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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기차역 - 중앙선 풍기역 (2016.3.1.)본역사(한국철도)/①층 - 역(驛) 2016. 4. 3. 16:54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_^ 오늘은 제가 올해 3월 1일에 다녀온 경상북도 영주시의 풍기역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한달 좀 더 전이었을뿐인데, 풍기역까지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창밖에 보이는 풍경은 - 낮에 20도가 넘게 올라가는 요즘 날씨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 눈, 눈 또 눈이었답니다. 풍기역까지 타고 오는 동안 특히 원주역을 지난 이후로는 해발고도가 높은 산악 지역을 지나서 그랬던 것 같아요. 물론 남부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쌓여 있는 눈이 점점 적어지더니 제가 내린 풍기역은 평지에는 눈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산에는 하얀 눈이 아직 쌓여 있었습니다. 사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시린 바람이 온 몸을 강타했었거든요. 아마 저 눈 쌓인 높은 산에서 그렇게 차가운 바람이 불어닥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어닥친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정말 엄청나게 세고 차가운 바람이었어요.
저 멀리 보이는 산의 이름은 '흰봉산'이라고 합니다. 산 이름에 '흰'이 들어간 걸 보니 눈이 쌓여 있는 기간이 꽤 긴 건가요?? 단지 제 추측일뿐이에요.ㅋㅋㅋ 소백산맥 줄기의 처음 부분에 있는 산이에요. 이 산이 윗사진에서 선로 왼쪽에 있다고 본다면 선로 오른쪽에는 국립공원으로도 지정된 '소백산'이 있습니다. 중앙선 철도가 죽령을 힘겹게 넘어 내려오기 시작하는 부분에 '희방사역'이라는 작은 역이 있는데요, 그 역은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희방사역'이지만, 소백산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역이라 간판은 '소백산역'이라고 달고 영업을 하더라고요.
저를 바람부는 풍기역에 내려주고 떠나가는 부전행 무궁화호.
풍기역은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에 위치한 중앙선의 기차역이고요, 이 역을 지나는 모든 ITX-새마을, 무궁화호,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이 필수로 정차하는 주요역이기도 합니다. 풍기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삼으로 유명한 고장이죠. 또 부석사, 소수서원 등 여러 문화재가 풍기역에서 접근하기 편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관광객 수요도 꽤 많은 역이라고 합니다. 저도 사실 이날 풍기역에 내렸던 건 부석사에 가기 위해서였답니다. 부석사에 갔던 이야기는 나중에 들려드릴게요.^^
그나저나 바람이 하도 불어서 풍기의 '풍'이 바람 풍 자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ㅋㅋㅋ
모든 열차의 필수 정차역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운행되는 열차 편수 자체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닙니다.
역 내부는 아담하고 작은 편이었어요. 물론 시골 간이역들에 비하면 꽤 크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요.
풍기역을 등지고 바라본 풍기역 앞 풍경은 이렇습니다. 역 바로 앞에 '풍기인삼시장'이 있네요.^^ 그나저나 바람이 계속 얼마나 불던지... 날씨도 춥고... 너무너무 춥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길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군밤을 파시는 아저씨 등등 역 앞에서 노점을 하시는 분들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없으니 울상...
풍기역은 리모델링을 해서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너무 깔끔해서 밋밋해 보이기도... 하지만 원래 역사는 이것보다 더 못생겼더라고요. 그걸 생각하면 그래도 잘 한 것 같아요.
풍기역 앞에서도 북쪽으로 소백산맥 줄기가 눈에 잘 들어오네요. 이렇게 풍기역 근처에서는 북쪽으로 쭉 소백산맥 자락이 이어지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답니다. 꽤 신기하고 멋진 풍경이었어요.^^ 단양에서 저 소백산맥을 넘어 영주로 오는 고개가 '죽령'인데요, 죽령은 원래 바람이 엄청 많이 불기로 유명하다고 해요. 혹시 그 바람이 여기 풍기까지 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ㅋㅋ
풍기역 바로 옆에는 철도를 소재로 한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폐객차를 이용한 휴게실도 있었고, 산책로 자체가 철길로 만들어진 부분도 있었습니다. 윗사진 왼쪽에 멀리 보이는 기둥 같은 것은 과거 증기기관차가 운행되던 시절 사용되던 급수탑인데요, 풍기역 급수탑은 코레일에 의해 준철도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급수탑 옆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운행되었던 증기기관차인 901호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901호 증기기관차는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교외선에서 관광열차용으로 운행되었었는데요, IMF가 터지고 교외선 주변 관광지가 쇠퇴하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승객이 줄어들어 결국은 이렇게 전시물이 되었습니다. 관광열차 운행 중단 이후에도 여러 다른 목적으로 간혹 사용되었고, 사용이 완전히 중지된 이후에는 경북 문경의 점촌역에 보존되어 있다가 2012년에 풍기역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장사하는 분들은 많지만 길거리에 사람이 없는 안타까운 풍경... 날씨도 추운데 정말 너무 고생이 많으신 것 같더라고요. 잠깐 버스 기다리려고 서 있는 것도 엄청 고통스럽던데...(사실 잠깐이 아니긴 했어요. 버스가 예정시간보다 너무 늦게 와서 30분이 넘게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답니다.ㅠ.ㅜ)
그럼, 풍기역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건 풍기역 사진은 아니고요, 버스 타고 가다가 본 동양대학교 일부 건물의 모습입니다. 동양대학교는 풍기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여행객들과 함께 풍기역 이용객 수를 늘려주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 풍기역 관할 +
- 코레일 경북본부 영주관리역
+ 풍기역 주소 +
-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인삼로 1
+ 풍기역 연혁 +
1942.04.01. 보통역으로 영업 개시
1988.04.08. 현 역사 신축 준공
1994.01.01. 소화물 취급 중지
2005.09.30. 화물 취급 중지
2010.12.15. 새마을호 운행 실시, 무궁화호 왕복 1일 감소 운행
2013.04.12. 중부내륙순환열차 운행 개시
2014.10.01. 중부내륙순환열차 여객취급 중단
2014.11.01. ITX-새마을 운행 개시
2015.06.01. 중부내륙순환열차 운행 재개+ 풍기역과 같은 노선의 근처 역 +
- 중앙선 : 청량리 방면 ←---[죽령]---[희방사]---[[풍기]]---[안정]---[북영주]---→ 경주 방면
* 중앙선 희방사역은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해 가실 수 있고, 죽령역, 안정역, 북영주역은 철도를 이용해 가실 수 없습니다.
2016. 4. 3. 경춘선통일호™
오늘은 제주 4.3사건 68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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