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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여름 내일로] (6편) 해운대 밤바다 (2014.8.14 / 여행 첫째날)동부역사(한국여행)/14년 8월 내일로 2015. 9. 9. 16:55
해운대까지 지하철을 타고 갈까 생각했는데, 지도를 보니 충렬사역에서 해운대역까지는 지하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데다가 너무 빙 돌아가는 경로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몸도 별로 안 좋고 해서 한 번에 해운대까지 가는 버스가 있길래 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충렬사역이 위치한 안락교차로 버스정류장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2호선 해운대역까지 갔습니다. 생각보다 꽤 오래걸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버스를 타고 낯선 도시의 도로를 쌩쌩 달리니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ㅎㅎㅎ
어느덧 버스는 2호선 해운대역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여기에 동해남부선 해운대(기차)역과 2호선 해운대역이 모두 있었는데, 동해남부선이 이설되면서 동해남부선 해운대(기차)역은 해운대 시가지의 한쪽 구석으로 밀려났답니다. 사실 요즘 이설 때문에 새로 지어지는 역들이 철도역 치고는 시가지와 너무 멀리 떨어져서 문제인 것 같은데, 그나마 새로 이설된 해운대 기차역은 시가지와 멀리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시가지와 역 사이에 고속도로가 있어서 뭔가 시가지로부터 뚝 단절된 느낌이 들더라고요. 예전 해운대역은 내리면 바로 바다까지 걸어서 금방이었는데 이제는 바다와도 너무 멀어져서 아쉬워요. 어쨌든 저는 이번에 해운대 기차역은 이용하지 않았는데 그냥 생각이 나서 써 봤어요^^;;
사실 원래대로라면 내리자마자 일단 숙소에 들어가서 짐을 풀어놓을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한국이라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구조일 것 같았고 제 양말은 여전히 축 젖어서 거의 발이 불어있었기 때문에 그냥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냄새가 날지도 모르고 바닥에 막 물기를 남기고 다니면 너무 창피할 것 같아서요. 그래서 결국은 새 양말을 사서 갈아신기로 했습니다. 마침 해운대역 근처에 바로 아주 커다란 다이소 매장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다이소에 가서 1000원짜리 양말 두 개를 샀습니다. 한 개만 사도 되는데 혹시 몰라서 비상용으로 두 개를 샀어요^^ 하지만 양말을 갈아신어도 신발 자체가 너무 젖어 있어서 (이 얘기 쓰다보니 이렇게 추잡(?)스러운 얘기를 왜 쓰고 있나 싶지만 저에게는 이 여행의 중요한 기억이었기 때문에...ㅠ.ㅜ) 갈아신으나 마나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일단 신발을 좀 말릴 필요가 있었는데 결국 저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해운대 지하철역 화장실로...(ㅠ.ㅜㅋㅋㅋㅋ) 화장실 칸 안에 들어가서 일단 양말을 갈아신고 신발에 갖고 있던 신문지를 막 구겨서 꽉꽉 채워 조금이라도 물기를 빼보려고 했어요. (진짜 뭐하는 거지ㅠㅠㅠㅋㅋㅋㅋㅋ 아...) 어쨌든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다가 어느 정도 일단 양말이 당장 축축하게 젖지는 않겠다 싶은 느낌이 됐을 때 다시 신발을 조심스럽게 신고 얼른 호스텔로 갔습니다. 호스텔은 다행히도 역 바로 근처에 있었어요.
부킹닷컴(Booking.com)에서 예약한 '호스텔 더 뉴데이(Hostel The New Day)'가 하룻밤을 지낼 숙소입니다. 6인실이기는 했지만 굉장히 저렴했어요. 1박에 2만원대였던 걸로 기억... 해운대랑 가깝고 시설이 깨끗해서 좋더라고요. (광고 아닙니다! 그냥 제가 느낀 걸 쓴 것이에요.) 예상대로 호스텔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했고요, 대신 실내용 슬리퍼를 신긴 했습니다. 어쩄든 다행히 양말은 거의 젖지 않았고 무사히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들어갔습니다.
방은 남자 도미토리룸 6인실었고요, 사진과 같이 2층 침대 세 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왼쪽 침대는 이미 누군가 왔다갔는지 큰 가방과 이불이 놓여 있었고, 오른쪽 침대 1층에도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불이 마구 흐트러져 있었거든요. 어쨌든 그래서 저는 2층은 별로 쓰고 싶지 않았고 결국 저 안쪽 1층을 쓰게 되었습니다.
