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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여행(3)] 와디 럼 - 사막 지프 투어, 베두인 캠프 (2013.10.4)동부역사(외국여행)/13~14년 요르단 2013. 12. 21. 03:35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오늘은 제가 요르단에 온 후 다녀 본 요르단 내 여행지 중 세 번째로 '와디 럼 보호구역'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첫번째는 십자군 전쟁 시절의 요새인 아즐룬 성, 두번째는 로마 도시 유적인 제라시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드디어 여러분이 '아랍'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실 이미지에 부합하는 '사막'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물론 여러분이 상상하는 진짜 아무것도 눈에 걸리는 것 없이 끝없는 모래산이 펼쳐진 그런 사막은 아니고요,
사막 여기저기에 바윗덩어리가 불쑥불쑥 솟아있는 조금은 색다를 수도 있는 모습의 사막입니다.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부터였어요.
오잉? 1962년 영화인데 왜 1998년 영화로 뜨죠? 이거 영화 선택할 때도 '1962'라고 떴는데 '넣기' 눌렀더니 1998년 영화라고 바뀌네요.
원래 영화는 1962년 영화가 맞습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실존인물인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의 이야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국 영화인데요,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의 별명이 바로 '아라비아의 로렌스'입니다.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1888~1935)는 영국인이고,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동양어학을 전공했다고 합니다.
이후 고고학자로써 아랍 지역을 답사하게 되며 아랍에 대해 애정을 가지게 되었고,
제1 차 세계 대전 때는 영국군 장교로 참전하여 아랍군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합니다. 이 당시 아랍군은 터키군과 대립하고 있던 상태인데요,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토마스 에드워드 로렌스가 아랍 지역에서 활약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 중 그가 이끄는 아랍군이 터키군의 요새였던 아카바를 함락시키기 위해 와디 럼 지역 사막을 횡단하는 부분에서 바로 실제 '와디 럼'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전쟁 하러 가는 길을 그린 장면이지만, 워낙 '와디 럼'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아름답게 그려져 그 이후 와디 럼을 찾는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고 하네요.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개인적으로는 사실 이번에 와디 럼을 가게 되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조만간 한 번 영화를 보고 싶네요^^
또한, 와디 럼은 2011년에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세계복합유산'은 '세계문화유산'과 '세계자연유산'의 성격을 동시에 띠는 유산을 대상으로 지정하는데요,
와디 럼의 경우에는 자연 지형 자체가 워낙 아름다운 것은 물론 베두인 문화가 잘 살아있기 때문에 그렇게 지정된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와디 럼'이라고 부르는 곳은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된 '와디 럼 보호구역'을 이릅니다.
여행객들이 와디 럼 여행을 가면 가장 많이 속는 것 중 하나가 보호구역 내 영업 허가를 받지 않은 보호구역 밖의 개인 사업자에게 속아
보호구역 밖만 구경하게 되는 것인데요, 보호구역 밖도 물론 와디 럼 보호구역 안의 모습과 비슷한 풍경이고 멋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와디 럼 보호구역'이 따로 있는 것은 그러한 풍경의 정수는 보호구역 안에서만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겠죠?
와디 럼 보호구역 입구에는 관광경찰도 있으니, 와디 럼 지역을 여행하실 분들은 꼭 확인하고 여행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와디 럼이 요르단에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지도에서 살펴보실까요?
첫 번째와 두 번째로 소개해 드렸던 아즐룬과 제라시가 요르단 북부 산악지대에 위치하고 있던 것과는 달리 '와디 럼'은 요르단 남부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물론 '와디 럼' 역시 해발고도가 낮은 평지는 아니고요, 평지이기는 아주 넓은 평지인데 실제 해발 고도는 1000m가 넘는다고 합니다.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수도 암만을 중심으로 한 요르단 북서부는 어느 정도 숲이 있는 산악 지대인데요, 요르단 중남부 지역과 동부 지역은 광활한 사막 지대랍니다.
사실 제가 이 날이 암만에서 남쪽으로 처음 내려가 본 날인데요(이 날도 학교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암만 시내를 벗어나 한참 달리다보니 풍경이 정말 황량해지더라고요. 암만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잠이 들어서 조금 자다 깼는데, 창밖의 풍경을 보고 정말 놀랐었어요.
