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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내일로] (12) 밤새도록 달리는 기차동부역사(한국여행)/10년 1월 내일로 2016. 1. 23. 16:14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2010년 1월 내일로 여행기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저희가 어디를 가냐면요, 바로 여수로 갑니다! 사실 여수는 이번 여행 코스는 아니에요. 그런데 왜 여수를 가냐고요? 자러 가죠! 으엥? 아니 대전에서 그냥 자면 되지 여수를 여행할 것도 아니면서 왜 여수까지 가냐고요? 숙소를 안 잡고 기차에서 밤을 새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여수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일단은 서대전역으로 갑니다.
사실 2009년 여름 내일로 때도 이런 식으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어요. 기차에서 잠을 자면서요. 2009년 7월 내일로 여행기 25편 '공포의 대전역'에서 그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전시민천문대에서 나와 전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근처에 있는 한화케미칼중앙연구소라는 기다란 이름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고요, 가다가 중간에 갑천역에 내려서 지하철로 갈아탔습니다.
위의 사진에 있는 사람은 같이 간 친구였던 태영이(2010년 경까지는 이 블로그에 '경춘선무궁화호'라는 닉네임으로 등장)인데요, 최근에 2010년 내일로 여행기를 다시 올린다고 이야기했더니 자기 사진은 올리지 말아달래서 얼굴을 저렇게... 하지만 제 블로그 잘 찾아보시면 태영이 사진이 몇 장 있어요.ㅎㅎㅎ
저희는 갑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대전역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서대전네거리역으로 갑니다.
서대전네거리역 도착! 대전은 특이하게 '사거리'라고 안 하고 '네거리'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사거리보다 네거리가 어감이 더 좋은 것 같긴 해요^^
서대전역에서 서대전역까지는 조금 걸어야 하는데요, 사실 저는 이 2010년 1월 내일로 바로 전에 다녀왔던 2009년 7월 내일로 여행기 때 대전에서 안 좋은 추억이 있었기 때문에..ㅠ.ㅜ 앞에서도 언급한 2009년 7월 내일로 여행기 25편 '공포의 대전역'을 읽으신 분은 아시겠지만 대전역에서 이상한 아저씨에게 쫓기다가 겁에 잔뜩 질린 상태로 지하철을 서대전네거리역에 와 밤거리를 걷는 것 자체가 너무 무서웠던 나머지 서대전네거리역에서 서대전역(걸어서 5분 거리)을 택시를 타려고 난리를 쳤던 기억이 있거든요.ㅋㅋㅋ 하지만 이번엔 이제 서대전네거리역에서 서대전역이 얼마나 가까운지도 알았고 또 겁을 먹은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에, 또 친구 한 명도 같이 있었기 때문에 여유롭게 역 밖으로 나왔답니다.
서대전네거리역에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 40분 경... 근데 서대전역에서 여수역까지 밤새도록 타고 갈 기차는 서대전역에서 밤 12시 47분에 출발하는 열차였기 때문에 열차 시간까지 무려 2시간이 넘게 남아있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제가 2009년 7월 내일로 때 서대전네거리역이랑 서대전역 사이 골목에 술집이나 식당이 아주 많았던 게 생각이 나서 둘이 치맥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한 집을 골라 들어가 1시간 반이 넘게 앉아서 치킨이랑 맥주를 맛있게 먹으며 이야기를 했죠. 저는 주로 여행을 혼자 많이 다니는데, 친구랑 같이 다니면 이런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어쨌든 12시 반 좀 전에 나와서 서대전역으로 갔습니다.
저희가 탈 열차는 0시 47분에 출발하는 여수행 무궁화호, 이 열차는 2009년 7월 내일로 때도 탔지만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2007년에 엄마, 여동생이랑 여수, 곡성 여행을 갈 때 용산역부터 타고 간 적도 있어요. 그 이야기는 2007 여수, 곡성 여행기 1편 '새벽기차 타러 가는 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밤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역이 한산하더라고요. 맞이방에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시간이 되어 타는 곳으로 내려갔습니다.
곧 새벽 12시 47분에 서대전역을 출발하는 용산발 여수행 무궁화호 열차가 들어왔고 저희는 그 열차에 올라타자마자 잠들었답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녀 피곤하기도 했고 또 술도 좀 마셔서요^^
그렇게 한참을 정신없이 자다보니 어느새 열차는 여수역에 도착했고 시간은 새벽 4시 반 경이었습니다. 사실 '밤을 샜다'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 시간이네요... 평소 같으면 한참 자고 있을 시간이니까요. 어쨌든 그래도 푹 잘 자고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열차에서 내렸습니다. 여수역은 바다랑 가까이 있거든요.
사실 제가 여행하던 2010년만 해도 이 역의 이름이 '여수'역이었는데, 2012 여수엑스포를 치르면서 역 이름이 아예 '여수엑스포'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잠깐 바꾸는 건가 했는데 지금까지도 여수엑스포로 그대로 유지하고 있더라고요. 여수엑스포 행사장이 여수엑스포역 바로 옆에 있기는 해요.
