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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여행(1)] 십자군 방어 요새 - 요르단 아즐룬 성 (2013.9.28)동부역사(외국여행)/13~14년 요르단 2013. 12. 16. 16:06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오늘은 요르단의 주요 여행지이자 역사 유적지 중 하나인 '아즐룬 성(Ajlun Castle/قلعة عجلون)'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일단, 아즐룬 성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부터 보실까요?
아즐룬 성은 위의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요르단의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암만보다 더 북쪽에 있죠^^
행정구역 상으로는 아즐룬 주의 주도인 아즐룬 시가지 근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거리 상으로는 그렇게 멀지 않지만, 요르단 서북쪽은 산악 지대라 길이 상당히 꼬불꼬불하고 오르락 내리락하기 떄문에 암만에서 시간은 꽤 걸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요르단은 대중교통이 별로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암만에서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이 보통입니다.(추가) '마다바'를 여행하느라 최근에 시외버스터미널에 가봤는데요, '무잠마 샤말(북부 터미널)'에 가니 제라시, 아즐룬 등 각지로 가는 버스들이 다 있더라고요.
가능하시면, 시간을 확인하시고 버스를 이용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택시비가 아주 비싸지는 않지만 버스 요금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비싼 편이거든요.
그래도 요르단은 택시비가 정말 싸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가셔도 별로 금전적으로 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교 버스를 타고 다녀와서 교통비는 하나도 들지 않았지만요.ㅎㅎ
제가 공부하는 요르단 대학교 랭귀지 센터에서는 매 주말마다 요르단 각지로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이 있답니다.
학기 초에 '매주 가야지~' 하는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귀차니즘에다가, 건망증까지 겹쳐 꼭 가보고 싶었던 곳도 신청하는 걸 깜빡해 놓쳐버리고...
(그런 곳은 요르단을 떠나기 전에 어떻게라도 혼자 가 볼 생각이기는 해요...)
어쨌거나 이건 개강 후 두번 째 주말에 다녀온 것이랍니다. 입장료 등은 개인이 부담해야 하지만, 일단 교통비는 학교 버스를 타고 가므로 0원!
9월 28일 토요일 아침 8시 30분까지 랭귀지 센터 앞으로 모여야 했는데,
제가 전 날 금요일 밤에 요르단 온 후 처음으로(그 때 가보고 너무 비싸서 한 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술집에 가서 술을 마셨거든요.
그래서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너무나 여행을 떠나고 싶었던 저는 알람 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났답니다.
어떻게 준비는 해서 나섰는데, 솔직히 버스 안에서부터 두통도 느껴지고, 어지럽고 잠은 오고... 상태가 말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버스 안에서 한참 자다보니 버스는 알 수 없는 곳을 달리고 있고, 계속 산골 마을 같은 곳을 달리더라고요.
이 때까지만 해도 요르단 온 이후 암만을 떠나본 적이 없었기 떄문에, 암만 밖의 요르단의 다른 도시나 마을들을 본 건 처음이었어요.
근데, 암만하고는 정말 다른 모습이더라고요. 암만만 해도 그냥 좀 우리나라보다 지저분하고 무질서한 느낌은 들지만 그냥 평범한 도시같이 느껴졌거든요.
근데 암만 밖의 세상은 정말 다르더라고요. 특히 깊은 산으로 들어갈수록 그 텔레비전 여행 다큐멘터리에서 볼만한 고산지대 산골짜기 도시? 그런 느낌이 나면서
정말 오지 같은 느낌이 나고 사람들도 다 지나가는 학교 버스를 어른이고 아이고 신기해서 구경하고 있고... 저도 신기해서 같이 창밖을 보고 그랬네요.
어쨌든 고개 몇 개를 넘어 쭉 달리다보니 저기 골짜기 건너 성 하나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 사진이에요~ 저기 산꼭대기에 삐죽삐죽 솟아오른 성이 보이시나요?
어쨌든 저 성으로 올라가려면 아즐룬 시내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 밖에 없었으므로 버스는 아즐룬 시내에 진입했습니다.
아즐룬 시는 요르단 아즐룬 주의 주도인데요, 우리나라로 치면 도청소재지 급인 '주도'인데도 불구하고 인구는 8200명 정도 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도시였답니다.
요르단 수도 암만 인구가 2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을 생각하면, 요르단도 도시별로 규모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만 역시 산악 지대에 만들어진 도시라서 건물이 산등성이, 산골짜기에 다닥다닥 물결치듯이 붙어 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지만,
나름 도로도 넓고 도시 자체가 정비가 괜찮게 되어 있는 모습이었거든요. 그런데 아즐룬은 정말 그냥 산에 지은 마을 느낌이라서 조금 신기했어요.
어쨌든 좁은 아즐룬 시내 도로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한 버스는 아즐룬 성으로 열심히 올라갔고,
드디어 저희들을 아즐룬 성 매표소에 내려 주었습니다!
아즐룬 성 매표소는 아즐룬 성 바로 앞에 있지 않고, 아즐룬 성으로 올라가는 길 중간에 있습니다.
