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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교감하는 곳 - 태백 매봉산 '바람의 언덕(Ridge of the Wind)' (2015.8.15)동부역사(한국여행)/①층 - 짧은 여행 2015. 9. 27. 18:30
죄송합니다! 이 여행기는 2014년 8월 내일로 여행기가 아닌데,
제가 사진 편집 과정에서 실수로 사진들 왼쪽 아래에 '2014년 8월 내일로'라고 써 버렸네요.
이건 내일로 여행기의 일부가 아니니 참고해 주세요. 헷갈리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벌써 추석이네요. 추석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8월 31일 개강 이후 정신 없는 나날들을 보내다가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로움(사실잉여로움)을 주체하지 못해 어쩔줄 모르고 있답니다. 남은 연휴도 잘 보내세요^0^오늘 소개해 드릴 곳은 역시 앞에 소개해 드렸던 정선 화암동굴, 그리고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과 같은 날에 저희 가족, 그리고 이모 가족과 함께 경험한 곳인데요, 바로 태백 매봉산에 위치한 '바람의 언덕'입니다.
이곳에 가기 전에 이 날 가이드를 맡으신 아빠께서 계속 '다음에 갈 곳은 배추밭'이라고 하셔서, 아빠를 제외하고는 모두 '웬 배추밭??' 싶었어요.ㅋㅋㅋ 아빠가 배추밭에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할 거라고 하셔서 '아니 도대체 배추밭에서 뭘 구경한다는 거지?? 배추???' 이러면서 의아해 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아빠는 일 관계로(산림쪽 공무원이시라서) 젊은 시절부터 여러번 오셨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정선에서 아주 꼬불꼬불하고 높은 고개를 넘고 또 넘어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오! 그런데 아빠가 다 왔다고 말씀하기기도 전에 고개 정상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주차되어 있는 차들... 아빠는 그냥 아빠가 일 때문에 오셨을 때처럼 아빠차로 휙 올라가서 둘러볼 생각이셨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차들이 너무 많이 주차되어 있어서 놀라신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다고 하시면서요. 그래서 '아니 도대체 이 배추밭은 뭘 하는 배추밭이길래 이렇게 사람이 많지... 배추를 공짜로 나누어주기라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ㅎㅎㅎ 어쨌든 차 세울 곳을 찾다가 고개 반대편 너머까지 쭉 내려가 겨우 주차를 하고 다시 고갯길 정상을 향해 걸어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고개 정상에서 배추밭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었더라고요. 사실 찾는 사람은 엄청 많은데 주차장이 제대로 마련이 안 되어 있어서 좁고 꼬불꼬불하고 경사가 급한 고갯길 옆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올라가려니 너무 위험해 보이기는 했어요. 심지어 덤프트럭 같은 대형 화물차도 많이 다니는 도로였거든요. 태백시에서 별도의 주차공간을 마련할 방법은 없는 건지 궁금했어요. 지형 자체가 그렇게 넓은 주차공간을 만들기 힘들어보이기는 했지만요... 물론 이때가 여름휴가 피크 때여서(8월 15일) 사람이 유별나게 더 많긴 했을 것 같아요.
어쨌든 드디어 고개 정상 도착! 이 고개 이름은 삼수령이라고 하더라고요. 삼수령휴게소 왼쪽으로 줄을 선 사람들이 다 배추밭에 가는 셔틀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이에요. 아빠는 아빠차와 이모부차로 직접 올라가려고 하신 것 같은데, 입장객이 많아서 일반차량은 통제되고 업무용 차량, 셔틀버스, 그리고 택시만 진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더라고요.
근데 또 셔틀버스는 미니버스라서 한번에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없었고 저희가 줄 서 있을 때도 거의 30분 가까이 기다려야 했던 것 같아요. 고개 정상이기는 했지만 한여름이라 날씨가 덥기도 했고 좀 지치더라고요... 지루하지 않도록 안내사분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뭔가 지치고 어수선한 분위기인 것은 마찬가지였어요. 한편 고개 입구에서는 택시들이 사람을 배추밭을 향해 열심히 실어나르고 있었고요.