암만에서 와디 럼에 가기 위해서는 요르단 최남단 홍해변 도시인 아카바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야 하는데요, 도로 양쪽이 모두 아무 것도 없는 사막이더라고요.
태어나서 그렇게 황량한 풍경은 처음이었어요.(어째 요르단 여행기는 태어나서 처음봤다는 표현이 참 많이 등장하네요. 근데 처음 본 걸 어떡해요.ㅋㅋ)
그래서 중간에 잠시 휴게소에 내려줬을 때도 도로 양쪽으로 펼쳐진 사막에 온 정신을 다 뺏겨서 넋이 나간 듯 구경했답니다.
그러고는 한참을 계속 달렸답니다. 암만-아카바 고속도로는 요르단의 유일한 고속도로인데요,
사실 요르단이 부자 나라는 아니라서 도로나 그런 것에 투자를 많이 못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로 치면 경부고속도로 정도의 고속도로인데, 도로 상태가 너무 안 좋더라고요. 여기저기 쩍쩍 갈라지고... 차선이 안 그어진 곳도 많고...
노면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버스도 굉장히 천천히 달리더라고요. 와디 럼 나들목까지 4시간은 넘게 걸린 것 같아요.
고속도로 상태가 우리나라 같았더라면 3시간이 안걸렸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렇게 남쪽으로 남쪽으로 달리다 보니 점점 지형히 험해지더라고요. 산도 늘어나고 언덕도 늘어나고...
그런데 이제까지 보아왔던 요르단 북부와는 달리 산에 나무도 풀도 하나도 없었어요. 그냥 진짜 모래 색깔의 바위산...
모래를 산 모양으로 만들어서 그대로 굳힌 것 같은 모습이었어요. 이런 산 모습은 다음에 아카바 포스팅할 때 보여드릴게요.
어쨌거나 그렇게 달리는 동안 창밖 풍경을 참 많이 찍었지만... 제라시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이 아이폰 사진이 한 번 날아가는 바람에 남은 사진이 하나도 없어요.
제라시는 그나마 반 정도 앞부분이 남았는데, 와디 럼과, 그 다음 날 갔던 아카바는 사진이 정말 하나도 안 남았어요...
어찌나 아쉽던지... 그래도 제 눈으로 직접 그런 멋진 곳들을 보고 왔다는 것에 만족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사진을 아예 안 보여드리기는 너무 멋있었기 떄문에, 페북을 뒤져서 제가 예전에 페북에 올렸던 사진들을 찾아냈어요!
물론 인스타그램에서 보정을 한 후 그걸 또 페북에 올리다 보니 사진 질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네요... 이해해 주실 수 있죠?^^
어쨌든 버스는 그렇게 한참을 달려 와디 럼 나들목에 가까워졌는데, 갑자기 유턴을 하더라고요.(고속도로에서 유턴을...)
사실, 버스 안에서 쭉 살펴보니 암만 시내를 벗어나면 몇몇 도시의 나들목을 빼고는 모든 나들목이 다 평면 교차로였어요.
마치 옛 동해고속도로나 현재의 88올림픽고속도로처럼요.
그리고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외부와 완전히 차단 되어있는 것과는 달리
암만-아카바 고속도로는 그냥 다 열려 있었어요. 시골 마을 동네 주민들이 낙타를 끌고 고속도로를 무단횡단하기도 하고,
그리고 온 마을 골목길이 다 고속도로로 연결되어 있더라고요;; 휴게소도 모두 사설 휴게소... 고속도로변에 슈퍼마켓이나 가게를 차려 놓은 곳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는 요르단의 고속도로가 무료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금 문제는 발생할 이유가 없으니까 가능하겠죠.
하지만 나름 고속도로라 차들이 상당한 속도로 달리는데, 이 골목길 저 골목길에서 차들이 들어오고,
신호등도 없는 평면교차로에서 좌회전 우회전을 하는 차들을 보며 좀 위험하다 싶었던 게 사실입니다.
와디 럼 나들목 역시 고속도로 동쪽으로만 나갈 수 있는 평면 교차로였기 때문에 교차로가 상행선에만 있었어요.
