편해졌으니까요. 또 경기도 광주 지역에서도 분당이 코앞인데도 시내버스와 광역버스밖에 없어서 뭔가 오래걸리고 불편했는데 분당까지의 이동이 아주 빠르고 편해졌다고 합니다. 또, 아주 오래전에 수려선을 타고 다니셨던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오랜만에 이천-여주를 잇는 철도가 다시 생긴 것에 감회가 새로워 일부러 전철을 타보시기도 하셨다고 해요. 특히 지난 추석연휴에는 개통 전 임시로 승객을 태우고 무료로 시승행사(?) 비슷하게 했었는데, 그때 매우 많은 노인분들이 경강선을 이용해 보셨다고 해요.
개인적으로도 경강선 전철은 의미가 있었을'뻔'한 노선이었어요. 제가 졸업한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지만 사실상 용인시내보다는 광주시내에 더 가깝게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학교에 다닐 때부터 학교에서 멀지 않은 광주시 남쪽에 전철역이 생긴다는 얘기가 꾸준히 있었고, 그게 경기광주역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지만, 결국 제가 졸업한지 7개월이 넘게 지난 후, 또 글로벌캠퍼스에서 공부하지 않은지는 거의 1년 9개월이 지나서야 전철이 개통했네요ㅠㅠ 저와는 인연이 없었나봐요. 그 전까지는 학교에서 서울이나 분당으로 나가려면 무조건 버스를 이용해야 했거든요. 물론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은 용인경전철 전대.에버랜드역으로 학교에서 1500-2번 버스를 타고 15~20분 거리이기는 했지만, 용인경전철을 서울이나 분당에 갈 때 타는 건 좀 아니라서... 엄청 빙빙돌고 오래걸리거든요. 그런데 이제 서울로 편하게 갈 수 있는 전철이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생겼는데 전 이미 졸업을... 한편, 아무리 가까워도 경기광주역에서 학교까지시내버스를 이용하면 2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그래서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편한 통학을 돕기 위해 학생들의 통학 시간에 맞추어 경기광주역과 학교를 잇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고 하니, 통학하는 학생분들이나 출퇴근하는 교직원, 교수님들도 편하실 것 같아요.
경강선의 노선은 이렇고요, 총 판교-여주 구간은 총 11개역이랍니다. 이 중에 저는 판교역에서 경기광주역까지의 구간만을 타보았어요. 여주역까지 다녀올 시간은 없어서...
한편 경강선은 운영자 선정 과정에서도 말이 참 많았어요. 그래서 사실 예정보다 개통도 늦어진 편이고요. 경강선 전철의 운영자 입찰 결과 서울지하철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가 단독입찰을 했다고 해요. 그래서 서울도시철도공사 최초로 서울을 전혀 지나지 않는 노선을 운영하게될 뻔했지만, 국토교통부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협상이 원활하지 못했고, 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서울시 공기업인 관계로 서울시의 보조금을 받는데, 서울시에서 서울을 전혀 지나지 않는 노선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보조금을 주는 데 난색을 표시했다고 합니다. 결국은 운영사업자 선정 과정이 계속 꼬이다가 개통도 연기가 되었고, 결론적으로는 그냥 코레일에서 운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그러면 지금부터는 제가 타고 온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_^
강남역에서 신분당선을 타고 판교역에 도착했습니다! 판교역은 예전에 글로벌캠퍼스에서 공부할 때 자주 들렀던 곳이에요. 학교에서 1150번 버스나 1500-2번 버스를 타고 낙생육교에 내려 판교역에서 신분당선을 타고 강남역에 자주 가곤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판교역이 경강선의 출발역이자 신분당선과 경강역의 환승역이 되었네요. 스크린도어 등 역내 시설물 이곳저곳에도 경강선 환승 안내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 기둥들이 늘어선 선이 코레일 관리구역과 신분당선주식회사의 관리구역의 경계인가봐요. 천장에 매달린 안내판의 디자인이 다른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어쨌든 예전에 판교역에 왔을 때는 없었던환승통로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신분당선은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철도이므로 명확한 수익배분을 위해 환승시 환승게이트에 교통카드를 찍어야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pheonomenart님 댓글을 참고해주세요^^ 제가 사실 이 자리에 잘못된 정보를 써놓았었는데, pheonomenart님께서 정확히 지적해 주셨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환승게이트를 통과해 경강선 판교역으로 갔습니다. 환승통로가 그리 길지 않아서 환승이 힘들지는 않더라고요.^^
