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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일본 홋카이도 여행기 [15편] 스스키노와 징기스칸 (둘째날/13.1.22)동부역사(외국여행)/13년 일본홋카이도 2013. 3. 16. 09:40
삿포로역에 간 김에 앞으로 탈 기차 지정석권을 미리 끊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미리 준비해 간 열차 스케줄 표를 내밀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건 괜찮은데, 당장 내일 셋째날 삿포로에서 아바시리까지 갈 때는 지정석이 남아 있지 않아서 발급을 못 해준다는 거에요.
알았다고 하고 나오기는 했는데 완전 대혼란이었답니다.ㅠ.ㅜ
삿포로역에서 아바시리역까지는 5시간 반이 걸리는데, 그 거리를 서서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ㅠ.ㅜ
뭐 그래도 어떻게든 되겠지...하고 생각하고 말았어요.
지하철 도호선 삿포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호스이스스키노역에 내려 호텔로 돌아왔어요.
우선 다이마루 백화점에서 사 온 먹을 것들과 맥주병들을 적절히 냉장고에 넣어놓거나 탁자 위에 올려놓거나 했답니다.
그리고 다시 나가는 목적은 저녁을 먹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가방은 그냥 놓고 가기로 했어요.
그래도 사진은 찍을 생각이었던 저는 카메라 가방 하나만 덜렁 들고 나왔답니다.^^
저희가 저녁 메뉴로 선택한 것은 바로 삿포로의 명물 요리인 '징기스칸'입니다.
징기스칸이 무슨 요리인지는 조금 이따 보여드릴게요.^^
그 중에서도 삿포로에서 징기스칸 요리가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 다루마 식당을 찾아가기로 했어요.
다루마 식당은 본점과 지점 몇 군데가 삿포로의 유흥가인 스스키노 거리에 있다고 들어서 찾아가기로 했답니다.^^
마침 저희 호텔에서 스스키노 거리가 보일 정도로 가까워서 천천히 걸어나가기로 했어요.
스스키노는 삿포로의 가장 번화한 유흥가인데요, 아이누어로 '억새밭'이라는 뜻이라고 해요.
뭐 물론 억새 같은 건 전혀 안 보였지만 말이에요.^^;;
스스키노는 그 규모가 꽤 커서 일본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흥가라고 하네요.^^
위 사진 가장 오른쪽 건물이 통째로 게 요리 가게라고 해요.
홋카이도는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게가 유명하거든요.
하지만 제가 게를 비롯한 해물을 전혀 못 먹어서 같이 간 형한테도 많이 미안했답니다.ㅠ.ㅜ
어쨌거나 벌써 저녁 8시 반이 넘어서
다른 지역은 장사 다 끝내고 불 끄고 집에 가는 분위기인데,
역시 유흥가라 그런지 뭔가 막 시작되는 분위기였습니다.ㅎㅎㅎ
거리에 사람들도 늘어나고요.^^
근데 낮에 본 일본 여자분들이랑 밤에 스스키노에서 마주친 일본 여자분들은 전혀 다른 모습이더라고요.
스스키노에서 마주친 분들은 정말 개콘의 갸루상 같이 화장한 사람들도 꽤 많았어요;;ㅋㅋㅋ
남자들도 저로는 이해가 잘 안 되는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멋들을 나름대로 부리고 있었답니다.
어쨌든 다른 나라에 와서 이렇게 시끌벅적한 거리를 걸으며 구경하는 것도 역시 꽤나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ㅎㅎㅎ
오우~ 유흥가라 그런지 맥도날드 간판이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네온사인ㅋㅋㅋ
이제 저희가 징기스칸 요리를 먹을 다루마 식당을 찾아야 하는데,
식당 찾기가 참 보통일이 아니더라고요...ㅠ.ㅜ
구글 지도를 검색해 아무리 찾아봐더 근처만 계속 맴돌게 되고요,
똑같은 골목길 똑같은 건물 주위만 계속 빙빙돌고 있는 느낌이었어요.ㅠ.ㅜ
길을 헤매던 중 발견한 자유의 여신상...
도쿄에도 자유의 여신상 있지 않나요?ㅋㅋㅋ 도쿄를 여행해 본 적은 없지만,
이수영 - 덩그러니 뮤직비디오가 도쿄 배경인데 자유의 여신상이 나오더라고요.
