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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의 숲 - 규다이본선 유후인역 (2011.3.10)본역사(외국철도)/⑨층 - 일본 2011. 3. 21. 01:23
국가 : 일본
드디어 제 블로그에서도 다른 나라의 역을 소개하는 날이 왔군요! 군대가 일주일 남은 시점이라서 좀 안타깝지만.
지난 2011년 3월 9일부터 3월 11일까지 일본 규슈 지역을 2박 3일로 짧게 여행하고 왔거든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국에 가봤답니다^^ 혼자 가는 여행이라서 우선은 언어도 조금 통하고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일본의 규슈 지역을 가 보았습니다.
물론 쓰시마섬이 더 가깝지만 그래도 본토에 가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ㅎㅎㅎ
3월 11일, 제가 아쉬운 마음으로 인천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타큐슈 공항으로 가고 있던 그 시각에 난 지진 때문에 지금 일본은 정말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요,
그나마 다행인 건 지진이 동북부 지역이라, 일본의 가장 서쪽이자 남쪽인 규슈 지역은 피해가 아주 미미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규슈 지역에서는 진동을 느낀 사람도 거의 없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남규슈 쪽에는 약하게 쓰나미가 관측되었으나 아무 피해는 없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원전 문제도 잘 해결되고, 일본 국민들이 힘내셔서 이런 커다란 재앙을 잘 이겨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쨌든 앞으로 군대에 다녀오면 일본도 많이 더 가보고 싶고, 일본 외의 제 전공인 아랍 지역의 철도역들도 많이 소개해 드릴게요.
기대해 주세요^^ 오늘 소개해 드릴 역은 일본의 유후인역입니다!
새벽 일찍 호텔이 있던 기타큐슈시의 고쿠라역에서 기차를 타고, 또 오이타역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해서 무려 오전 9시라는 이른 시각에 유후인역에 도착했습니다!
유후인은 한자로는 '由布院'이라고 쓰는데요, 우리나라 식으로 읽으면 '유포원'이 됩니다.
유후인은 유후다케 산 기슭에 위치한 분지의 이름인데요, 이 지역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오이타현 유후시입니다.
유후인 온천, 유노히라 온천 등 주변에 온천 관광지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온천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요^^;;
제가 오이타역에서부터 타고 온 유후 2호입니다.
저는 맨 뒷칸에 탔었는데, 승객은 달랑 저 한 명이고, 승무원님과 차장님이 앉아계셨답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느낀건데 일본 분들은 정말 다 친절하신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비해 검표를 굉장히 철저히 하게 가는 것 같아서 일본어가 능숙하지 못한 외국인 입장에서는 좀 부담스럽긴 했지만,
어색한 일본어로 물어보는 것에도 다 웃는 얼굴로 굉장히 친절하게 답해주시더라고요^^
기차를 타고 가다가 안내방송에서 '유후인'이라는 말이 나오길래 유후인역에 도착한 줄 알고 가방을 싸들고 역에 도착하기를 기다렸는데,
창밖을 봤더니 아무리 봐도 인터넷에서 찾아 본 유후인의 모습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이상해서 급한 마음에 승무원님께 'ここはどこですか?' (맞는 일본어인지는 모르겠는데 '여기는 어디입니까?'하는 뜻으로 물어본거에요.)
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바로 웃으시면서 '유노히라'라고 답해주시더라고요.ㅎㅎㅎ
알고 보니 안내방송 내용이 '이번 역은 유노히라고, 다음 역은 유후인이다.' 이런 내용이었더라고요.ㅎㅎㅎ
저는 그것도 모르고 무작정 유후인이라는 단어만 듣고 바로 내릴 생각을.;;
승객들을 내려주고, 다시 몇 명을 태우고 열차는 유후인역을 출발합니다.
귀여운 한 칸짜리 디젤동차도 서 있습니다.
