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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내일로] (10편) 이른 아침의 겨울 녹차밭 - 보성 녹차밭(대한다원) (2016.3.2.)동부역사(한국여행)/16년 3월 내일로 2016. 7. 10. 16:20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2016년 3월 내일로 여행기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
보성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제가 알아온 시간보다 조금 늦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불안한 마음이 들던 와중에 버스가 한 대 왔는데, 왠지 제가 탈 버스가 아닌 것 같았지만 일단 기사분께 '이 버스가 녹차밭에 가나요?' 여쭤봤더니 친절하게 웃으시며 '이 버스는 안 가고 조금 있다 이어서 오는 버스를 타시면 돼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버스를 기다렸더니 역시 기사분 말씀대로 곧 녹차밭으로 가는 버스가 왔죠. 뭔 말만 걸면 훠이훠이 손짓을 하며 귀찮아하던 예천에서 탄 시외버스 기사분과는 완전 다른 느낌...
어쨌든 버스를 타고 보성읍내를 빠져나와 한 15분 정도 달려 대한다원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흔히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보성 녹차밭이 바로 이 대한다원이라고 해요.
여기도 역시 영화, 드라마 촬영지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네요. 제가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9시경이었는데요 다원이 막 문을 여는 이른 아침시간이라 그런지 아직 여행객들이 눈에 띄지는 않았어요. 아마 제가 이 날의 첫번째 입장객이었던 것 같기도...(정말 들어가서 보니 직원분들 빼고는 사람이 저 혼자였거든요.ㅋㅋ)
버스정류장에서 녹차밭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이렇게 멋진 가로수길이 길게 이어져 있었답니다. 아침 햇살이 나무들 사이로 밝게 비춰오는 게 아주 상쾌했어요.^^
한참 걷다보니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넓은 녹차밭 전에 이미 옆으로도 산비탈에 예쁜 녹차밭들이 보이더라고요.
드디어 입구 도착!! 대한다원 입장료는 원래 4,000원인데요, 내일로 티켓이 있는 경우 1,000원이 할인되어서 3,000원에 들어갈 수 있답니다. 내일로 이용 여행자분들은 꼭 참고하세요^^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입구로 들어가도 바로 녹차밭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지금까지 따라왔던 것 같은 높은 나무들이 서 있는 가로수길을 조금 더 따라가야 합니다.
중간에 있었던 녹차 전문식당... 녹차 아이스크림, 녹차 아이스크림을 올린 팥빙수 등을 팔고 있었습니다. 돈까스는... 녹차 돈까스?? 아닌가?ㅋㅋㅋ 뭔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저에게는 9시부터 10시 15분까지 약 1시간 15분이 주어져있었기 때문에(사실 제가 정한 시간이지만ㅋㅋㅋ) 시간이 그리 넉넉지는 않았습니다.
이정표가 안내해 주는대로 쭉 따라갔더니...
드디어 본격적인 녹차밭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근데 제가 뚜벅뚜벅 걸어들어가니 이곳저곳에서 손님맞이를 위해 청소와 여러가지 준비를 하시던 직원분들이 동시에 쳐다보셔서 좀 뻘쭘... 어디를 둘러봐도 여행객들은 아직 한 명도 없더라고요.ㅋㅋㅋ 뭔가 뻘쭘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더 좋았어요! 사람들이 적으면 오히려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기 더 좋은 상황이니까요^^ 덕분의 혼자 녹차밭을 완전 만끽하고 왔답니다!
녹차밭이 생각보다 꽤 가파르죠? 이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좀 고생스러우실 것 같아요..ㅠ.ㅜ 그래도 풍경은 정말 멋지네요!!
우리나라의 3대 녹차 산지라고 하면 바로 이곳 전남 보성과, 경남 하동, 그리고 제주도라고 합니다. 그 중 보성은 '다향(茶鄕)'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녹차 생산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성 녹차 및 관련 상품을 전문적으로 파는 매장도 전국 여러곳에 있죠. 사실 보성에 본격적으로 녹차밭이 생긴 것은 일제 강점기라고 합니다. 물론 원래 이 지역에 자생하는 차나무들이 많긴 했는데, 이렇게 녹차밭을 따로 조성해 전문적으로 대규모로 녹차를 기르기 시작한 것은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서라고 해요. 광복 후 그 녹차밭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받아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것이고요.
