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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여름 내일로] (15편) 통근열차 타고 백마고지역으로 가는 길 (2014.8.16 / 여행 셋째날)동부역사(한국여행)/14년 8월 내일로 2015. 11. 25. 18:04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오늘 오후 3시 좀 넘어서 드디어 졸업논문을 제출했어요. 감격..ㅠ_ㅜ 하지만 졸업논문 끝나고 나니 또 팀 발표도 있고, 논문이나 다를 바 없는 15장짜리 국제법 보고서가 저를 기다리고 있네요. 그러고 나면 또 바로 기말고사... 쉴틈이 없네요 정말..ㅋㅋㅋ 어쨌든 그래도 오늘은 졸업논문을 끝낸 기념으로(통과는 별도의 문제이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러 왔습니다^_^ 그럼 2014년 8월 내일로 여행기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광화문 시복미사 장소 이후 다음 목적지이자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벌써!)는, 바로 강원도 철원에 위치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여객을 취급하는 역중에는 최북단역인 백마고지역이었습니다.(여객을 취급하지 않는 역 중에 최북단역은 강원도 고성의 제진역입니다. 북한 쪽으로만 선로가 연결되어 있는 특이한 역이죠.) '백마고' 지역이 아니라 '백마고지'역이에요^^ 백마고지는 자세히는 몰라도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보신 지명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25 전쟁 중 백마고지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유명한 곳이죠. 오늘은 백마고지역으로 가는 동안의 이야기만 할 거라서 백마고지 전투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16편에서 더 자세히 해드리겠습니다.
백마고지역에 가려면 1호선을 타고 가다가 동두천역이나 소요산역에서 백마고지행 통근열차로 갈아타야 했는데요, 저는 마침 종각역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소요산행이나 동두천행을 타고 쭉 올라가서 바로 통근열차로 갈아타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행선지를 확인을 안 하고 타서...ㅠ.ㅜ 타고 가다보니 광운대행을 탔더라고요. 그래서 광운대역 바로 전 역인 석계역에 내려서 소요산행이나 동두천행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광운대행을 타고 광운대역까지 간 다음 더 북쪽으로 가는 열차를 갈아타려면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해서 불편하거든요. 석계역에서는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으면 돼요.)
오랜만에 와 본 석계역!
광운대역이 이렇게 가깝게 보일 줄은 몰랐네요! 막상 실제로 타고 가면 이렇게까지 가까운 느낌은 아닌데 말이에요. 그나저나 윗 사진의 세 열차 중 가운데 동글동글하게 생긴 전동차가 제가 종각역에서부터 타고 왔던 전동차랍니다. 저 열차는 광운대행이었기 때문에 광운대역에서 승객들을 태우고 서동탄행, 병점행 등으로 행선지를 바꿔달고 다시 남쪽으로 가게 될 거예요.
근데 역시 동두천, 소요산 이 쪽은 1호선의 북쪽 끄트머리라서 그런지 소요산행이나 동두천행은 생각보다 잘 안 오더라고요... 일단 의정부행 바이바이! 그러고 보니 중기저항차 둘이 서로 스쳐지나가고 있네요. 중기저항차가 뭔지 설명을 드리면 너무 복잡해지겠지만, 어쨌든 굉장히 오래된 전동차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이때(2014년 8월)에 아마 폐차가 대량으로 이루어졌던 걸로 알고 있어요. 이제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답니다. 보통은 별로 신경 쓰지 않겠지만 저는 철도 마니아라 그런지 이런 거 하나하나가 굉장히 뜻깊게 보여요. 수십 년 지난 열차들이 스르르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고 새 열차들이 그 자리를 계속 채우고... 일본은 철도 마니아들이 많아서 오래된 열차가 운행을 중단하게 되면 따로 퇴역식까지 열어준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통일호 열차가 2004년에 사라질 때도 오히려 언론에서는 관심있게 다루었는데 그 당시 철도청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아무 행사도 없이 운행을 중단했답니다. 제 닉네임이 경춘선통일호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때 많이 아쉬워 했었던 것 같아요.(중학교 2학년 때였는데...)
근데 소요산행 열차가 한참동안 안 와준 덕에(?) 저는 신나게 기차 구경을ㅋㅋㅋ
이건 어디행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확실히 동두천역까지는 안 가는 거였을 거예요. 그러니 제가 안 타고 보내버렸겠죠?
그렇게 조금 더 기다리다보니 드디어 소요산행 열차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50분 좀 넘게 달려 제가 통근열차로 갈아탈 동두천역에 내렸습니다.
동두천역에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친한 친구랑 같이 와 본 이후로 처음 와 봐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게 벌써 8년 전... 그때는 1호선이 소요산까지 개통된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을 때였어요. 그래서 동두천역도 완전 새 역이었답니다.
그렇게 소요산행 열차는 소요산역으로 보내주고요,
저기 건너편 승강장에 보이는 열차가 바로 저를 백마고지역까지 데려다 줄 통근열차입니다.
