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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규슈 북부 여행기 [23편] 다시 와 볼 수 있을까?동부역사(외국여행)/11년 일본규슈북부 2012. 9. 4. 01:13
출국장으로 나와 하우스텐보스 역으로 걸어가는 동안 아까 낮에 들어왔던 입국장 앞도 지나갑니다.
아... 왜 이렇게 아쉽지.ㅠ.ㅜ
으잉. 근데 이 때 쯤에 어제부터 쓰던 큰 카메라의 배터리가 다 되어서 꺼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예비용으로 가지고 있던 (배터리가 아니라) '다른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선물로 받은 작은 디카였어요^^
이 카메라는 배터리가 없어서 안 켜지는 큰 카메라보다 화소가 좀 떨어져서 화질이 더 안 좋았어요.
사실 뭐 저는 밤 사진은 잘 못 찍어서 밤에는 뭘로 사진을 찍든 똑같지만요.ㅎㅎㅎ
젠닛쿠 호텔 앞도 다시 지나갑니다.
근데 확실히 사진이 잘 안 나오네요;;;
시커멓게 잘 안 보이게 나왔네;;;
혹시나 해서 큰 카메라를 다시 켜 보았는데 오잉? 되네? 하고 아래 3장의 사진을 찍은 뒤에는 아예 켜지지도 않았답니다;;
확실히 작은 카메라보다는 깜깜한 밤이라도 밝게 찍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네요!
이제 하우스텐보스 역의 승강장도 가까워지고 하우스텐보스하고는 안녕인가요?
다른 여행지보다도 뭔가 이상하게 아쉬운 느낌이었어요.
사실 역까지 가는 동안에도 계속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하우스텐보스의 음악도 그렇고,
뭔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쓸쓸함? 저녁 늦게까지 사람도 많지 않은 놀이공원을 같이 온 사람도 없이 혼자 걸어다닌 것과 관련된 특이한 느낌?
환상적인 하우스텐보스에서 나와 갑자기 깜깜한 다리를 건너 바깥 세상을 나가는 느낌?
아니면, 이제 내일 한국으로 돌아가면 기다릴 게 보름 뒤에 다가오는 군 입대 밖에 없다는 느낌이었을까요? 헐! 그런 건가?
(으하하! 하지만 이제는 전역이 4개월도 안 남았어요.ㅎㅎㅎ)
어쨌든 매우 오묘하고도 싱숭생숭한 감정을 느끼고 있던 저는 기차 시간이 아직 좀 남은 걸 확인하고
다리를 다시 되돌아가 하우스텐보스에서 하루 종일 흘러나와서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을 다시 들어보며 걸어왔어요.
(다시 작은 카메라)
이 건 그 때 이 음악과 느낌을 기억하고 싶어서 동영상을 찍으며 음악을 녹음한 거에요.ㅎㅎㅎ
아직도 이 음악을 들으면 그 때의 느낌이 생생히 되살아나네요.
하우스텐보스역으로 되돌아왔습니다!
밤이 되니 역이 더 화사하고 예쁘네요~ 물론 사람은 없지만.
제가 탈 열차는 8시 11분에 사세보로 가는 보통열차~
저는 이걸 타고 중간에 하이키역에 내려서 후쿠오카의 하카타역으로 가는 기차로 갈아타야 했어요.
아직 기차 시간이 좀 남아 대합실에 앉아서 사진을 찍으면서 놀았답니다.
대합실에 제가 들어갔을 때는 여자분 한 분만 계셨는데, 그 분은 중간에 나갔고,
나중에 중국인으로 보이는 남자분 한 분이 들어오셨는데,
하우스텐보스 안에서 사오신 듯한 음식을 매우 맛있게 드시더라고요.
하지만 그 음식이 냄새가 좀 심한 음식이라서;;;
맛있어 보이긴 했는데 옆에서 그 냄새를 맡고 있는 건 좀 고역이었어요.
사실 여기 혼자 앉아서 셀카도 찍고 그랬는데,
너무 뚱뚱해서 안 올릴 거에요.
(그 셀카 하나는 포토샵으로 갸름하게 잘 다듬어서 얼마전까지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썼었는데.ㅋㅋㅋ)
이제 기차 시간이 가까워져서 플랫폼으로 내려갑니다.
그래봤자 저는 한 정거장 밖에 안 가네요;; 하이키역까지 가니까요.
아직까지도 하우스텐보스를 떠나는 것에 대한 무언가 아쉬운 마음 가득~
오늘은 혼자와서 조금 외로웠는데 다음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다시 와 볼 수 있을까요?
사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장소들이 있는데,
우리가 주로 생활하거나 자주 갈 일이 있는 공간이 아니라면
두 번 이상 가게 되는 공간은 무언가 그 자신과 인연이 있는 장소라고 생각해요.
사실 세계 여행을 가도 같은 장소에 몇 번씩 가기는 쉬운 일도 아니고 그렇게 잘 하지도 않잖아요.
조금 뜬금없기는 하지만 갑자기 든 생각이었어요.
하우스텐보스는 저한테 무언가 굉장히 특별한 느낌을 줬고, 나름대로 특별한 경험을 했던 장소라고 생각하는데,
언젠가 다시 한 번 와 볼 수 있겠죠?
제가 탈 기차가 오기 4분 전에 먼저 나가사키로 가는 보통열차가 있는데,
반대방향인데도 같은 플랫폼으로 들어오네요. 왜 나눠서 쓰지 않는 건지?
나가사키로 가는 열차가 먼저 들어왔습니다. 예쁘게 주황색으로 하우스텐보스 도색을 하고 있네요.
아! 그러고 보니까 제 블로그가 명색이 철도 블로그인데 철도가 굉장히 오랜만에 등장을 했네요.ㅋㅋㅋ
나가사키 행 열차가 떠나고...
4분 뒤에 정확히 사세보로 가는 시사이드 라이너 열차가 들어왔습니다.
To Be Continued...
(일본) ......→하우스텐보스역
2012. 9. 4.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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