그나저나 지금 마침 스타벅스에서 녹차는 아니고 그린티 프라푸치노를 마시며 글을 쓰고 있는데, 우리나라 스타벅스 녹차는 보성이 아니라 제주도산이라...ㅋㅋㅋ(물론 프라푸치노에까지 제주도산 녹차를 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스타벅스 뿐만 아니라 녹차 관련 음료, 음식으로 유명한 우리나라 기업인 오설록 또한 제주도에 녹차밭을 가지고 있네요... 보성 녹차는 왜 유명한 음료 전문 기업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인지... 아 물론 동원 F&B에서는 보성 녹차를 페트병 음료로 판매하고 있기는 하더라고요.
정말 넓고 가파라요!
텔레비전에서, 또 사진 속에서만 보던 멋진 녹차밭 풍경을 이렇게 혼자 볼 수 있다니! 정말 멋진 경험이었어요! 사람 많을 때 왔으면 중간중간 사람이 서 있었을텐데, 이렇게 평일 이른 아침에 오니 아무도 없는 녹차밭을 찍을 수 있더라고요.^^
녹차밭은 저 둥글둥글한 차나무와 그 차나무들이 쭉 이어져 이루는 곡선이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아요. 뭔가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푹신푹신해보이고... 손으로 꾹 눌러보고 싶기도 하고.ㅋㅋㅋ
사실 시간도 그리 넉넉하지 않고 그래서 이렇게 한 중간쯤만 올라가도 보이는 멋진 풍경에 만족하고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계속 위로 올라가고 싶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제 눈 앞에는 위로 올라가면 '차밭 전망대', 그리고 더 위로 올라가면 '바다 전망대'라는 곳이 있다는 안내판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일단 열심히 차밭 전망대까지 올라갔습니다.
차밭 전망대 도착! 사실 차밭 전망대까지는 그렇게 힘든 길은 아니었습니다.
우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차밭도 멋지네요^^
그나저나 차밭 전망대에 올라와서 내려다보니 저~~~ 아래에 저 말고 다른 여행객 두 분 등장! 중년 부부이신 것 같더라고요. 저 분들도 여기 올라오시려나...?
녹차 전망대에서 왼쪽(북쪽)을 봤더니 여러 시설물들이 보였는데요, 가장 왼쪽에 있는 것은 한국 차박물관, 그리고 오른쪽 아래 동그란 건물이 있는 곳은 보성청소년수련원과 천문과학관, 그리고 오른쪽 위의 더 멀리 보이는 유럽풍 집들은 보성 녹차리조트라고 합니다.
어쨌든 이곳 차밭전망대에서도 꽤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요, 저는 무슨 오기가 생겼는지 갑자기 '내가 끝까지 올라가고 말겠다!'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바다전망대까지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바다전망대로 가는 길은 이렇게 가파르고 험하더라고요..ㅠ.ㅜ 생각보다 먼 편이기도 했고요. 올라가는 길 바로 옆으로 계속 물건 운반용으로 보이는 모노레일 선로가 보였는데, 그거라도타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괜히 올라가기 시작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이왕 올라가기 시작한 것 끝까지 올라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예전 같으면 괜히 여기저기 힘들여 올라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뭐 별거 있겠어?' 하면서 안 올라가고 말았을텐데 왜 이렇게 자꾸 올라가게 되는지... 전날 영주 부석사에도 꾸역꾸역(?) 올라갔는데, 여기에서도.^^ 어쩌면 요르단에서 페트라에 갔을 때 올라가는(?) 습관이 생겼는지도 몰라요. 사실 그때도 혼자갔으면 알-데이르 사원이 있는 페트라 정상까지 오르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때 페트라 안에서 만난 한국분이 이왕 온 김에 끝까지 같이 가봐요! 그러셔서 그냥 올라갔다가 태어나서 가장 멋지고 감탄스러웠던 풍경 중 하나를 그곳에서 만나게 되었었거든요. 혹시 그걸 계기로 자꾸 어디든 올라가봐야하는 습관이 생긴걸까... 이러다 에베레스트 가는 거 아닌가요...?ㅋㅋㅋㅋ
사실 여유가 있었으면 조금 천천히 올라갔을텐데, 시간이 없어서 더 급하게 헐떡 거리면서 쉬지도 않고 올라갔습니다. 땀은 이미 비오듯 쏟아지고 숨은 차서 뒤로 넘어가기 직전이고... 헐떡거리면서 한참 올라가니 드디어 전망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꺄오!!! 드디어 다 올라왔어요! 일단은 너무 더워서 입고 있던 패딩이랑 니트 다 벗어들고 셔츠도 단추 다 풀어헤치고(물론 셔츠 안에 티셔츠 입었습니다. 저 그런 야성미는 갖고 있지 않아요.) 앉아서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녹차밭도 역시 멋있었지만...
