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르단 여행(4)] 마다바(4) - 마다바 고고학 박물관과 다시 암만으로 돌아가는 길 (2013.12.25)동부역사(외국여행)/13~14년 요르단 2014. 1. 11. 03:43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오늘은 마다바 여행 마지막 편입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세례자 요한 성당을 구경한 이후 저는 사실 마땅히 어딜 갈 생각은 없었는데요,
아까 마다바 고고학 공원에서 산 2디나르 짜리 표를 세례자 요한 성당에서 사용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서,
그 표로 입장할 수 있는 나머지 한 곳인 '마다바 고고학 박물관'을 가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구글 지도에서 검색을 해봐도 'Madaba Archaeological Museum'이라는 곳은 나오지를 않더라고요.
결국 저는 마음을 접고 그냥 길 가다가 운 좋게 보이면 가는 거고, 아니면 그냥 버스 타고 암만으로 가야지... 시간도 늦었는데... 라고 생각을 했답니다.
어쨌든 세례자 요한 성당에서 버스 터미널로 빠르게 가는 길이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냥 마다바 시내도 한 번 더 돌아볼 겸 왔던 길로 그대로 되돌아가기로 했어요.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성 조지 성당과 고고학 박물관 사이에 있었던 기념품 가게들도 좀 돌아다녀보고 그러려고요.
하지만, 막상 그 거리에 다시 가니 살만한 적당한 기념품이 보이지 않더라고요.
일단 가격이 '그나마' 좀 저렴하다 싶은 것은 너무나도 조잡해서 기념품으로 사기에는 별로이거나,
마다바가 아니더라도 암만에서 더 싼 가격에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어요.
그렇다고 좀 멋진 진짜 모자이크 작품 같은 것들은 가격이 좀 부담되더라고요...
결국 그 기념품 거리에서는 아무것도 사지 못했고, 성 조지 그리스 정교회 성당 매표하는 곳에 기념품을 팔던 것이 생각나서 그 곳으로 가 보았습니다.
그 곳에는 굉장히 여러 가지 기독교 관련 기념품들과 성물들이 있었는데요,
뭘 사야 할 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결국은 심플한 모양의 7디나르(약 10500원) 짜리 묵주를 하나 샀답니다.
근데 이거 동방 정교회 성당에서 산 묵주를 가톨릭 묵주 기도에 써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모양은 같은 것 같던데...
그냥 기념품으로만 간직해야 하는 것일까요?
어쨌거나 그렇게 성 조지 그리스 정교회 성당을 다시 갔다가 버스 터미널에서 왔던 길을 그대로 따라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성 조지 그리스 정교회 성당 근처 사거리에 있던 교회... 아무래도 디자인이나 그런 게 새로 지은 개신교회 같죠? 아닌가요?
어쨌든 그렇게 큰 길을 쭉 따라가다가 어느 골목에서 왼쪽으로 꺾어야 했는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어느 골목인지...ㅠ.ㅜ
쭉 가다가 왼쪽으로 꺾는 골목이 나오길래 대충 이 골목이었던 것 같다... 하고 열심히 걸어가다 보니 어느덧 낯선 동네 한 가운데...
결국은 다시 돌아나와서 큰 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이번엔 맞겠지?' 하고 골목으로 들어섰는데, 또 한참 걸어가다 보니 그 골목이 아닌 것 같더라고요.
저는 완전 패닉 상태에 빠져서 '으악... 도대체 뭐지..ㅠ.ㅜ 내가 어디에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큰 길로 나와서 계속 걷다보니 나타난 '탈 마다바 유적지'.... 맞아요.
제가 버스터미널에서 올 때 탈 마다바 유적지가 있는 그 골목길에서 나왔었던 거예요. 그게 왜 그제서야 생각이 났는지...
어쨌거나 저는 오호호 기쁜 마음으로 그 골목길을 걸어갔습니다. 그제서야 아까 봤던 낯익은 미용실, 식당, 수퍼마켓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렇게 한참을 걷다 보니 왼쪽에 갑자기 나타난 'MUSEUM'이라는 선명한 글자가 적힌 표지판!
혹시나 하고 그 안쪽 골목을 들여다 봤더니,
요르단 '관광유적부(?)'에서 운영하는 마다바 고고학 박물관이 뙇!
