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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내일로] (2편) 부석사 -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기에도 시간이 빠듯했던 (2016.3.1.)동부역사(한국여행)/16년 3월 내일로 2016. 5. 16. 13:09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2016년 3월 내일로 여행기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_^
풍기역에서 부석사로 가는 버스가 25분이나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너무나도 불안하기는 했지만 일단 버스를 타고 예정대로 부석사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풍기읍내를 벗어나자마자 무슨 대학교 같은 것이 보이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라디오 광고에서 정말 많이 들어본 '동양대학교'였어요. 아! 동양대학교가 여기있었구나! 라디오에서 항상 '공무원사관학교'라며 광고를 했었거든요. 뭔가 우리나라 대학은 이제 학문을 하는 곳이라기보다는 취업준비학교 같은 느낌이 너무 강해져서 안타까워요. 여러 매체에서 나오는 대학교 광고들을 보면 '취업률'만을 크게 강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근데 사실 '대학교가 학문을 하는 곳이다'는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이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사실이에요. 물론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졸업을 하는 게 더 맘에 드는 직업을 가지기 위한 부분도 크지만, 그렇다고 너무 취업준비기관으로의 성격만 강조되는 건 좀 안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취업률로 홍보하고 공무원사관학교라고 홍보하는 모습이 정말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이기는 해요. 제가 너무 이상적으로만 생각하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번에 정부에서는 취업이 잘 된다고 알려져 있는 공학계열을 키우고 인문계를 축소하는 이상한 정책을 내놓았더라고요. 인문계 학생들이 특히 더 취업난을 겪는 이유를 '인문계 학과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서 찾으려 하는 거예요. 인문계보다 이공계가 취업이 잘 되는 것 같으니 인문계나 기초, 순수학문 학과들을 폐지하거나 줄이고, 이공계를 크게 늘리는 학교들에게 지원금을 주겠다는 정책이죠. 근본 원인은 해결할 생각이 없고 이런 방법으로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다니 정말 1차원적인 것 같아요.
이야기가 잠시 다른 데로 샜네요ㅠ.ㅜ 어쨌든 공무원사관학교 동양대학교를 지난 버스는 계속 산속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안그래도 예정시각보다 너무 늦어지는 바람에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버스 기사 아저씨는 제 마음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너무 천천히 달리시더라고요.ㅠ.ㅜ 물론 제가 뭐라고 하기에도 좀 그런 것은 하필이면 부석사로 가는 길 곳곳이 공사중이라서 제한속도가 정말 낮았어요. 옆의 다른 차들은 그래도 평범한 속도로 달렸는데, 제가 탄 버스 기사 아저씨는 정말 제한 속도를 철저하게 지키며 달리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안해서 죽을뻔 했지만 규정을 잘 지키시는 버스 기사 아저씨께 불만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어서 더 답답했어요.ㅠ.ㅜ 한편 춘천 시내버스는 시내 한복판에서도 신호위반, 난폭운전, 과속운전 아주 난리인데, 영주 시내버스 기사분들은 모두 이렇게 안전운전을 하시는 건가?? 궁금해지기도 했고요.
부석사로 가는 도중에 소수서원, 선비촌 등을 지나치기도 했는데요, 순간 시간도 없는데 부석사까지 가지 말고 그냥 여기에 내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저는 꼭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멋진 풍경을 보고 싶었기 떄문에 일단은 가보기로 했습니다.
결국 버스는 풍기역을 출발한 뒤 40~50분이 지나서야 부석사에 도착했습니다. 으흐흑.ㅠ.ㅜ 네이버에서 분명 풍기역에서 부석사는 버스로 20~30분이면 갈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부석사까지 오기는 했는데 시간을 보니 제가 영주시내까지 타고 갈 버스가 부석사를 출발하는 시간까지는 단 35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잠시 고민하다가 지도를 보니 무량수전까지 가는 길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서 올라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가기도 아쉬웠고요.
안내도를 보니 35분이면 여유롭게는 절대 못 둘러봐도 쭉 올라가서 제가 원하는 풍경(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보이는 풍경)을 보고 내려오기에는 충분할 것 같았어요. (하지만 이것은 저의 엄청난 착각이었으니...)
입장료는 1200원입니다. 그런데 표를 끊고 보니...
뭔가 지도랑 많이 다른 느낌이었어요. 엄청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멀었고, 더 문제는 길이 너무나도 심하게 가파랐다는 것이죠. 거의 45도는 되어보였어요. (실제로 그 정도는 아니었겠지만, 그 정도로 가파르게 느껴졌었거든요.)
올라가는 길에 있던 당간지주입니다. 절에서 법회나 기도 등의 행사가 있을 때 절 입구에 거대한 깃발을 세우던 기둥인 당간의 양쪽에서 당간이 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세워둔 구조물이 당간지주라고 합니다. 춘천에도 근화동 당간지주라는 문화재가 있는데 이러한 당간지주는 전국 여기저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너무 길이 가파른데다가 울퉁불퉁해서 진짜 너무너무 힘들고 지치더라고요. 이러다가 버스를 놓쳐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됐고요.
큰 절의 입구에서 항상 볼 수 있는 사천왕상입니다. 네 분 다 표정이 장난이 아닌데요?ㅋㅋ
우왕... 어떻게 이렇게 끝없이 오르막길이지... 계단과 계단 사이라도 좀 평지면 좋은데 계단과 계단 사이의 저 길도 계속 오르막이었어요. 뭔가 힘빠지는 길...