이름대로 정말 바다가 보이더라고요! 저기 멀리 보이는 바다는 남해의 일부인 고흥만이라고 합니다. 바다 건너 보이는 땅이 전라남도 고흥군이고요. 올라오느라 너무 고생스럽긴 했지만, 이렇게 올라와서 보는 풍경이 정말 멋지더라고요! 이래서 등산을 하나봐요! 힘들게 올라와서 시원한 산바람 쐬며 멋진 풍경을 바라보는 게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물론 진짜 본격적인 등산 가자고 하면 여전히 안 좋아함...ㅋㅋㅋ) 괜히 계속 올라가고 싶었던 게 올라가면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저도 모르는 사이에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멀리 아래에 제가 아까 버스에서 내린 버스 정류장도 보이네요^^
늦겨울 아침의 바다, 울창한 숲, 그리고 녹차밭.
이렇게 멋진 기분을 느끼고 있다보니 갑자기 아빠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졌었어요. 사실 저는 겨울(물론 3월 초였지만 사실상 겨울날씨였으니까요)에는 녹차밭에 아무것도 없을 줄 알고 녹차밭에는 안 갈 계획이었거든요. 그래서 여행 갈 얘기를 아빠랑 하다가 '녹차밭은 안 가려구요~' 얘기를 했더니, 아빠께서 '아니야! 겨울에 가도 푸른 녹차밭 볼 수 있을 거야!'라고 말씀을 해주셨었어요. 그래서 찾아본 결과 아빠 말씀이 맞다는 것을 확인해서 녹차밭을 여행 코스에 넣었던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기대 이상의 풍경을 보게 되다니 정말...^0^
어쨌든 그렇게 잠깐 앉아서 풍경도 보고 바람도 쐬고 쉬다가 다시 급하게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보성역까지 타고 갈 버스 시간이 15분 정도밖에 안 남았었거든요. 과연 15분 안에 갈 수는 있을까 갑자기 걱정이 되기 시작...ㅠ.ㅜ 원래 내려가는 길은 반대편 평탄한 길이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좀 멀리 도는 길 같아서 저는 그냥 올라왔던 그 가파른 길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옆에 붙잡을 수 있는 밧줄이 있었는데도 너무 가파라서 좀 무섭더라고요. 그래도 어찌어찌 내려와서 열심히 버스정류장 방향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풍경이 너무 예뻐서 사진은 계속 찍었고요.ㅋㅋ 그나저나 아까 그 중년 부부는 어디 가신 건지... 벌써 가신 건가? 아니면 제가 못 본 다른 길로...? 사실 시간이 좀 있었으면 안의 기념품 판매점이나 보성 녹차 판매점 이런 곳을 좀 둘러볼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시간이 모자라기도 했고... 그리고 사실 시간이 있어도 뭔가 부담스러워서 들어가지 않았을 것 같아요. 사람이 좀 많았으면 저도 슬쩍 들어가서 구경했을텐데 저 혼자이다보니... 그리고 사실 보성 녹차가 굉장히 비싼 편이거든요. 그래서 녹차초콜릿이라도 사가려고 했는데, 또 여기저기 가는 길에 보이는 가게들에는 슬쩍 들여다봤더니 녹차초콜릿이 보이지 않더라고요. 제가 못 찾은 것일 거예요 아마...(자세히 들어가서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아무것도 사지도 먹지도 않고 그냥 버스정류장으로 갔어요.
