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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니즘 국립묘지 - 예루살렘라이트레일 레드라인 헤르츨 언덕 역 (2013.10.15)본역사(외국철도)/⑧층 - 이스라엘 2015. 10. 11. 00:30
(이스라엘 / Israel)
이 포스트에서 다룰 여행지 '예루살렘 시'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2단계/여행자제(황색경보)'입니다 (2015. 10. 11. 기준)
외교부에서는 이 블로그의 입장과는 달리 팔레스타인 영토인 요르단 강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도 이스라엘 여행경보 단계 내부에 포함시켜 안내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지정한 이스라엘의 공식적 여행 경보 단계는 가자 지구가 '특별여행경보(2단계)/여행금지'로 지정되어 있고, 가자 지구로부터 반경 10km 이내의 지역과 요르단 강 서안 지구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1단계)/철수권고'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외의 나머지 지역은 '2단계/여행자제(황색경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2014년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가자 지구 공습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후 한동안 어느 정도 평온한 상태를 유지해 왔으나, 최근 요르단 강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 곳곳에서 반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지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이스라엘 방위군 사이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르단 강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 및 인근 지역을 제외한 이스라엘 본 영토는 여행하기에 당장은 큰 무리가 있어보이지 않지만, 점점 충돌이 격화되면서 테러 등의 유혈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외교부에서는 특별여행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된 가자 지구 및 가자 지구로부터 반경 10km 이내 지역과 요르단 강 서안 지구 외의, 나머지 2단계 경보 지정 지역을 여행할 때도 각별히 유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또한 올드 시티, 올리브 산 등 동 예루살렘 아랍인 밀집거주지역을 여행할 때도 각별히 유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여행을 계획하고 계실 경우 여행의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여행 중에는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비상 상황 발생시 외교부가 제시한 안전수칙을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
제가 여행할 당시(2013. 10. 15) '예루살렘 시'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2단계/여행자제(황색경보)'였습니다.
여행경보 단계는 현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외국 '역(驛)' 포스팅을 하려고 해요. 오늘 소개해 드릴 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수도인 예루살렘에 있는 '헤르츨 언덕(Mount Herzl)'역입니다. 재작년 10월 이스라엘 여행 중에 방문했었는데요,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는 아니었고 밤에 할일이 없어서 예루살렘 라이트 레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왕복으로 다 타보던 중에 가게 되었어요.ㅋㅋ
헤르츨 언덕 역은 예루살렘의 트램 노선인 '예루살렘 라이트 레일(Jerusalem Light Rail)'의 '레드 라인(Red Line)(사실 지금 완공 되어 운행 중인 노선이 레드 라인밖에 없기는 하지만...)'의 남서쪽 종착역입니다. 실제로 예루살렘 시가지에서도 남서쪽 외곽에 위치하고 있고요. 헤르츨 언덕 역은 역 이름 그대로 바로 옆에 '헤르츨 언덕(Mount Herzl)'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역에 내려서 옆을 내다보면 헤르츨 언덕이 보입니다.
근데 헤르츨 언덕은 사실 단순한 지명이 아닙니다. 일단 '헤르츨'이라는 이름도 원래 지명이 아니라 인명인데요, 바로 '시온주의(Zionism)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테오도르 헤르츨(Theodor Herzl)'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아마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테오도르 헤르츨은 원래 오스트리아에서 기자 생활을 하던 헝가리 출생 유대계 오스트리아인이었습니다. 그가 살아가던 시기에는 이미 '팔레스타인에 유대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유대인 민족주의 운동인 시온주의가 싹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유대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반대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헤르츨뿐만 아니라 꽤 많은 유대인들이 '인간의 손으로 이스라엘을 재탄생 시키는 것은 신(The God)께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해 시온주의 운동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894년 프랑스에서 드레퓌스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드레퓌스는 유대계 프랑스인으로 프랑스 육군에서 대위로 복무하고 있었는데요, 이때 발생한 간첩사건에 드레퓌스가 확실한 증거도 없이 간첩으로 몰려 유죄 판결을 받게 됩니다. 이후에 진범이 잡혔지만 이상하게도 진범은 무죄로 풀려나게 되고 오히려 진범을 잡은 사람이 군사기밀누설죄를 뒤집어 쓰기까지 합니다. 이는 당시에 유럽 사회에 만연했던 유대인에 대한 차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프랑스 사회는 드레퓌스 파와 반 드레퓌스파로 나뉘어 대립하기까지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대인들을 중심으로 시온주의가 본격적으로 싹트기 시작하고요, 이때 원래 시온주의를 반대하던 많은 유대인들이 시온주의자로 돌아서게 됩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바로 테오도르 헤르츨이고요.
