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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규슈 북부 여행기 [6편] 새벽을 여는 소리동부역사(외국여행)/11년 일본규슈북부 2012. 1. 16. 22:55
따르르르르르르릉~~~~~~~~~~~~~~~~~~~~!!
삐삐삐삐삐삐삐삐~~~~~~~~~~~~~~~~~~~~!!
새벽을 여는 알람소리들에 저는 벌떡 일어났습니다.
혹시 못 일어날까봐 4시 50분에 알람을 휴대폰과 호텔 객실 침대 둘 다 맞춰놨었거든요.
전 날 TV도 보고 다음 날 어딜 갈까 뒹굴뒹굴 거리고 하다가 무척 늦게 잤는데도 불구하고 눈이 번쩍 떠지고 정신이 말똥말똥 했답니다.
사람은 역시 좋아하는 걸 해야 해요. (저희 엄마가 항상 하시는 말씀)
요즘에 아침에 기상나팔 울리면 제 눈이 바로바로 떠질까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완전 졸리고 짜증나고.ㅠ.ㅜ(그런 나팔소리 이제 정말 싫어요) 빨리 전역을 해야지 진짜!!그리고 아무리 아이유라도 CF 음악으로 그런 나팔 소리를 사용하지는 말자구요.저번에 아침먹으면서 TV보다가 처음으로 그 CF보고 체할뻔.물론 안 나온지 꽤 됐지만요.어쨌거나, 제가 이렇게 일찍 일어난 이유는 5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2박 3일 일정이라서 제가 가고 싶은 곳을 다 가기 위해 매우 빡빡하게 일정을 짰기 때문이랍니다.
당장 고쿠라역에서 아침 6시 41분 기차를 타야했는데, 일본에서 기차를 타는 게 처음인 저는 헤맬 것을 대비해서 훨씬 일찍 고쿠라역에 도착하기로 했답니다.
그래서 호텔 앞의 신코초 버스정류장에서 고쿠라역까지 갈 수 있는 시내버스 첫차 시간까지 한국에서 미리 버스 회사 사이트를 통해 검색해 갔었어요.ㅎㅎㅎ
새벽 4시 50분부터 씻고 옷까지 입었는데 너무 일찍 일어났다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그래서 나갈 준비 다 하고 TV를 잠깐 보고 있었답니다.
일본에서도 그 시간에는 역시 아침방송이 나오고 있었는데,
일본은 역시 철도왕국 답게 아침방송에서 가볍게 철도 얘기를 다루는데도 꽤나 전문적으로 자세히 나오더라고요.
무슨 말인지는 몰랐지만 그냥 기차가 나와서 재미있게 봤어요.ㅎㅎㅎ
화면 오른쪽 위에 일본어로 '아날로그'라고 써 있는 것은 일본은 이미 얼마 전에 아날로그 방송이 중단되고 디지털 방송만 나오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 때는 아날로그 방송이 중단되기 전이라서 위에 '아날로그'라고 써 준 것 같네요.
어쨌거나 어느덧 시내버스 첫차 시간이 되어서 짐을 챙겨서 밖으로 나왔답니다.
아직 하늘은 깜깜
신코초 버스 정류장에는 검은색 택시 한 대도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돈만 많으면 택시도 한 번 타보고 싶었지만, 이번 여행에서 자금 사정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ㅠ.ㅜ
이른 새벽부터 신코초 정류장에는 일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와서 버스를 기다리며 아침 인사를 나누고 계시더라고요.
한 할머니는 손자가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다른 할머니께 말씀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그 이상은 제 일본어 실력으로 알아듣기가 힘들었어요.ㅠ.ㅜㅋㅋㅋ
"CHO"를 새로 붙이기 전에는 "MACHI"라고 되어 있었을 거에요.
아마 일본의 행정구역인 '町'을 '초'라고 읽는 곳도 있고 '마치'라고 읽는 곳도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동네 이름은 '신코초'인데, 버스 정류장이 '신코마치'라서 바꾼걸까요?
어쨌든 똑같은 한자인데 '마치'라고 읽는 곳과 '초'라고 읽는 곳은 어떤 기준으로 읽는 방법이 다른 걸까요??
그냥 관습적인 건가? 혹시 알고 계신 분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새벽의 한적한 도로....
우와! 근데 정말 인터넷에서 찾은 시간표대로 그 시간에 시내버스가 정확히 정류장에 도착하더라고요.
아니 철도교통수단도 아니고 도로 사정에 여러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버스가 이렇게 시간을 딱딱 맞춰서 도착하다니...
우리나라에서는 시내버스 시각은 아예 출발점 시간표만 나오고 중간 시간표는 알려주지도 않잖아요!!
그나마 요즘엔 거의 모든 곳에 버스정보시스템이 있어서 몇 번 버스가 어디 있고 몇 분 뒤에 도착할 지 쯤은 알 수 있지만요(그것도 그다지 정확하지는...)
근데 이렇게 시간표를 정확히 맞춰 다닌다면 그런 버스정보시스템은 따로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ㅎㅎㅎ
5편에서 버스 얘기를 하면서 버스 사진이 하나도 없어서 많이 아쉬웠는데, 이번 편에 버스 사진이 나왔어요!~
더불어 그 '종이표'의 이름도 생각이 났네요.ㅎㅎ 바로 '정리권'이었어요.ㅎㅎㅎ
사진 아래쪽이 뒷문쪽인데요, 저기 보이는 주황색 박스에서 정리권이 나온답니다.