다행히 서두른 끝에 거의 대한다원 버스정류장 근처까지 왔는데 갑자기 주차장에 있던 검은 개 한마리가 엄청나게 사납게 컹컹 짖으면서 제 쪽으로 마구 뛰어오는 거예요. 저는 안 그래도 개를 굉장히 무서워하는 편인데 사방을 둘러봐도 사람은 저 한 명인 상태에서 갑자기 개가 그렇게 쫓아오니까 너무 무섭더라고요..ㅠ.ㅜ 그래서 저는 공포에 휩싸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막 갈팡질팡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 개는 점점 더 사납게 짖으며 제가 있는 쪽으로 뛰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막 제가 있는 길로 올라오려는 순간! 갑자기 주차장 반대편에 한 마리의 하얀 개가 나타나 또 컹컹 짖으며 막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저한테 달려오던 개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그 개한테 마구 뛰어가기 시작했고요. 정말 생명의 은인인 하얀 강아지님께 이렇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천사 강아지님! 마침 색깔도 검은 강아지와 하얀 강아지...ㅋㅋㅋ 지어낸 얘기 같을 수도 있지만 정말 실제로 있었던 일이에요! 녹차밭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이었어요.
어쨌든 무사히 검은 개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굴다리 밑을 지나 도로 반대편의 버스정류장까지 갔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더 일찍 제 또래의 여자분 한 분이 버스를 기다리시더라고요. 저처럼 녹차밭을 여행하고 돌아가시는 길인 것 같았어요. 으잉?? 근데 녹차밭을 돌아다니는 내내 여행객은 저 혼자밖에 없었는데... 우연히 한 번도 안 마주친 것인가? (그럼 제가 이 날의 첫번째 여행객이 아닐 수도...)
어쨌든 제가 탈 버스는 10시 10분에서 20분 사이에 도착하는 버스!
역시 보성 녹차밭은 내일로 인기 코스 답게 녹차밭 앞 버스정류장에도 낙서가 한가득...
그나저나 그 여자분이랑 단 둘이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 여자분이 갑자기 남자친구랑 전화를 하더라고요. 혹시 제가 이상한 사람일까봐 불안했던 건지...ㅠ.ㅜ 하지만 이해해요. 요즘 워낙 무서운 세상이니까요. 근데 정작 수상한 사람은 제가 만나게 되었으니...
그 여자분이 남자친구분과 통화를 하면서 버스정류장 근처를 서성거리시는 동안 갑자기 웬 1.5톤 트럭이 버스정류장 앞에 턱 섰는데, 그 안에 뭔가 무섭게 생기신 아저씨 두 분이 타고 계시더라고요. 두 분다 얼굴이 굉장히 새카맣고 머리도 헝클어져 있고 옷도 정말 지저분했는데 한 분은 수염이 완전 덥수룩하고 얼굴 여기저기에 흉터가 있는 상태에서 챙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계셨고요, 나머지 한 분은 이가 듬성듬성 빠져 있었고 뭔가 기분 나쁜 웃음을 계속 지으면서 이상한 표정으로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 중 얼굴에 흉터가 많으신 분이 갑자기 저한테 '보성역 가요? 보성역까지 태워다 줄게! 여기 버스 금방 안 와요! 빨리 태워다줄게!'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괜찮다고 버스 곧 온다고 시간 맞춰 나온 거라고 몇 번을 말씀드려도 계속 '태워준다니까 왜 그래~ 그냥 타요! 공짜로 태워다 준다니까!ㅋㅋ' 이러시는 거예요. 영 이상해서 안 탄다고 계속 거절했더니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창문을 올리고 쌩 출발해 버리더라고요. 정말 선의로 그러신 것일 수도 있지만 저는 아니다에 한 표 걸어요. 가족들이랑 친구들한테도 다 얘기했는데 그런 농어촌에서 수상한 차 함부로 얻어타면 큰일나는 수가 있다고 안 타길 잘했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사실 보성은 아니지만, 몇 년 전 신안 염전노예 사건도 그렇고, 전라남도 어촌 지역에서 무서운 일들이 많이 벌어지잖아요...ㅠ.ㅜ 그냥 소문도 아니고 신안군에서는 실제로도 바다에 떠오르는 변사체가 꽤 많다고 해요. 몇 년 전 남자 초등 교사 실종 사건도 있었고, 관광객 실종 사건도 생각 외로 많고... 불과 지난 달만 해도 신안군 흑산도에서 마을 주민들이 초등학교 교사를 집단 성폭행한 사건도 있었잖아요. 