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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내일로] (5편) 용궁역 앞 순대국밥집과 만파루 (2016.3.1.)동부역사(한국여행)/16년 3월 내일로 2016. 6. 5. 13:21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2016년 3월 내일로 여행기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택시를 타고 다시 용궁역 앞에 도착했습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화장실을 찾다보니 용궁역 건물을 통과해 타는 곳 안쪽에 화장실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문 옆에는 남/녀가 함께 붙어 있고, 문에는 여자 화장실로만 붙어 있어서 심히 당황... 어떻게 된 거지?ㅠ.ㅜ 그리고 별도로 남자화장실 표시가 붙은 곳은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마 공용 화장실이 아닐까 싶어서 문을 슬며시 열었더니...!
역시나 공용 화장실이더라고요. 이렇게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이 한 공간 안에... 바로 옆에 있어서 좀 민망할 것 같았어요. 더군다나 얼마 전 강남역 노래방 살인사건도 그렇고 남녀 공용 화장실의위험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이렇게 외진 곳에 있는 공용 화장실은 남자든 여자든 괜히 요즘 들어갈 때 무서운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특히나 여자분들은 더 그렇겠죠. 얼마전 강남역 살인사건도 남자들은 그냥 보내고 여자가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살해했다고 하니까요. 우리나라가 치안이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여자분들이 지내기에 특히 위험한 요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여자들이 느끼는 이런 두려움에 대한 남자들의 인식이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들고요.(포털 사이트나 SNS에서 남자들이 달고 있는 댓글 보다보면 같은 남자이지만 참 창피하더라고요.ㅠ.ㅜ)
더군다나 이 화장실은 이상하게 전등도 안 들어와서... 이때만 해도 아직 해가 떠 있어서 이용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지만 나중에 밤에 다시 화장실에 갔을 때는 너무 깜깜해서 결국은 참다가 기차에 탄 뒤에 화장실을 이용했었답니다.
'용궁역'이라는 이름도 그렇고 근처의 '회룡포' 마을도 그렇고 용과 참 관련이 깊은 지역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용궁역 안에는 이렇게 용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답니다. 기단에는 '회룡포'라고 쓰여져 있는 걸로 보아 마을을 돌아나가는 물의 모습을 용으로 형상화시킨 것 같았어요.
해가 지기 전에 사진을 좀 찍어두려고 타는 곳에 잠시 들어갔는데 마침 해질녘이라 정말 분위기가 좋더라고요. 뭔가 쓸쓸하기도 하고... 아! 용궁역은 역무원 무배치 간이역이라 철도 관련 직원이 전혀 없어요. 역사 안에는 카페와 '토끼 간 빵'이라는 특산품을 만들어 파는 가게가 입점해 있어요. 토끼간빵은 그 별주부전의 '토끼 간'에서 모티브를 얻어온 것 같아요. 여기가 용궁이니까요^^ 용왕님이 편찮으셔서 별주부에게 토끼의 간을 얻어오라고 했던 그 이야기와 잘 연결시킨 것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어느새 저녁을 먹어도 너무 빠르지는 않은 시간이 되어서 일단 먼저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사실 점심에 도시락 하나 먹고 너무 돌아다녔는지 배가 많이 고팠거든요. 저녁 먹기에 너무 이른 시간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보통 저녁 먹는 시간도 아니었기 때문에 식당에 들어가면 사람이 별로 없어 여유롭게 혼자 먹을 수 있을 줄 알고 미리 알아본 식당으로 갔습니다.
바로 이곳이 제가 미리 알아보고 간 식당이었는데요, 내일러들이나 여행객들이 용궁에 오면 꼭 오는 식당인 것 같았어요. 이 식당 말고도 이 동네가 순대가 유명한지 순대와 순대국밥을 파는 식당이 또 있었는데, 이 식당이 가장 유명한 것 같더라고요. 손님도 실제로 이 식당에 많았고요. 어쨌든 보통 저녁을 먹는 시간은 아니라 자리가 많을 줄 알고 문을 열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1명인데 자리가 있냐고 여쭤봤더니 안쪽 방 자리로 안내해 주시더라고요. 다행이도 자리가 있긴 했는데 혼자 온 사람은 저밖에 없었어요. 어쨌든 주문한 순대국밥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누구랑 같이 왔으면 순대 같은 것도 한 접시 시켰을텐데 뭔가 좀 아쉬웠어요.