드레퓌스는 형기 중 대통령의 사면으로 석방되었지만 복권이 되지 않았고, 1904년에 재심을 청구해 1906년에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프랑스 육군에 복귀하게 됩니다. 그후로 드레퓌스는 명예를 회복하고 잘 지냈지만, 이미 시작된 시온주의 운동은 유럽 사회에서 차별받고 있던 유대인들 사이에 매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었고요, 그 중심에 바로 '테오도르 헤르츨'이 있었습니다.
▲ 테오도르 헤르츨(Theodor Herzl) (1860-1904)
테오도르 헤르츨은 드레퓌스 사건을 목격한 후 전세계 유대인들의 단결과 유대인들만의 독립국가 건설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팔레스타인에 유대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시온주의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헤르츨은 드레퓌스 사건이 발생한 지 2년 뒤인 1896년에 <유대인 국가>라는 책을 썼고, 그 이듬해인 1897년에는 스위스에서 '제1차 시오니스트 대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시온주의 운동을 펼쳐나갔습니다. 헤르츨은 그러다가 1904년에 사망했지만, 헤르츨의 활동들은 그 이후의 시온주의 활동들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고 결국 이스라엘의 건국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 헤르츨의 이름을 붙인 언덕이 바로 '헤르츨 언덕'인데요, 그럼 이 '헤르츨 언덕'은 뭘 하는 곳일까요? 바로 이곳은 이스라엘 국립묘지입니다. 주로 이스라엘 건국과정과 중동 전쟁에서 싸우다 사망하거나 아랍인들에 의해 사망한, 유대인들(특히 시온주의자들) 입장에서의 순국열사들이 주로 묻혀 있는 곳인 것이죠. 물론 꼭 전쟁이나 테러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역대 대통령들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 그리고 테오도르 헤르츨을 비롯한 시온주의 운동의 지도자들이 묻혀 있습니다. 그래서 매년 이스라엘 독립기념일에는 헤르츨 언덕 광장에서 독립 기념일 행사가 열린다고 합니다.
한편, 헤르츨 언덕 바로 옆에는 홀로코스트(독일 나치 정권의 유대인 대학살) 추모 기념관이 있고요, 또 헤르츨 언덕 위에도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장소가 있다고 합니다. 홀로코스트와 같은 일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되는 끔찍한 일임이 맞고,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기억하고 추모해야하는 일이 맞지만, 이스라엘이 뭔가 유대인들의 슬픈 역사는 계속 강조하면서 막상 현재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하는 행위를 보면 그 방법이 나치만큼 기괴하지 않을뿐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들이 홀로코스트를 그렇게 아픈 기억으로 여기고 있으면, 자신들이 다른 민족들에게 그런 짓을 반복해서는 안되는 거잖아요.
예루살렘 라이트 레일은 이스라엘 측에서 건설한 것이고 당연히 이스라엘은 라이트 레일이 운행되는 모든 지역이 이스라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예루살렘 라이트 레일 중 동쪽의 꽤 긴 구간이 이스라엘의 정식 영토가 아닌 불법 점령지(요르단 강 서안지구의 동예루살렘)를 지납니다. 그래서 북동쪽의 반대편 종착역은 국제법상 이스라엘이 불법점령하고 있는 (원래대로라면 팔레스타인 정부의 관할이 되어야 할) 지역에 있는 것이죠. 하지만 현재는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통치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이스라엘 맘대로 이러한 대중교통 수단을 지은 것이고요.
그러고 보니 예루살렘 라이트 레일의 한쪽 끝은 수많은 시온주의자들이 묻혀 있고 시온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의 이름을 딴 헤르츨 언덕, 그리고 다른 한쪽 끝('Heil Ha-Avir Statoin)은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시온주의자들에 의해 불법으로 점령된 땅이네요. 아랍인들 입장에서는 뭔가 굉장히 슬프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예루살렘 라이트 레일은 2011년 개통 후 수많은 아랍인들의 공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아랍인들이 지나가는 열차에 돌을 던지고 시설물을 파손하는 등의 행위를 많이 했거든요.
분명 초기에 시온주의 운동이 활발해진 배경에는 한 민족이 다른 민족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도 있었는데, 어째서 또다른 민족을 괴롭히는 도구가 되었는지 모르겠어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 10. 11.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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