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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여행(4)] 마다바(3) - 세례자 요한 천주교 성당 (2013.12.25)동부역사(외국여행)/13~14년 요르단 2014. 1. 9. 07:43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계속 마다바 여행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마다바 고고학 공원에서 나와 향한 저의 다음 목적지는 '세례자 요한 천주교 성당 (Church of St. John the Baptist)'.
사실 이 성당은 찾아가면서 가장 길을 헤맸던 성당이기도 했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성당은 마다바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 있고 버스터미널에서도 찾아가기 가장 쉬웠지만,
저는 그냥 제가 미리 정해 놓은 순서대로 다니다 보니 한참을 돌아서 갔답니다. 물론 이 때는 제가 그렇게 쓸데없이 돌아갔는지는 몰랐어요.ㅎㅎ
하지만, 돌아가는 바람에 마다바 시내 거리를 좀 더 걸으면서 도시의 일상도 엿볼 수 있어서 좋긴 했습니다.
어쨌거나 구글 지도 상으로 볼 때는 처음에 소개해 드렸던 성 조지 그리스 정교회 성당과 마다바 고고학 공원,
그리고 제 다음 목적지인 세례자 요한 천주교 성당이 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상하게 마다바 고고학 공원에서 세례자 요한 천주교 성당으로 가는 길을 못 찾겠더라고요...
구글 지도에서도 마다바 시내의 길은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아서 결국은 구글 지도 네비게이션 기능을 켜고 그 것에 절대적으로 의지해 걷기 시작했죠.
그렇게 잠깐 걷다 보니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제 눈에 들어온 것과 함께 제 아이폰 속 구글 지도는 '여기가 거기임. 내 임무는 끝~'이라고 알려주고 있었어요.
일단 요르단에 온 이후 이렇게 큰 크리스마스 트리는 처음 봤기 때문에(사실 암만 시내 어딘가에 더 크고 화려한 트리가 있긴 했는데, 그 동네는 가 본 적이 없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답니다. 그리고 놀라웠던 점 한 가지는 한국 사람이 정말 많았다는 거예요.
일단 요르단에 한국인 유학생은 상당히 많지만, 그 외에 개별적으로 여행을 오시는 분들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암만도 아닌 이 소도시 마다바의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이렇게 많은 한국 사람들이 있을 줄이야! 괜히 반갑고 그러더라고요.ㅎㅎㅎ
정말 보면 볼수록 한국 사람들도 참 잘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 트리 옆으로 멀리 보이는 멋진 이슬람 사원...
둘이 다른 종교인데 뭔가 트리랑 잘 지은 이슬람 사원이랑 둘이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근데 문제는, 분명히 여기가 세례자 요한 성당의 입구인 것 같은데, 막상 입구라고 할 만한 곳은 전혀 안 보이고 표지판도 없었다는 거죠.
그래서 일단은 제 감을 믿고 옆 골목으로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이 가만보니 성당으로 가는 사람은 없고 보통 트리 앞에서 실컷 사진을 찍고 다시 발길을 돌리는 것 같더라고요.
어쨌거나 제 감은 적중했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골목길 옆에 '세례자 요한 로마 가톨릭(천주교) 성당'이 나타났습니다!
"아! 저 시계탑! 아까 버스 터미널에서 성 조지 그리스 정교회 성당으로 가던 길에 골목길 안쪽으로 보이던 종탑인데! 그게 여기였구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사실 이 생각을 하고서도 버스 터미널로 다시 가는 길에 엄청 빙빙 돌아서 이상한 길로 간 건...ㅠ.ㅜ(바본가...(1))
모래색의 성당 건물은 매우 깔끔해서 고풍스러운 느낌으로 새로 지은 건 아닐까 싶었지만,
그래도 현재의 본당 건물은 20세기(1900년대) 초반에 옛 성당 건물의 석재 일부를 사용해서 새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100년은 넘은 유서 깊은 성당 건물인 것이죠.
물론 옛 성당 건물도 옆에 남아 현재 방문객 센터, 기념품 판매점 및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 날만 그런 건지 항상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도심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보인 성 조지 그리스 정교회 성당과는 달리 여행객이 거의 없어서 옛 건물은 닫혀 있더라고요.
다만, 불 꺼진 옛 건물을 살짝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게, 성당의 입장권을 옛 건물에서 구입해야 해서 사제분이 잠시 문을 열어주셨었거든요.
성당을 구경하는데도 입장료를 1디나르(약 1500원)이나 내야 하는 요르단... 뭔가 씁쓸하더라고요. 성당에 들어가기 위해 사제분께 돈을 내고 표를 사야 한다니;
근데 입장권을 사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가 마다바 고고학 공원에서 산 표로 여기도 그냥 구경할 수 있었던 거였어요.
아 그걸 그렇게 금방 잊어버리고 1500원을 내고 표를 또 사다니..;; 바본가(2)....ㅠ.ㅜ
오전에는 성탄절 미사로 북적거렸을 이 성당은, 오후 늦게 제가 찾아갔을 때는 온 성당에 저밖에 없었습니다.
