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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내일로] (3편) 용궁 가는 길 (2016.3.1.)동부역사(한국여행)/16년 3월 내일로 2016. 5. 22. 11:46
부석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영주시내에 들어왔습니다. 영주 시내쪽은 고등학교 때였던가 아빠와 단둘이 당일치기 기차여행을 했을 때 이후로 처음 와 봤어요. 사실 그때도 영주역 근처에만 있었는데 이렇게 영주시내 다른 곳에 와본 건 처음이었답니다.
그냥 딱 평범한 지방 소도시의 느낌이었어요.
이곳이 아마 중심가 쪽이었던 것 같은데, 길거리에서 청소년들이 태극기를 나누어주며 삼일절 행사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이날이 삼일절이었거든요.
그나저나 버스를 기다리는데 저처럼 여행을 온 듯한 제 또래 사람들이 갑자기 제가 사는 '춘천'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한 명이 '야 우리 어제 갔던 춘천이 크냐 아니면 여기 영주가 크냐' 하고 이야기를 꺼내니 다른 한 명이 '영주가 큰 것 같지 않아?' 그러더라고요. 그랬더니 나머지 다른 사람들이 '에이! 무슨!! 춘천이 훨씬 크지!!! 건물 높이랑 도로 넓이만 봐도 춘천이 훨씬 큰 도시인 듯!'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영주가 더 큰 것 같지 않냐고 말하신 분은 의기소침... 거기에다가 처음에 물어봤던 분이 휴대폰으로 검색해보더니 '춘천이 인구도 훨씬 많네!' 이러면서 상황종결.ㅋㅋㅋ 뭐 도시가 크고 안 크고가 뭐가 중요한가요. 그냥 생활환경 좋고 즐겁게 지낼 수 있으면 좋죠. (그런 면에서 저는 춘천 생활에 아주 만족ㅎㅎㅎ) 어쨌든 제가 사랑하는 춘천 얘기가 나와서 갑자기 귀가 쫑긋 섰었어요.
사실 이 날 청량리에서 풍기까지 가는 기차 안에도 여기저기서 이상하게 '춘천'이라는 이름이 많이 들려오더라고요. 어떤 분은 통화하면서 '나 내일 친구 만나러 춘천 가!, 우리 집에서 전철 타고 40분이면 가(아마 남양주 사시는 분이신 듯)' 이런 이야기를 하고 계셨고, 어떤 남자 대학생 무리는 '다음 주 춘천에 MT 가는' 이야기를 정말 즐겁게 하시더라고요. 이 날 춘천하고 전혀 관련 없는 장소들에서 유난히 '춘천'이라는 이름을 많이 들어서 신기했어요.ㅋㅋㅋ
어쨌든 영주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영주역 앞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기차 타기까지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진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영주역 앞의 식당들에서 밥을 주문해 먹을까 하다가 혹시 밥이 너무 늦게 나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들어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을 찾아갔습니다. 영주역 앞은 아까 제가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내렸던 영주시내 다른 곳보다 훨씬 더 번화해 보이더라고요.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도 있었고, 투썸플레이스 같은 카페들도 있었고요. 어쨌든 저는 GS25 영주빌딩점이라는 곳에 갔어요.
그곳에서 지난번에도 소개해 드린 바 있는 홍석천 아저씨의 치킨 도시락을 점심으로 먹었답니다.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이렇게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다시 영주역으로 향했습니다.
영주역 앞은 큰 삼거리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신호등이 하나도 작동하고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길 건너기가 좀 무섭더라고요.ㅠ.ㅜ
어쨌든 길을 건너서 영주역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다음 여행지인 예천으로 가는 기차를 탑니다.
오오!! 완전 기대돼!! 뭐가 그렇게 기대되냐고요?ㅋㅋ 제가 예천까지 타고 갈 기차는 영주에서 경북선을 타고 김천을 지나 경부선을 타고 부산까지 가는 기차였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건 경부선이 아니고 바로 경북선이에요! 경북선은 경상북도 영주에서 문경, 상주를 지나 김천을 잇는 노선인데, 굉장히 꼬불꼬불하고 느린 노선인데다가 서울 방향으로 연결되는 노선도 아니라서, 이 지역은 버스를 비롯한 도로교통 수단이 훨씬 우세해요. 그래서 그런지 하루에 운행되는 열차 편수도 정말 적고요. 그래서 철도 동호인 사이에는 시간 맞춰 타보기 힘든 노선으로 소문이 나 있거든요. 정말 하루에 몇 편 없어서 타보기 힘든 노선이기도 하고요. 저도 그래서 이제까지 못 타보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 때 드디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북선을 타보게 되어서 매우 흥분 상태였어요.(철도 마니아가 아니라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지만...ㅠ.ㅜ)
꺄아악!!!(호들갑도...)ㅋㅋㅋ 어쨌뜬 이걸 타고 예천까지 갑니다. 듣던대로 영주역을 벗어난지 얼마 안 되어 접어든 경북선 철도는 정말로 꼬불꼬불 하더라고요. 차창밖으로 저 앞에 기관차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엄청 천천히 달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영주하고 예천은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 금방 예천역에 도착했답니다.
