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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이스라엘 여행기 [1편] 국경을 넘어서 / 요르단-이스라엘 국경으로 이스라엘 입국하기 [첫째날(2013.10.13)]동부역사(외국여행)/13년 이스라엘 2014. 4. 22. 00:36
(요르단 / Jordan)
외교부에서는 요르단 전역의 여행경보 단계를 '1단계 - 여행유의'로 지정해 놓은 상태입니다.
요르단의 정세는 매우 안정적이며 치안 상황도 매우 좋지만, 주변국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만큼 요르단을 여행하실 경우 신변 안전에 어느 정도는 유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평소 요르단은 우리나라의 치안을 생각해도 될 정도로 안전한 상황입니다. 다만, 몇 년에 한번씩 테러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하고 시리아, 이라크 접경 지역 등 위험할 수도 있는 지역의 방문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
제가 여행할 당시(2013. 10. 13) '요르단 암만'과 '요르단 발카 주'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1단계 - 여행유의'였습니다.
여행경보 단계는 현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스라엘 / Israel)
외교부에서는 이 블로그의 입장과는 달리 팔레스타인 영토인 요르단 강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도 이스라엘 여행경보 단계 내부에 포함시켜 안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지정한 이스라엘의 여행 경보 단계는 가자 지구와 가자 지구로부터 반경 40km 이내의 지역에 대해 '3단계 - 여행 제한'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외의 나머지 지역(요르단 강 서안 지구 포함)은 '2단계 - 여행 자제'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일상적인 치안 상황은 좋은 편이고 평시에는 평온한 모습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스라엘 국내 곳곳에서 간혹 테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스라엘 남서부의 가자 지구 인근 지역은 가자 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하마스에 의한 로켓포 공격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므로 여행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한 지역입니다. 가자 지구 내부 역시 이스라엘 방위군에 의한 민간인 거주 지역 대상 미사일 공격 및 포격이 자주 발생하며 이로 인해 인명 피해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지역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여행하는 데 있어 실제적으로 크게 위협이 되는 요소는 없지만, 테러 위험이 항상 존재하므로 여행을 계획 시에는 여행의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
제가 여행할 당시(2013. 10. 13) '요르단 강 서안 지구'와 '예루살렘'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2단계 - 여행자제'였습니다.
여행경보 단계는 현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사실은 다들 안녕하지 못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주 수요일에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후 벌써 7일째인데 여전히 생존자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고, 구조 작업은 더디기만 합니다. 관계 당국은 계속 혼선을 빚고 있고 실종자 가족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학교는 중간고사 기간이라 다들 정신이 없지만(저는 이번에 중간고사를 보는 과목이 한 과목 밖에 없어서 오늘 시험으로 중간고사가 끝났습니다), 다들 자꾸만 세월호 관련 뉴스에 신경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반가운 생존자 소식이 들려오려나 기대를 해 보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되었고, 여전히 생존자 소식은 없어서 정말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뉴스 화면 속에 오열하는 유족들을 보며 뉴스 앵커마저도 북받치는 감정을 견디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뉴스를 보면 자꾸만 눈물이 나서 도저히 뉴스를 못 보겠지만, 페이스북, 트위터에 들어가도 온통 이 얘기뿐입니다. 제발 생존자 소식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남은 실종자 분들이 제발 무사하길 바랄 뿐입니다. 그럼 오늘 포스팅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번에 이스라엘 여행기 0편을 올려드렸는데요, 이번 포스트부터 본격적으로 이스라엘 여행기가 시작됩니다. 