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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내일로] (13) 광주에 도착하자마자 아침식사로 송정 떡갈비를!동부역사(한국여행)/10년 1월 내일로 2016. 1. 31. 16:16
(둘째날(2.1)인데, 제가 첫째날로 잘못 적었네요. 이건 분명 여행 둘째날 아침입니다^^!!)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2010년 1월 내일로 여행기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
여수역에서 익산행 무궁화호를 탄 저와 태영이는 저희를 광주로 데려다 줄 목포행 무궁화호로 갈아타기 위해 순천역에 내렸습니다. 순천역에 내린 시간은 아침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요, 한겨울이라 그런지 여전히 깜깜했습니다.
순천역 한켠에는 과거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 쓰이던 순천역 급수탑이 있었는데요, 순천역 급수탑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져 지금은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습니다. 근대문화유산이기 때문이죠.
어쨌든 순천은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아니었지만 광주송정역까지 타고 갈 목포행 무궁화호가 오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 있었기 때문에 순천역 밖으로 잠깐 나가보았습니다. 순천역은 경전선과 전라선이 십자로 교차하는 역이기 때문에 이렇게 양쪽에 역 이름이 두 개씩 쓰여 있었습니다. 덕양역과 괴목역은 전라선의 역이고요, 광양역과 벌교역은 경전선의 역입니다.
순천역도 새로 지었는지 아주 깔끔한 유리궁전이었어요.
저희가 탈 열차는 6시 20분에 순천역을 출발하는 목포행 무궁화호!
이게 바로 그 목포행 무궁화호입니다. 그런데 무궁화호를 많이 타보신 분 중 눈썰미가 좋으신 분은 눈치채셨겠지만 창문 모양이 여느 무궁화호하고는 조금 다르지 않나요? 보통 무궁화호 객차의 창문은 기다란 직사각형인데, 이 열차는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창문이잖아요.
거기다 탔더니 내부에 이런 좌석이!!?? 이 무궁화호는 바로 원래 통근열차로 사용되던,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통일호, 비둘기호로 사용되던 '도시통근형디젤동차(CDC)'를 개조해 만든 무궁화호 열차랍니다. 예전에 이 구간에는 NDC라고 하는 지금은 운행이 전면 중단된 디젤동차형 무궁화호가 다녔었는데요, 그 열차가 워낙 오래되어 폐차되면서 대체용으로 CDC를 개조해 만든 것이 바로 제가 지금 광주까지 타고 갈 이 무궁화호입니다. 예전에 다니던 NDC는 주로 남부지방에서만 운행되었기 때문에 수도권이나 중부지방에 거주하시는 분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텐데요, 2010년까지 운행된 뒤 지금은 전면 운행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CDC를 개조해 바로 지금 제가 타고 있는 RDC를 만든 것이죠. 근데 지금도 경원선 동두천-백마고지 구간에서 운행하는 CDC의 승차감이 그다지 좋지 않듯이 RDC 역시 CDC를 무궁화호로 모습만 바꾼 것이기 때문에 역시 승차감은 CDC와 별다를 것이 없답니다. 정말 많이 흔들리고 진동도 심하고 그렇더라고요.ㅠ.ㅜ CDC도 사실 꽤 오래된 열차라서요.ㅎㅎ
내부는 이렇게 무궁화호처럼 바꾸었지만 사실상 타는 느낌은 경원선 통근열차랑 다를 게 없었어요.ㅋㅋㅋ 하지만 승차감이 안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저와 태영이는 밤새도록 기차를 타고 여수까지 달린데다가 새벽에 너무 일찍 깨서 기차를 두 번이나 갈아타는 강행군 중이었기 때문에 순천에서 타자마자 완전 곯아떨어졌답니다. 둘이 그렇게 정신없이 자다가 깨보니 어느새 날이 환하게 밝아 있었습니다. 저희가 내릴 광주송정역에 도착할 시간도 5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요. 잠에서 깬지 5분만에 열차는 광주역이 멀쩡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남선 본선에 위치한 관계로 광주의 관문 역할을 하는 광주송정역에 도착했습니다. 조금만 더 잤으면 못 내릴뻔 했어요.ㅋㅋㅋ 어떻게 다행히 마침 도착 5분 전에 깨서...
