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규슈 북부 여행기 [24편] 신칸센을 타다니동부역사(외국여행)/11년 일본규슈북부 2012. 9. 4. 03:17
늦은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열차 안에는 별로 사람이 없었습니다.
열차는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어 제가 열차를 갈아탈 하이키역에 도착했습니다.
하이키역에 내려서는 후쿠오카까지 타고 갈 열차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었던 관계로 하이키역을 구경했습니다.
미안해요~ 이번 여행 계획에 하이키는 없어요.
언젠가 인연이 닿는다면 올 일이 있겠죠.
다시 열차가 출발할 시간이 되어 역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근데 전광판에서 제가 탈 열차의 플랫폼 번호를 확인했더니...
으엥? 0번 플랫폼???
1번도, 2번도 아닌 '0번'이라니;;
그래서 혹시 잘못 나왔나 싶었지만 일단 들어가서 보니
실제로 '0번 플랫폼'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역 한 구석탱이 가장 잘 안 보이는 자리에 있더라고요.
그래도 그렇지 0번이 뭐람;; 어쨌든 여러모로 정말 특이한 느낌이 드는 날인 것 같습니다ㅋㅋㅋㅋ
9와 4분의 3번 플랫폼도 아니고.ㅎㅎㅎ
하이키역 0번 플랫폼에는 저를 후쿠오카의 하카타역까지 데려다 줄 특급 열차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으엥? 근데 하우스텐보스 특급 열차네요? 밤에는 할 일이 없으니 하우스텐보스역을 지나지 않는 다른 구간도 운행하나봐요~
이 때 한참 열심히 읽고 있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펼쳐 놓고 설정샷ㅋㅋㅋ
하지만 이 사진이랑 다른 사진 몇 개 찍고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서 너무 많이 돌아다닌 탓에 저는 결국 잠에 빠졌답니다.
이 때 완전 잘 잤던 기억이 나네요.ㅎㅎㅎ
한참을 꿈나라에서 헤매다가 깼는데, 어딘지 잘 알지도 못하겠고;;;
다행히도 곧 하카타역에 도착한다고 방송이 나오더라고요.
열차는 하카타역에 도착했고, 저는 여기서 제가 묵고 있는 호텔이 있는 기타큐슈시의 고쿠라역까지 타고 갈 기차를 갈아타야 했습니다.
보통 규슈 여행하면 후쿠오카 공항으로 가거나 배를 타고 후쿠호카 항에 가서 후쿠오카 시내를 많이 구경을 하시던데,
저는 이번에 후쿠오카는 이렇게 하카타역에서 기차 한 번 갈아타면서 스쳐 지나간 게 끝이네요~
후쿠오카도 다음에 꼭 한 번 가 봐야지.ㅋㅋㅋ (가볼 곳 너무 많은 듯.ㅎㅎㅎ)
하카타역에서 고쿠라역까지는 신칸센을 타고 가기로 했어요.
제가 지난번에 작년 11월에 올린 이 여행기 3편(되게 오래됐네요;;;)에서 신칸센 표는 왜 따로 구매를 했는지 나중에 이야기를 해 드린다고 했었는데,
이제서야 이야기를 해 드리게 되었네요.ㅎㅎㅎ
후쿠오카는 규슈에 있는 도시이기는 하지만, 일본 남서부 지역의 매우 중요한 대도시 중 하나에요.
그래서 JR 규슈가 아닌 JR 서일본에서 운영하는 '산요신칸센'이 후쿠오카의 하카타역까지 들어온답니다.
하카타역까지 오기 전에 혼슈에서 규슈로 넘어오는 초입에 있는 기타큐슈의 고쿠라역에도 산요신칸센이 정차하죠.
물론 규슈 자체에도 JR 규슈에서 운영하는 규슈신칸센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여행갔을 당시에는 규슈 북부 지역에는 규슈 신칸센이 개통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제가 가지고 있는 JR 규슈 북부 레일 패스로는 신칸센을 이용할 수가 없었어요.
규슈 북부에는 신칸센이 2011년 3월 12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답니다.
제 여행기간이 3월 9일부터 11일까지였는데, 제가 한국으로 돌아온 바로 다음 날 개통되었어요.
좀 아쉽네요.ㅠ.ㅜ 조금만 일찍 개통되었더라면 굳이 돈을 들여서 산요신칸센을 타보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말이에요.ㅋㅋㅋ
하여튼, 철도를 좋아하는 저는 일본에 가본 김에 일본의 고속 철도인 신칸센을 꼭 한 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카타역에서 고쿠라역까지 고작 17분 타는데 무려 2000엔(거의 30000원 정도?)를 내고 산요신칸센을 이용하기로 한 거였어요.
어쨌거나 하카타역에 내린 저는 신칸센을 타기 위해 부지런히 안내를 따라 갔답니다.
시간이 조금 촉박했는데, 한 눈에 들어오는 한국어 안내들이 잘 되어 있어서 매우 편했어요ㅋㅋㅋ
근데 중간에 환승통로 중간에 개찰구가 등장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제가 구입한 신칸센 표를 당당하게 개찰구에 집어 넣었죠.