0편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작년 10월, 요르단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때 이스라엘을 여행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특히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들이 희생자의 대다수인 상황에서) '여행기'를 올리는 것이 정말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그래도 마냥 미뤄 둘 수는 없을 것 같아 포스팅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요르단은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명절도 보통 종교적 명절입니다. 물론 기독교 명절인 크리스마스도 공휴일이기는 하지만, 이슬람교 명절처럼 연휴로 쉬지는 않고 당일만 쉬는데요, 매년 10월 중순에는 이슬람교 희생제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 명절 연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설 연휴나 추석 연휴 때 당일 앞 뒤로 하루씩 붙여서 총 3일을 쉬는 것과는 달리, 요르단에서는 이슬람교 명절에 당일 앞 뒤로 2일씩 붙여 총 5일을 쉽니다. 작년(2013년) 이드 알 아드하 연휴는 10월 14일(월요일)부터 10월 18일(금요일)까지였는데요, 예전에 요르단 포스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슬람 국가인 요르단은 주말이 금요일과 토요일입니다.(이슬람교의 예배일이 금요일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요르단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직전 주말부터 이어서 쉴 수 있도록 연휴 바로 전 날인 10월 13일(일요일)에 학교 전체 휴강을 했습니다. 그래서 11일(금요일)부터 19일(토요일)까지 무려 9일 동안 연휴가 된 거죠. 사실 일요일이 전체 휴강 되어 직전 주말부터 쭉 이어 쉴 수 있다는 것은 이미 한참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와 요르단 대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던 친구 몇 명이 함께 이스라엘로 여행을 가기로 미리 계획하고 호스텔도 예약을 해 놓았었습니다. 여행 기간은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3박 4일로 다녀오기로 했죠.
이스라엘은 요르단과 바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고, 제가 지내던 암만에서 이스라엘의 수도인 예루살렘은 직선 거리로 100k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아주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에 여행하기가 쉽습니다. 무엇보다도 거의 모든 아랍 국가와 적대 관계인 이스라엘은 단 두 개의 아랍 국가, 요르단과 이집트와는 평화 협정을 맺고 서로 국경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즉, 이 말은 요르단에서 이스라엘로 여행을 갈 때는 비싸게 비행기를 탈 필요 없이 버스, 택시 등의 육상교통수단만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천주교 신자이기도 하고,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이스라엘은 정말 꼭 가 보고 싶은 여행지였기 때문에 요르단에 온 김에 이스라엘을 꼭 가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거든요.
요르단에서 이스라엘로 넘어갈 수 있는 국경은 세 군데가 있습니다. 그 중 한 곳은 갈릴리 호수와 가까운 북쪽에 있는 국경인데, 이 곳은 교통도 불편하고 이스라엘이나 요르단 주요 도시와의 교통편도 불편한 편이라 일반적으로 많이 이용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또 다른 한 곳은 남부의 요르단 아카바-이스라엘 에일라트 국경인데요, 이 국경은 보통 성지순례 하시는 분들이 얼마 전에 버스 폭탄 테러 사고가 나서 여러 명의 한국인들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곳인 이집트-이스라엘 사이의 타바 국경을 통해 시나이 반도 지역을 나와 이스라엘을 통과해 요르단으로 넘어올 때 많이 이용하시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곳이 바로 일반적으로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으로 넘어갈 때 많이 이용하는 킹 후세인 브리지(앨런비 다리) 국경입니다. 저는 암만에서 지내고 있었고, 목적지가 예루살렘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이 국경을 이용했습니다.
사실 남부의 아카바-에일라트 국경을 제외한 나머지 두 국경은 요르단-이스라엘 국경이라고는 하지만 이스라엘 본 영토와 바로 맞닿아 있지는 않습니다. 국경을 넘어가면 팔레스타인 영토인 요르단 강 서안 지구로 들어가게 되죠. 2012년에 팔레스타인이 UN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승인 받으면서, 팔레스타인은 엄연히 국가로 인정을 받았지만, 요르단 강 서안 지구를 불법 점령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요, 팔레스타인 정부는 여전히 힘이 없기 때문에 요르단에서 요르단 강 서안 지구로 넘어갈 때 팔레스타인 정부의 출입국 심사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정부의 출입국 심사를 받게 됩니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죠. 엄연히 주권 국가의 영토인데 다른 나라가 강제로 점령해 자신들이 출입국 업무까지 맡고 있는 상황이라니...
