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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밭의 '신세계(Shinsegae)' - 분당선 죽전역 (2014.3.16)본역사(한국철도)/①층 - 역(驛) 2014. 7. 5. 01:31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역(驛) 포스트를 올리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역은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죽전역'입니다. 사실 제가 지난 1학기에 죽전동에서 혼자 지냈었거든요. 원래는 기숙사에 들어가려 계획했었는데, 작년 기숙사 신청 기간에 요르단에 있었거든요. 그 때 기말고사 준비 기간+폭설로 인해 인터넷 끊김 등등으로 인해 정신 없이 지내다가 결국은 기숙사 신청 기간을 놓쳐버려서 학교 바로 앞은 너무 시골인데다가 생각보다 방값이 너무 비싸서 대신 학교에서 버스로 20~30분 거리에 있는 죽전동에 살았었답니다. 사실 죽전동에 살긴 했어도 전철을 탈 때 죽전역보다는 바로 위 분당에 있는 오리역을 이용하는 게 훨씬 편한 위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죽전역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죽전역은 분당선의 얼마 안 되는 지상역 중 한 곳이에요. 아! 얼마 안 되는 수준이 아니라 딱 두 곳입니다. 북쪽의 기점역인 왕십리역이 지상이고, 여기 죽전역이 지상이고, 나머지는 모두 지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원래 분당선 개통 당시 첫 개통 구간은 모든 역이 지하역이었고요, 그 뒤 옛 임시역사 시절 보정역이 개통되면서 보정역이 유일한 지상역이었는데, 그 뒤에 오리역과 보정역 사이에 죽전역이 생기면서 가장 남쪽의 두 역(죽전역과 보정역)이 나란히 분당선의 유'이(二)'한 지상역이었죠. 그 뒤 분당선이 더 남쪽으로 연장되면서 보정역은 지하역으로 바뀌었고 죽전역이 유일한 지상역으로 남아있다가 분당선이 북쪽으로 왕십리까지 연장되면서 왕십리역과 함께 다시 분당선의 지상역 두 곳 중 한 곳이 되었답니다. 그나저나 바로 북쪽의 오리역, 그리고 바로 남쪽의 보정역 모두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데, 죽전역은 왜 뜬금없이 지상에 위치해서 열차가 오르락내리락 하게 만든 것일까요?
원래 죽전역은 분당선 수원 연장구간을 처음 계획할 때는 아예 계획에 없었던 역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에는 현재의 죽전동 지역은 그냥 농촌이었고, 그나마 조금 더 마을이 발달된 수지읍 보정리(現 수지구 보정동) 지역에 '보정역'을 지하로 건설하는 것만 계획이 되어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 분당의 개발에 뒤이어 바로 인접한 현재의 용인 죽전동 지역도 급속하게 발전하기 시작했고, 오리역과 보정역 사이 죽전리에도 역이 하나 더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지하역을 하나 더 건설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 나왔고, 결국은 근처의 분당선 차량기지 진입 선로와 연계해 지상에 죽전역을 건설하게 된 것이죠.