순대국밥 자체는 엄청나게 특별한 맛은 아니었어요. 근데 순대국밥 속 순대가 꽤 맛있더라고요!! 그리고 특별한 맛이 아니라고 해서 맛이 없었던 건 아니고 정말 맛있게 잘 먹었어요! 그리고 또 김치나다른 반찬들이 제 입맛에 정말 잘 맞더라고요. 한 그릇 먹으니까 완전 배가 불러서... 근데 그 사이에 손님은 점점 늘어나고.... 뭔가 저 혼자 4인용 테이블을 하나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라 나중에는 조금 눈치가 보이더라고요. 손님이 엄청 많던데...ㅠ.ㅜ 그래도 꿋꿋이 끝까지 잘 먹고 계산을 하고 나왔답니다. 위의 사진에 있는 순대국밥과 밥, 반찬 모두 합해서 단돈 5,000원밖에 안 한답니다! 엄청 싸죠! 대학교 근처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정도로 저렴한 가격이었어요. 여러분도 용궁에 여행을 가시게 된다면 박달식당 꼭 들러보세요! 이거 말고 순대, 오징어구이 등을 같이들 시켜드시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혼자 가서 그런 것들은 먹지 않았지만요.(물론 오징어는 원래 못 먹고요.ㅋㅋㅋ)
어쨌든 그렇게 행복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시 나왔습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았더라고요. 기차를 타기 전까지 시간이 아직 꽤 많이 남아서 용궁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만파루라는 곳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만파루에 가려면 마을 안 골목길을 이리저리 지나다녀야 했는데, 골목길에 사람이 없어서 뭔가 좀 무서웠어요. 해도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요.
드디어 계단을 올라 만파루 앞까지 왔습니다. 만파루 앞에 서니 이렇게 용궁역과 그 앞의 마을 풍경이 내려다보이더라고요.
만파루 옆에는 독립운동 기념비가 있었는데요, 공교롭게도 제가 이곳을 방문한 날이 삼일절인 3월 1일이라 더욱 뜻깊었습니다. 용궁 지역의 3.1 운동에 참여한 학생들의 공적을 기리는 내용을 담은 비석이라고 합니다. 독립을 위한 이분들의 노력과 헌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 옆에는 척화비가 있었는데요, 척화비는 여러분도 아시는 것처럼 흥선대원군이 외세를 배격하기 위해 세운 비석이죠. 이 비석도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겪은 이후 전국에 세워진 수많은 척화비 중 하나입니다. 다만 그 수많은 척화비들은 그 후 정세의 변화와 함께 철거된 경우가 많아 현존하는 척화비들은 다들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척화비 실물을 본 건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옆 이 누각이 바로 만파루입니다. 사실 지금 남아 있는 만파루는 1988년에 새로 지어진 것이라고 해요. 그 전에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오던 만파루가 있었는데, 원래는 다른 위치에 있었고 이 1856년에 이 위치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산중턱에 위치하게 된 것은 전망이 좋아서보다는 홍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아요. 누각이 옮겨졌던 이유 자체가 홍수피해 때문이었다고 하니까요. 옮겨진 만파루는 용궁 지역 사람들의 휴식처이기도 했고, 또 지역 유지들이 백일장 장소로 사용하는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되는 공간이었습니다. 또한 용궁 지역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다고도 하는데, 독립운동기념비가 만파루 바로 옆에 세워진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홍수 때 입은 피해 때문인지 만파루는 1856년 현위치로 옮겨진 후 100년을 버티지 못하고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하던 1945년 8월 중순에 스스로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1987년에 복원 공사가 시작되었고 1988년에 완공되어 지금까지 전해내려오는 것이죠.
그나저나 만파의 '파(波)'가 '파도 파' 자 이던데, 용궁면은 바다와는 매우 먼 내륙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는데 뭔가 바다랑 인연이 있는가봐요.^^ 괜히 만파루 앞에서 내려다본 용궁면 풍경이 바닷속 마을 풍경처럼 신비롭게 느껴지도 했어요.ㅋㅋㅋ
어쨌든 해가 지고 있어서 더 어두워지기 전에 다시 용궁역 앞으로 가기 위해 내려갔습니다. 물도 다 덜어지고 껌도 사고 싶어서 용궁역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까지 갔다왔어요. 오잉? 근데 어떻게 낮보다 밤에 사람들이 더 많은 느낌이었어요.
어쨌든 편의점에 들렀다가 기차를 타기 위해 다시 용궁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직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뭘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To Be Continued...
2016. 6. 5.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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