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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 옆 간이역 - 경춘선 백양리역 (2004.10.24)본역사(한국철도)/①층 - 역(驛) 2006. 4. 9. 00:04
The Station 37 - 경춘선 백양리역
경춘선 백양리역... 제가 사는 춘천에 있는 역입니다.
사진으로 보시다시피 시내에 있는 역은 아니고요, 시골에 있는 역입니다.
백양리역의 연혁에 보면 1977년에 화물취급을 중지했다고 나와있더군요.
아마 화물이라면 이쪽에는 목재 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양리역은 2004년 12월 10일에 무배치간이역이 되어 역무원이 모두 철수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사진을 찍으러 갔던 2004년 10월 24일에는 역무원분이 계셨죠.
지금 생각해도 그 분께 너무 죄송한 점이 있습니다.
저는 그 때 무배치간이역인 줄 알고 찾아갔기 때문에
아빠차에서 내리자마 곧장 승강장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근데 역 한 귀퉁이에서 고무장갑을 끼고 빨래를 하시던 한 역무원분이
하시던 일을 멈추고 매표구 앞에 앉으시더라고요...
아마 그 분은 제가 기차를 타러 오신 줄 아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때 별 느낌 없이 "오잉? 역무원분이 계셨네?"라는 생각만 하고 계속 사진을 찍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매표구에 저 때문에 앉아계셨던 것 같았습니다.
저는 아무 말씀도 안드리고 사진만 찍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은 다른 역 어디에 계시겠죠?^^
예전에 화물취급을 해서 선로가 많은 것인지 안 쓰는 선로가 몇 개 있었습니다.
여객운임표 굉장히 심플합니다. ㅎㅎㅎ
역 내부 대합실은 역사 규모가 작은 만큼 좁고 아담한 분위기였습니다.
이 때만 해도 열차가 상행, 하행 각각 6편씩, 모두 12편의 열차가 정차했었군요.
지금 백양리역에는 상행 4편, 하행 4편, 모두 8편의 열차가 정차합니다.
정차하는 열차가 상하행 합해서 4편이 줄어들었군요.
마을의 규모는 점점 작아지지만,
주변의 강촌리조트 때문에 수요는 마을규모에 비해서는 꽤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하지만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습니까...
경춘선 역들은 다 나름대로 관광지의 역들입니다.
백양리역도 빠질 수 없다는 듯이 역명판에 몇 개의 낙서가 적혀 있군요^^
백양리역의 성북방면 다음 역은 경강역, 춘천방면 다음 역은 강촌역입니다.
백양리역은 간이역 같은 보통역과 보통역 같은 간이역 사이에 끼어있는
"진짜 간이역"입니다.
백양리역은 특이하게 역사(驛舍)가 플랫폼 위에 있습니다.
보통의 역들은 역의 개찰구를 통과해 들어가면 승강장이 나오지만
백양리역은 선로를 건너 플랫폼으로 들어가면 역사가 나오는 것입니다.
경춘선 평내역이나 중앙선 팔당역도 같은 형식의 역들입니다.
그러고보니 백양리역이나 평내역이나 팔당역이나 다 몇 년 안에 이설 될 역들이군요.
이설 되어 새 역사에서 영업을 시작하게 되면 지금의 역 풍경은 잊혀지겠죠...
가장 빠른 역은 평내역입니다. 평내역은 올 6월 말 쯤에 새 역에서 영업을 시작합니다.
팔당역 같은 경우 화물 취급 하는 중요한 역이기 때문에 역무원이 있지만,
역무원이 철수한 백양리역이나 평내역의 경우 역사는 거의 의미를 잃은 듯 합니다.
오직 역사는 그냥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다가 잠깐 해나 비를 피하는 장소...
백양리역사.... 정말 아담하고 예쁜 진짜 간이역의 모습입니다.
백양리역도 철도 시설인 만큼 금연구역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탁 트인 사람 없는 시골역에서 담배 피우는 분들이 이걸 지킬까요?
백양리(白楊利) - "백양(白楊)"은 흰 버들이라는 뜻입니다.
근데 전 주변에서 흰 버들은 하나도 발견하지 못한 거 있죠...
"○○역"이라는 역이 있다고 하면, 보통 역 바깥 쪽 역명판엔 "○○역"이라고 쓰여져 있고,
역 안쪽, 그러니까 승강장 쪽 역명판엔 "○○"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아래 사진이 처음 설명한 형식이고 위 사진이 두번째 설명한 형식이죠...
근데 백양리역 같이 역사가 승강장 위에 있는 역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나누어 붙인 건가요? 혹시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0^
백양리역 곡선도 보면 볼 수록 은근히 예쁜 것 같습니다.
백양리역은 경강-강촌 사이 역들이 그렇듯이 북한강과는
중간에 마을과 도로를 하나 두고 위치하고 있습니다.
기름을 잔뜩 먹은 침목의 독특한 어두운 색감과 양쪽의 하얀 색이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기차가 오지 않는 시간... 아무리 기차가 오지 않는 시간이라고 해도
안심은 금물입니다. 특히 제가 있는 경춘선 같은 경우
80km 정도 밖에 안되는 짧은 노선 길이에도 불구하고
무궁화호 열차가 하루에 38번이나 다니고, 중간중간 화물열차도 많이 다니기 때문에,
열차가 꽤 많이 다니는 편입니다. 근데 전 위험을 무릅쓰고(?) 윗 사진을 찍었네요..;;
이 때는 아직 중2 때라 개념이 조금 부족했던 듯 싶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시골역 가면 습관적으로 이런 모습의 사진을 늘 찍어온답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낡은 승강장...
백양리역의 앞에도 마을이 있고 역 뒤에 역과 산 사이에 살짝 숨은 마을도 있습니다.
참 평화롭고 분위기 좋은 마을인 것 같았습니다. 흠... 맘에 드는군요...
근데 위 사진에서 오른쪽에 살짝 나온 차는 아빠차...^^;;
백양리역 구경을 마치고 아빠차를 타고 나오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한국철도공사에서 이런 간이역들을 잘~ 보존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앞으로 태어 날 복선전철 백양리역에 대한 기대도 되고요.
하지만 새 복선전철 백양리역에도 산을 휘감아 도는 곡선, 흰 버들, 낡은 승강장이 있을까요?
뭐, 지금 백양리여에서도 흰 버들이 어디 있는 지는 못 찾았지만요...^^;;
P.S. 이 날 여기저기 역들을 데리고 다녀주신 아빠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지루할텐데도 아빠차 안에서 열심히 참아주신 엄마와 원주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2006.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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