한창 여행객들이 많은 시기라 그런지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여행객들이 정말 많았어요. 특히 일본인 여행객들이 꽤 있더라고요. 윗 사진은 로비 모습인데 아무도 없을 때 찍었어요. 아침에는 여기에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호스텔 뉴데이는 한 층이 아니었는데, 상가 건물 5층에 방들, 씻는 곳, 밥 먹는 곳 등이 있었고, 이렇게 별도로 옥상층에도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이 휴게실에는 특이하게 피아노도 있었고, 또 문 열고 옥상에 나갈 수도 있었습니다. 옥상 한쪽 구석은 흡연구역이라 흡연자분들이 담배를 피우고 계셨어요.
한여름이었지만 바닷가라 그런지 바람이 정말 시원하더라고요. 해운대 근처 시가지 풍경도 잘 보였고요.
지하철 해운대역에서 해운대 해변으로 이어지는 길은 정말 밤이 더 화려한 느낌이에요.ㅋㅋㅋ
어쨌든 그렇게 짐도 풀고 호스텔 안도 좀 둘러본 다음 해운대 해변의 밤풍경을 보기 위해 다시 나섰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일찍 출발해야했기 때문에 해운대 바닷가에 갈 시간이 없을 것 같았거든요.
역시 해운대의 여름밤은 사람들로 넘쳐나더라고요. 길거리의 바들, 음식점들에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클럽으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위의 사진은 저렇게 안에서 밖이 다 보였는데 바텐더 분이 화려한 칵테일 쇼를 선보이고 계셨어요. 저도 밖에서 잠깐 구경하다가 다시 해변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밤에도 해변에 사람이 꽤 많았어요. 해운대 해변은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에도 와보고, 아마 거의 내일로 여행 할 때마다 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엄청 익숙한 공간이기는 했는데 그래도 올 때마다 해운대 특유의 분위기가 왠지 마음에 들더라고요. 하지만 여기에 해수욕을 하러 온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항상 그냥 이렇게 백사장에서 구경만 하다 갔었어요. (저는 강원도 동해바다가 좋아서...ㅋㅋㅋ 사람도 해운대만큼 바글거리지 않고요. 해운대는 그냥 구경만...)
해운대 해수욕장 근처에는 윗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아파트단지들이 있어요. '마린시티'라고 부르더라고요. 마린시티의 아파트들 중 두산 위브 더 제니스(윗 사진에서 가운데 가장 높은 아파트)는 높이가 무려 300m가 넘는대요. 층수도 80층이 넘고요. 주거용 건축물 중에서는 세계에서 8번째로 높다고 하더라고요. 엄청 비싸다고 하던데... 높은 층에서 바라보는 부산, 광안대교, 해운대, 광안리 등의 야경은 정말 환상적일 것 같아요. (재작년 1학기 기숙사 룸메가 저 아파트 살았었는데... 부잣집 아들이었구나...ㅋㅋㅋㅋㅋ)
ㅠ.ㅜ
홀로 선 저의 그림자
에잇... 커플들만 많고.ㅡ.ㅡ 저는 그냥 다시 호스텔로 돌아가기로 결정...
방으로 돌아왔더니 한 분이 앉아계시더라고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중이고 혼자 여행 중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친구 사이로 보이는 남자분 두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그분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분들은 또 연세대 의대생들이더라고요. 연고전(or고연전)이라도 할 판 ㅋㅋㅋ. 곧 대학원에 들어가시는데 대학원 입학 전 잠시 쉬는 동안 여행을 오셨다고 하셨었어요.
그렇게 넷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이번엔 외국인 등장! 그래서 저희 한국인 네 명은 겨우 'Hello' 한 마디씩을 하고는 동시에 얼어붙어버렸어요. 서로 '먼저 얘기하세요'라는 눈빛을 주고받다가 가까스로 누군가 'Where are you from?'이라고 물어봤는데 프랑스에서 여행오신 분들이더라고요. 두바이 유스호스텔에서도 한국에서 지낸 경험이 있는 프랑스인을 만난 적이 있는데ㅎㅎ 프랑스인과 인연이 있나봐요..(?) 어쨌든 점점 다시 분위기가 녹아서 더듬더듬 얘기를 나누어 보니 어떤 NGO를 통해 봉사활동을 왔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어려운 나라에 가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겠지만 자기는 솔직히 한국에 와서 편하고 좋았다고... 얘기를.ㅋㅋㅋ 여행 겸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곧 한국을 떠나는데 아쉬웠다고 했고요. 오늘 밤엔 클럽에 갈 거라고 하더라고요. 연세대 의대 두 분도 스마트폰으로 계속 '해운대 물 좋은 클럽'을 검색하고 계셨고요. 조금 있다가 프랑스 청년과 연세대 의대 두 분은 클럽을 향해 떠나셨고, 남은 한 분과 저는 조금 더 얘기를 나누다가 '여행 즐겁게 하세요!'하고 인사를 한 뒤 잠이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일찍 나갈 예정이라서 아침에 인사를 나누기 힘들 것 같았거든요.
To Be Continued...
2015. 9. 9.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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