아, 맞다! 삿포로 시내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수십년 전에 없어진 전차가 아직도 도심을 활보한답니다.^^
물론 일본에는 이렇게 전차가 운행되는 도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일본 뿐만 아니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많이 운행되고 있기는 하죠.^^
이번에 전차를 못 타 본 것이 많이 아쉽네요.ㅠ.ㅜ
같은 골목을 몇 번씩 돌던 저희는 드디어 감을 잡고 그 방향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그 근처에서 또 살짝 두리번 거리던 도중에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를 찾아갈 때 처럼
갑자기 어떤 아저씨가 두리번 두리번 거리는 저희를 보고 어딜 찾느냐고 물어보셨어요.ㅎㅎㅎ
그래서 다루마 식당이라니까 '아!'하시면서 잘 가르쳐주시더라고요.^^
삿포로에는 왜 이렇게 길을 알려주시는 분들이 많지? 뭐 특별한 목적이 있으신 것도 아닌 것 같은데...ㅋㅋㅋ
우리나라에서는 길을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길을 물어보는 척 하면서 다가와서 이상한 얘기 하는 사람들 많잖아요.ㅎㅎㅎ
어쨌거나 드디어 찾은 다루마 식당 본점!
다루마가 뭔가 했더니 우리나라에서 '달마'라고 부르는 사람을 일본에서는 '다루마'라고 부르더라고요. 비슷하네요ㅋㅋ
어쨌거나 안을 들여다보니 좁은 실내에 완전 가득차 있는 사람들...
문을 열고 몇 분 정도 기다려야 되냐고 물어보니 20분을 기다리라고 하더라고요 밖에서;;
그래서 기다릴까 말까 하다가 다른 지점 가면 좀 덜하지 않을까 싶어서 다른 지점을 찾아갔어요.
멀지 않은 곳에 4.4점이 있었답니다. 여기는 이상하게 지점들이 정수로 안 되어 있고 소수로 되어 있더라고요;;;ㅋㅋㅋ
위의 사진은 본점 사진이고요, 혹시 여러분이 삿포로에서 징기스칸 요리를 파는 다루마 식당을 찾게 되면 참고가 되시라고 지도 올려 드릴게요.
아래 지도에 표시해 놓은대로 B, C, D가 다루마 식당이랍니다. E는 아무것도 아니에요.ㅎㅎㅎ
셋이 다 똑같은 식당이고, 똑같은 요리를 파는 곳이니 굳이 본점을 찾아가시지 않으셔도 돼요.
어쨌거나 다루마 4.4점으로 들어왔는데, 여기도 사람이 정말 많더라고요.
아주머니께 몇 분 기다려야 되냐니 '5분'이라고 하셔서 기다리려고 앉았어요.
아이고 그런데 불에 고기를 굽는 곳은 어디든지 그렇듯 정말 연기, 냄새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이 식당에는 외투에 냄새가 배지 않도록 외투를 따로 넣어놓는 옷장이 가게 뒷편에 배치되어 있었어요.
앉아서 기다리는데 가끔은 좁은 가게 안에 연기가 너무 많이 나서 정신이 혼미;;;
그럼 이쯤에서 징기스칸 요리가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징기스칸 요리는 홋카이도의 명물 요리로, 양고기와 야채를 불판에 올려놓고 구워먹는 음식이랍니다.^^
이름은 '징기스칸'이지만, 일본에서 탄생한 요리로 몽골이나 징기스칸과는 전혀 연관이 없답니다.
심지어 몽골에서는 양고기를 구워 먹는 요리가 아예 없대요.
징기스칸이라는 요리는 그리 역사가 오래된 요리는 아니에요. 일본 제국주의 시절에 먹기 시작한 요리인데,
사실 이 요리도 탄생 과정을 살펴보면 제국주의 시절에 피해를 입었던 주변국 국민의 입장에서는 전혀 유쾌하지 않아요.
일본군은 군복 소재가 양털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1차 세계 대전 이후에 양털 수입이 어려워 지면서 홋카이도에 양을 직접 키우기 위한 양 목장을 만들었는데,
양털은 그렇게 사용하더라도, 늙은 양들의 고기를 처리하는 것이 큰 문제였다고 해요.
왜냐하면 일본인들은 원래 육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일본인들이 고기를 먹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랍니다.
그 당시 일본인들은 개화 이후 '유럽인처럼 되는 것'에 강한 집착을 보여 왔는데요, (사실 지금도 조금 그런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해물과 야채만을 먹던 일본인들은 '고기를 먹어야 유럽인들처럼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해 여러 일본식 고기 요리들을 개발하고 있었대요.
(그 중에 대표적인 곳이 바로 돈까스, 히레까스 같은 까스류 등 고기가 들어간 일본식 카레, 고기 튀김이 올려진 돈부리 같은 것들이었어요.)
그래서 양고기도 처리를 위해 요리해서 먹기로 하고, 이름을 '요나베(羊鍋)'라고 지었다고 해요.