어쨌든 이제 진짜 본격적으로 출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지내고 있던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예루살렘으로 한 번에 가는 대중교통수단은 없습니다. 버스, 택시 등이 모두 국경 지역까지 만 운행하죠. 제가 알기로는 암만에서 킹 후세인 브리지(요르단-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까지 운행하는 제트 버스(고속버스 비슷한 것)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간 맞추기도 까다로운 편이고 무엇보다도 요르단은 택시 요금이 무척 싸기 때문에 암만에서 킹 후세인 브리지까지는 택시를 타고 가셔도 크게 부담되지 않습니다. 특히나 여러 명이 함께 다닌다면요.
그래서 저와 5명의 친구들은 요르단 대학교 북문 앞에서 만나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이스라엘 입국 과정이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이른 아침에 약속 시간을 잡고 북문 앞 편의점에서 모였죠. 저를 포함해 6명이 한꺼번에 한 택시를 타는 건 당연히 불가능 했기 때문에 세 명씩 나누어져서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요르단도 시가지를 벗어나는 장거리 택시는 미터기를 켜지 않고 미리 요금을 부르는데요, 암만 시내에서 킹 후세인 브리지까지는 보통 택시 기사들이 20디나르(한화 약 3만원)를 부릅니다. 어떤 분은 계속 흥정을 해서 15디나르(한화 약 2만 2천 5백원)까지 깎으시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미리 어느 정도 요금을 생각을 하고, 택시를 잡는데, 요르단 사람들을 비롯한 아랍인들은 '이스라엘'이라는 이름 자체를 매우 증오하기 때문에(특히 요르단에는 수 차례 중동 전쟁 중 요르단으로 건너 온 팔레스타인인들도 많이 살고 있습니다.), 택시를 잡고 '팔레스타인으로 가요~'라고 말을 해야 한다고 들어서 그렇게 말했더니, 택시 기사가 '엥??? 도대체 뭔 소리? 갑자기 팔레스타인으로 가자고??' 하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저희들은 당황해서 계속 설명을 했지만 택시 기사 분은 도대체 저희가 어디를 가고 싶어하는 건지 이해를 못 하시는 것 같았고, 나머지 3명이 탈 택시 한 대를 잡은 뒤에 편의점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나와 택시 기사 두 분 그리고 저희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도와주어서 다행히 킹 후세인 브리지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와 다른 두 명이 탄 택시 기사 아저씨는 15디나르에 가겠다고 하셨는데, 다른 세 명이 탄 택시는 18디나르에 가겠다고 했다더라고요. 그래서 '뭐지? 우리가 흥정을 잘 했나?' 생각하며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킹 후세인 브리지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하더라고요. 요르단 북서부 산악 지대 고갯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안 그래도 일찍 일어나서 잠이 부족한 상태였는데 제가 평소에 전혀 하지 않던 멀미를 할 정도로 길이 꼬불꼬불하고 험했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한참을 달려 택시가 국경 근처 어느 마을에 섰는데, 알고 보니 출입국 관리 사무소 바로 앞은 암만에서 온 택시가 들어갈 수 없는 구역이라 택시를 갈아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15디나르를 주고 내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나머지 세 명을 태운 택시 기사가 달려와서 제가 타고 온 택시 기사에게 '18디나르를 받아!'라고 말해주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18디나르를 내고 내렸습니다. 택시에서 내린 그 국경 근처 마을은 정말 파리가 끔찍하게 많았어요.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달려드는 수 백 마리의 파리떼에 공포감을 느낄 정도였답니다.
그 파리떼에게 공포감을 느낀 순간 저희 일행이 타고 온 두 택시 기사 아저씨가 각각 국경 사무소까지 가는 택시를 한 대씩 잡아주셨고 저희는 그걸로 갈아탔어요. 또 그 곳에서부터 국경 사무소까지의 택시 요금은 3디나르로 정해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가까운 거리였지만 아마 그 구간을 이용하는 모든 손님은 3디나르를 내고 택시를 갈아타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요르단-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 요르단 측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그 사무소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요르단 군인이 여권을 확인하더라고요. 요르단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상당히 좋은 편이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는 걸 확인하는 즉시 쿨하게 웃으며 통과시켜 줬습니다.