그리고 저 위에 표 모양으로 생긴 숫자가 잔뜩 쓰여진 전광판이 정리권 번호에 따라 요금을 알려주는 안내 전광판이에요.
어쨌든 버스는 곧 고쿠라역에 도착했고, 고쿠라역에 도착했을 때 쯤에는 날이 상당히 밝아 있었답니다.
한산한 도로...
아무래도 아침을 따로 먹을 시간은 없을 것 같아서 패밀리마트에서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사기로 했습니다.
샌드위치 하나와 물 하나를 골라서 계산대에 갔는데, 직원이 계산을 해주면서 저한테 일본어로 뭐라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또 다시 순간 당황한 저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못 알아 듣고 '네?'라고 말하(지는 않고, 그렇게 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면서 쳐다봤어요.
그랬더니 그 직원이 비닐봉투를 들어 보여주더라고요. 그래서 무작정 "はい!![하이!!](네!!)"라고 대답했어요.
뭐 그래서 특별한 일이 있었다는 건 아니고요, 직원이 샌드위치와 물을 봉지에 넣어주었습니다.
위의 전광판에서 '특급 소닉 201&니치린'이라고 쓰여진 열차가 제가 오이타역까지 이용할 열차입니다.
오늘 제 첫번째 목적지는 유후인이고, 사실 유후인까지는 후쿠오카의 하카타역에서 유후인노모리라는 열차를 이용하면 더 빠르게 갈 수 있지만,
저는 하루 안에 2일 걸려 다닐 여행지를 모두 구겨 넣어버리는 바람에 시간을 맞추려고 약간 기형적인 루트를 이용했답니다.
하지만 그 바람에 여러 열차들도 이용하고 많은 노선들을 이용해 볼 수 있어서 좋긴 했어요ㅎㅎㅎㅎ
우와! 저쪽 승강장에 제가 전차로GO! 통근편 데모버전에서나 봤던 813계 열차가 실제로 서 있네요ㅋㅋㅋ
일본 열차들 중 몇 안 되는 제가 알고 있는 열차 중 하나를 봐서 무척 반가웠어요.ㅎㅎㅎ
일본은 도시철도, 지하철, 일반열차 모두 구분 없이 열차 바닥과 플랫폼 바닥의 높이가 일치하는 고상 플랫폼을 사용한답니다.
우리나라는 도시철도, 지하철만 고상 플랫폼을 사용하고,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근열차 등의 일반열차들은 모두 저상홈, 혹은 중상홈을 사용합니다.
다만 누리로 열차의 경우는 고상, 저상홈 겸용이랍니다.
제가 탈 소닉 883계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소닉 883계 열차는 틸팅열차인데요, 틸팅열차라는 것은 곡선 구간을 달릴 때 열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갈 수 있도록
열차 자체가 곡선 안쪽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열차를 말한답니다.
우리나라에는 상업 운행중인 틸팅열차는 없고요, TTX라고 시험용으로 만든 건 있답니다.
개인적으로 그래서 틸팅열차는 처음 타보는 것이라서 매우매우 설렜어요.
오우! 객실에 들어가는 순간 약간 시각적 충격에 당황
굉장히 무난하게 생긴 한국 열차 좌석들에만 익숙해졌던 저에게
이런 기이하게 생긴 좌석들은 좀 충격이었습니다.ㅋㅋㅋ
더군다나 짐을 놓을 수 있는 공간에 깔끔하게 문까지 달려 있다니..
아마 의자마다 달린 저 괴상한 물체들은 머리를 편하게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너무 일찍 일어나서 졸렸던 제가 살짝 졸아본 결과 조금 불편했어요.
자다가 뒤척이기도 하고 고개를 옆으로 돌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고 몸이 꼬이기도 하는데,
저거는 고개가 옆으로 좀 움직이려고만 하면 바로 턱턱 얼굴이 걸려서;;;
아! 그리고 좋았던 건 좌석마다 테이블이 다 있었다는 거에요.
앞좌석 뒤쪽에서 테이블을 꺼내어 쓸 수 있었답니다.
우리나라는 KTX에만 이런 테이블이 있는데, 새마을, 무궁화호 등에도 이런 테이블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편의점에서 산 '햄달걀 샌드위치'와 '에비앙 생수'...
근데 그 때 왜 에비앙을 샀지... 에비앙은 비싼데...ㅠ.ㅜ 비싸서 한국에서도 잘 안 사먹는데...
저 햄달걀 샌드위치는 정말 만족스러웠답니다.
특히 삶은 달걀이 통재로 들어가있는 모습이었는데, 노른자가 약간 반숙 상태라 정말 대박 완전.ㅠ.ㅜ
근데 배고파서 더 맛있었던 건지도 몰라요.
차창밖에는 이제 막 하루를 시작하려는 일본의 마을 풍경들이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정말 곡선구간을 돌 때마다 열차가 옆으로 많이 기울어지는데 되게 재미있었어요.ㅎㅎㅎ
열차가 기울어지면 어지럽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그런 느낌도 없었답니다.
다만 창밖 풍경이 심하게 기울어지는 걸 보고 오! 열차가 기울어졌구나! 했죠.ㅎㅎㅎ
유쿠하시역이라는 곳에 정차중... 아침햇살이 예쁘네요.
아이구 손가락이;;;
열차는 계속 오이타역을 향해 달립니다.
To Be Continued...
(일본) 선스카이 호텔 → 신코초 버스정류장 → 고쿠라역앞 버스정류장 → 고쿠라역 → ......
2012.1.16.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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