염전 노예 사건 또한 노예 생활하던 사람들이 몇 번의 탈출 시도를 했지만 마을 주민들, 심지어 선착장 매표소 직원까지 한 마음으로 배를 못 타게 막고 다시 잡아가고, 또 동네 경찰은 그것을 묵인해주고... 염전에서 노예 생활을 하시던 분을 구출한 것도 결국은 서울 구로경찰서의 경찰분들이었다고 하니까 그 지역 치안이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 건지... 또 인권 의식도 정말 낮은 것 같아요. 얼마 전 마을 주민들이 여교사를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전국적으로 여론이 들끓고 연일 뉴스에 보도되자 지역 주민들이 관광객 줄어든다고 짜증을 내면서 오히려 '남자가 본능이라는 게 있는데, 같이 술 먹은 여자가 잘못이다! 왜 우리 섬 사람들을 나쁜 사람으로 모느냐!' 이런 이상한 인터뷰를 했고, 2014년 염전 노에 사건 때문에 난리가 났을 때도 외지인들을 그런 식으로 잡아다가 가둬두고 노예로 쓰는 것 자체에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지역 주민들의 인터뷰가 방송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었죠. 어쨌든 보성에서 그런 사건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지만, 신안 등 그런 동네의 일부 나쁜 사람이 보성같은 전남 지역 주요 여행지까지 와서 혼자 다니는 젊은 남자 관광객들을 잡아다 뭘 하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도 여전히 신안군에는 염전 노예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워낙 주민들이 서로서로 잘 덮어줘서 경찰들조차 잡아내기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미리 단속 기간을 알리고' 단속을 하는 탓에 더더욱 숨기기 쉬운 부분도 있고요.(그래서 혹시 경찰도 한통속이 아니냐는 얘기가 계속... - 물론 아니기를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https://namu.wiki/w/신안군)의 '치안' 항목 참조...
어쨌든 그분들이 선의로 그랬다면 정말 죄송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더군다나 그런 차림새의 분들이 얼른 차에 타라고 계속 요구를 하시니 도저히 탈 수가 없었어요. 더군다나 두 명이 같이 있었는데 남자인 저한테만 계속 권유한 것도 이상했고요.
그분들이 가신 후 살짝 겁먹은 상태였는데, 다행히도 금방 보성역으로 가는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보성읍내에 들어선 버스가 아까 올때와 다른 방향으로 도는 거예요! 스마트폰 지도로 현재위치를 확인해 봐도 보성역이 아닌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버스...ㅠ.ㅜ 저 말고 저랑 같이 녹차밭 앞에서 버스를 탄 여자분도 뭔가 당황해서 둘이 서로 계속 눈치 보고 마주보고 일어났다 앉았다 두리번거리고 난리ㅋㅋㅋㅋ 근데 둘 다 몰라서... 그 와중에 버스는 보성 읍내를 빙빙 돌고 있고... 저희 둘이 불안해 하는 걸 눈치채신 할머니 한분께서 '다음 정류장에 내리면 보성역이에요!' 알려주셔서 다행히 무사히 내렸답니다.^^
보성역에 내린 시간은 채 11시도 되기 전이었는데, 아침을 명봉역에서 명예역장님이 주신 빵 몇 조각과 군고구마 하나로만 해결했더니 배가 너무 고프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점심을 좀 일찍 먹는다 치고 역 앞의 김밥천국에 가서 치즈돈까스를 먹었습니다. 역시 김밥천국 치즈돈까스는 짱! 정말 푸짐해요!
치즈돈까스를 먹고 보성역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시간이 아직도 조금 남아서 철길 위 육교에 올라가봤습니다.
보성역 근처에서 쌀쌀한 날씨에도 열심히 선로 작업을 하시는 분들... 저 분들 덕분에 우리가 철도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겠죠? 고맙습니다!
이번엔 보성역 쪽을 보고 찍은 사진...
어느덧 열차 시간이 되어 타는 곳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번에는 광주에 있는 효천역까지 기차를 타고 갑니다. 광주가 목적지는 아니었는데요, 효천역에서 버스를 타고 나주 모처로 이동을 해야했거든요.
To Be Continued...
2016. 7. 10.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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