아즐룬 성의 입장료는 요르단 국민은 0.25디나르(한화 약 375원), 외국인은 1디나르(한화 약 1500원)으로, 외국인이 요르단 국민보다 4배 더 비쌉니다.
물론 외국인 입장료도 그렇게 많이 비싼 편은 아니지만요.
하지만, 저희는 요르단 대학교에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요르단 대학교 학생증이 있는 학생들이었기 떄문에,
요르단 국민과 같은 0.25디나르에 입장권을 살 수 있었답니다.^^
입장권을 샀으니 이제 성으로 올라가 봐야겠죠?
위의 사진에서 왼쪽이 버스를 타고 올라온 길, 오른쪽은 아즐룬 성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차도 올라갈 수 있는 길인 것 같았는데, 저희는 그냥 걸어올라갔어요... 이유는 모르겠네요... 버스에 다시 다 타기가 번거로워서 그랬나?
아즐룬 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찍은 파노라마 사진! 광활한 구릉 지대가 펼쳐져 보이네요.
요르단은 동부와 남부는 건조 기후라서 사막 풍경이 펼쳐지지만 북서쪽으로 올라갈수록 나무가 많아지고 푸르른 풍경이 된답니다.
드디어 아즐룬 성 도착! 사진 잘 나온 것 같나요?ㅎㅎㅎ
아 참! 아즐룬 성 입구에서 물, 과자, 기념품 등을 파는데요, 기념품은 뭐 그렇다 쳐도, 물이랑 과자가 상당히 비싸니까 미리 준비해 가시는 걸 추천해 드릴게요^^
특히나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일부러 돈을 더 올려받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아즐룬 성은 우리에게 '살라딘'으로 더 잘 알려진 '살라흐 앗 딘'이 세운 아이유브 왕조 시절(12세기 경)에 지어진 요새인데요,
살라딘의 조카인 '이즈 앗 딘 우사마'가 십자군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지은 요새라고 합니다.
당시 이 지역은 유럽에서부터 밀려온 십자군들로 인해 매우 정세가 혼란스러웠고, 현재 아즐룬 성이 있는 지역은 나름의 전략적 요충지였다고 해요.
그래서 이 위치에다가 요새를 세운 것이죠.
이후 몇 차례의 십자군 원정이 계속되고, 아즐룬 성 역시 새로운 탑을 더 세우는 등 몇 차례의 증축 과정을 거쳤습니다.
1260년에는 몽골이 이 지역을 침략해서 아즐룬 성을 크게 파괴했지만, 곧 맘루크 왕조가 다시 이 지역을 탈환해 성을 원래대로 복원했고,
그 이후 여러 왕조들, 그리고 오스만 제국을 거치면서 성은 주로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되었지만,
결국에는 버려지게 되었고, 1838년과 1927년, 두 차례의 큰 지진으로 인해 성의 많은 부분이 붕괴되었습니다.
현재는 요르단 정부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한 복원과 보존 공사를 계속 시행중이고, 이렇게 일반 관광객에게도 개방되어 있답니다^^
사실 밖에서 처음 성을 봤을 때는, '별로 커보이지는 않는다..' 싶었는데,
이곳저곳 살펴보다보니 생각보다 성이 규모도 꽤 크고 볼 것도 많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생각보다 오래된 성이라서 좀 놀랐고요.
성 안에는 성 내부에서 발견된 유물 몇 점을 전시하고 있는 작은 박물관 같은 곳도 있었습니다.
수 백년 전 사람들은 어떤 기술로 이렇게 무거운 돌들을 쌓아 튼튼한 건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요?
아즐룬 성에서 내려다 본 아즐룬 시가지와 주변 풍경...
아이폰5 파노라마 기능으로 찍었더니 이렇게 휜 것처럼 나왔는데, 원래는 쭉 직선으로 뻗은 방입니다.
그럼 이제 바깥으로 올라가볼까요?
바깥에서 보니 성이 무너진 흔적들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옥상처럼 보이지만, 원래 성의 실내였다가 성이 붕괴되는 바람에 바깥으로 드러나버린 부분들도 많습니다.
이번엔 아즐룬 시가지 반대편... 성이 언덕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런지 전망이 좋았습니다.
요즘이니까 '전망이 좋다'라고 하지만, 수백 년 전에는 여기 군인들이 서서 혹여나 적이 다가오지는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이곳저곳을 바라보고 있었겠죠?
성 안을 자유롭게 거니는 랭귀지 센터 학생들~
비록 울퉁불퉁한 돌로 투박하게 지은 모습이기는 하지만,
수백 년 전 멀쩡한 모습의 요새로 우뚝 서 있었을 때는, 꽤나 견고하고 튼튼한 요새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과 몇 백년 전만 해도 여기는 침입자와 그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서로 으르렁대며 싸우던 격전지였을텐데,
시간이 흐르면서 버려지고, 무너지고 지금은 사람들이 한가롭게 거닐며 구경하는 곳이 된 걸보니 무언가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그럼 아즐룬 성 포스트를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빙판길, 그리고 감기 조심하세요!
2013. 12. 16.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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