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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내일로] (8편) 새벽기차 (2016.3.2.)동부역사(한국여행)/16년 3월 내일로 2016. 6. 26. 17:14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2016년 3월 내일로 여행기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 요즘 제가 좀 뜸해진 것 같죠ㅠ.ㅜ 준비하고 있는 시험이 있어서 시간 내기가 힘드네요. 어쩌면 이번 여행기를 마무리짓는대로 당분간의 휴식 기간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직 확실히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이 여행기는 일단 올리기 시작한 것이니 열심히 끝까지 가보려고요!^^
12시 10분~20분쯤 되니 이제 기차를 타러 나가야겠더라고요. 커피도 다 마셨고... 그래서 짐을 챙겨서 카페를 나섰습니다. 바로 역으로 가려다가 혹시 새벽에 배고프면 어떡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와 쿠키&크림에몽을 샀어요. 제가 초코에몽과 화이트 초코에몽을 엄청 좋아하는데, 쿠키&크림에몽은 처음 봐서 궁금했어요. 마침 쿠키&크림 맛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배고플 때 먹어야 했기 때문에 궁금한 걸 꾹 참고 가방에 넣었습니다.
밤 12시 반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서 역 주변과 역 안 모두 썰렁한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탈 열차는 여수엑스포행 무궁화호! 서대전역에서는 밤 12시 42분에 출발했어요. 제가 예전 내일로 여행을 할 때에는 이 시간 여수행 기차가 12시 47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시간이 좀 바뀌었네요^^
아직 날씨가 추운 시기라서 그런지 새벽 기차에는 생각보다도 더 사람이 없었어요. 저랑 저 앞의 커플 이렇게 달랑 3명이었답니다. 사람이 워낙 없으니 '레드 아이'라는 공포영화도 생각이 났어요. 우리나라 공포영화인데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기차를 소재로 해서 철도 마니아였던 제 기억에는 아주 선명히 남아있는 영화랍니다^^ 그 영화도 서울발 여수행 심야 무궁화호가 공간적 배경이었어요. 남쪽으로 향하던 모든 열차가 서울역에서 출발하던 것이 2004년에 호남, 전라, 장항선 방면은 용산역 착발로 변경되었는데, 바로 그 해인 2004년 개봉한 이 영화 속에서도 서울-여수 무궁화호가 용산-여수무궁화호로 변경되기 바로 전 날, 그러니까 마지막 서울-여수 심야 무궁화호가 80년대에 큰 사고가 났던 (물론 실제는 아니고 영화 속의 설정입니다.) 똑같은 시간대의 서울-여수 심야 무궁화호(말하자면 유령열차)에 빙의되어 벌어지는 일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저도 하도 오래 전에 봐서(아마 중학교 때...)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네요. 열차 빙의라는 소재가 신선하긴 했는데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던 걸로 기억해요. (저는 재미있게 봤지만...) 어쨌든 그 여수행(지금은 여수엑스포행이지만) 심야 무궁화호를 타고 쿨쿨 잠을 잤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자다 깨보니 뭔가 익숙한 풍경이 창밖에 보이더라고요. 물론 깜깜한 새벽이라 가로등 불빛밖에 안 보이긴 했지만, 이 시간대에 기차를 타고 온 경험이 여러 번 있어서 뭔가 낯익은 풍경이었어요. 예전 내일로 여행할 때도 몇 번 와 봤지만, 엄마, 여동생과 고등학교 때 여수, 곡성 여행을 할 때도 용산역에서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기차를 타고 여수에 새벽 4시가 넘어서 도착했었고요, 2012년 상병 때 휴가를 나와서 2012 여수세계박람회에 엄마, 여동생과 왔을 때도 용산역에서 이 시간대 기차를 탔었거든요. 용산발 여수행 심야열차는 여러모로 저랑 인연이 깊은 것 같아요^^ 어쨌든 자다 깨서 창밖을 보며 '순천 쯤 온건가...'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안내방송에서 '우리 열차는 잠시 후 순천, 순천역에 도착합니다'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역시 제 감이란...ㅋㅋㅋ 순천역을 지나면 여수엑스포역까지는 금방이었지만 아직 새벽 3시와 4시 사이라 너무 졸렸던 저는 계속 자다깨다를 반복하다가 여수엑스포역에 내렸습니다.
근데 생각해 보니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거의 4년만에 여수에 온 것이더라고요. 군인이었던 2012년을 얼마 전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니... 확실히 시간이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언제나처럼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다내음이 제 콧속을 가득 메웠습니다.
오!! 근데 이 열차는!! 철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와인산천'이라고도 불리는 KTX_산천 새 열차였어요. 2015년에 새로 도입된 새 열차랍니다^^ 저는 실물을 이때 처음 봤어요.
2004년부터 다니기 시작한 KTX-1과 같이 서 있는 와인산천.
