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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일본 홋카이도 여행기 [16편] 환상적 눈꽃열차 - 아바시리로 출발! (셋째날/13.1.23)동부역사(외국여행)/13년 일본홋카이도 2013. 3. 19. 10:48
셋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사실 아직 밝진 않았고, 해가 뜰까말까 고민 중인 시각...
오늘은 좀 멀리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났답니다.^^
준비를 마치고 호텔 밖으로 나와 테레비탑을 쳐다보니 시간은 6시 33분.
호스이스스키노역에서 삿포로역까지 지하철을 탔어요.
삿포로역은 아침부터 사람이 참 많더라고요.
하지만 본격적인 출근 시간이 되진 않아서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았답니다.
저희가 탈 열차는 7시 21분에 아바시리로 가는 특급 오호츠크 1호!
열차 이름이 오호츠크인 이유는 이 열차의 종착역인 아바시리역이 오호츠크 해변의 항구도시이기 떄문이에요.
홋카이도 서부는 동해와 만나지만, 홋카이도 북동부는 오호츠크 해와 만난답니다. 홋카이도 남부는 태평양과 만나니
홋카이도는 무려 3개의 바다와 마주하고 있는 셈이네요.ㅎㅎㅎ
사실 이 날 태어나서 바다라고는 동해, 서해, 남해밖에 못 본(오타루에서 본 바다도 동해) 저는
고등학교 지리 수업 때 말로만 듣던 '오호츠크 해'라는 바다를 직접 본다는 사실도 좀 신기했기 때문에 매우 들 떠 있었어요.ㅎㅎㅎ
하지만, 지난 편에도 말씀 드렸듯이 이 열차는 지정석권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까딱하단 서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ㅠ.ㅜ
아침은 먹어야 했기 때문에 대충 먹을 샌드위치를 하나 샀답니다.
그런데 올라가는 도중에 갑자기 1호차가 자유석 칸이라는 것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저희는 일단 빨리 가서 자유석 칸에 자리가 있는지 보러 가기로 했어요.
만약 거기 자리가 없다면 몇 시간 동안 서서가야 할지도.ㅠ.ㅜ
이 열차가 저희가 아바시리까지 타고 갈 아바시리 행 특급 오호츠크 1호랍니다. 오래된 디젤동차라서 매연 냄새가 좀 많이 났어요.ㅠ.ㅜ
어쨌거나 급하게 사진을 찍고 빠르게 1호차로 뛰어갔어요.
1호차에 올라서 보니 벌써 북적북적 자리는 많이 차 있더라고요;;
그래도 다행히 여기저기에 자리가 비어 있었어요. 저희 둘이 같이 앉을만한 자리는 없었지만,
통로를 사이에 두고 같이 나란히 앉을 곳들은 몇 군데 있더라고요.
그래서 앞전망도 볼 겸 그 중 가장 앞 자리에 가서 앉았답니다.^^ 앞에서 두 번째 줄이었어요.
기관차+객차 형이 일반적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거의 모든 여객 열차가 동차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또한 철도 시설이 민감한 보안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앞 뒤 운전실 창문이 모두 투명 유리로 되어 있답니다.
그래서 맨 앞 칸과 맨 뒤칸 승객들은 객실에서 열차 앞 유리창이나 뒤의 유리창을 볼 수 있어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수도권전철이나 지하철, ITX, 누리로 같은 열차의 맨 앞 칸 맨 뒷 칸 운전실 쪽 유리창을 모두 보이게 해 놓았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물론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분단 국가인 상황에서 철도는 군사 보안 시설이기 때문에 모두 가려 놓았지만요.ㅠ.ㅜ
어쨌거나 앉아서 다행~!!! 아바시리까지는 삿포로에서 무려 5시간 반이 걸리거든요.
이렇게 열차 앞 풍경이 보인답니다.^^
출발 시간이 되어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동쪽을 향해 달리고 있는지 아침해가 정면에 보이네요.^^
온통 하얗게 눈이 쌓인 도시에 아침 햇빛이 비추어 빛나는 모습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몰라요.
전날 밤 좀 늦게 자고 오늘 아침엔 너무 일찍 일어나서 피곤했지만 창밖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서 잠들 수가 없었답니다.