이미 저는 숨이 차서 헐떡거리고 있었고..ㅠ.ㅜ (가방도 무거웠고, 옷도 두껍게 입고 있었거든요)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 이렇게 멋진 절에 와서 여유롭게 둘러보지도 못하고... 사실 원래 없던 일정인데 비는 시간에 끼워넣은거라 여유롭게 둘러볼 생각을 하고 간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급하게 뛰어올라갔다 뛰어내려올 생각은 없었거든요...ㅠ.ㅜ
오! 드디어 마지막 관문(?) 이 건물 밑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무량수전일까요?!!!!
으앙 아니었어ㅠ.ㅜ 한 번 더 올라가야 하네요.ㅠ.ㅜ
이제는 진짜로 드디어 도착!
와! 드디어 무량수전에 도착했습니다. 부석사는 지난 1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예전에, 가족, 친척들과 함께 와서 둘러본 적이 있었어요. 그때도 참 감명깊게 돌아본 절이었는데, 이번에도 그 느낌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고 싶어서 뒤늦게 일정에 끼워넣었건만... 이렇게 특별한 추억(?)을 남겨주었네요.ㅋㅋㅋ 얼마나 급하게 올라왔는지 다 올라와서도 한참 동안 숨이 차서 계속 헥헥거리고 있었어요. 날씨가 꽤 쌀쌀했는데도 땀범벅이 되었었고요.
그럼 겨우겨우 올라왔으니 잠시 숨도 돌릴 겸 부석사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부석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절들 중에 하나이죠! 특히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목조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인 무량수전(고려시대 건축)이 특히 유명하고요. 미술사학자 고 최순우 선생님의 책인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책으로도 이름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부석사의 이름은 말 그대로 경내에 위치한 '부석'이라는 이름의 큰 바위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에 관해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부석사를 세운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유학하던 시절, 의상대사를 사모하던 선묘라는 여인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의상대사는 선묘의 사랑을 받아줄 수 없었고, 신라로 돌아올 때도 선묘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배를 탔다고 해요. 뒤늦게 이를 안 선묘는 의상과의 사랑을 이룰 수 없다면 죽어서라도 의상의 곁에 계속 머무르겠다고 의상이 향한 방향으로 그대로 바다에 뛰어들게 됩니다. 그런데 선묘는 죽지 않고 용이 되었어요. 용이 된 선묘는 의상이 신라에 도착할 때까지 무사히 도착했고, 각종 위험에서 보호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선묘는 부석사가 세워진 후 지금의 무량수전 옆에 바위가 되어 자리잡게 된 것이죠. 이 부석은 땅 위에 떠 있어서 밑에 밭줄을 넣어 통과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합니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선묘는 이렇게 바위가 되어있지만, 국가에 환란이 닥치면 다시 용으로 변해 싸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하네요.^^
사실 위에서 말씀드린 건 제가 얼마 전에 라디오에서 들었던 내용이고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 버전이 있더라고요. 선묘가 용으로 변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의상을 따라와 보호해주고 절터에 있던 사교 무리를 쫓아내기 위해 돌을 들어올리는 신통력을 발휘했다는 버전도 있고요, 선묘가 용으로 변해 신라까지의 뱃길을 안전하게 보호해준 뒤 커다란 바위로 변해 도적떼들을 물리쳐주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느 이야기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다 진짜로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 같은 이야기인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무량수전은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고려시대에 지어진 건축물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목조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데요, 그것뿐만 아니라 무량수전은 '배흘림기둥'으로도 유명합니다. 배흘림기둥 방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고대부터 많이 사용되었는데요, 그리스 신전들 중에서도 이러한 모양의 기둥을 채택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배흘림기둥은 시각적으로 건축물을 안정감 있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어쨌든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은 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었어요.
바로 이렇게요^^ 역시나 좋더라고요! 날씨가 꽤 맑은 편이라 멀리 있는 산들까지 잘 보였는데, 확실히 지대가 굉장히 높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하지만 처음 왔을 때보다 신비한 느낌은 좀 덜 받았는데, 처음 왔을 때는 날씨가 흐려서 산 사이사이 구름이 낀 모습이 더욱더 신비롭게 느껴졌었거든요. 하지만 맑은 날에 보이는 풍경도 정말 아름다웠어요!
무량수전에 기대서서 잠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 유명한 '부석'이! 근데 진짜 떠 있는 거 맞을까요???
아... 시간만 많았으면 이 아름다운 풍경을 조금 더 여유롭게 느낄 수 있었을텐데(급하게 잠깐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경탄스러웠으니까 조금 더 여유롭게 봤다면)...ㅠ.ㅜ 사실 풍경에 매료되어 잠시 시간 가는 걸 잊고 있다가 더 급해졌었어요.ㅋㅋㅋ
시계를 보니 버스 출발시간까지 15분도 안 남았더라고요. 으아아아아 저는 정말 열심히 달리기 시작했어요. 아마 사람들이 '쟤는 뭐가 저렇게 급하지?' 싶었을지도 몰라요.ㅋㅋㅋ 열심히 달린 덕분에 영주행 버스가 출발하기 5분 정도 전에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급하게 버스에 오르고 나니 안도감과 함께 아쉬움이 물밀듯이 밀려오더라고요. 두 번째 방문이기는 했지만 오랜만이라 조금 더 잘 둘러보고 싶었는데...ㅠ.ㅜ 앞으로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니 나중을 기약하며 영주시내로 출발했습니다.
To Be Continued...
2016. 5. 16.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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