여수엑스포역에 올 때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역 구조가 이렇게 터미널식이라는 거예요. 터미널식 역 구조에 대해서는 '이 포스팅([2010년 1월 내일로] (12) 밤새도록 달리는 기차)' 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날씨가 정말 쌀쌀하더라고요. 3월 초는 사실상 겨울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는 여수역의 이름을 '여수엑스포역'으로 바꾸는 게 엑스포 기간 동안만인 줄 알았는데, 엑스포가 치러진지 4년 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여수엑스포역'이네요... 찾아보니까 역 이름을 바꿀 계획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이게 벌써 4년 전이라니.... 하긴 그때는 EXO가 지금만큼 유명하지도 않았던 때네요.ㅋㅋㅋ 갑자기 왜 엑소 얘기를 하냐면요, 제가 엄마, 동생이랑 여수엑스포를 갔던 날에 마침 저녁에 샤이니와 EXO-K 등이 와서 공연을 했었거든요. 근데 그때만 해도 엑소가 지금만큼 엄청나지 않아서 샤이니에 묻히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같은 소속사라 같이 딸려 보냈던 것일 수도 있지만요. 또 그때 샤이니가 완전 대박났던 Sherlock으로 활동 중이었고, 엑소는 아직 으르렁 같은 히트곡도 나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었어요. 물론 저는 엑소 데뷔 당시 군인이었기 때문에 음방을 열심히 챙겨봐서 엑소라는 그룹의 존재와 MAMA라는 노래를 잘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뭔가 존재감이 지금처럼 대단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갑자기 쓸데없는 얘기를 엄청 길게 했네요.ㅋㅋㅋ
역 밖에 나갔는데 춥기만 하고 너무 이른 새벽이라 할 것도 없어서 그냥 역 맞이방 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마침(?) 배가 고파서 서대전역 앞 편의점에서 사온 샌드위치와 쿠키&크림에몽을 맛있게 먹었죠. 근데 사실 맞이방 안에 너무 이상한 냄새가 심하게 나고 있었어요. 머리와 수염이 굉장히 길고 한복 비슷한 걸 입은 약간 산신령(?), 도사(?) 같은 차림새를 하신 할아버지께서 앉아계셨는데, 그할아버지께서 풍기는 냄새가 정말 대단했거든요. 하지만 쿠키&크림에몽은 진짜 맛있더라고요. 허쉬초콜릿드링크 쿠키&크림보다 더 강력하고 맛있는 것 같았습니다.
확실히 인간의 코는 금방 둔해지는지 곧 산신령 할아버지의 냄새가 신경쓰이지 않게 되어 계속 맞이방에 앉아 있었어요. 텔레비전도 켜져 있지 않아 맞이방 안은 몹시 조용하면서도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또 사람은 이상하게 많았고요.
제가 탈 열차는 5시 정각에 여수엑스포역을 출발하는 KTX-산천이었습니다. 아직 한 시간 정도가 남아서 무지 막막했어요. 계속 페이스북만 들여다보고... 오잉?? 그나저나 웬 KTX-산천!! KTX는 내일로로 이용하지 못하지 않느냐고요? 네. 맞아요.ㅎㅎㅎ KTX는 내일로 티켓으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승차권을 구매해야 합니다. 저도 사실 웬만하면 돈을 더 들여서 KTX를 탈 생각은 없었지만, 시간이 안 맞았거든요. 다시 여수에서 순천까지 가서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데, 그 갈아탈 기차를 타기 위해서는 여수에서 5시에 KTX 첫차를 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다음에 있는 내일로 티켓으로 이용할 수 있는 종류의 열차들(새마을, 무궁화 등)을 타면 순천역에 제가 가야 하는 시간에 도착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시간이 흘러 드디어 열차를 탈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오!! KTX 자체도 2011년 3월 이후 5년만에 처음 타보는데다가 KTX-산천 열차는 아예 처음 타 봐서 정말 설렜었어요. (물론 여수엑스포-순천은 금방이라 저는 출발한 지 20분만에 다시 내려야했지만요...)
아까 본 와인산천은 아니라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KTX-산천을 처음 타보는 거라 철도 마니아 입장에서는 무척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확실히 KTX 열차들은 깔끔함과 세련됨을 넘어서서 다른 열차들과는 뭔가 디자인 느낌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비록 20분이지만 평소에 타볼일 없는 KTX를 타서 매우 신났습니다.ㅋㅋ 오랜만에 보는 KTX 매거진도 좌석마다 꽂혀 있었고요. 그런데 표지에서 무심코 발견한 '춘천 여행'! 오잉?? 춘천??? 제가 사는 동네가 나왔다니 궁금해서 얼른 해당 페이지를 펼쳐보았습니다.
짜자잔! 이상하게 이번 여행은 전혀 춘천과 관련 없는 먼 곳들에서 자꾸 '춘천'이라는 이름을 마주치게 되네요.ㅋㅋㅋ
어쨌든 탄지 얼마나 됐다고(20분) 순천역 도착 안내방송이....ㅠ.ㅜ
잘 가 KTX-산천! 20분 동안 즐거웠어. 하지만 너 너무 비싸.
순천역에는 2010년 1월 내일로 여행 때 이후로 처음 와봤어요.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여수엑스포역과는 달리 역 간판에 불이 켜져있지 않더라고요.
제가 탈 열차는 5시 55분에 순천역을 출발하는 광주송정행 무궁화호! 저는 이걸 타고 보성의 명봉역까지 갑니다.
순천에서 광주송정까지 가는 구간은 '서부경전선'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는 경전선 서쪽 구간을 이용하는 구간인데요, 이쪽이 승객이 많지 않기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정말 역시 소문대로 승객이 정말 별로 없더라고요. 물론 이른 새벽이라 더 했을 거에요. 제가 탄 객차는 달랑 저 한 명 태우고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사람들이 몇 명씩 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내리기 직전까지 객차 안에 있는 사람은 10명도 안되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곤히 자다가 문득 내릴 곳을 놓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놀라서 눈을 떴는데 다행히도 그때 마침 제가 내려야 하는 명봉역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To Be Continued...
2016. 6. 26.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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