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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여름 내일로] (8편) 호국의 다리(구 왜관철교), 구 왜관터널, 그리고 애국동산 (2014.8.15 / 여행 둘째날)동부역사(한국여행)/14년 8월 내일로 2015. 9. 23. 18:18
왜관철교로 가기 위해 왜관역 앞으로 나왔는데, 옆에 왜관역 위를 건너는 육교가 있길래 한번 올라가 봤습니다.
왜관역에 내렸을 때는 비가 오지 않고 있어서 좋았어요.ㅎㅎㅎ 비가 그친지 꽤 됐는지 승강장의 보도블럭도 많이 말라 있더라고요. 그나저나 왜관읍이 경상북도 칠곡군 군청 소재지라서 그런지 읍내의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부산 방면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열차가 들어와 있네요^^
어쨌든 저는 이제 첫번째 목적지인 (구) 왜관철교를 향해 출발합니다!
하지만 조금 걸어가다보니 아침에 겨우 식빵 두 개랑 달걀 프라이만 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프더라고요.ㅠ.ㅜ 마침 시간도 12시가 넘어서 지나가다가 보이는 곳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김밥천국 같은 곳이 안 보이더라고요... 결국은 롯데리아에 들어갔어요. 전날 저녁 부산에서 맥도날드, 아침에는 빵에 달걀 프라이, 점심에는 롯데리아라니.... 밥을 주세요..ㅠ.ㅜ(그러고 보니 롯데리아에서 야채라이스불고기버거를 먹으면 되는 거였는데.ㅋㅋㅋㅋㅋ)
어쨌든 롯데리아에서 무언가 세트 메뉴를 시켰는데, 갑자기 아르바이트하시는 분이 뭐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안 들리는 거예요. 분명 한국어일텐데...ㅠ.ㅜ 그래서 두 번인가 되물어 그제서야 알아들었는데, 감자는 그대로 하실 거냐는 질문이었어요. 사이드 메뉴인 프렌치 프라이를 다른 메뉴로 바꾸지 않겠냐는 거였죠. 경상도 사투리여서 억양 자체도 낯설었던데다가 사이드 메뉴 바꾸겠냐고 물어보는 롯데리아는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해서 아예 못 알아들은 것 같아요. 어쨌든 서로 좀 무안...
그렇게 롯데리아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구 왜관철교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사실 생전 처음 와 보는 동네라 열심히 스마트폰 지도앱을 켜고 열심히 현재위치를 확인하면서 걸어갔어요.ㅎㅎ
쭉 길을 걸어가다보니 길거리 일부 건물 창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의 사진인지 초상화인지가 붙어 있더라고요. 그런 장면을 처음 봐서 문화충격이었어요. 지역적으로 경상북도이고 대구와 구미 사이에 있는 지역인 것도 관련이 있는 것 같았어요. 아무래도 근처의 대구, 구미 등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일가와 관련이 깊은 지역들이니까요.
이 로터리의 바로 왼쪽에 구 왜관철교가 있는데요, 로터리 건너편에는 애국동산이라는 곳이 있더라고요. 저곳은 어떤 곳인지 궁금하기는 한데 계단이 높아보여서... 올라가볼지 안 올라갈지는 일단 이따가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호국의 다리(구 왜관철교)'에 도착했습니다! 지금은 호국의 다리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이 철교는 원래 경부선 철도의 철교로 세워졌었어요.