반도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대륙과 연결되는 통로가 북한으로 막혀 섬나라 아닌 섬나라 신세인 우리나라에서는 국경을 넘는 경험을 해 볼 기회가 없잖아요, 그런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육상으로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가보는 것이라 사실 조금 떨리기도 했어요. 이제까지 다른 나라에 갈 땐 무조건 비행기를 탔는데, 항공을 이용해 다른 나라로 갈 때랑 어떤 점이 다를까... 또 민감한 지역인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됐었거든요.
아까 그 입구를 통과하면 요르단의 여느 관공서 건물이 그렇든 허름한 건물이 하나 나오는데, (나중에 보니 그 옆에 면세점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 건물에 들어갈 때 공항에서처럼 짐을 벨트 위에 올려 놓으면 알아서 다 검사해서 다시 돌려줍니다. 그리고 나서 건물 안에서 바로 줄을 서야 하는데요, 여기 절차가 좀 복잡합니다. 일단 줄을 서 있는 동안 대충 찢은 종이같은 걸 줄 서 있는 사람들에게 한 장씩 나눠 주는데요, 그 종이에 여권과 동일하게 자신의 영문 이름을 적고, 여권 번호도 적어야 합니다. 그 종이를 여권 사이에 끼워서 들고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최근에 다녀오신 분의 말씀에 따르면 이제 저렇게 대충 찢은 종이가 아니라, 국적, 이름, 여권번호를 적을 수 있도록 형식이 갖추어져 있는 깔끔한 종이를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기다리다가 자기 차례가 오면 4개의 창구를 거기서 안내해 주는 순서대로 들러 여권 검사를 받고 요르단 출국 도장을 받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특이한 점은 출국 도장을 여권에 찍어주지 않고 아까 이름과 여권번호를 적은 그 종이에 찍어준다는 것입니다. 왜 그러는 것일까요? 이유는 바로 역시 이스라엘이 이집트, 요르단을 제외한 나머지 아랍 국가들과 적대 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상관이냐고요? 이스라엘에서는 그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 이집트와 요르단, 그리고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제외한 나머지 19개 아랍 국가는 여권에 이스라엘 출입국 흔적이 있는 경우 입국을 불허합니다. 이에 해당하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오만, 예멘, 시리아, 레바논, 리비아,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모리타니, 수단, 지부티, 소말리아, 코모로입니다. (물론 예멘, 시리아, 소말리아의 경우는 한국 외교부에서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했기 때문에 원래 못 가기는 하지만요...) 그런데 킹 후세인 브리지를 통해 요르단을 출국했다는 도장이 여권에 찍혀 있으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요르단 정부에서는 이로 인해 여행자들이 이 수많은 나라들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불상사를 막아주기 위해 따로 별지를 마련해 출국 도장을 찍어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종이는 적어도 이스라엘 입국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는 잃어버리지 말고 잘 간수하고 있어야 하죠.
그런데 여기서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여권을 심사하는 곳에서 여권을 심사하면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창구에서 여권을 가져가 버린다는 것입니다. 순간 여권을 안 돌려주길래 정말 당황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여권을 돌려받지 못한 것 같아서 원래 그런 거구나... 하고 말았죠. 아! 킹 후세인 브리지를 통해 요르단을 출국할 때는 출국세를 따로 내야 하는데요, 출국세는 10디나르(한화 약 15,000원)입니다.