통근열차는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고, 또 추억으로 느끼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예전에는 객차형 통일호들과 함께 '통일호'라는 등급을 달고 전국 이곳저곳을 다니던 열차랍니다. 2004년 '통일호'가 폐지된 이후로는 '통근열차'로 등급의 이름이 바뀌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통근열차는 사실상 통일호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로 단거리 구간을 다녔어요. 그래서 2000년대 중반~후반까지만 해도 경부선, 경전선, 진해선, 호남선, 광주선, 동해남부선, 전라선, 군산선, 대구선, 중앙선, 경의선 등 전국 이곳저곳의 단거리 구간들을 열심히 누비고 다녔었죠. 그러다가 여러가지 사정으로 다른 지역에서의 통근열차 운행구간은 모두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으로 대체되었고, 경원선도 수도권전철 1호선이 동두천시의 소요산역까지 연장되면서 의정부~동두천 구간의 통근열차 운행이 중지되었습니다. 결국 2000년대 후반에는 경기도 북부 지역의 경원선(동두천~신탄리)과 경의선(서울~도라산)에서만 다니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그마저도 2009년 7월에 경의선 대부분 구간이 수도권전철에 편입되면서 경의선은 최북단의 문산~도라산(경의선철도남북출입사무소)까지만 통근열차가 운행되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DMZ Train이라는 관광전용열차가 경의선과 경원선에 운행되면서 결국 경의선에서는 통근열차 운행이 전면 중지되었답니다.
그래서 지금 동두천~백마고지를 운행하는 통근열차는 전국에서 딱 하나 남은 통근열차가 되었어요. 우리나라 기차 중에서 그나마 예전의 비둘기호, 통일호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기차가 통근열차인데, 이렇게 거의 사라져버리니 아쉽네요... 이렇게 한 구간만 남다보니 재미있는 일이 하나 생겼습니다. 법적으로 통근열차의 기본운임은 50km까지 1,600원인데, 유일하게 남은 경원선 동두천-백마고지 구간이 채 50km가 되지 않는 단구간인 것이죠. 그래서 결국 법과는 별도로 동두천~백마고지 구간은 무조건 1,000원(어린이, 노인, 국가유공자 등은 500원)의 운임만을 받고 있습니다. 정말 저렴하죠??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싼 철도운임일 거예요. (물론 저는 내일로 티켓이 있었기 때문에 별도로 표를 사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 경원선 통근열차도 결국 2019년에는 운행을 모두 중단한다고 하더라고요. 2019년이 되면 통근열차라는 등급은 또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것이죠.
'통근'이라는 이름은 달고 있지만 사실상 유일하게 여전히 운행하고 있는 구간이 경기 북부의 연천, 철원 지역이다보니 '통근용'의 기능이라고 보기에는 힘들어진 것 같아요. 원래 경원선 통근열차는 2012년 백마고지역이 개통되기 전까지는 경기도 연천군의 신탄리역까지만 운행되었는데요, 백마고지역 개통 후 11회는 백마고지역까지 운행하고 있습니다. 신탄리-백마고지 구간이 단선인데다가 백마고지역 자체의 선로도 한 줄밖에 없어서 선로용량상 모든 열차가 백마고지역까지 운행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통근열차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수도권전철 전동차 내의 좌석과 같은 롱시트와 예전 통일호 좌석과 같은 방식으로 앞뒤를 바꿀 수 있는 크로스 시트가 혼합되어 있는 모습이에요. 일부 다른 나라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보기 힘든 방식의 좌석 배치이죠. 물론 크로스시트의 경우 방금 말씀드렸듯이 예전 통일호 열차와 같은 방식의 좌석이기 때문에 의자를 뒤로 눕히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현재 운행하는 열차 중 유일하게 이렇게 생긴 선풍기를 달고 다니는 열차일 거예요. 물론 에어컨이 없지는 않은데 선풍기 모양이 요즘 열차에서 볼 수 없는 모양이랍니다.
이렇게 한줄로 구분 없이 쭉 붙어 있고 용수철 느낌 나는 푹신푹신한(?) 롱시트도 예전에는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대구지하철참사 이후 불연재로 바꾸는 과정에서 모두 사라지고, 현재 지하철 좌석은 칸(?) 구분이 되어 있는 딱딱한 의자로 바뀌었죠.
드디어 백마고지역 바로 전 역인 신탄리역에 정차 중입니다. 맞은 편 타는 곳에 DMZ Train이 서있네요^^ DMZ Train은 경의선과 경원선을 타고 각각 북쪽으로 쭉 올라가 북한과의 접경 지역을 관광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관광열차입니다. 백마고지역에 관광객들을 내려주고 잠시 신탄리역에 와서 쉬고 있는 것 같았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백마고지역은 선로가 단 한 줄이라 열차가 오랫동안 대기할 장소가 마땅치 않거든요.
어쨌든 열차는 신탄리역을 출발해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곧 종착역인 백마고지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To Be Continued...
2015. 11. 25.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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