당연히 하행선으로 달리던 버스는 그 교차로로 가기 위해 무려 고속도로를 유턴(!!)했고, 무사히 나들목으로 나왔답니다.
어쨌거나 또 거길 나와서도 버스는 한참 터덜터덜 좁은 사막한가운데 길을 가더라고요.
이 날 처음 알았던 것은 요르단에도 무슨 용도인지 모르지만 철도가 있다는 것!
저는 요르단에 아예 철도가 없다고 알고 왔었거든요. 지금은 암만에도(운행 무기한 중단 중이지만) 여객철도가 있다는 사실까지 알았지만요.
고속도로에서 와디 럼으로 들어가는 길에 철길 건널목을 여러 번 건너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심지어 '와디 럼' 역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 역은 관광열차 전용인 것 같았고, 그마저도 열차가 운행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어요.
그렇게 터덜터덜 사막한 가운데를 가는 동안에 정말 멋진 풍경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라고요.
미리 인터넷으로 봤던 와디 럼의 풍경들과 비슷했어요. 붉은 빛이 도는 모래와 커다란 바위산들...
그리고 드디어! 버스는 점심 때 쯤에 한 베두인 캠프에 저희들을 내려주었습니다.
내리자마자 일단은 파티 장소 같은 곳에 저희들을 잠시 기다리게 하더니 식당 천막으로 이동하게 하더라고요.
식당 천막에는 뷔페식으로 아랍 전통 음식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여러 아랍식 샐러드들과 하얗고 넙적한 빵들, 그리고 향신료와 기름에 볶은 밥과 구운 닭고기는 정말 맛있었어요!
안 그래도 아침 일찍 출발하느라 아침을 대충 먹고 나와서 몹시 배가 고팠었거든요.
밥을 먹은 뒤에는 파트너 한 명을 고르고 잘 천막을 골라야 했습니다.(천막이라고는 하지만 흙이나 벽돌로 건물을 짓고 천으로 덮어 놓은 것이었어요.)
모든 천막이 2인용 천막이었거든요. 천막이 아니라 건물로 된 곳도 있었는데 거기도 한 방에 2명이 들어갔답니다.
건물이라고는 하지만 그냥 위에서 설명한 그런 천막을 여러게 쭉 이어 붙여서 건물같이 보이게 만든 것 뿐...
어쨌거나 이 날 처음 뵜지만 저와 같은 요르단 대학교 랭귀지 센터에서 아랍어를 공부하고 계시다는 아저씨 한 분과 같은 천막을 쓰기로 했어요.
그렇게 짐을 풀어 놓은 뒤에 잠시 쉬는 시간이 주어졌답니다.
저는 와디 럼에 예전에 와 보셨다던 그 아저씨의 제안에 따라 캠프 바로 뒷 바위산 위에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바위 위에 올라가니 이렇게나 멋진 풍경이 펼쳐지더라고요!
와디 럼은 붉은 모래 사막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모래나 바위가 전체적으로 붉은 색을 띠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오기 전에는 ''와디(وادي)'가 아랍어로 '계곡'을 뜻하는데, 왜 사막이라면서 앞에 '계곡'이 붙었을까?' 싶었는데,
와 보니까 바위들이 많아서 바위 사이사이 좁은 사막이 계곡과 비슷하게 보이더라고요.
요르단 남부에는 바위들 사이의 사막이 많아서 '와디 ○○'이라고 이름붙은 곳이 많아요. 페트라가 위치한 '와디 무사'도 그렇고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세계지리 공부를 하면서 사진으로 많이 접했던 버섯 바위 또한 여기에서 실제로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으로는 별로 안 크게 나왔는데, 이건 제가 위에서 내려다 보면서 찍어서 그런 거고, 실제로 보면 정말 컸습니다.
버섯 바위는 사막에서 돌출된 암석이 바람에 날린 작은 돌들이나 모래를 오랜 세월 동안 맞아 암석 아랫부분이 깎여 마치 버섯 모양처럼 된 것을 말합니다.^^
어쨌든 그렇게 바위 위에서 와디 럼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보니, 곧 지프 투어 출발 시간이 와서 다시 캠프로 내려갔습니다.
랭귀지 센터 학생들이 한꺼번에 많이 와서 그런지 지프들도 한꺼번에 여러 대가 오더라고요. 한 대당 6명 정도씩 태우고 차례차례 출발!
