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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바로 전 강릉 올림픽 파크 포스팅에 이어서 이번엔 직접 경기를 관람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_^
사실 원래는 올림픽 티켓이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직접 가서 보는 건 별로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가, 한국과 스위스의 아이스하키 경기 티켓을 지인분께 얻을 수 있게 되어서 그것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불과 일주일 전에 그 표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전달받았어요.ㅠ.ㅜ 그래서 차라리 아무 생각이 없었으면 모를까 잔뜩 기대하고 있던 저는 엄청난 절망(?)에 빠졌고, 평창동계올림픽 티켓 예매사이트를 이리저리 찾아보다보니... 오잉? 생각보다 가격이 괜찮은 경기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무슨 수십만원짜리 티켓들만 있는 걸로 생각을 했었거든요. (실제로 피겨스케이팅 등 몇몇 인기 경기는 1인당 입장료가 80만원인 경기도 있어요.) 그래서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마침 가격도 괜찮고 평창올림픽 마지막 날 마지막 경기인데다가 한국 선수도 출전한다고 되어 있는 2월 25일 오후 15시 15분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30km 단체출발 클래식 경기에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폐회식날 티켓으로 평창 올림픽 플라자에 못들어가는 건 전혀 모르고 있었음.ㅠ.ㅜ)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노르웨이 등 북유럽 지역에서 발달한 노르딕 스키의 한 종류로 스키를 타고 오르막, 내리막, 평지 등으로 구성된 정해진 코스를 달리는 경기입니다. 흔히 '눈 위의 마라톤'이라고 많이 부르더라고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인지도가 없지만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이 달린 종목이 바로 이 크로스컨트리 스키라고 합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하계올림픽의 마라톤과 비슷한 경기이기 때문에 마라톤과마찬가지로 크로스컨트리 남/녀 최장거리1 경기의 메달 수여식은 폐회식 때 많은 관중들 앞에서 함께 합니다. 제가 이날 보러 간 경기가 바로 여자 크로스컨트리 최장거리 경기인 30km 경기였는데요, 이 경기 메달수여식도 폐회식에서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집에 가느라 못 봤는데, 가족들이 집에서 TV로 보고 말해줬어요.
평창 올림픽 플라자 바로 앞의 횡계 시외버스터미널입니다. 사실 강릉에서 평창도 무료 셔틀버스가 있지만, 거리가 거리인만큼 배차간격도 넓고, 또 한 번에 오는 게 아니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잘못 맞추면 2시간 반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보통 강릉-평창 이동은 그냥 2,500원 내고 30분 동안 시외버스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저도 그랬고요. 역시 올림픽 기간이라 그런지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에 가는 버스에도 신기하게 외국인들이 가득가득했습니다.
근데 30분 걸린다고 했는데 1시간 넘게 걸렸어요.ㅠ.ㅜ 횡계리가 있는 대관령 IC까지는 고속도로로 진짜 금방 왔는데, 대관령 IC를 빠져나와서 코앞의 횡계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데 30분이 넘게 걸렸어요. 원래대로라면 5분~10분이면 가는 거리 같은데... 이 날 폐회식이라 도로 통제를 너무 심하게 하더라고요. 폐회식 손님들이 또 장난이 아닌지라... 미국에서는 이방카 트럼프가 왔고, 북한에서도 고위급 인사들이 많이 방문을 했습니다.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방문 때문인지 이미 대관령 톨게이트 근처 화단에서부터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군복을 입은 할아버지들이 논산훈련소에서 열심히 불러 익숙해진 군가들을 엄청나게 큰소리로 틀어놓고 '공산당이 싫어요', '문재인 퇴진하라' 등의 팻말을 들고 모여 서 계시더라고요.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이니 어쩔 수 없지만 제발 좀...
어쨌든 그렇게 완전 버스 안에 갇혀 진이 빠진 상태에서 터미널 밖으로 나와 올림픽 플라자 쪽으로 가다보니 경찰분들이 엄청 많이 모여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또...
'나는 내가 너무 멋있어서 스스로 견딜 수가 없다.' 약간 이런 느낌...
역시나 주변에도 어디서 구한 건지 알 수 없는 군복 비슷한 옷을 입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빨갱이 타령을 하며 돌아다니는 할아버지들... 또 귀가 아플 정도로 크게 울려 퍼지는 군가들... 이런 분들며칠 전 삼일절에도 성조기 들고 나와서 문재인 퇴진하라, 박근혜 석방하라 소리지르면서 광화문 광장 조형물들에 불지르고 부수고 난리 났더만요. 시위 끝나니까 태극기는 자연스럽게 쓰레기 봉투에 구겨 넣고... 정말 엄청난 애국자들 나셨네요.