그런데 기계에 빨간불이 들어오며 삐삐삐삐삐 하면서 제 표를 계속 다시 뱉는 거에요;
그래서 한 3번 정도를 그랬더니
옆에 부스 안에 계시던 역무원 분이 나오셔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나는 신칸센 표를 샀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임?'하는 표정으로
역무원 분에게 제 신칸센 승차권을 내밀었어요.
그런데 저에게 전에 타고 온 열차 승차권은 어디 있냐고 물어보시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순간 당황에서 '뭐지 이거??'하는 생각이 들고 그냥 당황스러운 표정만 짓고 있었어요.
그런데 역무원 분은 혹시 무임승차라도 했다고 생각했는지 매우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시더라고요.
근데 생각해 보니 JR 패스를 보여주면 될 것 같아서 그걸 보여드렸더니
그제서야 '아~'하고 표정이 풀리시면서 부스 안으로 데리고 가서 제 승차권에 도장을 찍고 신칸센 타는 곳으로 보내주셨어요.
그러니까 거기는 환승통로 중간의 개찰구이기 때문에 전에 타고 온 열차표와 신칸센 표를 한꺼번에 투입구에 집어 넣어야 하는데,
저는 오는 기차는 JR 패스로 이용했기 때문에 전 열차표가 있을리가 없었죠.
그래서 역무원 분이 도장을 찍어서 확인을 시켜주신 다음 들여보내주신 거에요.
순간 깜짝 놀랐네요;;; 신칸센 승차권 잘못 끊어서 2000엔 날리는 줄 알고.ㅠ.ㅜ
어쨌든 환승통로 중간 개찰구에서 실랑이를 하다가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 버리는 바람에
급하게 제가 탈 곳을 찾아 가기 시작했답니다.
(원래 여유롭게 기다리면서 주변에 있는 신칸센들의 사진도 좀 찍고 그러려고 했는데.ㅠ.ㅜ)
제가 탈 고쿠라행 신칸센은 14번 타는 곳에서 타면 되는군요!
오 14번 타는 곳으로 갔더니 정말 고쿠라로 가는 신칸센이 서 있습니다.
물론 현재 운행하고 있는 기종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신칸센으로 신칸센 중에서도 가장 낮은 등급인 '고다마'로 운영되고 있는 100계이긴 했지만,
그래도 사진으로만 보던 신칸센을 처음으로 실제로 봤더니 굉장히 신기했습니다.
22시 4분에 하카타역을 출발해 22시 21분에 고쿠라역에 도착하는 고다마입니다.
겨우 딱 한 정거장, 17분 동안만 운행하는 신칸센이네요.
예전에 한참 전차(電車)로 GO!라는 철도 운전 게임에 빠져 있을 때
PC용 산요신칸센편을 열심히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컴퓨터 게임 화면으로 보았던 산요신칸센을
실제로 타보게 되어서 조금 신기했어요.ㅎㅎㅎ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운행 시간이 17분 밖에 안됐기 때문에 잠은 안 자고 계속 그냥 창밖 풍경만 구경했어요.
사실 오래 전에 나온 차종이라 그런지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시속 200km 이상으로는 달렸을 테니까요^^
위의 사진을 보시면 통로 출입문이 왼쪽으로 조금 치우쳐 있는 걸 보실 수 있는데,
그건 원래 이 열차의 좌석 배치가 2:3이었기 때문이에요.
즉 위의 사진 기준으로 왼쪽엔 의자가 2줄, 오른쪽엔 3줄이 놓여 있었다는 거죠.
나중에 너무 좁아서 2:2로 바꾸는 과정에서 문 위치까지는 바꿀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놔둔 것 같아요.
어느덧 열차는 첫번째 정차역이자 종착역인 고쿠라역에 도착하고 있습니다.
새벽 6시 40분 경 출발해서 거의 16시간 만에 다시 고쿠라역으로 돌아왔네요!
기념으로 신칸센 맨 앞 부분 사진도 찍어 놓았답니다.
이미 오래되었으니 아마 곧 운행 종료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옆 승강장에는 신칸센 700계 히카리 레일스타 열차가 서 있었습니다.
(원래는 N700계인 줄 알았는데 '최시원'님께서 리플로 알려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오리주둥이 같이 생긴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에요.
N700계가 떠나고 나니 이번엔 신칸센 500계가 보이네요~
정말 게임 속에서 혹은 다른 분들의 사진으로만 봐왔던 여러 종류의 신칸센들을 직접 보았더니
정말 좋았어요.ㅎㅎㅎ 아 근데 너무 피곤하네요. 이제 정말 가서 씻고 자야 할 듯...
To Be Continued...
(일본) 하우스텐보스역→하이키역→하카타역→고쿠라역
2012.9.4. 경춘선통일호™
'동부역사(외국여행) > 11년 일본규슈북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 규슈 북부 여행기 [26편] 기타큐슈의 아침 (0) 2012.09.04 2011 규슈 북부 여행기 [25편] 잘 자요. (0) 2012.09.04 2011 규슈 북부 여행기 [23편] 다시 와 볼 수 있을까? (0) 2012.09.04 2011 규슈 북부 여행기 [22편] Time To Say Goodbye (0) 2012.07.17 2011 규슈 북부 여행기 [21편] 하우스텐보스의 밤 (0) 2012.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