캠프에서 막 나오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막이라 당연히 땅이 고르지 못하고 차도 오래되어 몹시 흔들려서 사진 찍기가 조금 힘들었어요.
그래도 지붕도 없이 달리는 지프 트럭에 타고 사막 한 가운데를 마구 질주하는 기분은 정말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다들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려 정신없어하면서도 그 순간을 만끽하는 표정들이었답니다^^
좀 달리다가 본격적으로 흥이 난 사람들은 마구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했어요.
또, 중간 중간에는 사막을 가로지르며 생활하는 유목민인 베두인들이 낙타를 타고 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그렇게 한참을 달리던 지프 트럭이 처음으로 멈춰섰습니다.
정확히 어떤 곳인지는 설명을 못하겠지만, 지프가 내린 곳엔 낙타 몇 마리도 서 있었고,
오랜 세월 바람에 날려 그렇게 된 것 같아 보였는데 거대한 바위산 한 면에 모래가 산처럼 쌓여 거대한 비탈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모두 그 모래 비탈을 올라 바위 산에 올라가기 시작했답니다~^^
처음에는 다들 신발을 신은 상태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발은 푹푹 계속 빠지고 신발에 모래는 계속 들어가고 그러니까, 나중엔 다 신발을 벗어들고 올라가더라고요^^
저는 귀찮아서 그냥 신고 올라갔지만요.ㅋㅋㅋ 근데 신발을 벗고 올라가던 한 영국 학생은 발을 무엇엔가에 찔려 피가 많이 나더라고요...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어쨌든 신난 사람들은 다들 순식간에(라고 하기엔 다들 낑낑댔지만) 바위산 꼭대기까지 올라가 신나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답니다.
저는 올라가다가 좀 지쳐서 꼭대기 바로 전에 사람들이 앉아 있던 곳에 멈춰섰어요.
그리고 거기서 사진을 찍었는데, 바로 아래 사진이랍니다.
아~ 정말 황홀한 풍경이었어요. 해가 쨍쨍비치는 붉은 모래 사막의 오후...
사실 지금 이 블로그 프로필 사진으로 해 놓은 제 사진도 바로 여기를 올라오다가 찍은 것이랍니다.^^
올라갔다 내려온 뒤에는 바로 옆에 천막으로 만든 쉼터 같은 곳에서 무료로 나눠 주는 아랍식 차도 마셨어요.
사실 목이 매우 말랐는데 손에 들고 있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뜨거운 차를 나눠 준 게 조금 아쉽기는 해요.
그래도 설탕을 마구 넣어서 채 녹지 못한 설탕이 보일 정도로 달콤한 아랍식 차가 그 사막과 정말 잘 어울렸답니다.
그렇게 잠깐의 휴식 후 각자 다시 지프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이번엔 지프가 광활한 사막이 아닌 바위 사이사이를 지나 달리더라고요~
그러다가 도착한 것은 아까 처음에 언급해 드렸던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을 촬영했던 장소!
저는 그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해서 어떤 장면에서 어떻게 그 장소가 그려졌는지는 모르지만,
사막 한 가운데 바위산 속 꽤나 은밀한 장소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워낙 바위산이 높아서 햇빛도 안 들어올 정도였거든요.
어쨌든 그 곳에는 역시나 <아라비아의 로렌스> 촬영과 관련한 기념물이 있었습니다.
사람들 모두 거기서 사진을 찍느라 바쁘더라고요. 저도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다 없어져서...ㅠ.ㅜ
어쨌든 그 곳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지프 트럭은 사람들을 태우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신이 난 사람들! 아랍어를 전공하면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표현 중 하나인 '마 샤 알라(ما شاء الله)'를 외쳐대기 시작하더라고요.
이 표현은 정말 아름답거나 훌륭한 것을 보았거나, 또는 그런 상황일 때 사용하는 표현이거든요. 그 상황과 잘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한 쪽에서는 여자분들이 중동, 아프리카 쪽에서 잘 내는 그 특이한 소리..(설명을 못하겠는데) 그런 소리를 계속 내고 계셨고요.ㅎㅎㅎ
그 뒤에 이런 바위산 사이를 나와서 다시 넓은 사막을 달리기 시작했는데,
지프 운전자들이 본격적으로 과속을 하고 사람들을 놀리기 시작하더라고요.ㅋㅋㅋ
빠르게 달렸다 느리게 달렸다 갑자기 멈췄다 사막 비탈을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내려가거나 하는 식으로요.