여권은 요르단 측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이스라엘 측 출입국 관리사무소로 넘어가는 제트 버스를 탑승한 뒤 직원이 버스에 탑승한 승객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하나씩 나눠 줍니다. 여권을 받지 못한 승객이 있으면 버스가 출발할 수 없는 것이죠. 왜 이렇게 복잡하게 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출국심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가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이 버스는 무료가 아니고요, 또 5디나르를 냈어야 했습니다. 이 때는 5디나르였는데, 지금은 7디나르(한화 약 10500원)로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짐칸에 실어야 할만큼 큰 짐이 있으신 분은 짐을 싣는 요금으로 1.5디나르(한화 약 2300원)를 더 내셔야 합니다. 육로로 국경을 넘으면 돈이 별로 안 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은근히 여기저기 자질구레하게 드는 비용이 참 많더라고요.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드디어 버스가 출발해 국경을 향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은근히 요르단-이스라엘 국경을 넘는 차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단체관광버스와 화물 트럭이 참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버스가 시원하게 달리지 못하고 그 가까운 거리를 가다 서다를 반복해 거의 30분이 넘게 걸려서 가더라고요. 양국 국경에는 흔히 '요단강'이라고 많이 부르는 그 유명한 '요르단 강'이 있는데요, 그 강을 중심으로 서쪽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이고, 동쪽은 요르단인 것입니다. 원래 과거에는 요르단 강 서안 지구도 요르단 영토였기 때문에 요르단 강은 요르단 국내를 흐르는 강이었겠지만 지금은 국경이 되었죠. 그 요르단 강 위를 가로 지르는 다리가 바로 '킹 후세인 브리지'입니다. 요르단의 전 국왕인 후세인 국왕의 이름을 다리 이름으로 사용한 것인데요, 후세인 전 국왕은 서방과 아랍 사이에서 중립적인 노선을 선택해 지금까지도 요르단이 서방과 아랍 사이의 중재자적인 역할을 하는 국가가 되는데 공헌한 사람입니다. 요르단-이스라엘 평화협정도 후세인 국왕 재위 시절에 체결된 것이기 때문에 아마 국경의 다리 이름을 킹 후세인 브리지라고 지은 것 같아요. 이 다리 이름은 이스라엘에서도 사용하는 공식 명칭이고요, 이스라엘의 도로 표지판에도 'King Hussein Bridge'라고 표시 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스라엘에서는 이 명칭 외에도 '앨런비 다리(Alenbi Bridge)'라는 명칭을 비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도로 표지판에도 King Hussein Bridge 아래에 괄호치고 조금 작은 글씨로 Allenby Bridge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또 막상 자존심 싸움인지 은근 공식적인 문서에서도 Alenbi Bridge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드디어 국경을 넘어 팔레스타인 땅에 들어섰습니다! 팔레스타인 땅이지만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이곳에서의 출입국 심사는 이스라엘 정부가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 짧은 거리를 오는데 시간이 도대체 얼마나 걸린 건지... 하지만 본격적인 고생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이스라엘은 항상 테러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입니다. 물론 자기들은 착하게 잘 사는데 아랍인들이 나쁜 사람이라서 괜히 유대인들을 괴롭히기 위해 테러를 하는 것은 아니죠. 물론 테러라는 행위 자체는 정당화될 수 없지만, 그 테러를 핑계 삼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게 하는 짓을 보면 정말... 아랍인들이 테러리스트가 되도록 이스라엘이 부추기는 꼴이나 마찬가지예요. 어쨌거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런 안보 위협에 굉장히 민감해 하기 때문에 입국 심사 과정이 정말 엄격합니다. 사실 무슨 무슨 과정이 있다고만 이야기를 해 본다면 딱히 그렇게 엄격해 보이지 않겠지만, 출입국 관리 사무소의 직원들 태도부터 굉장히 위압적이고 여행객들을 주눅들게 만듭니다.
일단 요르단에서 타고 온 제트 버스에서 내리면 요르단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세련된 출입국관리사무소 건물이 버티고 있습니다. 저는 이 때 개인적으로 그렇게 깔끔하고 세련된 건물을 거의 한달 반만에 본 거라 살짝 감동했었어요. 어쨌거나 그것도 잠시... 끝이 보이지 않는 줄서기가 시작됩니다. 1단계는 여권을 검사하고 요르단에서 받아온 출국 도장을 확인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하나같이 짜증스러운 태도로 여행객들을 대하는지... 너무 기분 나쁜 표정으로 훑어보더라고요. 제가 기존에 이스라엘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최대한 중립적인 시각에서 보려고 노력하는데, 이건 정말 제가 겪어본 입국 심사 중에 가장 기분이 나빴습니다. 이스라엘 입국 과정이 정말 악명 높다더니 직원들부터 벌써 태도가 이렇구나 싶었어요.