근데 워낙 조용한 골목길 안 쪽에 있는데다가 구글 지도에도 등록이 안 되어 있어서 이렇게 우연한 기회가 아니면 찾기 힘들 것 같더라고요.
어쨌든 저는 매우 기쁜 마음으로 박물관 안 쪽으로 들어섰고,
손님은 한 명도 안 보이고 매표소 안에서는 박물관 직원분들만 왁자지껄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고고학 공원에서 산 표를 매표소에 내밀었더니 표 뒷면에 도장을 쾅 찍어 주셨답니다.
그 표를 받아들었더니 아랍 전통 의상을 입은 아저씨가 뭐라 뭐라 아랍어로 이야기를 하셨는데,
요르단 방언으로 말씀을 하셔서 무슨 말씀인지 정확히는;;; 대충 어디를 먼저 보고 어디를 보고 어디를 봐라! 이 이야기인 것 같았는데,
뭐 그건 제 맘이죠.ㅎㅎㅎ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또 눈에 띄는 모자이크 작품들...
정말 마다바는 시내 어딜 가든 고대 모자이크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것 같았어요.
약간 훼손이 되기는 했지만, 상당히 크고 아름다운 모자이크 작품들이네요.
그나저나 모자이크 작품을 지나 그 박물관에서 가장 높아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니 아래로는 마다바 시내의 민가들이 펼쳐졌고,
(바로 옆 집은 집 안 마당까지 손에 잡힐 듯 보이더라고요. 프라이버시 문제가 좀 있을 것 같은데... 근데 워낙 박물관 방문객이 없어서요...)
멀리 내다 보니 어느덧 해질녘이 되어서 산 밑으로 숨을 준비를 한 태양과 그 태양을 살짝 덮은 구름들, 그리고 그 구름들 사이로 뻗어 나온 햇빛이 펼쳐져 있었어요.
와! 햇빛이 구름 사이로 '내려오는' 건 봤는데, 해가 낮게 있어서 해질녘에 햇빛이 구름 '위로' 뻗어 나온 건 처음 봤답니다. 한참동안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요르단의 서머 타임은 12월 중순이 지나서야 해제가 됐는데요,
그 바람에 겨우 한 시간 차이이지만, 갑자기 해 뜨는 시각은 한 시간 느려지고 해 지는 시각은 한 시간 빨라져서 좀 적응이...
아침에도 그렇지만, 해 지는 시간이 갑자기 너무 빨라진 것 같아서 적응이 잘 안 됐었어요.
지금은 이제 몇 주가 지나서 조금 괜찮아졌지만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놓여 있는 돌조각들... 하지만 건물 기둥을 받칠 때 쓰이는 등 옛날에는 각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겠죠?
이게 무엇인지 설명이라도 좀 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저 늘어놓기만...
전시관은 이제 이 곳에서 더 내려가야 있었는데요, 내려가는 길에 오른쪽을 보니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어요.
문은 굳게 잠겨 있었지만, 뭔지 궁금해서 창틀 안으로 들여다 보니 또 모자이크가 있더라고요.
아마 방 하나 전체 바닥이 모자이크 작품이다 보니 들어갈 수 없도록 하고 밖에서 구경하도록 해 놓은 것 같았습니다.
쭉 내려갔더니 첫번째 전시관인 '민속 박물관'이 나왔습니다.
이 박물관의 정식 명칭은 '마다바 고고학 박물관'으로 안내되고 있지만, 민속 박물관으로도 활용이 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전시실 내부는 이런 모습... 우리나라의 멋지게 잘 꾸며진 박물관을 상상하시면 안 돼요.
심지어 전시실 안에 CCTV도 하나 없고 저 유리관들도 특별한 경보 장치가 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 (심지어는 유리관에 여닫이 문이 달려 있었어요.)
아무리 훌륭한 유적과 유물들이 많아도 현대 국가의 역량에 따라 전시, 보존되는 환경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고대 유물들처럼 화려한 모습의 각종 장신구들...
근데, 우리나라와는 달리 요르단에서는 여전히 이런 디자인의 장신구들이 인기가 많더라고요.
심지어 H&M 같은 옷가게에 가도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의 장신구들이 진열되어 있어요.
차를 담아 따라 마시는 주전자들...
아랍에서는 설탕을 녹지도 못할 정도로 가득 넣은 차를 즐겨 마신답니다.