이번 일본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건데요, 정말 철도왕국이 그냥 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본은 저런 단칸짜리 동차가 시골 구석구석까지 들어가서 마치 시내버스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각 지역별로 로컬 열차들도 잘 발달이 되어 있는 것 같았고요.
유후인역 광장으로 나왔습니다.
위의 사진은 유후인역사인데요, 목재로 지어져서 굉장히 특이합니다.
가운데 부분은 천장이 아주 높게 올라가 있는데, 유리창이 있어서 역사 내부의 채광도 잘 되었습니다.
유후인역에서 나오자마자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풍경입니다. 도시 규모가 아담해보이죠? 아주 아기자기하고 볼 게 많답니다^^
저기 멀리 보이는 산은 유후인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유후다케산(=유후산)입니다. 등산 코스로도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나저나 일본은 지리 시간에 배운대로 신기 조산대에 속하다 보니까 확실히 산의 모습이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더라고요.
훨씬 뾰족뾰족하고 가파르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유후인역에서 유후인의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긴린코' 호수로 가는 길에는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참 많답니다.
유후인은 '일본 국내 여성들이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 1위'로 선정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저는 여성이 아닌데...ㅋㅋㅋ
한국 사람들도 많이 찾아오는지 곳곳에서 한국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고, 한국어 안내도 마을 규모에 비해서는 잘 되어 있는 편이었습니다.
유후인 마을의 자세한 모습은 나중에 일본 여행기 따로 올릴 건데요, 그 때 확인해 보세요^^ 물론 군대 다녀와서 올릴 예정입니다.
내년(2012년)말 이후에나 올릴 수 있을 것 같네요.
긴린코 잠깐 맛보기 사진입니다.ㅎㅎㅎ
여기는 고양이 인형, 열쇠고리, 오뚜기 등등 고양이에 대한 제품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가게입니다.
저는 여기서 여동생에게 줄 기념품을 샀습니다.
어쨌든 이런 것 비슷한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참 많았어요. 롤케익 가게도 굉장히 유명하다고 하고요,
또 유후인 버거라는 수제 버거 가게가 매우 유명하다고 해서 점심은 유후인 버거에서 해결했답니다.
세트 메뉴는 없었고, 버거+음료+사이드메뉴까지 시키고 나니 1220엔이나 되어서 가격 부담은 좀 있었지만,
그만큼 정말 맛있었답니다^^ 이 얘기도 내년 말을 기다려주세요!
아! 그리고 금상 고로케에서 일본 전국 고로케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고로케 가게도 유후인에 있어요.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150엔~) 정말 금상 받을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답니다^^
유후인 시내에는 이런 마차도 다닌답니다^^
여행객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되겠지만, 뒤에 따라오는 차들은 좀 답답할 것 같았어요.
2차선 도로라서 추월 하기도 힘들어 보였고요.
역 앞에 주차되어 있는 클래식 택시. 이거 외에도 인력거를 끄시는 분도 계셨는데,
그 분은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여행객들에게 일일이 정성스럽게 인사를 건네셨답니다.
심지어는 한국인은 따로 알아볼 수 있게 되었는지, 저를 보고는 바로 '안녕하세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저도 같이 '안녕하세요.'하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지나갔어요.ㅎㅎㅎ
근데 인력거를 타시는 분은 못 본 것 같아요. 솔직히 좀 부담스럽잖아요...ㅎㅎㅎ
어느덧 다음 목적지로 갈 열차 시간이 다 되어서 유후인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유후인역의 천장이고요,
저는 우선 도스역까지 가서 기차를 갈아타야했는데요,
도스역까지 타고 갈 기차는 바로 유후인을 테마로 한 열차인 '유후인노모리(由布院の森)'입니다.
해석하면 '유후인의 숲'이라는 뜻인데요,
규슈의 중심도시인 후쿠오카의 중심역이자, 산요신칸센 등으로 다른 지역과의 교통도 편리한 하카타역과 유후인역을 운행하는 특급열차입니다.