매표를 해 주신 사제분께서 저에게 지하를 먼저 구경한 후 성당 내부를 구경하고 종탑에 올라가는 순서로 하는 게 좋다고 설명해주신 뒤 어디론가 사라지셨어요.
그나저나 윗 사진을 보시면 알 수 있겠지만, 성탕이 지어진 터에도 로마 유적이 남아 있던 관계로 성당 입구부터 로마 시대의 기둥들이 주루룩 서 있답니다.^^
성당 앞의 크리스마스 트리와 성탄 구유
성당 건물의 정문인 것 같은데 이 때는 굳게 잠겨 있었고, 옆의 쪽문 같은 곳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럼 그 사제분께서 말씀해 주신대로 성당 지하부터 구경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그 쪽문으로 들어가서 문을 하나 더 열자마자 지하로 내려가는 으스스하고 좁은 돌계단이 나타났습니다.
순간 '아무도 없고 나 혼자인데 혼자 컴컴한 지하에 내려가면 무섭지 않을까' 싶었어요. 입구부터 뭔가 컴컴한 게 으스스하고...
그래도 하느님이 뭐 절 그렇게 놀래키거나 하는 심술을 굳이 부리실 것 것 같지 않아서 일단은 용감하게(?) 내려가 보았습니다.
성당 지하는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이라 불리는데요, 아주 오래 전엔 여기에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살았나봐요.
하지만 그 이후 그 위에 성당이 세워졌고, 그 집들은 성당 지하에 그대로 남게 되었는데, 그걸 복원해서 현재는 전시관 용도로 쓰는 것이죠.
어쨌든 내려가 보니 일단은 생각보다 컴컴하지는 않았고 또 지하 일부는 햇빛이 통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역시 모자이크의 도시답게 수많은 모자이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요.
모자이크로 만든 예루살렘의 모습. 아기자기하고 예쁘네요.^^
아 근데 뭔가 아무래도 지하의 집들을 복원해 놓은 것이다보니 구조도 미로 갖고 방 하나 하나를 지나 들어갈 때마다 점점 무섭더라고요.
이 입구도 엄청 좁은 지하에 저 혼자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괜히...
여기는 기독교 관련된 전시물뿐만 아니라 요르단 전통 천막 내부를 꾸며놓은 방도 있었는데요, 바로 아래 사진이에요.
특히 이 방을 들여다 볼 때가 괜히 정말 무섭더라고요. 호기심을 못 이겨 들여다보기는 했는데, 왠지 갑자기 방에 누가 앉아 있을 것 같고!
제가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하는 걸 좋아하고 그런 면에서는 겁이 별로 없는데,
엉뚱하게 어두운 것을 굉장히 무서워 해요. 그래서 밤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어두운 곳에 있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특히 혼자라면!
그래서 혼자 지내고 있는 요즘엔 가끔 예민한 날에는 아예 방 불을 켜놓고 잠들기도 해요. 괜히 무서운 생각들이 머리 속에 나타나거든요.
헉... 천장에 뭐가 있나요?? (괜히 혼자 별 상상 다 하는 중)
그리고 지하에는 세례자 요한을 위한 성전 또한 방 한 곳에 따로 마련이 되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이 지하 전시관에서 저 방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무서웠어요. 왜냐하면,
이런 모습이었거든요... 천주교 신자로써는 왠지 무서워하면 안 될 것 같긴 한데,
그냥 사람 머리부분만 저렇게 있고 조명도 그렇고 방 분위기 자체가 딱 제가 안 좋아하는... 그런... 죄송합니다.ㅠ.ㅜ
사실, 저 머리는 그냥 머리는 아니고 세례자 요한의 머리인 것 같아요.
헤로데가 헤로디아의 딸에게 원하는 것을 말해보라고 했더니 헤로디아의 딸이 헤로디아가 부추긴 대로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베어 쟁반에 담아 가져다달라고 했잖아요.
아마 그 내용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 성당의 이름도 세례자 요한 성당이고요.
한편 전시관 한쪽 벽에는 이렇게 여러가지 언어로 같은 구절을 써 놓은 모자이크 작품이 있었습니다.
글자도 모두 모자이크로 이루어진 것이랍니다. 대단하지 않나요?
이제 얼른 지하실에서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으악!!!!!
근데 잘 들어보니 위에서 내려오는 발소리더라고요.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말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아무래도 커플끼리 온 여행객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서성거리고 있는데, 계단을 내려와 조심스럽게 지하 전시관 문을 연 남자가 저를 보고 순간 놀라더라고요.
저랑 비슷한 느낌을 받으면서 내려온 것일까요? 어쨌든 잘 보니 아까 마다바 고고학 공원에서 마주쳤던 서양인 커플이더라고요.
그 커플은 뭐라뭐라 중얼거리면서 계속 전시관을 구경했고, 저는 나가려다 말고 출입문 옆의 이상한 곳을 발견했습니다.