어쨌든 저는 폐회식 티켓이 없기 떄문에 플라자 안에는 못 들어갔고요, 버스가 많이 늦는 바람에 시간이 부족해 근처 편의점에서 간단히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심지어 편의점에도 외국인들이 바글바글ㅋㅋㅋ)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가 있는 알펜시아 올림픽 파크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러 갑니다.
이곳은 MBC 뉴스 센터입니다. 저 위의 유리창으로 되어 있는 곳에서 평창 올림픽 주경기장을 배경으로 뉴스 진행을 했던 것 같아요.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중간중간 이렇게 담장 틈 사이로 평창 올림픽 플라자 내부 일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는 표시가 안나지만, 이거 찍으려고 일부러 렌즈를 철망(?)으로 된 담장 틈 사이에 끼우고 찍은 거예요.ㅋㅋㅋ 안에 계신 분들은 보안요원분들과 자원봉사자분들 및 기타 관계자분들입니다. 여기 국기광장은 저녁에 조명이 켜지면 더 멋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나저나 저기 인공기도 보이네요. 한국에서 인공기를 보면 참 기분이 묘해지는 느낌이에요.ㅋㅋㅋ
이곳은 메달 플라자입니다. 평창 올림픽에서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경기 직후에는 어사화를 쓴 수호랑 인형을 주는 간이 시상식을 하고 매일 저녁 7시 경에 이곳 메달 플라자에서 메달 수여식을 했습니다.
불타오르고 있는 성화. 이 성화는 이 날 저녁 폐회식 도중에 꺼졌습니다.
평창 올림픽 플라자에서 TS-07번 버스를 타고 드디어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이 있는 알펜시아 올림픽 파크에 도착했습니다!
(참고로 오는 3월 9일 개막하는 패럴림픽에서는 올림픽 플라자에서 크로스컨트리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 올림픽 파크까지의 셔틀버스 번호가 TS-08로 바뀌었으니 헷갈리지 마세요!)
알펜시아 올림픽 파크에는 크로스컨트리 경기장 외에도 스키점프 경기장, 바이애슬론 경기장, 스노보드 빅에어 경기장 등도 같이 있습니다.
이건 경기장 입장 티켓인데요, 강릉 올림픽 파크 입장할 때 거기서 발급 받은 거라 이 사진은 강릉에서 찍었습니다.
올림픽은 전세계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고 또 중요 인사들도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테러 등의 공격에 대비해 매번 경기장 등을 입장할 때 보안 검사가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막 엄청나게 복잡한 검사는 아니었어요.
보안 검사 이후에도 크로스컨트리 경기장까지는 거의 20분 가까이 오르막, 내리막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저는 하필 이 날 새로 산 신발을 신고 가서 발이 너무 아팠어요.
위의 사진은 가는 길에 보이는 바이애슬론 경기장입니다. 바이애슬론도 노르딕 스키의 한 종류인데 크로스컨트리에 사격을 결합한 종목이라고 하더라고요.
스키점프 경기장도 보입니다. 스키점프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거의 인지도가 없다가 예전에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다룬 '국가대표'라는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주목을 받았었죠. 하지만 막상 올림픽 때는 그렇게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해서 조금 안타깝습니다. 메달권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런 것인지...
이 경기장은 스노보드 빅에어 경기장인데요, 스노보드 빅에어는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고 합니다. 경기 영상을 보니까 보기만 해도 짜릿해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어쨌든 드디어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입석이었고 입구 3으로 들어가는 표를 샀는데, 자원봉사자분들이 입구 3이 만석이라고 1로 들어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입구 1로 들어왔는데...
으앙 안 보여...ㅠ.ㅜ
저분들은 이번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은 아니고 한국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인데 시험삼아 코스를 타보면서 여러 가지를 체크하신 분들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20분 넘게 걷는 동안 사람이 너무너무 많아서 그 뒤에 느린 속도로 따라오는 바람에 경기장에는 경기가 시작된 직후에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전광판에 이미 출발해 시야에서 사라진 선수들의 순위가 나오고 있었는데요, 노르웨이의 마리트 비에르겐 선수가 처음부터 1위로 치고 나가고 있군요,
근데 이따 선수들 올 때 저도 좀 보고 싶은데 entry 1쪽 입석은 구조가 너무 이상해서 맨 앞에 붙은 사람 아니면 아무것도 안 보이더라고요.ㅠ.ㅜ 무엇보다도 경기장보다 더 낮은 땅바닥이라 애초에 뭘 볼 수가 없었어요.