지프에 탄 사람들 모두 놀이기구라도 탄 것처럼 즐거운 비명을 질렀답니다^0^
그리고는 마지막 장소에 도착! 역시 바위산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모래 언덕이 아니라 그냥 바윗덩어리여서 직접 바위 여기저기를 밟고 올라가야 했답니다.
마침 그 때 해가 지기 시작해서 사막에서의 멋진 일몰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해질녘의 사막 또한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모래 색깔이 원래 붉은 빛을 띠는 것 역시 신비로운 풍경을 만드는 데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 똑같아 보이는 사막이지만 베두인들이 다니는 주요 길목이 있는지 그 지역에서는 낙타 여러마리와 함께 이동하는 베두인족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낙타들은 돈을 주고 타는 낙타들인데요, 사람들이 가도 경계하지 않았답니다.
다만 냄새가 좀...;;
그렇게 사막에서의 첫날도 저물어가고...
해가 한 반쯤 안 보일 때부터 밤을 보낼 캠프로 걸어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돈을 지불하고 낙타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는 것 같았는데,
언제 이렇게 사막을 걸어볼까 싶어서 열심히 걸었답니다. (사실 낙타를 타는 것이 좀 무섭기도 했어요.ㅎㅎㅎ 동물을 무서워해서...)
사막을 그렇게 하염없이 걸어보는 것도 정말 특별한 경험이니까요.
발이 푹푹빠지는 사막을 허우적대며 한참 걷다보니 이미 해는 저물어서 완전히 깜깜해지고
희미한 빛에 의지해 사람들은 캠프까지 걸어갔습니다.
캠프에 도착했더니 저희 랭귀지 센터 팀 말고도 다른 몇 팀이 밤을 즐기기 위해 베두인 캠프를 찾아온 것 같았습니다.
물론 단체로가 아닌 개별적으로 찾아온 가족이나 친구끼리 온 사람들도 조금 보였고요.
이미 베두인 파티가 시작되어 매우 시끌벅적한 분위기였습니다.
베두인 파티는 이런 모습이었는데요, 신나는 아랍 대중 가요를 틀어놓고 아랍 사람들이 추는 춤을 추더라고요.
가운데에 동그랗게 빈 공간이 있는데 그 곳에서 사람들이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며 춤을 췄습니다.
물론 원한다면 중간에 아무 때나 껴서 같이 손을 잡으면 되고요!
근데 갑자기 중간에 '강남스타일'이 나오더라고요... 오리지널 버전은 아니었고, 이런 곳에서 틀을 수 있도록 리믹스 된 버전이었던 것 같아요.
강남스타일에 맞춰서는 저런 춤을 안추고 다들 신나게 말춤을 추더라고요~ 특히 유럽에서 온 것 같읕 꼬마 아이가 말춤을 아주 잘 추더라고요.ㅎㅎㅎ
그렇게 베두인 파티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 쪽에서는 팀별로 순서대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답니다.
점심은 닭고기였는데 저녁엔 양고기를 나누어 주더라고요. 메뉴는 전반적으로 비슷했습니다. 닭고기가 양고기로 바뀐 것 빼고는요.^^
그래도 하루 종일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파서 역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밥을 먹은 뒤에 베두인 파티를 조금 더 즐기다가 갑자기 별이 보고 싶어져서 조명이 없는 숙소 쪽으로 가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신세계가 펼쳐져 있더라고요. 저는 진짜 그렇게 많은 별을 본 적이 없어요.
'하늘에서 쏟아질 것 같은 별'이라는 표현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정말 저에게로 별이 쏟아져 내리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거기다가 별뿐만 아니라 실제로 '은하수'를 볼 수 있었답니다. '은하수'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은하수를 보기는 어렵잖아요.
근데 진짜 밤하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은색의 물결을 보고 얼마나 감동했는지 몰라요.