그곳을 무사히 통과하면 또 다시 엄청난 줄 서기가 시작됩니다. 이번엔 몸 수색과 짐 검사예요. 그런데 뭘 그렇게 복잡하게 하는지 가방 따로 뭐 따로 뭐 따로 다 풀어헤치고 몸도 정말 샅샅이 수색합니다. 가방도 조금이라도 수상하면 직접 열어서 안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고요. 사실 뭐 이러한 절차는 다 이해할 수 있는데, 문제는 역시 직원들의 위압적 태도였습니다. 제가 중간에 말을 잘 못 알아들어서 무언가 그냥 들고 통과하려고 했더니 눈을 부릅뜨고 뒤로 가라고 역정을 내더라고요;; 마치 모든 여행객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 취급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그렇게 취급해야지 테러를 방지할 수 있겠지만요.
이 과정을 통과하면 마지막으로 간단한 인터뷰와 입국 카드 발급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역시 순서대로 줄을 서는데요, 이 때는 이스라엘 여권, 팔레스타인 여권, 그리고 그 밖의 외국인 여권의 창구가 나누어져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외국인 여권 창구 쪽에 줄을 섰고요. 자기 차례가 오면 작은 부스에 들어가 있는 직원에게 여권을 준 다음 그 직원과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짧은 인터뷰를 하게 됩니다. 보통 여행 목적이 무엇이냐, 숙소는 어디냐, 방문할 지역은 어디냐 이런 것을 물어보는데요, 문제는 제가 줄 서 있던 부스의 직원 분이 유리창 너머로 부스 안에서 혼자 중얼거리는 수준의 목소리로 질문을 했다는 거예요. 안 그래도 외국어라 귀에 쏙쏙 안 들어오는데,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면 제가 질문을 어떻게 알아들어요... 그래서 저는 계속 'Sorry?'를 연신 외쳐댔고, 그 직원은 매우 짜증난다는 듯한 표정으로 여권과 입국 카드를 내밀며 'Enjoy your trip'이라고 말해 주더라고요... 말과 표정의 부조화... 어쨌든 이렇게 해서 이스라엘 입국 절차를 마쳤습니다.
아! 그리고 입국 카드라는 건 뭐냐면요, 바로 아래 사진 같은 것입니다.
제가 여권 위에 올려 놓고 찍어서 마치 여권에 붙여 준 것처럼 나오기는 했는데, 그냥 따로 주는 겁니다. 이런 카드를 주는 이유가 혹시 추측이 되시나요? 바로 아까 전에 요르단에서 출국할 때 출국 도장을 별지에 찍어준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이스라엘 입국 도장을 여권에 쾅 찍어줄 경우 아까 이야기해 드렸던 그 수많은 나라들에서 입국을 거부당하기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 당국이 알아서 별도의 입국 카드를 즉석에서 제작해 주는 것이죠. 그나저나 저렇게 순식 간에 제 여권 사진까지 들어간 카드가 제작되어 나오다니 신기하네요...