위 사진 오른쪽에 사람들 서 있는 높은 곳이 제가 원래 끊은 entry 3쪽 입석이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만석이 아닌 것 같아서 돌아돌아 저기 갔더니 그냥 들여보내주더라고요.ㅋㅋㅋ
이건 entry1쪽 관중석 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여기가 전망이 좋긴 했는데 여기는 통로라 자원봉사자분들이 서 있지 못하게 하셨어요. 그나저나 아직 경기 초반이라 선수들이 어느 정도 몰려다니고 있군요.
제가 원래 예약한 입석 구역으로 가는 중... 확실히 이쪽이 시원하게 잘 보이네요.ㅋㅋ
그나저나 진짜 눈 위의 마라톤이라는 말처럼 눈 위를 스키를 타고 쉴틈 없이 달리고 걷고 하는데, 선수들이 너무 힘들어 보였습니다. 이게 활강 경기가 아니라 오르막 내리막, 평지가 섞여 있다보니 선수들이 정말 힘들어 하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서 있던 entry 3측 입석 구역입니다. 이날 단체로 지자체에서 동원된 것 같은 경상도 사투리를 엄청 심하게 쓰는 아저씨, 아주머니 분들이 많이 보였는데 그분들은 경기 초반에 모조리 다 재미없다고 나가버리셨어요.ㅠ.ㅜ 그래도 그덕에 나머지 사람들은 한산한 상태에서 잘 봤죠.ㅋㅋㅋ 물론 좀 더 비싼 좌석표를 산 관중들은 적어도 메달리스트들이 확정될 때까지는 다 앉아있는 분위기였고요. 저는 시상식까지 다 보고 나왔어요.ㅋㅋㅋ 언제 또 이런 걸 보게 되려나 싶어서요. 근데 지금 기분으로는 나중에 다른 나라 가서도 올림픽을 한번 봐보고 싶네요.
여기저기 헤매던 제가 안착한 자리는 바로 이쪽! 관중석 앞 코스로 들어오는 선수들이 내리막길을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곳이었는데 뭔가 좋았어요. 저~쪽 옆에 오르막길들도 잘 보였고요. 선수들하고도 무척 가까워서 선수들 스키에서 나는 슉샥슥샥 소리도 선명하게 들렸답니다.
아래는 제가 경기 중간중간 동영상으로 찍어서 편집한 거예요. (계속 소리지르는 분은 제 옆에서 계속 성조기 흔드시던 미국 아저씨입니다. 근데 그 아저씨 미국 선수뿐만 아니라 일단 선수가 등장하기만 하면 계속 응원하며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ㅋㅋㅋ 그냥 몹시 신나신 것 같았어요.)
그나저나 이 날 출전한다던 한국의 주혜리 선수가 아무리 찾아봐도 안보이길래 이상했는데 경기 중간에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니 다른 경기에서 부상을 입으시는 바람에 이 경기를 포기하셨다고 그러시더라고요. ㅠ.ㅜ 부상 입은 몸으로 30km를 달리는 건 정말 무리였을 것 같아요. 그래도 주혜리 선수를 비롯한 우리나라 크로스컨트리 선수분들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힘겹게 오르막을 오르는 한 선수.
이 날 경기에서는 노르웨이의 마리트 비에르겐 선수 초반부터 압도적으로 부동의 1위를 지켜냈는데요, 중반까지 2위를 하던 오스트리아 선수가 중간에 갈림길에서 엉뚱한 길로 들어서는 바람에 순위가 많이 뒤쳐지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답니다.ㅠ.ㅜ
선수들이 열심히 30km를 도는 동안 해는 점점 넘어가고 있었고, 이번 올림픽 마지막 경기가 치러지고 있는 경기장 안에도 아쉬움 가득한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이 경기가 이번 올림픽 마지막 경기임을 계속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초반부터 쭉 1위를 지켜오던 노르웨이의 마리트 비에르겐 선수가 결국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올림픽 마지막 금메달을 가져갔습니다. 2위는 핀란드 선수, 3위는 스웨덴 선수였는데요, 역시 북유럽에서 발달한 노르딕 스키 종목답게 북유럽 세 나라의 선수들이 금, 은, 동을 사이좋게 나누어 가졌군요^^
워낙 장거리 경기라 선수들 간의 편차가 굉장히 심합니다. 메달리스트들이 들어온 후에도 20분 넘게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어떤 선수들은 금메달리스트가 결승선을 통과한 이후에도 한 바퀴 이상을 더 도는 것 같더라고요.