셔틀버스가 무료이기는 했는데 딱 6분 정도 거리에 있는 버스 회차지점까지만 올라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옆에서 택시 호객행위를 하시는 분(택시기사가 직접 호객행위를 할 수 없게 되어 있어서 따로 도와주시는 분이 계셨어요.)이 셔틀버스 타고 올라가면 너무 조금만 올라가게 되고 보통 목적지로 하는 정상부까지는 걸어서 40~50분 가까이 걸린다고 계속 강조를 하셨습니다. 게다가 경사도 엄청 급하다고 했고요. 그래서 결국 저희는 돈을 좀 더 내더라도 편하게 구경을 하기 위해 가족끼리 나누어져 택시를 타기로 결정했습니다. 택시 운임은 한 대당 편도 8000원이기는 했지만, 저희 일행이 총 8명이었고, 두 대를 빌려서 한 명 당 2000원(왕복 4000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아주 비싼 요금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택시를 타고 버스 회차지점을 지나서도 한참 계속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면서 택시 타기를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셔틀버스를 타면 내리게 되는 버스 회차지점은 거의 입구나 마찬가지였고 거기서도 엄청나게 가파른 길을 한참 돌아돌아 올라가야 하더라고요. 버스를 타고 오신 분들은 내리자마자 나타나는 첫번째 오르막길을 오르다가 벌써 다 지쳐버리시는 것 같은 분위기였어요. 길이 장난 아니게 가파랐거든요.
그런데 택시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이는 풍경부터가 벌써 얼마나 장관이었는지 몰라요. 아빠가 그냥 '배추밭'이라고 말씀하셔서 그냥 흔한 시골 배추밭을 생각했는데 그건 정말 완전 착각이었어요. 완전 환상적인 풍경에 택시에 탄 모두가 별 말도 없이 계속 탄성만을... 그제서야 왜 아빠가 배추밭을 구경하고 배추밭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하셨는지 알게 됐어요.ㅎㅎㅎ
알고 보니 이곳은 태백 매봉산에 있는 고랭지 배추밭 + 풍력발전단지였습니다. 이곳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1 사회 시간, 그리고 고등학교 2,3학년 한국지리 시간까지 아주 여러번 수업 시간에 들어본 '고위평탄면' 지형이에요. 이 지형을 이용해 배추 농사를 짓고 있었고, 또한 차량 접근이 편리하기 때문에 풍력발전단지도 같이 들어서 있는 것이죠.
어쨌든 정말 지대가 높더라고요. 이 언덕은 따로 이름도 붙어 있었는데 그 이름은 바로 '바람의 언덕(Ridge of the Wind)'였어요.(비록 위의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WIND에서 'IN'은 어디론가 날아가버리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바람에 날아간 것인지...) 그리고 위의 사진에 '하늘다음 태백'이라고 쓰여 있는 게 정말 괜한 말이 아닌 것 같았던 게 하늘이 아주 가깝게 보였답니다.
우와! 저 광활한 배추밭과 삐죽삐죽 솟아 있는 풍력발전기들이 보이시나요?? 나름 정말 이국적인 풍경인 것 같았어요. 물론 대관령쪽에 많이 있는 너른 초원이 둥글둥글 펼쳐져 있고 양과 소들이 풀을 뜯어먹고 있는 목장들보다는 조금 덜 이국적일 수 있지만, 충분히 감동적인 풍경이었어요. 이모께서도 이런 풍경은 처음이라고 감탄을 하시더라고요! 저 역시도 그랬고요^^
택시에서 내리는 곳에서 옆에 보니 더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었어요. 그곳으로 올라갔더니 조금 더 풍경이 잘 보이더라고요.