향도 조금 독특한 편이고 너무 달아서 처음 마시면 적응이 안 되지만 마시면 마실수록 매력적인 맛입니다.
다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이 마시면 몸에는 안 좋을 것 같아요. 설탕을 심각하게 많이 타서 먹거든요.
민속 박물관인만큼 요르단 각 지역의 전통 의상도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요르단은 그렇게 큰 나라는 아니지만 지형이 험하고 인구가 그리 많지는 않아서 그런지,
각 지역의 전통 의상이 다 조금씩 차이가 있더라고요.
이 분 표정이 좀...ㅋㅋㅋ
제가 지난 번에 소개해 드렸던 '와디 럼'과 같은 사막 지역에서 유목민 생활을 하는 베두인 족 남성의 의상입니다.
그렇게 민속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더 아래에 있는 '고고학 박물관' 전시실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오! 하늘에 요르단 암만 퀸 알리아 국제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 등장!
제가 아부다비에서 비행기를 타고 요르단에 도착할 때도 마다바 시민들 중 일부는 이렇게 제가 탄 비행기를 쳐다보고 있었겠죠?
이제 요르단을 떠날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각이 여기 요르단 시간으로는 1월 10일 저녁인데, 제가 다음주 화요일 아침에 출국하니까요...
(원래는 월요일 출국이었는데, 제가 한국 귀국 전 방문하려던 곳 중에 한 곳(레바논)이 좀 문제가 생겨서 그 곳을 취소하고 항공권을 새로 예약했습니다.)
마다바는 암만-아카바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암만 퀸 알리아 국제공항과 마주보고 있는 가까운 위치이기 때문에,
마다바 상공을 비행하는 비행기의 고도가 착륙을 위해 급격하게 낮아지더라고요.
어쨌든 그렇게 비행기를 구경하다가 고고학 박물관까지 내려왔습니다.
사실 이 박물관에 들어오기 전부터 화장실이 몹시 가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박물관 안에 화장실이 있으려나 했는데 계속 보이지 않아서 슬펐는데,
고고학 박물관 전시실 입구에 화장실이 있더라고요(화장실 표시는 없었는데 딱 화장실 모습이었어요.),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는데, 엥? 길은 양쪽으로 나뉘는데 어느 쪽이 남자 화장실이고 어느 쪽이 여자 화장실인지 전혀 안내가 안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저는... 그냥 아무 쪽이나 들어갔어요.ㅋㅋㅋ 제 선택은 오른쪽이었는데, 그 이유는 왼쪽 입구에 이야기하기 좀 그런데, 생리대가 떨어져 있더라고요.
그래서 오른쪽으로... 근데 오른쪽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소변기도 없고... 근데 요르단에는 소변기가 따로 없는 남자 화장실이 하도 많아서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전혀 신경쓸 게 없었던 게 박물관을 구경하는 내내 박물관 관람객은 저 혼자였거든요.ㅋㅋㅋㅋㅋ
어쨌든 그렇게 시원하게 볼 일을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고고학 박물관 전시실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오우! 저 깨진 항아리 같은 것은 누가 들고 가도 모르게 저렇게 편안하게 전시를;;
요르단 지역에서 출토된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사실 제가 이 쪽에는 식견이 좀 부족해서... 이런 쪽에 대해 잘 아는 친구와 함께 갔으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들여다 보고 구경하고 그랬답니다.
전시실 한 켠에 또 등장한 모자이크!
와! 이 모자이크는 테두리의 무늬가 환상적이네요. 입체적이에요.
그렇게 고고학 박물관 전시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해가 지평선 아래로 떨어지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원래는 어두워지기 전에 암만 집으로 돌아가는 게 목표였는데, 고고학 박물관에서 바라본 해질녘 마다바의 풍경이 정말 인상적이어서
이렇게 한참 동안 서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습니다.
나가기 전 입구 바로 옆에 전시되어 있는 유물들도 한 번 더 보고...
마다바 고고학 박물관은 길가에 바로 입구가 있는 것이 아니고요,
MUSEUM이라고 쓰여진 하얀 간판을 보고 그 안쪽 골목길을 들여다보면 입구가 보이는 형태입니다.
혹시 이 박물관을 방문하고 싶으신 분은 찾기 어려우실 수도 있으니, 윗 사진과 맨 아래 지도를 참고하세요~^^
이 박물관에서 입장권을 구입하셔도 세례자 요한 성당과 마다바 고고학 공원을 함께 관람하실 수 있으니 이것도 참고하시고요.