눈 쌓인 철길을 계속 달려가는 열차...
철길이 눈 속에 묻혀서 잘 보이지도 않네요.^^;;
잘 보이지도 않는 철길을 잘 달려가는 열차가 신기하기도 했어요.
창 밖에 눈 덮인 마을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이런 마을들을 빠져 나오니
와우! 이런 멋진 설원이 나타났습니다.^^
눈이 다 녹으면 그냥 평범한 논밭이겠지만, 정말 이렇게 광활한 설원이라니~!
더군다나 저는 어딜 봐도 산으로 막혀 있는 강원도에서만 쭉 자라서 이 정도 넓이의 눈밭은 처음 봤어요. 우와~
눈이 조금 녹은 건지 창문에 물방울이 맺혔네요.^^
그나저나 제 바로 옆 창가 쪽에 앉은 아저씨는 통로 쪽에 앉은 제가 카메라를 자꾸 들이대니 조금 신경이 쓰이시는 것 같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죄송해서 주로 앞쪽 창문만 찍다가 아저씨가 주무시는 걸로 보일 때만 살짝살짝 옆쪽 창문에 대고 카메라를 찍었어요.
맞은편 열차가 눈보라를 일으키며 달려오고 있네요.^^
계속 눈 위를 질주하는 특급 오호츠크~
위 사진의 호수 같아 보이는 곳은 다 눈밭이랍니다.ㅎㅎㅎ
스나가와라는 역에 정차 중~ 여기도 온통 눈 세상이네요.
마을을 지나자 뭔가 점점 산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주변 지형도 험해지고 점점 열차가 올라가는 게,
우리나라 태백선의 제천-영월-정선-태백 구간 쪽의 느낌이 났답니다.^^
그 지역도 눈이 많이 와서 환상선 눈꽃열차 같은 것이 운행되고는 하잖아요.
하지만 전 제대로 눈이 많이 쌓인 겨울에 그 지역을 지나가 본 기억이 없어서...ㅠ.ㅜ(어릴 때 지나는 가 봤을 거에요. 기억이 없는 거지)
그 지역에 백두대간 순환열차와, 협곡 관광열차라는 게 곧 운행을 시작한다고 해요.
열차를 타고 주변 풍광을 즐기는 열차랍니다.^^ 열차도 전용으로 제작했고 꽤 멋지고 인상 깊은 여행이 될 것 같더라고요.
저도 나중에 방학하면 한 번 타 봐야겠어요.ㅋㅋ 여러분도 찾아보고 타 보세요.^^
은빛 나무들 사이로 흐르는 은빛 계곡이 인상 적이네요.
선로도 어느 새 단선으로 바뀌어 있고... 지금 달리고 있는 철도의 이름은 세키호쿠 본선이라고 해요.
그나저나 선로가 정말 눈에 파묻혀서 가까스로 두 줄 같은 형태만 보이는 게 열차가 용케 달리는 게 신기~!
일본은 신기 조산대 지역이라 그런지 산이 험해지면 갑자기 확 험해지고 확 높아지더라고요.
사실, 아바시리는 시간 관계상 유빙 하나만 보고 오게 되는데,
그것을 위해 편도 5시간 반, 왕복 11시간을 투자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걱정을 많이 했었거든요.
하지만 5시간 반 동안 가는 내내 창밖의 풍경이 너무 멋져서 눈을 뗄 수가 없었고 전혀 지루한지도 몰랐어요.
눈꽃이라기 보다는 그냥 눈덩이...
계속 낑낑대며 눈 속을 헤쳐 산 속을 오르는 오호츠크 1호ㅋㅋㅋ
진짜 기차를 타고 가는데 왠지 모르게 기차가 낑낑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높은 산을 넘어 다시 내려가는 길...
이쪽은 나뭇가지에 눈이 많이 안 붙어 있네요.
산을 거의 다 내려올 때 쯤 결국은 졸음이 막 쏟아져서 좀 잤답니다.
자다가 갑자기 막 어수선해 지길래 깼더니 엔가루역이라는 곳에 도착했어요.
오잉? 근데 엔가루역에 도착하자 객실 안의 모든 승객이 종착역도 아닌데 모두 일어서 있었어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To Be Continued...
2013. 3. 19.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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