그 후 일본이 본격적으로 대륙 진출 야욕을 드러내면서 당시 일본 역사학자들은 일본의 대륙 진출을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야마토 민족은 대륙 기마민족의 후손이다'라고 정해놓았다고 해요.
근데 마침 몽골인 등 기마민족이 주로 양고기를 많이 먹잖아요. 거기에 유라시아 대륙의 엄청난 부분을 차지했던 몽골의 칭기스 칸의 이미지를 더해,
요나베 요리에 '징기스칸'이라는 이름을 붙여 준 것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징기스칸 요리에는 일본 제국주의의 대륙 진출 야욕이 들어 있는 것이죠.
사실 이건 먹고 나서 알았거든요. 먹을 땐 맛있게 먹었는데, 먹고 나서 이런 유래를 알게 되니 좀 씁쓸하더라고요...
일본이 불편한 역사에 대해 뻔뻔하게 '나는 잘못없다'식으로 나오고 있으니, 그것 때문에 더 불편한 거겠죠.
한편, 징기스칸 요리는 홋카이도의 명물로 유명하지만,
사실 최초의 징기스칸 요리 전문점은 1936년 도쿄에 생겼다고 해요.^^;;
으흐흑.ㅠ.ㅜ 그나저나 5분이라더니 20분도 넘게 기다렸어요.ㅠ.ㅜ 속았어...
차라리 그냥 본점에서 기다리고 있을 걸...
어쨌거나 한참의 기다림 뒤에 저희 차례가 찾아왔답니다.
그럼 징기스칸 요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실까요?
바로 이렇게 생겼어요!
야채는 불판에 미리 쭉 둘러서 올려주고요, 양고기는 1인분씩 따로 담아준답니다.
불판에 조금씩 올려서 구워 먹고 또 올려서 구워 먹고 하는 식이에요.
저희 자리가 요리하는 부엌 내부가 모두 보이는 자리였는데, 너무 바빠서 그런지 바닥에 흘린 재료들도 너무 많았고,
사실 일본치고는 생각보다 그리 부엌이 깔끔해 보이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 그래도 양고기가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정말 맛있었답니다.^^
아랍어를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랍의 양고기 요리를 많이 먹게 되어 입맛에 딱 맞았는데,
역시 일본식 양고기 요리도 맛있더라고요.ㅎㅎㅎ
명물 요리 치고는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어요. 생각보다는요...
둘이 2000엔 조금 넘게 나왔던 것 같네요.
어쨌거나 맛있게 나와서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스스키노 거리를 다시 걸었답니다.
식당에 들어간 게 9시 경이었는데, 나오니 10시가 넘었더라고요.
사실 징기스칸 요리가 뭐 엄청 배가 부른 정도의 양은 아니었기 때문에,
호텔에 들어가서 아까 다이마루 백화점에서 산 요리들과 맥주를 맛 보기로 했어요.
호텔 앞에서 보이는 삿포로 테레비탑
이건 호텔에서 스스키노 쪽을 보고 찍은 사진이랍니다.
표지판에 스스키노가 보이시죠?
위 사진은 호텔 방 창 밖으로 보이는 스스키노 거리랍니다.
다른 건물에 가려서 잘 안 보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 가까웠어요.ㅎㅎ
이 여행기 맨 위의 사진(스티커 제외)과 바로 위의 사진에서 '별'을 찾으신다면 대충 감이 오실 것 같아요.
이건 테레비탑쪽 보고 찍은 사진...
어쨌거나 호텔에는 10시 반쯤에 들어왔고요,
저희는 이 맥주 저 맥주 여러가지 신기한 맥주들과 함께 가라아게 튀김, 돼지고기 꼬치 등 사온 요리들을 조금씩 먹었답니다.
녹차맛 맥주, 달콤한맛 맥주, 일반 맥주 등등 별 맥주들이 다 있더라고요. 신기했어요.ㅋㅋㅋ
근데 저랑 같이 간 형이 맥주를 얼마나 많이 샀는지 반도 못 먹은;;;
그리고 저희는 내일 셋째 날 엄청 일찍 일어나야 했기 때문에 적당히 먹고 자기로 했어요.
이렇게 홋카이도에서의 정말 바쁘고 즐거웠던 둘째 날도 끝이 났답니다.^^
To Be Continued...
개강하니까 생각보다 엄청 바쁘네요.ㅠ.ㅜ 제가 또 그런 과목들만 골라서 신청을 한 듯.ㅎㅎㅎ
블로그 업로드가 너무 느려져서ㅠ.ㅜ
2013. 3. 16.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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