어쨌든 그렇게 박물관을 나와서 이제는 진짜 암만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 터미널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자마자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렸던 '세례자 요한 천주교 성당'의 종탑!
오잉??? 저는 세례자 요한 천주교 성당에서 여기까지 한참을 걸어왔는데, 이게 왜 이렇게 바로 옆에 있지? 혹시 똑같이 생긴 건 아닌가 싶었어요.
사실 아까 이 길을 통해 터미널에서 성 조지 그리스 정교회 성당으로 가는 길에도 이 종탑을 보기는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때는 이게 세례자 요한 성당의 종탑인지 몰라서 '그냥 교회가 있네...'하고 지나쳤었는데,
'그럼 내가 이렇게 가까운 길을 그렇게 멀리멀리 뱅글뱅글 돌아 왔다는 거야?'
혹시나 했던 저는 그 종탑 방향 골목길을 향해 조금 더 걸어들어가 봤는데 정말 세례자 요한 성당이 맞더라고요. 물론 뒤에서 바라보는 방향이었어요.
물론, 저 스스로 이 낯선 도시를 조금 더 즐기고 싶어서 일부러 왔던 길로 되돌아 온 것이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조금 놀랍더라고요.
제가 얼마나 돌았는지 역시 맨 아래의 지도를 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왔던 길을 쭉 내려오다가 이제는 마다바 시내의 길, 그리고 방향을 대충 익혔다 싶었던 저는 무모하게도 왔던 길이 아닌 지름길처럼 보이는 다른 길로 빠졌습니다.
'이 쪽이 버스 터미널 방향이 분명해'하고 열심히 걷다 보니 처음에 왔던 큰 길로 빠지는 듯한 길이 나오더라고요.
이 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니 큰 길이 나왔고 저 멀리 버스터미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으하하 역시 나의 방향 감각이란!'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터미널이 그 터미널이 아닌 거예요. 분명히 버스들이 많이 서 있기는 한데, 제가 탈 큰 버스는 없었고 터미널의 모습도 달랐어요.
멘붕이 온 저는 도대체 여기가 어디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이 근방일 것 같은데... 하면서 점점 자신 없는 마음으로 동네를 뱅뱅 돌았어요.
'아... 그냥 왔던 길로 그대로 갈 걸..ㅠ.ㅜ'
구글 지도를 봐도 마다바 시내 길이 제대로 안내가 안 되어 있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버스 터미널이 표시가 안 되어 있어서 정말 멘붕이 왔어요.
해는 벌써 뉘엿뉘엿 져 가고 있고... 저는 암만으로 빨리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게 어딘 지도 모르는 골목길을 헤매다 보니 드디어 눈에 익은 버스 터미널 등장!
우와! 살았다! 하마터면 생전 처음 와 보는 외국인도 별로 없는 도시에서 길 잃을 뻔 했어요.
아! 하늘이 정말 멋지더라고요...
길 찾는 동안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서 그런지 갑자기 두통이;
가방 안에 항상 두통약을 가지고 다니던 저는 약을 먹기 위해 버스터미널 옆 슈퍼마켓에 갔습니다.
그 슈퍼마켓에는 굉장히 연로하신 할아버지께서 계셨는데, 물을 가지고 와서 계산을 하려던 저에게 대뜸 'Where are you from?'이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أنا من كوريا (저는 한국에서 왔어요.)'라고 아랍어로 대답했죠. 그랬더니 할아버지께서 'الجنوبية؟ الشمالي؟(남한? 북한?)'이라고 물어보셨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남한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할아버지께서는 '어떻게 아랍어를 할 줄 아냐?'라고 말했고,
저는 '전공이 아랍어고 요르단 대학교에 아랍어를 공부하러 왔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할아버지께서 구수한 아랍 발음 영어로 말씀하시길
'웰컴 투 조르단! (Welcome to Jordan!)'
여기 요르단 사람들이 외국인을 만났을 때 가장 즐겨쓰는 말인 것 같아요.ㅋㅋㅋ 9월 8일 요르단에 도착하던 날부터 들은 말이니까요.
어제도 택시 탔다가 또 들었네요.ㅎㅎㅎ
암만-마다바를 운행하는 버스는 두 가지 노선이 있는데요, 마다바 측 터미널은 하나고 암만 측 터미널이 두 개랍니다.