구 왜관쳘교는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개통된 다리였습니다. 당시에는 경부선 철도가 단선 철도였기 때문에 단선 철교로 개통이 되었고요, 왜관 지역에 처음으로 세워진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철도 운행을 위한 철교였기 때문에 주민들은 여전히 나루터에서 배를 이용해 강을 건너야 했다고 해요. 그 후 1941년에 경부선이 복선화되면서 현재의 왜관철교가 복선 철교로 개통되었고, 원래의 왜관철교는 철도가 걷히고 사람과 차가 통행할 수 있는 다리로 바뀌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왜관 지역에는 사람과 차가 건널 수 있는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생긴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1950년에 6.25 전쟁이 발발하고 북한 인민군이 빠른 속도로 남쪽으로 밀고 내려오자 국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고자 결국 철교 가운데 부분을 폭파했습니다. 그리고 2년 정도가 지난 후에 구 왜관철교의 폭파된 부분은 목재로 복원이 되었고요, 다시 차량과 사람이 이용하게 되었지만, 다리 중간을 목재로 이어놓는 바람에 다리가 불안정해 통행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후 1970년에 바로 옆에 왜관교가 개설되면서 그곳으로 챠랑이 통행하게 되었고, 구 왜관철교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보행자나 자전거를 탄 사람만 통행할 수 있는 다리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근대문화유산으로서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지난 2011년 여름에 집중호우로 인해 다리가 붕괴되는 사고가 있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사람들이 거의 통행하지 않는 새벽 시간에 다리가 붕괴되어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정말 아찔한 사고였죠. 사실 국내외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왜관철교 붕괴는 그 당시 활발하게 진행 중이었던 4대강 사업 공사와 관련이 많다고 해요. 무리한 준설로 인해 유속이 빨라지고 강바닥이 파이는 속도 역시 빨라졌는데 결국 오래된 다리 교각이 이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버렸다는 거죠. 바로 다음해 복원이 완료되기는 했지만 문화재청에서 이미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구 왜관철교의 붕괴 우려를 제기했는데 국토교통부에서 무시했다는 것이 밝혀져서 더 논란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겉보기에는 말끔히 정리된 하천변 모습... 우리나라 주요 강의 모든 강변을 한강 고수부지화 시키는 사업인 건가요.ㅠ.ㅜ
어쨌든 구 왜관철교는 이처럼 특히 6.25 전쟁 때의 격전지이자 북한 인민군이 더 이상 남하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최후의 방어선이었기 때문에 철교 주변에는 이와 관련된 전시물이나 안내문들이 많았습니다. 다리를 따라서는 쭉 유엔군으로 6.25 전쟁에 참전했던 국가들의 파병 기록이 국가별로 적혀 있었습니다.
제가 여행한 때도 한창 집중호우 시기라서 홍수주의보에 대한 안내문이 전광판에 떠 있었습니다.
구 왜관철교에 얽혀 있는 역사를 생각하며 철교 끝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왔습니다.
그나저나 아까 애국동산이라는 곳을 가볼까 말까 고민했는데 그냥 이왕 온 김에 한번 올라가 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철교 바로 길 건너에 등록문화재 제285호인 구 왜관터널이 있따는 표지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구 왜관철교와 연결된 구 경부선의 흔적인가보다 싶어서 구경해보기로 했어요. 이렇게 표지판까지 만들어 놓았으니까요^^
하지만 길을 건너갔더니 이렇게 구석에 숨어 있는 터널 입구... 막상 터널 가까이 다가가니 왠지 접근금지구역 같은 느낌이...ㅠ.ㅜ
사실 너무 상태가 이상해서 여기가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옆에 이렇게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라고 패찰이 붙어있더라고요.
바로 옆에 설명이 있기는 하더라고요. 역시 구 왜관철교와 연결되는 구 경부선의 흔적이 맞았어요.
용기내어 한발짝 내딛어 보았지만 영 냄새도 이상하고 분위기도 이상하고 깜깜하고... 그냥 구 왜관터널 구경은 여기까지로^^;;
드디어 칠곡 애국동산 앞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이날 날씨가 무지 후덥지근 했거든요. 비온 직후여서 더 그랬고요... 이미 땀범벅이었는데 이 계단을 올라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애국동산은 독립운동가분들과 6.25 전쟁 때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한 곳이었습니다.
이렇게 나라를 되찾기 위해, 또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신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는 것이겠죠? 저는 사실... 제가 이때 살았다면 이렇게까지 할 자신이 없었을 것 같아요.
사실 요즘에 '일 모 사이트' 회원들이 하도 아무데서나 애국 애국(사실 이 사람들은 꼭 '보수'를 뒤에 같이 붙여서 만든 '애국보수'라는 말을 매우 즐겨쓰죠. 진보는 매국이라는 건지...)을 남발하면서 이상한 짓을 하고 다녀서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애국'이라는 단어에 대해 이상하게 반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또 현 정권이 유난스럽게 '애국'을 강요하는 느낌이라서 불편한 것도 사실이고요. 애국심이라는 게 '애국해라! 애국!!!' 이렇게 강요한다고 생기는 게 아닌데 말이죠. 어쨌든 애국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아무렇게나 써서 진짜 애국지사분들을의 뜻을 훼손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침 이 날은 광복절이었는데, 광복절에 이런 곳을 찾게 되어서 나름대로 뜻깊었습니다.
그럼 이제 다음 목적지인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으로 갑니다.
To Be Continued...
2015. 9. 23.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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