계단을 더 내려가야 했는데요, 무서웠던 와중에도 또 호기심이 발동해서 굳이 그 계단을 내려가 봤답니다.
사실, 이 지하실에 나 말고 두 명이 더 같이 있게 되었다는 것 때문에 겁 먹었던 게 조금 약해졌던 것일지도 몰라요.
내려가 보니 지금도 쓰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남아 있는 것인지 모를 우물 같은 것이 하나 보이더라고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봤는데 너무 캄캄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더라고요.
그나저나 틈이 넓어서 사람 하나는 그냥 빠질 것 같은데...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안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서 목을 빼고 슬쩍 보다가 혹시 또 안에 뭐 이상한 거라도 있을까 싶어서 얼른 그냥 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올라온 뒤에 찍은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모습... 지상에서 문을 열면 바로 이런 모습이 펼쳐지는데,
계단 아래쪽 또한 문으로 막혀 있기 떄문에 상당히 폐쇄적인 느낌이 든답니다.
폐쇄공포증 있으신 분들은 이 계단에서부터 많이 힘드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여기는 미사가 이루어지는 성당 내부입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성당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크리스마스 트리와 성탄 구유에는 조명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이름이 '세례자 요한' 성당인만큼 성당 벽에는 세례자 요한의 생애에 대한 그림들이 걸려있었습니다.
밖에서 성당을 보고 느낀 것에 비해 안에서 보니 성당의 규모가 꽤 크네요.
가까이서 찍은 크리스마스 트리와 성탄 구유
와! 아기 예수님이 정말 귀여우신데요?^^ㅋㅋ
작년에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 있는 국군중앙성당에서 성탄 구유를 봤는데,
올해는 이렇게 요르단에서... (하지만 이 날 크리스마스였는데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사정 상 성탄 미사에는 참석하지 못했네요... 아이고..)
사진이 좀 다 흐리고 흔들리고... 제가 여기 제대로 된 디카를 안 가지고 와서 다 아이폰으로 찍어서 그래요...
밝은 곳에서는 예쁘게 잘 나오는데 어두운 곳에 찍으면 화질도 안 좋고 흔들리고 그러네요...
어쨌든 이제 성당 종탑을 구경하러 가보겠습니다.
성당 내부에서 'The Bell Tower'라고 쓰여진 곳을 찾아 계단을 계속 오르시면 됩니다.
생각보다 계단이 굉장히 가파르고 오르기 힘들게 되어있더라고요. 그래도 이왕 오르기 시작한 것 끝까지 올라가보자 하고 열심히 올라갔습니다.
거의 다 올라와서는 종탑 꼭대기에서 내려오는 요르단인 가족들과 마주쳤는데요,
계단이 너무 좁고 가파라서 한 사람 한 사람 내려오다 보니 기다리는데도 꽤 오래 걸리더라고요.
만약 단체 여행으로 이 성당을 방문한다면 종탑을 오르는 것은 좀 무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탑에는 사방에 작은 창문이 달려 마다바 시내의 전망을 내려다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요... 근데 원래 종탑으로 만들어졌지, 전망대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서
일단은 종탑 꼭대기에 서서 이곳 저곳 보는 것 자체가 불편했고 창문들도 너무 지저분하더라고요.
그래도 이렇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마다바 시내의 풍경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성당 자체가 마다바 시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 이 종탑이 시내 어느 곳에서도 잘 보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종탑에서 바라 본 시내 풍경 또한 창문의 크기나 더러움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상당히 멋졌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마다바 시내 전망을 구경하고 다시 내려갑니다.
종탑에는 종이 총 3개 있었는데요, 종들의 배치를 보니 아무래도 원래는 4개였는데,
종탑 꼭대기까지 오르는 철제 계단을 만드는 과정에서 하나를 없앤 건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위의 사진은 종탑을 내려가는 길에 찍은 사진 중 하나입니다. 계단도 가파르고 쉬운 길이 아닌 것 같아 보이죠?
계단에 발을 디딜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좁다보니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고역이더라고요.
종을 칠 때는 종탑으로 직접 올라와서 치는 것이 아니라,
종이 지상과 줄로 연결되어 있어 지상에서 줄을 당기면 자연스럽게 종이 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성당 종탑은 처음 들어와 봐서... 종을 칠 때 이렇게 치는 거군요~
종탑 구경을 마친 후 다시 성당 앞으로 나왔습니다.
성당 마당의 크리스마스 트리 앞 구유 속 아기 예수님은, 성당 내부의 아기 예수님보다는 조금 더 성숙한 느낌의 아기 예수님이네요.^^
이 건물이 바로 성당 옛 건물인데, 역시나 여러가지 모자이크 그림들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성당 구경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길!
성당에서 가까웠던 멋진 모스크. 이 모스크도 이 근방에서는 눈에 굉장히 잘 띄더라고요.^^
To Be Continued...
2014. 1. 9.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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