경강선은 공식 색상으로 한국철도공사의 공식 색상과 같은 코레일블루를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역사 내 안내시설물들에 코레일 블루가 적용되어 있더라고요. 경강선 전동열차 역시 코레일블루로 포인트 도색이 되어 있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왜 자꾸 'Pangyo'를 '팡요'로 읽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판교역 다음역은 이매역인데요, 이매역은 분당선으로 환승할 수 있어요. 그런데 특이하게도 경강선과 분당선은 둘 다 코레일 노선이라 환승게이트가 필요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매역 환승통로에는 환승게이트가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민간업체가 경강선을 운영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는 추측도 있는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 이 부분도 댓글을 통해 pheonomenart님께서 알려주셨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경강선 전동열차는 의외로 매우 짧아요. 달랑 4량짜리랍니다. 사실은 제 느낌상 이쪽 노선은 왠지 이용객이 많지 않지 않을까 싶어서 4량이 그리 이상하지는 않았는데, 막상 직접 이용해 보니까 너무 사람이 많더라고요. 4량으로는 정말 부족해 보였어요. 완전 콩나물시루... 물론 저는 토요일에 타봐서 평일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평일 출퇴근 시간은 정말 지옥이 따로 없을 것 같은 느낌이.... 제가 춘천사람이기는 하지만 평일 낮에는 사람이 적은 편인 경춘선도 8량인데, 경강선도 적어도 6량은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 날도 다시 판교로 돌아올 때는 정말 고통스러울 정도로 사람이 꽉 찬 상태였거든요. 혹시 수요예측을 잘못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하지만 제가 전문가는 전혀 아니니까요.
그나저나 차내 의자 시트 디자인도 눈에 띄었습니다. 붉은 색과 회색이 번갈아가면서 나타나는 빗살무니(?) 같은? 그런 패턴이 적용된 시트였는데요, 기존에 코레일에서 보지 못한 스타일이라 꽤나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판교역에서 탄 열차는 곧 경기광주역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빠르더라고요! 버스를 타고 왔으면 한참 더 걸렸을 것 같은데!
경기광주역은 예상은 하셨겠지만, 광주광역시에 이미 오래전부터 커다란 광주역이 있었기 때문에 구분을 위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고속도로 나들목 이름도 경기광주 나들목이던데. 경기도 광주시는 왠지 광주광역시와 한글 이름이 똑같아 여러모로 손해(?)를 보는 느낌이...
그런데 특이하게도 경강선 역들의 역내 안내 시설물들은 다른 코레일 구간의 역들과는 달리 KORAIL 마크를 찾아보기가 힘든데요, 이것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개통 직전까지 운영사 선정과 관련해 혼란이 있었던 것과 관련이 있을 거라는 추측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또 일단 코레일 마크가 없는 것을 제외하면 글씨체라든가 색상이라든가 그런 게 다 코레일 CI 스타일이기는 한데.... (물론 안내판에 짙은 회색의 테두리가 들어간 스타일은 기존에 코레일 안내판에서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기는 하지만요.)
경기광주역 밖으로 나와봤습니다. 역 근처가 완전 부동산 천국이군요. 새로 개통된 전철역 근처라... 심지어 어떤 부동산은 이름이 '전철역 부동산'이더라고요.ㅋㅋ
아주 웅장해 보이는 경기광주역입니다. 물론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어지는 새 전철역들이 그렇듯 겉으로는 엄청 거대하고 화려해 보이는데 막상 입구로 들어가면 내부 공간은 아주 좁지만요.ㅋㅋ (겉에서 보기에 커보이는 것은 윗부분의 승강장 지붕을 아주 거대하고 커다랗게 만들어 통째로 덮어버리기 때문에 마치 건물의 일부처럼 보여서 그런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경기광주역으로 들어오는 여주행 전동열차입니다.
경강선 전철이 개통되어 확실히 경기도 동남부 지역 주민들이 편해졌을 것 같긴 한데, 배차간격이 생각보다 너무 벌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또 무엇보다도 수요해 비해 열차가 너무 짧은 것 같다는 생각이 이용하는 내내 들더라고요. 물론 종점에 가까워질수록 차내에 승객이 적어질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4량만으로는 승객을 모두 수용하기에 조금 모자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경강선 전철이 광주, 이천, 여주 등 오랫동안 철도교통의 혜택을 받지 못하던 지역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
2016. 11. 6. 경춘선통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