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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여름 내일로] (4편) 황금알에서 태어난 김해 김씨 시조 - 수로왕릉 (2014.8.14 / 여행 첫째날)동부역사(한국여행)/14년 8월 내일로 2015. 8. 22. 13:24
스마트폰 지도앱을 켜고 수로왕릉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가다보니 대성동 고분군이라는 표지판 옆으로 지나게 되었는데 제가 가던 방향 왼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고분군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쉴새없이 쏟아지는 비 때문에 정신이 반쯤 나가 있었던 저는 카메라에도 계속 물방울이 맺히지, 제 신발은 이미 발 안쪽까지 모조리 다 젖었지 옷이랑 배낭도 다 젖은 상태라 그냥 모든 게 귀찮아졌어요. 거기다 흙 언덕을 올라가야 하다니... 그래서 그냥 대성동 고분군은 패스... (아 정말 여행할 때 날씨가 중요하기는 한 것 같아요. 적당한 비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줄 수 있지만 지나치게 쏟아지는 비는 완전 방해..ㅠ.ㅜ 뭐 이것도 나름 다 추억으로 남기는 했지만요^^)
조금 더 걸어가니 바로 옆에 '수릉원'이라는 이름의 공원이 나오더라고요.
뭘 하는 곳일까 천천히 읽어보니 문화재가 있는 장소는 아니고 가락국(금관가야)의 시조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인 수로왕과 그의 부인 허황옥이 거닐었던 정원을 컨셉으로 해서 새롭게 꾸며놓은 공원인 것 같았어요. 각 장소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붙인 것 같았는데, 사실 완전 물바다였던 관계로 제대로 돌아보지는 못했어요^^;;
수로왕과 그의 부인 허황옥에 얽힌 설화는 아마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여러 번 배우셨겠지만, 그래도 혹시 생각이 안 나시는 분이 있으실 수도 있겠죠?? 삼국유사에 따르면 허황옥은 원래 현재는 인도 북부 지방인 아요디야(아유타) 왕국의 공주였다고 합니다. 어느 날 허황옥의 부모님인 아요디야의 왕과 왕비가 상제의 명을 받았는데, 그 명이라는 것은 바로 공주를 저 멀리 동쪽 가락국 수로왕의 왕비가 되도록 하라는 것이었죠. 그래서 허황옥은 배를 타고 김해 지역까지 왔고 결국은 수로왕의 왕비가 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한국-인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인도 내에서도 허황옥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수로왕을 시조로 하는 김해 김씨 종친회에서는 인도 아요디야에 '허황옥 유허비'라는 비석을 세우기도 했고요. 그 먼 옛날에 인도 지역 공주가 한반도의 가야까지 와서 왕비가 되었다니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이죠?
물론 허황옥이 인도 사람이 아니라 태국 사람이라는 설과 중국 사람이라는 설도 있긴 하더라고요.
수릉원에는 시민들이 몇 명 나와 있기는 했는데 모두 저 앞에 보이는 건물 아래 벤치에 모여앉아 있었답니다. 저도 비도 좀 피하고 짐 정리도 좀 할 겸 잠깐 앉아 있다 갔어요. 그리고 일단 카메라에 물이 너무 많이 묻어서 그것도 닦아야 했고요.
그렇게 조금 앉아서 정리를 한 뒤 다시 수로왕릉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지도상으로는 수릉원 바로 옆이 수로왕릉이길래 수로왕릉 입구로 추정되는 문(윗사진)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문이 닫혀 있더라고요. 그리고 무슨 안내문 같은 것이 붙어 있었고요. 그래서 순간 '헉! 문을 안 열었나?' 하고 당황했는데 안내문을 자세히 보니 출입이 수로왕릉의 정문인 숭화문(崇化門)에서만 가능하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휴~ 다행이다' 하고는 담벼락을 따라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걷다보니 이렇게 멋진 한옥 집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또 뭔가 궁금해서 살짝 다가가 보았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김해한옥체험관'이라는 곳이었어요.
안쪽에는 한식당, 전통찻집 등이 있었는데 안에 식당 직원분들 말고는 사람도 없고 뭔가 묘한 분위기라서 그냥 나왔답니다. 사실 시간도 넉넉하지 않았고요.
길 중간에는 이렇게 '가야사 누리길'이라고 이름붙여진, 김해시내 가야 유적지들을 볼 수 있는 길들이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시간만 넉넉하고 날씨만 좋다면 이런 길들을 따라 쭉 걸으면서 가야의 향기를 느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아요. 이걸 보니 꼭 정말 다시 한번 김해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드디어 수로왕릉의 정문인 숭화문 도착!
사적 제73호인 수로왕릉은 이름 그대로 수로왕의 능입니다. 수로왕은 앞에서 허황옥 설화 이야기를 해드릴 때 말씀드렸듯이 가락국(금관가야)의 시조입니다. 또한 김해 김씨의 시조이기도 하죠. 이 여행기 3편에서 주민들이 구지가를 불렀더니 하늘에서 6개의 황금알이 내려왔다고 했잖아요? 그 중 가장 먼저 알을 깨고 나온 왕이 바로 가락국(금관가야)의 시조인 김수로(수로왕)이었다고 합니다. 가락국이 전기가야연맹의 맹주였기 때문에 아마 김수로가 가장 먼저 나왔다고 했겠죠? 전해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김수로의 키는 무려 2m가 넘었다고 해요. 정말일지는 잘 모르겠지만요.ㅋㅋ (왕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지어낸 말일 것 같긴 한데...)
원래 수로왕릉은 주변에 별도의 시설이 없이 딱 봉분만 동그랗게 있었다고 해요. 그러던 것을 조선시대였던 16~17세기 경에 거쳐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새단장을 한 것이죠. 비석도 새로 세우고 건물도 새로 지었고요.
수로왕릉의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껴서 그런지 한여름이고 오후 5시 30분 정도밖에 안 되었는데도 날이 어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작은 궁궐처럼 여러 문들과 건물들이 수로왕릉 영내에 있더라고요.
정문에서 쭉 걸어가니 수로왕릉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윗 사진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수로왕릉은 왕릉 바로 근처로 다가갈 수는 없고 담장 너머로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지금 사진 속 저 봉분을 보고 뜬금없이 정규분포곡선을 떠올렸어요... 뭐죠..ㅠ.ㅜ 지난 학기에 정치학연구방법론 시간에 너무 시달렸나봐요... 부작용...ㅋㅋㅋ
수로왕릉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도굴을 당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일본으로 내보내진 우리나라 유물들이 참 많을 거예요.
이 건물은 지금은 능 옆에 위치하고 있는 '숭선전(崇善殿)'이라는 건물인데요, 수로왕과 허 왕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는 건물입니다. 원래는 수로왕릉 앞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1987년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숭선전 바로 옆 담 너머로 보이는 수로왕릉
수로왕릉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제는 시간이 너무 늦어서 김해에서는 더 머무르지 못하고 숙소가 있는 부산 해운대로 가야겠네요. 이렇게 짧은 김해 여행이라니.ㅠ.ㅜ 뭔가 김해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 느낌적인 느낌... 그러니 저는 앞에서도 여러번 말씀드렸듯이 몇 년 안에 다시 한번 김해를 갈 거예요! 꼭!
To Be Continued...
2015. 8. 22. 경춘선통일호™
북한은 또 왜 저러는지... 이번에도 이러다 그냥 넘어가겠지 싶으면서도 또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북한에서 언급한 시간 전에 급작스러운 대화 제의 -> 분위기 반전 이런 거! 이런 거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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