이 열차가 바로 통근열차로 운행되던 CDC를 개조한 RDC입니다. 열차 옆면을 자세히 보시면 원래 문이 두 개 있었는데 무궁화호로 개조하면서 문 하나를 없애는 바람에 없어진 문 자리의 열차 옆면 벽이 쓸데없이 밑에까지 내려와 있는 걸 보실 수 있어요. 어쨌든 저는 저~기 북쪽의 춘천에 살고 있는 관계로 이 열차를 볼일이 별로 없는데 이렇게 타보게 되어서(대부분 시간을 잠들어 있었지만) 철도 마니아 입장에서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광주에는 큰 역이 광주역, 광주송정역 이렇게 두 곳이 있는데, 광주역의 경우 호남선 본선에서 별도로 분기되어 나온 광주선이라는 짧은 철도의 종점이기 때문에 광주역까지 가는 열차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편이에요. 대신 호남선 본선에 위치한 광주송정역이 광주의 주요 철도역 역할을 하고 있죠. 호남고속철도 역시 광주역이 아닌 광주송정역을 지난답니다. 광주송정역은 원래 '송정리역'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광주광역시에서 광주의 관문인데 '광주'라는 지명이 들어가지 않아서 역명 변경을 요청했고, 2009년 4월에 '광주송정역'으로 역명이 변경되었답니다. 바로 연결되어 있는 광주지하철 1호선 송정리역은 그 뒤에도 '송정리'라는 역명을 유지하고 있다가 2013년 7월에 기차역과 이름을 맞추어 '광주송정역'으로 역명이 변경되었고요. 어쨌든 그래서 제가 여행했던 2010년에는 기차역은 광주송정역으로 이름이 바뀐 뒤였고, 지하철역은 여전히 송정리역이었던 때였답니다.
광주송정 기차역과 지하철역은 이렇게 바로 출입구가 연결되어 있는데요, 저희는 당장 지하철을 탈 것은 아니었고, 역 근처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역 밖으로 나왔습니다.
저희가 선택한 메뉴는 바로 광주 송정리의 명물인 떡갈비! 근데 이때가 아침 9시 경이었는데 막상 내리고 보니 이렇게 이른 시간부터 문을 여는 떡갈비집이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되더라고요..ㅠ.ㅜ 아침식사가 가능한 식당이 아니면 보통 9시부터 영업하는 식당은 많지 않잖아요. 더군다나 떡갈비를 아침부터 먹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 같고요... 그래도 어쨌든 일단은 떡갈비 거리로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광주 송정리 떡갈비 거리는 송정리역에서 큰길을 건너면 바로 나와요.
이렇게 골목길 전체에 다 떡갈비집들이 쭉 늘어서 있었습니다. 춘천 닭갈비골목처럼요. 그런데 역시 우려대로 골목 이곳저곳을 헤매어 보았으나 문을 연 가게가 없더라고요..ㅠ.ㅜ 태영이랑 저는 완전 당황하기 시작....
그러다가 어느 가게가 문을 열고는 있었는데 아주머니들이 야채를 열심히 다듬으시는 모습이 영업을 하고 있는 건 분명이 아닌 것처럼 보였어요...ㅠ.ㅜ 그래도 배가 고팠던
(귀여운?)21살의 저희는 혹시나 해서 문을 빼꼼히 열고 야채를 다듬으시던 아주머니들께 '혹시... 지금 떡갈비 먹을 수 있나요...?' 하고 조심스럽게 여쭤보았습니다. 역시 아주머니들은 잠깐 당황함과 망설임이 섞인 반응을 보여주시더니, '네. 일단 들어오세요^^!' 하고 맞아주셨답니다. 완전 감사해요.ㅠ.ㅜ 원래 영업시간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받아주시다니...ㅠ.ㅜ그래서 한쪽 방 안에 태영이와 들어가서 앉아있었더니 밑반찬들을 가져다 주시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전라도 음식이 맛있다고 하던데 반찬들도 참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떡갈비가 나오기 전에 나온 음식들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갈비탕! 갈비탕을 엄청나게 커다란 그릇에 담아 가져다 주셨는데, 고기가 엄청 많이 들어 있었어요. 그걸 알아서 자기 개인 국그릇에 덜어먹는 방식이었답니다. 떡갈비 먹으러 갔다가 예상치 못한 푸짐한 갈비탕을 만났어요! 웬만한 갈비탕 2인분 양보다 훨씬 많았답니다. 그래서 떡갈비가 나오기 전부터 저희는 신나게 갈비탕을 흡입했죠.
그리고 곧 메인인 떡갈비가 나왔습니다!
사실 떡갈비는 양이 많지는 않았어요. 위의 사진은 급한 마음에 태영이가 이미 하나를 집어간 상태에서 찍은 사진인데 한 명 당 두 조각씩 총 네 조각이 나왔답니다. 근데 그래도 정말 맛있었어요!
맨날 냉동식품으로 파는 동그랗거나 네모난 떡갈비만 먹다가 이렇게 진짜 고기같이 생긴 떡갈비를 보니 완전 행복하더라고요. 진짜 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는 것 같았어요. 지금 사진 봐도 막 군침이 도네요.ㅠ.ㅜ
어쨌든 만족스러운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왔습니다. 저희 둘이 식사를 한 집은 바로 이 집이었어요. 화정떡갈비! 정말 감사해요! 영업 시간도 아닌데 무작정 찾아갔더니 귀찮아하지도 않으시고 불쌍히 여기시어(ㅋㅋ) 맛있는 음식을 내어주시다니..ㅠ.ㅜ
떡갈비 거리 근처에는 광주 광산구청도 있더라고요.
어쨌든 이제는 지하철을 타고 광주시내로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다시 광주송정역으로 돌아왔습니다.
To Be Continued...
2016. 1. 31.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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