여기는 기자들 자리입니다.
카자흐스탄 선수들은 특이하게 출전한 세 선수가 거의 함께 들어왔어요.
그리고 중간에 포기한 몇 명의 선수들을 제외하면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온 벨라루스 선수와 중국 선수입니다. 두 선수는 들어오자마자 서로를 꼭 끌어 안고 서로를 격려하더라고요.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 선수들이 평창 올림픽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네요.ㅋㅋㅋ) 정말 완주를 했다는 것 자체가 엄청 대단한 것 같아요.
결승선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보니 다들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거의 쓰러지듯이 주저앉거나 허리를 굽히고 숨을 몰아쉬더라고요. 저는 못 봤는데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에서는 심지어 경기를 마치자마자 결승선 앞에서 구역질을 하는 선수도 자주 있다고 해요. 중도 포기율도 매우 높은 종목이고요. 그만큼 엄청난 체력과 지구력이 필요한 경기인 것 같습니다. 선수분들 다들 고생 많으셨어요!
아래 영상은 금메달리스트인 노르웨이의 마리트 비에르겐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과 메달리스트들이 간이 시상식을 위해 시상대로 나오는 모습을 제가 찍은 것입니다.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다시 코스 점검을 위해 달리는 우리나라 선수분들(이분들은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대표분들은 아니겠죠?)
어느덧 해가 넘어가기 직전입니다. 평창은 산이 높고 험해서 그런지 해가 빨리 숨는 것 같은 기분이더라고요.
간이 시상식 전에 자원봉사자 옷을 입은 분들이 시상대를 설치하는 모습입니다. 근데 군인들같기도 하고... 이번 올림픽에 동원된 군인분들도 자원봉사자와 같은 옷을 입고 있더라고요. 물론 이분들은 보안 업무가 아니라 말그대로 올림픽 진행 지원 업무를 맡으신 것 같았습니다.
시상대를 설치하는 동안 사진촬영을 준비 중인 기자들
시상자와 메달리스트들, 그리고 시상을 도와주실 분들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파란 옷 입은 선수가 우승한 노르웨이 선수입니다. 시상자와 포옹을 하고 있네요.^^ 시상자분 손에 들린 저 인형이 메달리스트들에게 간이 시상식에서 주어지는 어사화 쓴 수호랑인데요, 저 수호랑 인형이 원래 가격도 비싼 데다가 매우 구하기 힘든 희귀템이라 인터넷 중고 사이트 같은 곳에서는 웃돈에 웃돈을 붙어 수십만원, 심지어 백만원 가까운 가격에도 팔리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마지막 경기의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되고 이 경기 내내 힘찬 목소리로 분위기를 띄워주셨던 장내 아나운서분들의 모습도 전광판에 비치고 있습니다. 이분들도 마지막 경기를 맡게 되어 굉장히 의미 있게 생각하시는 것과 동시에 올림픽이 끝나서 많이 아쉬워하시는 것 같았어요. 모두모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동안 수고한 자원봉사자분들에 대한 감사 메시지도 떴습니다.
제가 서 있던 스탠딩 구역에서 자원봉사자분들과 경찰 분들이 경기가 끝나 텅 빈 경기장을 내려다보고 계시네요. 모두 다 같이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제 맘대로 감정이입)
여긴 바로 옆 바이애슬론 경기장입니다.
이렇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마지막날이 저물어 가고 있네요... (물론 저녁에 매우 화려한 폐회식이 펼쳐지기는 했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여기서 다시 20분을 넘게 걸어서 큰길까지 나가서 셔틀버스를 타야 했는데, 계속 걷고, 서 있고 하다보니 이제는 발이 너무 아파서 걷기 힘들 지경이...ㅠ.ㅜ 제가 원래 걷는 걸 좋아하는데, 역시 꽉 끼는 새 신발을 신고 온 건 정말 멍청한 선택이었어요. 아아악 지금 생각해도 너무 멍청...
나가는 길에도 자원봉사자분들이 길목길목마다 서서 환한 표정으로 모든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한국어와 영어로 작별인사를 하시더라고요. 진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자원봉사자분들이 열일하신 것 같아요. 외국인들도 올림픽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에 하나로 꼽는 것이 바로 자원봉사자분들이더라고요. 저도 이날 가서 정말 확실히 느끼고 왔습니다.