JR 그룹의 다른 회사들도 다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번 규슈 여행을 하면서 신기했던 것은, 각 관광지별로 그에 맞춘 도색을 한 열차가 정기열차로 잘 운행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유후인노모리가 출발하기 전에 여자 승부원분께서 오셔서 열차 앞에서 손님들의 기념사진을 찍어준답니다.
혼자 가서 사진을 못 찍을 줄 알았는데, 그 분 덕에 저도 유후인노모리 앞에서 기념 사진을 한 장 찍었답니다. 이 포스트에는 올리지 않았지만요.ㅎㅎ
위의 꼬마아이 너무 귀엽죠? 엄마가 포즈를 취하라고 하니까 저런 포즈를 취하더라고요^^
그리고 유후인역이 위치한 규다이 본선은 단선이고 비전철 노선이라서 위 사진을 보시면 아실 수 있겠지만 전차선이 없답니다.
일본의 철도는 꼭 다 전차선이 있을 것 같았는데,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유후인역 전 역은 노야역이고, 다음역은 미나미유후역이네요. 미나미유후역은 우리나라 식으로 하면 남유후역입니다. 미나미가 '남녘 남(南)'자 거든요^^
그리고 일본의 역들은 아무리 작은 간이역이라도 역마다 상징 그림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위 사진 역명판의 역명 아래의 작은 그림이 그것이랍니다.
유후인역 상징 그림은 높이 솟은 유후다케산과 시내를 달리는 마차로군요^^
유후인역 승강장 한켠에는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을 위한 족욕장도 마련되어 있답니다^^
오이타역 방향을 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여기가 열차 운행방향의 맨 뒷편입니다. 그리고 사진 오른쪽에 제복 입고 계신 분이 사진도 찍어주시고 여러가지 안내도 해주시는 유후인노모리 승무원이시랍니다.
귀여운 노란색 디젤동차가 들어와있네요^^
유후인노모리 운전실 사진입니다. 물론 이 쪽이 꼬리방향이었기 때문에 기관사님은 반대편 운전실에 타고 계셨겠죠^^
일본은 일반적으로 기관차+객차 형식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동차형이 많고, 운전실과 객실 사이가 유리로 되어 있어 운전하는 모습과 전망을 그대로 볼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면 좋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철도가 군사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 지하철이나 수도권전철 전동차를 봐도 운전실과 객실 사이에 처음에는 투명한 창문이 달려 나오지만 곧 가려지죠.
물론 몇몇 회사들은 기관사의 자율에 맡기거나 특정 노선의 유리창을 아예 가리지 않고 다니는 경우도 있어요.
어쨌든 이렇게 저의 첫번째 외국 철도역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유후인도 꽤 가볼만한 곳이니, 특히 연인끼리 규슈 지역을 여행하게 된다면 꼭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마을 자체도 그렇게 크지는 않아서 시간적인 부담도 없을 것 같아요.
저는 9시쯤 도착해 12시쯤 기차를 타고 떠났는데요, 긴린코도 보고 마을 구경, 가게 구경도 하고 금상고로케, 유후인 버거까지 다 먹고도 시간이 좀 남았었어요.
근데 저는 혼자 간 거였고요, 아무래도 여러분이 같이가면 이것보다는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주 한주도 즐겁게 보내세요!!!
저한테는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일주일이네요. 아이고.
+ 유후인역 주변 지도 (Google) +
+ 유후인역 운영 회사 및 주소 +
- 운영 회사 : JR 규슈 여객 철도
- 주소 : [일본] 大分県由布市湯布院町川北8-2 (오이타현 유후시 유후인정 가와키타 8-2)
+ 유후인역과 같은 노선의 근처 역들 +
(한국어) 규다이본선 : 구루메방면←---[분고나카무라]---[노야]---[[유후인]]---[미나미유후]---[유노히라]---→오이타방면
(일본어) 久大本線 : 久留米方面←---[豊後中村]---[野矢]---[[由布院]]---[南由布]---[湯平]---→大分方面
2011.3.21.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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