죽전역의 부역명은 '단국대'입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용인 죽전동에 있는 '단국대 죽전캠퍼스'를 서울에 있는 단국대학교의 제2캠퍼스나 분교로 생각하시는데요, 서울에는 현재 단국대학교가 없고요, 단국대학교는 죽전캠퍼스와 천안캠퍼스 이렇게 두 개의 캠퍼스가 있습니다. 천안캠퍼스는 예전부터 있던 것이고, 죽전캠퍼스는 2007년 2학기에 새로 문을 열었는데, 동시에 서울 한남동에 있던 단국대 캠퍼스는 2007년 1학기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게 됩니다. 즉, (올해부터는 본분교통합에 따라 본분교 구분이 사라졌지만, 당시) 본교였던 한남동의 단국대학교가 죽전으로 그대로 옮겨온 것이죠. 즉 죽전캠퍼스가 흔히 말하는 본교인 것입니다. 왜 학교를 통째로 옮기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단국대가 90년대 초반부터 자금 사정이 많이 안 좋았던 것 같네요. 캠퍼스 이전이 가시화 되던 2000년대 중반에는 단국대 재학생들의 이전 저지 투쟁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지금은 이미 이전한지 벌써 햇수로 7년째이고 이제는 어느 정도 잘 자리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항상 단국대 죽전캠 앞에 지나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공모전을 통해 설계하고 건설한 새 캠퍼스라서 그런지 건물들도 예쁘고 학교가 아주 깔끔하게 잘 지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변 지역도 나름대로 신시가지라 전체적으로 학교와 학교 주변이 모두 깔끔한 느낌이거든요. 그런데 사실 죽전역 부역명이 단국대이기는 하지만, 죽전역에서 단국대는 그렇게 가까운 거리는 아니에요. 버스를 타고 15분~20분 정도 더 가야 한답니다. 왜냐하면 죽전역은 죽전동의 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는데, 단국대는 반대로 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단국대에서는 죽전역-단국대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죽전역의 '죽전'은 한자로 '竹田'이라고 씁니다. 쉬운 한자죠? 뜻을 그대로 풀이해 보자면 '대나무밭'입니다. 하지만 제가 죽전동에서 한 학기를 지내면서 살펴봤는데 대나무는 통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지명유래를 찾아봤는데, 지명 유래가 너무 여러 가지 설이 있어서 정리해드리기가 좀 곤란하긴 한데, 그래도 이야기를 해 드리자면, 일단 첫번째로, 현재의 죽전동 지역에 큰 연못이 있어서 한자로 '대지'라고 했는데, 후대에 이 대지가 본래의 의미는 잊혀진 채 쓰이다 이걸 다시 한자 지명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대'를 대나무의 '대'로 해석해 '죽(竹)'으로, 지는 땅, 밭의 뜻으로 '전(田)'으로 바꾸어('지'를 땅으로 해석했다면 이미 한자(地)인데 왜 이걸 굳이 '밭 전(田)' 자로 바꾼 건지 의문이지만) 죽전이 되었다는 설이 있고요, 두 번째는 첫 번째와 비슷한데, '대지'라는 말이 큰 연못에서 온 게 아니라, 현재의 죽전동에서 모현면(저희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가 위치한)으로 넘어가는 고개 이름이 원래 예전에 '대치'였는데, 이게 나중에 '대지'로 잘못 전해져 이 지명이 마을 이름이 되었고 그것이 첫번째와 같은 과정으로 '죽전'으로 변했다는 설입니다. 지금도 그 고개 이름은 대지 고개이죠. 마지막으로는 이 밖에도 포은 정몽주 선생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대나무 마디를 뜻하는 '죽절'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그게 '죽전'으로 변형되었다는 설도 있고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첫 번째 설이 가장 사실일 확률이 높다고 받아들여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죽전동에는 '대지'라는 이름이 들어간 마을이나 시설물들이 많아요. 당장 제가 지난 학교에 지냈던 마을도 '내대지마을'이었거든요. 그리고 대지고등학교, 대지중학교와 같이 '대지'가 학교 이름으로 사용되기도 하고요.^^
죽전역은 이용객이 굉장히 많은 편이지만 죽전동 인구 전체를 커버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죽전동에서도 분당 구미동과 바로 붙어 있는 지역들(내대지마을 등)에서는 죽전역으로 가나 분당 오리역으로 가나 거리가 비슷한데, 죽전동 북쪽 지역은 마을버스가 모두 오리역, 미금역 방향으로 향하거든요. 죽전역에 가려면 거의 버스를 한 번 갈아타야 하고요, 오리역으로 바로 가는 버스는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저도 지난 학기에 분당선을 이용할 일이 있으면 오리역에서 전철을 탔었답니다.
하지만 죽전역 이용객은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근처 지역에서 쇼핑을 하러 오는 승객들도 많아요. 바로 죽전역이 신세계백화점 경기점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죠.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전국 신세계백화점 매장 중에서 매장 규모나 매출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또한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바로 길건너에는 역시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이마트 죽전점이 있고요. 그 이마트 죽전점 옆으로는 또한 신세계에서 지은 '신세계 쉐덴'이라는 주거시설도 있고요. 완전 죽전역 주변은 '신세계 세상'이에요.ㅎㅎㅎ 그래서 이 포스트 제목의 '신세계'를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따른 'Sinsegye'가 아닌 '신세계' 기업 고유의 표기인 'Shinsegae'로 표기한 거예요.