드디어 큰길까지 나왔는데 진부역 가는 사람들 줄이...ㅠ.ㅜ 근데 융통성 있게 진부역 가는 TS-04번 버스들을 바로바로 채워서 시간표에 상관없이 출발시켜주셔서 금방 갈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오는 3월 9일 개막하는 패럴림픽에서는 알펜시아 올림픽 파크과 진부역을 잇는 셔틀버스 번호가 TS-03으로 바뀌었으니 헷갈리지 마세요!)
버스는 20여분을 달려 진부역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KTX를 타고 횡성역까지 간다음 횡성에서 시외버스로 춘천까지 갑니다.
근데 역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것은 이런 것... 또 태극기 집회쪽과도 연결이 되어 있는지 그 앞에서 일행으로 보이시는 분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열심히 들고 계시고, 또 한쪽에서는 다른 일행들이 한국어와 영어로 번갈아가며 큰소리로 마이크에 대고 성경을 읽고 있고, 어떤 분은 지나가는 한국인, 외국인 가리지 않고 붙잡으며 '예수 믿고 천국 가세요'를 한국어, 영어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분들이 여기뿐만 아니라 올림픽 관련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어디든지 보였는데요, 심지어 주요 경기 중계 카메라에도 관중석에서 비슷한 'JESUS = HEAVEN / NO JESUS = HELL'이라고 적힌 노란 피켓을 들고 계신 분들이 카메라에 계속 잡혀서 기사까지 났답니다.(관련 기사[클릭!]) 저도 올림픽 볼 때마다 눈에 띄어서 엄청 거슬리더라고요. 저도 천주교 신자라 종교가 있기는 하지만, 자신이 믿는 종교를 저렇게 민폐 수준으로까지 강요하는 건 정말 이해가 안 돼요. 지금도 여전히 터미널이나 역, 혹은 지하철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큰 소리로 외치고 다니시는 분들을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는데 볼 때마다 정말 짜증이 나요.
이곳은 역 건물은 아니고 역 옆에 올림픽, 패럴림픽 기간 동안 임시로 운영하려고 지은 시설물 같았습니다.
안에는 이렇게 귀여운 수호랑과 반다비가 전시되어 있었고요, 그 외 올림픽 관련 전시물들, 한국 관련 예술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오오! 근데 역 안에 이렇게 또 기념품 판매점이 있었어요! 강릉 올림픽 파크에서 기념품점인 슈퍼 스토어 줄이 너무 길어 들어가지 못했던 저에게는 거기만큼 종류가 많진 않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살 수 있는 기회가 온 거예요! 여기도 줄이 무지 길었지만 그래도 한 15분~20분 정도밖에 안 서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수호랑 인형과 반다비 가방걸이 인형 두 개를 샀답니다! 완전 뿌듯ㅋㅋ 사진은 이따가 맨 아래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어느덧 날이 완전히 캄캄해졌지만, 여전히 진부역은 사람들로 바글바글 했습니다. 특히 시골이라면 시골인데도 외국인들이 정말 많은 게 이채로운 광경이었어요.
KTX를 타러 올라왔습니다. 서울역으로 가는 KTX인데요, 저는 아까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횡성역까지만 타고 갑니다. (그래서 40분 정도밖에 안 탔어요. 뭔가 아쉽...)
저는 일찍 예약을 한 편이라 다행히 자리가 있었지만, 이미 강릉에서부터 입석 승객을 잔뜩 태우고 왔더라고요. 객실 밖 통로에는 자리가 없는 승객들이 여기저기 서 있었어요.
어쨌든 이렇게 평창 올림픽 마지막날 이렇게 멋진 경기를 보고 와서 정말 기뻤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 같아 한국 국민으로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오랜 기간 준비하느라 고생 많으셨던 관계자분들, 올림픽 기간 내내 고생하신 자원봉사자분들, 경찰분들, 군인분들, 셔틀버스 기사님들, 또 멋진 경기 펼쳐준 선수분들 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여기 이렇게 쓴다고 보실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말 감명깊게 본 올림픽이었답니다. 꼭 우리나라에서 해서가 아니라 정말 근 몇 년간 본 올림픽 중에 가장 멋졌어요. (개인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좀 더 좋아하기도 하고요.)
곧 개막하는 패럴림픽도 올림픽의 열기를 그대로 이어 정말 멋지게 치러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쓰다보니 뭔가 한 포스팅 안에 너무나 많은 걸 한꺼번에 담아버린 것 같은데, 이 글 끝까지 읽으신 모든 분들도 고생 많으셨습니다.ㅋㅋㅋ 감사합니다!
그럼 진부역에서 산 수호랑과 반다비를 보여드리며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8. 2. 25. 경춘선통일호™
- 남자 : 50km / 여자 : 30km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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