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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여행(7)] 살트(SALT)(2) - Salt Secondary School과 와디 슈아이브 (2013.11.2.)동부역사(외국여행)/13~14년 요르단 2017. 11. 12. 14:19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살트 여행기 계속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터키군 묘지를 떠나 도착한 다음 여행지는 바로 'مدرسة السلط الثانوية للبنين / Salt Secondary School For Boy (살트남자고등학교)'입니다!
바로 여기가 Salt Secondary School의 정문인데요, 오잉? 웬 고등학교에 여행을?? 저도 처음엔 학교에 내려주길래 굉장히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이 학교가 요르단 내의 공립 학교들 중에 가장 오래된 학교라고 합니다. 지난 살트 1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살트는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던 시절인 19세기 후반에 한창 번성하고 있었는데요, 그 시기에 가톨릭 재단 등 여러 종교 재단이나, 기타 다른 개인들이 세운 사립 학교들이 살트 시내에 생기게 됩니다.
(참고로 살트는 현재도 마다바와 함께 이슬람 국가인 요르단 내에서 기독교인 비율이 굉장히 높은 도시 중 한 곳입니다. 살트 전체 인구의 35% 정도가 기독교 신자라고 하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살트 시내를 버스고 지나다니면서 모스크만큼 많이 보이는 것이 십자가가 달린 교회나 성당 건물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20세기 초반인 1923년이 되어서는 요르단 지역 최초로 공립학교가 설립되게 되는데, 그 학교가 바로 지금 여행 중인 Salt Secondary School인 것이죠. 왜 암만이 아니라 여기에 공립학교가 있는 건지는 1편을 잘 읽으셨으면 아실 수 있을 것 같아요^_^ 그 당시 암만은 살트보다 훨씬 작은소도시였고, 반면에 살트는 지역에서 가장 번성한 상업, 농업 도시였기 때문이죠. 물론 이 학교가 설립된 1923년은 이미 수도가 암만으로 정해진 뒤이지만, 수도가 암만으로 정해진 1921년으로부터 햇수로 2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라 여전히 살트가 더 번성한 도시였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왕국의 공립학교인 만큼 학교 건물에는 전임 국왕, 현 국왕, 왕자의 얼굴이 붙어 있네요. 맨 위 오른쪽 사진은 현재 국왕인 압둘라 2세(Abdullah Ⅱ)이고요, 그 왼쪽의 큰 사진은 전임 국왕이자 압둘라 2세의 아버지인 후세인 1세(Hussein Ⅰ)입니다. 그 아래 문 바로 위 작은 사진 속에는 오른쪽에 압둘라 2세 국왕이, 그 바로 옆에는 후세인 빈 압둘라(Hussein bin Abdullah bin Hussein bin Talal) 왕세자의 어릴적 모습이 있습니다. 1994년생이라 이 여행을 하고 있던 2013년에는 만 나이로 10대 후반이었는데, 어느덧 20대 중반이 되어 국제무대나 공식행사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더라고요.
요르단의 교육 제도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4년, 고등학교 2년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중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묶어서 총 10년을 'Basic Education'이라고 하고요, 고등학교 2년을 'Secondary Education'이라고 합니다. Salt Secondary School의 경우 그러니까 2년 과정의 고등학교인 것이죠.
휴일인 토요일이라 학교 안에 학생들은 없었습니다.
몇 년 뒤면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학교의 긴 역사를 보여주는 듯한 사진들도 벽에 걸려 있었습니다.
교실마다 압둘라 2세 국왕의 사진이 붙어있네요^^ 그나저나 칠판에 누군가가 'لا إله إلا الله محمد رسول الله [la ilaha illallah muhammadur rasulullah] (알라 외에는 신이 없고 무함마드는 알라의 사도이다)'라고 적었네요. 역시 무슬림들에게는 숨쉬는 것 같이 자연스러운 말인 것 같아요.
다른 교실에 갔더니 전날 마지막 수업 시간이 화학 시간이었는지 칠판에 화학식들이 잔뜩 적혀 있습니다. 중국인 학생들이 열심히 살펴보는 중이네요. 저는 이쪽은 완전 문외한이라 뭐가 뭔지....
헐 이렇게 생긴 책상, 의자 너무 싫어요. 완전 불편.... 책상도 너무 좁고. 볼펜 떨어뜨려도 줍기 힘들고 여러모로 최악임. 대학생들 사이에는 우스갯 소리로 이 책상 개발한 사람을 색출해 내야 한다는 말도 있으니까요.ㅋㅋㅋ 근데 여긴 고등학교에서도 이 책상을 쓰는군요. 그나마 다행인 건 한국 대학교에서는 이 책상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요. 외대 같은 경우 제가 입학했을 때는 이런 일체형 책상들 투성이었는데, 군대 다녀오고 학교 좀 다니다 보니 어느샌가 모조리 없어지고 넓은 일반 책걸상으로 바뀌더라고요. 훨씬 편했어요.