그나저나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이 왜 '경기점'인지 아시나요? 원래 처음에 문을 열 때는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이었어요. 하지만 2009년 10월 30일부로 매장 명칭을 죽전점에서 '경기점'으로 바꾸게 되는데요, 신세계백화점에서는 '백화점은 원래 상권이 넓은 상업시설이고 따라서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은 경기도 남부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지점인데, 하나의 동 이름인 '죽전'은 지점명으로 쓰기에는 너무 범위가 좁고, 경기도 전체를 아우르는 백화점이 되겠다.'라는 이유로 지점명을 '경기점'으로 바꾼 것이라고 합니다. 또 일각에서는 신세계 백화점이 경기 지역에는 더 이상 신규 지점을 내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더라고요.
죽전역 내부의 안내판입니다. 아예 '신세계 타운(Shinsegae Town)'이라고 이름을 달아놓았네요. 위의 안내도에서 지하도 더 깊고 높은 건물이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이고, 그 가운데 뚫린 채 다리로만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 바로 분당선 죽전역입니다. 완전 백화점 건물 한 가운데 둘러 쌓여 있죠? 그리고 백화점 건물 왼쪽에 지하통로로 이어지는 조금 낮은 건물이 바로 이마트 죽전점입니다. 밖에서 보면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한 건물처럼 이어져 있는 것이죠.
죽전역의 여러 출구에는 신세계백화점으로 바로 통하는 입구가 여기저기 있답니다.
그리고 죽전역 특징 중 또 하나는 죽전역과 죽전역 버스 정류장 사이 광장(? 공터??)에 여러 포장마차들이 들어서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혹은 퇴근, 하교길에 핫도그 하나, 토스트 하나, 오뎅 하나라도 사 먹고 가는 분위기더라고요. 겨울에는 특히 저 안에 들어가 있으면 따뜻하고 좋을 것 같았습니다.^^
죽전역은 '수지'와 '죽전'을 가르는 위치에 있기도 해요. 물론 죽전동은 용인 수지구에 포함되는 동이지만, 일반적으로는 분당선 동쪽의 죽전동 지역을 '죽전' 그리고 분당선 및 경부고속도로보다 서쪽에 있는 풍덕천동 등의 지역은 '수지'라고 부르거든요.
신세계백화점 규모가 꽤 크죠? 아! 그리고 죽전역은 분당선 일부 열차의 종착역이기도 합니다. 왕십리에서 출발한 분당선 열차는 죽전까지만 가는 것과 마지막 역인 수원역까지 가는 열차로 나뉘어지거든요. 따라서 남쪽에서도 죽전역에서 출발해 왕십리로 가는 열차와, 수원역에서 출발해 왕십리로 가는 열차로 나뉘어 있어요. 그래서 죽전역에서 운이 좋으면 시간이 잘 맞아서 죽전역 출발 열차를 타고 편히 앉아서 갈 수도 있답니다.^^
원래 계획에도 없었지만, 지금은 용인 수지구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이 되었고, 더군다나 대형 상업시설까지 등에 업은 죽전역을 보니 새로 개발되는 신시가지 지역의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럼 죽전역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죽전역 관할 +
- 한국철도공사 수도권동부본부 죽전관리역
+ 죽전역 주소 +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포은대로 530
+ 죽전역 연혁 +
- 2007.12.24. 영업 개시
- 2009.01.01. 오리행 열차가 죽전행으로 바뀌어 대부분 분당선 열차들의 시종착역이 됨
- 2012.01.--. 관리역으로 지정
- 2013.11.30. 분당선 수원 연장 개통과 함께 급행열차 운행 개시
+ 죽전역과 같은 노선의 근처 역+
- 분당선 : 왕십리 방면 ←---[미금]---[오리]---[[죽전]]---[보정]---[구성]---→ 수원 방면
- 분당선 미금역, 오리역, 보정역, 구성역은 모두 분당선 전동열차를 이용해 가실 수 있습니다.
* 위의 근처 역 중 자주색으로 표시되고 밑줄 쳐진 역명을 클릭하시면 이 블로그 안의 그 역의 이 글이 올라오기 전 가장 최근 포스트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2014. 7. 5.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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