근데 제가 기차에서 내리면서 놀랐던 건 역의 모습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던 거예요. 제가 불과 반 년 전인 2009년 7월에 여수역에 왔을 때만 해도 전혀 다른 모습이었거든요. 알고 보니 여수엑스포 행사장 조성공사가 시작되면서 역을 통째로 새로 지어 다른 곳으로 옮겼더라고요. 원래는 지금의 여수엑스포 행사장 쪽으로 한참 더 들어간 곳에 역이 위치하고 있었거든요. 그 당시 역 모습은 2009년 7월 내일로 26편 '스치듯 안녕'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역이 새로 지어지면서 가장 특징적으로 보였던 부분은 바로 역의 형태가 '터미널형'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터미널형 역은 어느 노선의 시작이면서 끝에 위치하는 역에 주로 적용되는데요, 역 내부에서 선로 한쪽 끝이 딱 막히는 구조입니다. 바로 위 아래 사진에서 확인하실 수 있듯이요. 이런 터미널형 역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구조랍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여객열차는 동차보다는 기관차에 객차를 연결한 형태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이런 형태의 경우 종착역에 도착하면 기관차를 떼어 앞으로 쭉 가져갔다가 다른 선로를 통해 다시 뒤(반대 방향의 앞)로 붙여야 하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선로 끝이 딱 막혀 있으면 기관차를 떼었다 반대편에 붙이는 게 불가능하기 떄문에 보통은 노선의 끝이라도 터미널형으로 지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수역말고 목포역, 인천역 등도 터미널형 역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요, 인천역 같은 경우는 여객용 열차는 전형적인 동차 형태인 수도권전철 전동차만 운행하기 때문에 끝이 막혀 있어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운전실이 열차의 양쪽 끝에 모두 있고 단지 기관사분만 내려서 반대편 운전실로 가면 되기 때문이죠. 우리나라에서는 KTX나 통근열차(CDC), 수도권전철 전동열차가 동차형의 열차이고요, 지금은 운행이 중단된 과거 새마을호 PP형 열차도 운전실이 양쪽에 있는 동차형 열차였습니다. 그런데 그나저나 제가 타고 온 열차도 그렇고 여수역에는 여전히 기관차+객차형 열차가 많이 운행되는데 어떻게 기관차를 분리해서 반대편에 연결하게 되는 건지 궁금하네요.
여수역은 기존에 있던 터미널역인 목포역, 인천역과는 또 다른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선로의 끝부분에 딱 역사가 위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어느 승강장에서 내려도 계단을 오르내릴 필요 없이 그냥 승강장 끝으로 쭉 걸어가면 역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죠. 반대편 승강장에 갈 때도 철로를 건너거나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아도 되고요. 목포역이나 인천역 같은 경우는 역사가 선로 옆에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형태이거든요. 인천역도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철로를 건널 필요는 없지만 승강장 끝으로 쭉 걸어서 나갈 수 있는 건 아니고 쭉 걸어서 선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역사까지 돌아가야 하는 형태입니다. (참고 : http://blog.daum.net/railroad/7143876 (인천역 포스팅))
한창 내일로 시즌이라 내일로 티켓 홍보물이 역사 내부 여기저기에 많더라고요^^ 근데 가격이 지금은 참 많이 올랐어요. 이떄만 해도 위의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7일권이 54,700원이었는데 지금은 5일권도 이거보다 비싸요.ㅠ.ㅜ (5일권 - 56,500원, 7일권 - 62,700원) 그리고 나이 제한도 바뀌었고요. 지금은 나이제한 하한선은 없어졌고요, 상한선은 만 25세로 1년 더 늘어났습니다. 저는 이번 겨울이 마지막이에요.ㅠ.ㅜ 제가 올해 생일이 지나면 만 26세가 되는데 생일이 4월이라 올 여름 시즌부터는 내일로를 이용할 수 없는 나이가 되거든요. 이번 겨울에 내일로를 갈 수 있을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가고 싶은데...
역 바로 앞에는 이렇게 공사장이... 2012 여수 엑스포 행사장을 만드는 중이었는데요, 나중에는 여기가 바로 여수엑스포 행사장의 입구가 되었답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행사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편리한 구조인 것이죠. 물론 지금은 여수엑스포가 끝난지 3년도 더 지났지만요. 저는 여수엑스포 행사 기간에 군인이었는데요, 이때도 엄마랑, 동생이랑 같이 왔었답니다. 아빠는 이미 직장 동료분들과 함께 오셨다고 하셔서 엄마, 동생만 함께 왔었어요. 어쨌든 이때는 여수엑스포 하기 2년도 더 전... 아... 이 여행기 정말 오래 전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네요.ㅋㅋㅋ
새로 지은 여수역은 역시나 코레일 취향대로 이렇게 푸른 빛깔이 감도는 통유리... 근데 꽤 멋있게 잘 지은 것 같아요!
뭔가 엄청 시원시원하게 생긴 듯...
그렇게 여수역에서 바닷바람을 좀 쐬다보니 다시 기차를 타야 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사실 저희 다음 목적지는 바로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광역시였거든요. 여수에서 광주로 바로 가는 기차는 없고, 순천에 가서 기차를 갈아타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5시 20분에 익산으로 가는 첫차를 타고 순천역까지 갑니다. 완전 강행군이네요^^
이제 다시 무궁화호를 타고 순천역으로 갑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신 여수시민분이 계시다면 '아니! 여수까지 와서 왜 여수는 여행을 안 하고 1시간도 안 있다가 바로 떠나냐!' 하실 수 있지만... 여수는 정말 제가 아주 자주 방문한 도시 중에 하나니까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이 뒤에 내일로 하면서도 몇 번 더 왔었고, 그 전에도 정말 여러번 왔었으니까요^^ 저는 여수를 정말 사랑해요^0^ 단지 2010년 1월 내일로 여행계획에 여수는 없었던 것 뿐입니다.)
To Be Continued...
글을 다 쓰고 발견한 사실.
사진 왼쪽 하단에 또 '2010년 내일로 여행기'로 안 하고 지난번에 썼던 광운대역 포스팅 때의 글자가... 도대체 몇 번째인지...
2016. 1. 23.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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