학교 구경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역시나 언덕과 골짜기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신기하게 보이네요.
이 나무는 불에 탄 걸까요? 왜 이렇게 되어 있는 건지...
어쨌든 학교 구경을 마치고 나서 출발한 버스가 살트 시내를 벗어나길래 '뭐지? 벌써 오늘 일정이 끝난 건가?' 하고 있었는데, 버스가 암만 방향이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조금 달리던 버스가 내려준 곳은 바로 이런 도로 한가운데!
여기에는 도대체 왜 내려 준 건지 궁금해 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 산 아래 골짜기에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어서 그걸 구경시켜주려고 데리고 온 것이더라고요. 하긴, 요르단에 와서 이스라엘로 넘어갈 때 버스를 타고 건넌 요르단 강을 빼고는 흐르는 물을 본 적이 없기는 했어요. 아라비아 반도 한 가운데나 사하라 사막 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름 건조한 지역이라서요.
학교 직원 아저씨의 안내를 따라 도로 옆 길을 따라 내려가보니 이런 작은 계곡이 나타났어요! 이 계곡은 요르단 강의 지류인 '와디 슈아이브(وادي شعيب / Wadi Shueib)'입니다. 와디 슈아이브는 요르단의 가장 중요한 물줄기 중 하나인데요, '와디(وادي)'는 아랍어로 '계곡'이라는 뜻이고요, 사실 와디에 대해서는 중학교 사회 시간이나 고등학교 세계지리 시간에도 잠깐 다루는데, 교과서에는 주로 '건천, 건곡' 등으로도 이야기하면서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지만 우기에만 물이 흐르는 하천'이라고 설명을 하더라고요. 하지만 사실 아랍에서 '와디'는 모든 건천이든 아니든 그냥 계곡을 통틀어 말하는 말이에요. 물론 그 중에는 우기에만 물이 흐르는 건천도 있지만, 요르단 내부의 와디들은 유량의 차이는 있어도 웬만하면 항상 물이 흐르거든요. 그리고 이 와디의 이름이 바로 '슈아이브(شعيب)'인 것인데요, 슈아이브는 이슬람의 선지자 중 한 명인데요, 기독교에서 예트로, 이드로, 제트로 등으로 불리는 'Jethro'와 동일 인물이라고 합니다. 예트로는 모세의 장인인 르우엘과 동일 인물이라고 하는데요, 그의 본명이 '르우엘', 그리고 그의 사제 또는 족장으로서의 신분을 밝혀주는 이름이 '예트로'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하더라고요. 요르단은 뭔가 아브라함계 종교(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들과 관련된 지명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이 지역 자체가 세 종교 경전의 주요 무대 중 한 곳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물이 흐르는 곳답게 계곡을 따라 풀과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탐스러운 열매들도 익어가고 있네요^^ 살트는 이 와디 슈아이브 덕분에 농업도 매우 발달한 도시인데요, 토마토, 복숭아, 포도 등의 과일 농사와 올리브 농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특히 이 지역이 기원인 'sultana(청포도의 일종)'도 많이 기르는데요, 혹자는 '살트'라는 도시 이름이 이 과일 이름에서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것은 1편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라틴어 'saltus'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강들과 비교해 보면 작은 계곡에 불과해 보이지만 건조한 지역인 이곳에서는 나름대로 중요한 수원입니다. 요르단은 만성적인 물부족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작은 강들에 여러 댐을 건설해서 수자원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와디 슈아이브의 하류에도 '슈아이브 댐'이라는 이름의 댐이 건설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예전에 요르단 처음 갔을 때 한국에서 하듯이 열심히 샤워하다가 집주인한테 한소리 들었던 기억이...ㅠ.ㅜ 화장실 물도 너무 많이 내린다고 막 뭐라고 그러고... ㅠ.ㅜ 그 분 잘 지내시는지 궁금하네요 아부드 씨... 얼마 전에 수첩 뒤적 거리다가 아부드 씨가 제 수첩에 낙서해 놓은 거 발견하고 추억에 잠겼었는데...ㅋㅋㅋ 제 이름을 Tchan Joung one이라고 써놓으셔서...ㅋㅋㅋㅋㅋㅋㅋ 트샨중원(?) 갑자기 개인적인 얘기를 이렇게 늘어놨네요.ㅎㅎㅎ
어쨌든 이렇게 짧았지만 나름 즐거웠던 살트 여행을 마치고 다시 요르단 대학교로 돌아왔습니다. 그러고는 한 것도 없는데 피곤해서 집에 가서 누워있었던 기억이 나요.
역시 제가 계획해서 간 여행이 아니라서 뭔가 내용이 좀 부실한 느낌이지만 그래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0^
(P.S. 이번에는 이어지는 내용이라 일주일만에 다시 글을 썼지만 앞으로 또 당분간은 이렇게 금방 글을 쓰기는 힘들 것 같아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2017. 11. 12.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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