저는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목이 아픈 줄도 모르고 황홀한 기분으로 사막의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답니다.
안 그래도 사실 저는 밤하늘의 별을 보는 걸 좋아해서 휴대폰에도 별자리 어플을 깔아 놓았었거든요.
근데 실제로 그런 밤하늘을 보니까 그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가진 아이폰 카메라나 삼성 똑딱이로는 그 밤하늘의 별들을 담을 수가 없어서 정말 아쉬웠어요.
하지만, 직접 눈으로 오랫동안 봤으니까요. 사진이 없어도 아직 머리 속에 떠올려 보면 눈 앞에 그 밤하늘이 펼쳐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문제는 제 몸이 너무 지쳤는지 머리가 너무 아팠다는 거예요. 그 땐 두통약을 챙겨갈 생각도 못했고, 게다가 사막이라 밤이 되니 금방 날씨가 추워지더라고요.
10월 초만 해도 제가 지내던 암만은 낮에는 한여름, 밤에도 포근한 날씨였거든요. 근데 더 남쪽인데도 불구하고 도시가 아니라 그런지 춥더라고요.
그럴까봐 가져 간 긴팔 옷을 꺼내입어도 몸 상태는 좋아질 줄을 몰랐습니다. 결국은 저는 조금 더 밤하늘과 베두인 파티를 구경하다가
밤 9시가 좀 넘은 시각 천막으로 들어가서 잠을 청했어요. 제 기억에 베두인 파티는 밤 11시 정도까지도 계속되었던 것 같아요. 강남스타일도 몇 번 더 나왔었고요.
(잠결에 다 들었음.ㅎㅎㅎ)
그렇게 사막에서의 밤을 보낸 후 다음 날(2013년 10월 5일) 아침.
일찍 자서 그런지 일찍 깼답니다.^^(새 나라의 어른이)
아직 일어난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이 캠프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만 조금 왔다갔다하고,
어린 아이들과 같이 온 유럽인 가족들도 일찍 일어나서 사막의 상쾌한 아침공기를 즐기고 있었답니다.
우오오 엄청 크고 밝은 해가 솟아오르고 있네요.
사막 한 가운데라 새나 다른 소리를 내는 동물들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상하리만큼 적막감이 흘렀지만, 그 역시 '사막'만의 특별한 느낌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혼자 일찍 일어난 저는 할 일이 없어서, 일단은 사람들이 일어나서 붐비기 전에 공동 세면장에 가서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하고 이도 닦고 그랬죠.
그러고도 사람들이 아무도 안 일어나길래 혼자 캠프 주변 사막을 걸어다니고 그랬답니다. 길을 잃을까봐 멀리는 안 갔고요.ㅎㅎㅎ
사실 일찍 일어난 중국사람들이 캠프 맞은편 멀리 보이는 바위산가지 다녀오길래 저도 시도하다가 한 중간쯤 갔다가 왔어요.
왠지 한참 걸어가다보니 아무도 없는 사막에서 혼자 너무 멀리 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거든요.
어쨌든 그렇게 갔다와서 결국 다시 천막 안에 들어갔더니 같이 주무셨던 아저씨께서 일어나서 신문을 읽으시며 과자를 드시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 아저씨와 이 얘기 저 얘기도 하고, 아저씨가 드시던 크래커도 주셔서 감사히 먹고 그랬죠.
잠시 후에 사람들이 하나, 둘 더 일어나기 시작했고 어느덧 아침식사 시간이 되어 또 맛있게 밥을 먹었답니다. (저는 아랍 음식이 입에 참 잘 맞더라고요.)
아침을 먹자마자 짐을 싸들고 버스를 타고 바로 다음 여행지로 출발!
...하면서도 왠지 자꾸 창밖을 내다보게 되고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 내가 무얼 보았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여기 와서 수많은 여행지를 다녀왔지만, 아직까지도 여기 '와디 럼'만큼 기억에 남는 곳은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사람들이 '페트라가 더 멋있다'라고 하니, 조만간 가 볼 페트라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그럼 이상으로 '와디 럼'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아주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013. 12. 21. 경춘선통일호™
(그러고 보니 2010년 12월 21일에 경춘선 전철이 개통됐으니 춘천에 전철이 생긴지 벌써 3년이 지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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