확실히 이 지역은 철도 이용객보다는 버스 이용객이 훨씬 많은 것인지 나름 군청 소재지인데도 타고 내리는 사람이 많이 없었어요. 읍내의 규모는 꽤 커보였는데 말이에요.
역 안도 생각보다 횡했고요.
역 바로 앞의 모습인데요, 여기가 예천읍의 중심가는 아니고요, 이곳은 예천읍에서는 거의 변두리 지역이랍니다. 그런데 사실 제 목적지는 에천역 다음에 정차하는 역인 용궁역에 더 가까웠어요. 그럼 저는 도대체 왜 예천역에 내린 것일까요??? 그건 바로 그냥 예천역에 들르고 싶었기 때문이랍니다.ㅋㅋㅋ 한 군데의 역이라도 더 들러서 구경하고 싶었거든요.(이 역시 철도 마니아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 그런데 예천역에서 용궁역까지 타고 갈 수 있는 다음 기차는 저녁에 있었어요.(ㅠ.ㅜ) 그래서 역 바로 앞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로 갔습니다.
읍내 중심가 방향 도로 모습입니다.
터미널은 역 바로 길 건너에 있고요.^^
확실히 터미널은 역보다는 훨씬 사람들로 붐비더라고요. 안에 매점도 있었고요. 저는 여기서 목적지인 용궁까지 버스를 타고 갑니다.
매표소에서 용궁에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풍산'이라는 목적지가 적힌 표를 주시더니 거기에 네임펜으로 '용궁'이라고 써주시더라고요. 어차피 운임이 똑같아서 그냥 이렇게 주신 것 같았어요. '점촌홈(점촌 가는 버스가 서는 곳)에서 타시면 돼요!'라고 말씀하셔서 그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니 시간에 맞추어 점촌행 버스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버스를 타면서 승차권을 보여드리려 했더니 쳐다보지도 않고 귀찮다는 듯이 손을 마구 휘저으시면서 일단 그냥 가서 앉으라고 하시더라고요. 이게 뭔가 싶기는 했지만 그냥 일단은 안에 들어가서 앉았습니다. 제가 전혀 모르는 곳이니 약간 걱정이 되어서 스마트폰 다음 지도 앱으로 계속 현재 위치를 확인하면서 갔어요.ㅋㅋㅋ 그런데 이상하게 아저씨가 용궁 정류소를 그냥 지나쳐서 마구 달리시는 거예요. 그래서 전 이상하다 싶어서 슬금슬금 앞으로 나갔습니다. 다행히 그걸 보고 기사 아저씨께서 버스를 용궁역 앞에 세워주셨는데, 갑자기 제 표를 휙 가져가서 한참 들여다 보시더니 '다음부터는 용궁으로 끊어요!'라고 짜증을 내시더라고요...ㅠ.ㅜ 저는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일단 알았다고 하고 내렸는데, 내려서 생각해 보니까, 아니 저는 이 동네 처음 와봤고 뭐가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 직원분이 주신 표를 가지고 탄 것 뿐인데 왜 저한테 짜증을...
버스정류장 바로 맞은편 안쪽으로 용궁역이 보였습니다.
이건 제가 내린 버스정류장이고요.
용궁면은 생각보다 더 작은 면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여행객이 많아서 그런지 식당 같은 것들은 많았어요. 제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는 여기서 택시를 타야 했는데요, 일단 동네 분위기를 보니 택시가 그냥 지나다닐만한 분위기는 전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도 지나가는 택시가 없었고요. 그래서 제가 요즘 애용하던 카카오택시로 택시를 불러보려 했으나...
주변에 호출할 수 없는 택시가 한 대도 없다는 거예요!!;; 이 지역 택시 기사분들은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지 않으시는 건지...ㅠ.ㅜ 저희 동네에서는 카카오택시 앱에서 '호출하기' 버튼을 누르면 보통 아무리 오래 걸려도 10초 안에 바로 호출에 응하시는 기사분이 나타나시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호출에 응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아예 호출 가능한 택시가 없다니... 그래서 결국 114에 전화해서 용궁역 근처 콜택시 회사 번호를 물어봤습니다. 용궁역 근처에는 콜택시 회사가 없었고 가장 가까운 곳은 예천읍내에 있는 콜택시 회사였어요.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이상하게 전화를 받지를 않으시는 거예요...
To Be Continued...
2016.5.22.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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