암만 라가단 버스 터미널(무잠마 라가단)에서 마다바로 오는 것,
그리고 제가 이용한 암만 북부 버스 터미널(무잠마 샤말)에서 마다바로 오는 것 이렇게 두 가지에요.
저는 왔던 그대로 북부 터미널로 가는 버스에 올랐답니다.
역시 요금을 미리 내는 건 아니고 암만에서 마다바로 올 때와 마찬가지로 버스가 출발해서 어느 정도 간 뒤 중간에 차를 세우고 기사가 손님들에게 일일이 돈을 걷어요.
역시 올 때처럼 요금은 단돈 0.9디나르!(한화 약 1350원)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버스 안에 사람이 별로 없었던 낮과 달리 정말 많은 사람이 버스에 탔어요.
중간에도 더더욱 자주 섰고요. (마다바 1편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요르단은 손님이 손을 흔들면 버스 기사분이 아무데서나 차를 세워 주세요. 고속도로에서도요.)
그리고 이상하게 암만 시내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버스 안의 모든 손님이 남자더라고요;;ㅋㅋㅋ
근데 그건 상관이 없는데, 버스 안에서 얼마나들 담배를 피워대는지;;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는 버스나 기차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었다고 하지만, 요즘엔 상상도 못할 일이잖아요.
더군다나 겨울이라 춥다고 다들 창문도 꽁꽁 닫아 놓아 환기도 안 되는 상태에서 승객들이 계속 줄담배를 피워대니 버스 안은 금방 굴뚝 같이 되더라고요. 안개 낀 줄...
요르단에서는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운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적응은 됐지만, 이건 정말 참기 힘들더라고요.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나마 암만 시내 진입 후 승객들이 많이 타고 내리기 시작하면서 담배 연기는 좀 잦아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달린 끝에 드디어 암만 북부 버스 터미널 도착!
낮에는 그냥 큰 주차장인 줄 알았는데, 밤에 하도 화려하게 조명이 들어와 있어 보니 북부 터미널 바로 옆이 중고차 매장이더라고요.
차에 흠집이라도 나면 어떡하나 애지중지 여기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여기 요르단은 일단 기본적으로 세차를 잘 안해서 차 겉 표면이 뿌연 경우가 많고요,
그것까지는 괜찮은데 접촉사고가 나는 등의 이유로 차 일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지거나 심지어 범퍼가 아예 떼어져 나가도 그냥 그걸 그대로 끌고 다녀요.
(앞범퍼나 뒷범퍼가 통째로 없는 택시들도 흔히 보이는데, 택시 잡을 때 이런 것도 고려하게 되더라고요. 범퍼 없는 택시는 왠지 불안해서...)
처음에는 여기저기 성한 곳이 없는 차들이 거리를 질주하는 게 참 적응이 안 됐는데,
이제는 한국 가서 길거리에 온통 깨끗한 차만 있는 걸 보면 그게 더 적응이 안 될 것 같아요.
여기 중고차 시장은 아마 암만에서 가장 깨끗한 차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버스도 별로 없는 2013년 크리스마스 저녁 암만 북부 버스 터미널...
반나절 동안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크리스마스였던 것도 그렇고 재밌는 경험을 많이 해서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 같아요.
여러분도 즐거우셨나요?
마다바 여행기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The End
(세례자 요한 성당과 마다바 고고학 박물관은 이렇게 코앞인데 제가 참 많이도 돌았네요.ㅋㅋㅋ)
2014. 1. 11. 경춘선통일호™
'동부역사(외국여행) > 13~14년 요르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르단 여행(5)] 암만 도심 지역(2) - 시타델 (2013.12.7) (0) 2014.02.19 [요르단 여행(5)] 암만 도심 지역(1) - 와사트 알 발라드&레인보우 스트리트 (2013.9.27) (0) 2014.02.01 [요르단 여행(4)] 마다바(3) - 세례자 요한 천주교 성당 (2013.12.25) (0) 2014.01.09 [요르단 여행(4)] 마다바(2) - 아욜라 식당과 마다바 고고학 공원 (2013.12.25) (0) 2014.01.08 [요르단 여행(4)] 마다바(1) - 성 조지 그리스 정교회 성당 (2013.12.25) (0) 2013.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