날씨가 맑은 날에도 정말 푸르고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구름이 멋지게 낀 풍경도 참 멋지더라고요. 뭔가 굉장히 감동을 받았었는데, 여기서 사진과 글로는 표현을 다 못해서 아쉬워요. 직접 꼭 가보세요^^
수확을 코앞에 두고 있는 이 많은 배추들! 사회 시간이나 한국지리 시간에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원래 배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채소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가을철에 길러서 김장직전에 수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는데, 농업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후가 일년 내내 서늘한 고랭지에서 배추를 기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곳의 해발고도는 1,300미터에 달하고요, 기온도 꽤 서늘한 편이었어요. 한여름의 한낮이었지만 반팔을 입고 있으면 서늘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요. 하지만 제가 간 날은 바람은 별로 안 불어서 춥지는 않았어요.(그래서 사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풍력발전기가 한 대도 돌아가고 있지 않았고요.)
배추밭 반대편은 경사가 꽤 급했는데요, 저~ 아래 마을이 내려다보였답니다.
그리고 더 환상적이었던 건 구름이 좀 옅어지거나 없는 부분으로 쏟아지는 햇빛이 산 아래 마을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는 거예요.
하늘이 얼마나 가깝게 느껴졌는지 무언가 하늘과 교감을 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받았어요.
조금 더 구경하다보니 마침 저희가 있던 곳 가까이의 풍력발전기 두, 세대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내가 내려가기 전에 제발 한 대라도 도는 모습을 봤으면... 했는데 진짜 돌더라고요. 하늘과의 교감 결과...?ㅋㅋ) 하지만 막상 바로 밑에서 그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빠른 속도로 휙휙 돌아가는 걸 보니 좀 위압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어요. 날개가 엄청 뾰족하기도 했는데, 날개 하나의 길이만도 무려 25m라고 하더라고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저렇게 빠르게 거대한 날개가 돌다가 혹시 하나가 휙 뽑혀서 땅에 꽂히면 얼마나 무서울까 하는 이상한 상상을 했어요....그래서 괜히 막 날개가 날아올 수 있는 방향(?)은 피하고...(?)... (말도 안 되는 상상을...ㅋㅋㅋ)
어쨌든 그렇게 한참 동안을 감탄사만 연발하다가 아쉬운 마음을 안고 다시 내려왔답니다. 이곳은 하늘이 맑은 날에 와도 좋을 것 같고, 또 배추를 모두 수확한 뒤 한겨울에 눈이 펑펑 쌓여 있을 때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겨울에도 사진 찍는 분들이 많이 오신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이 넓은 배추밭에 온통 흰 눈이 쌓여 있을 풍경을 생각하면 그 역시 아주 환상적일 것 같아요.
제가 사실 눈이 한없이 쌓인 너른 언덕같은 풍경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미 우리나라에서 한번, 일본에서 한번 그런 곳을 일부러 방문하기도 했었고요.
우리나라 : '2007년 1월 1일 아침, 눈 덮인 양떼목장' (2007년 1월 1일 포스팅)
일본 : '2013 일본 홋카이도 여행기 [24편] 설국택시 - 비에이 패치워크 코스 택시 투어 (넷째날/13.1.24)' (2013년 8월 25일 포스팅)
여기도 눈이 많이 오면 이런 느낌이 날 것 같아서 벌써 어느 겨울에 와볼 생각에 기대중이에요.^^
그리고 아래는 보너스~
태백에 있는 '구문소'라는 곳입니다.
태백 시내 근처에 있는데요, 인공적으로 수로를 위해 뚫은 터널이 아니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하천이 돌 아래를 침식해 이런 지형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요르단 페트라에서도 이런 지형을 보고(거기는 지금은 물이 없지만...) 정말 신기했던 기억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군요.
하지만 탄광지역이라 그런지 물이 너무 오염되어 있어서 그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백이라는 도시도 참 볼 게 많은 도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오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0^ 남은 추석 연휴도 잘 보내세요!
2015. 9. 27.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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