입국 절차를 마친 뒤에는 그 건물 안에 있던 환전소에서 요르단 디나르를 이스라엘 셰켈로 환전했습니다. 1셰켈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300원 정도입니다. 환전을 하고 건물 밖으로 나오면 밴을 타는 곳이 있습니다. 밴은 이스라엘 국경 출입국 사무소에서 예루살렘을 직접 이어주는 유일한 공식 교통수단인데요, 국경에서 예루살렘 시내의 다마스쿠스 문까지는 1인당 42셰켈(한화 약 12,600원)의 요금을 받습니다. 으윽... 이스라엘 물가가 살인적이라고 하더니 벌써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6명 다 무사히 밴을 타고 예루살렘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밴을 타고 조금 달리다 보면 왼쪽 앞으로 멀리 사해가 보이는데요, 사해는 요르단 강의 강물이 흘러드는 곳입니다. 강물이 꾸준히 흘러들지만 이 지역이 강수량에 비해 증발량이 압도적으로 많아 염도가 그렇게 높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또한 물이 고일틈이 없다보니, 과거에 물이 풍부했던 시절 깎인 계곡이 지금은 모두 물밖으로 드러나 사해와 요르단강이 있는 요르단-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 지역은 지구상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곳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 '해발 -300m', '해발 -280m' 등의 표지판이 계속 붙어 있는 것을 보실 수가 있어요. 분명히 육지 한 가운데인데 해발 마이너스 300미터라니...
그나저나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복잡한 출국, 입국 절차를 밟으며 지칠대로 지친 저희는 밴을 타자마자 잠을 청했는데, 밴을 운전하시는 아랍인 기사분께서 너무 심심하셨는지 계속 저희에게 이스라엘을 와본 적이 있냐, 저기 보이는 것은 예리코다. 성경에 나오는 도시다. 노란 번호판은 이스라엘 번호판이고 하얀 번호판은 팔레스타인 번호판이다 등등 여러가지 설명을 신나게 해 주시더라고요. 감사했지만 저희는 너무 피곤해서... 그런데 피곤한 와중에도 저는 새로운 나라에 왔다는 것에 설레서 정말 열심히 창밖을 구경했답니다. 특히 도로 표지판에 히브리어, 아랍어, 영어가 동시에 쓰여 있었는데, 히브리어로 쓰여 있는 도로 표지판은 처음 봐서 정말 신기했어요. 물론 제가 달리고 있던 그 곳이 팔레스타인 영토라는 걸 생각하면 히브리어가 가장 위에 크게 쓰인 도로 표지판이 '이 지역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기 떄문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요... 저는 작년 1학기 때 학교에서 교양으로 히브리어 수업을 들어서 어느 정도 읽을 수는 있었답니다. 그래서 표지판을 보는 게 더 재미있었는지도 몰라요.
그렇게 한참을 산을 올라가다가 중간에 톨게이트 비슷한 것이 나왔는데, 자세히 보니 톨게이트가 아니라 팔레스타인 요르단 강 서안지구에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는 일종의 검문소 같은 곳이더라고요. 물론 예루살렘과 요르단 국경 지역을 왔다갔다 하는 밴은 중간 정차 없이 운행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잠시 대기 후 별 탈 없이 통과입니다. 하지만, 그 잠시 대기 하는 사이에 팔레스타인인들이 도살장같은 좁은 철조망 사이 통로에 줄을 서서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수색당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어쨌든 그곳을 통과한 밴은 본격적으로 예루살렘 시가지로 진입하기 시작했고, 저는 '말로만 듣던 예루살렘을 이렇게 내 눈으로 실제로 보다니!' 하며 벅찬 마음으로 창 밖을 열심히 쳐다보았답니다. 물론 예루살렘 시내에 들어섬과 동시에 밴 기사 아저씨도 더더욱 신나서 왼쪽을 봐라 오른쪽을 봐라 난리도 아니었고요. 그렇게 시가지를 한참 달리던 밴은 어딘가에 저희를 내려줬습니다.
바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세 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 올드시티의 성문 중 가장 화려하기로 유명한 다마스쿠스 문 앞이었죠. 다마스쿠스 문의 사진은 언젠가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날은 다마스쿠스 문의 사진을 찍어 놓은 것이 없네요.
에잉? 근데 제가 상상한 이스라엘의 모습하고는 조금 달랐어요... 요르단보다 횡단보도나 신호등, 도로 표지판들이 깔끔하게 잘 정리되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길거리에는 온통 아랍인들밖에 없었고 건물들이나 길거리도 사실 조금 많이 허름한 모습이라 요르단과 큰 차이를 못 느꼈거든요... 그 때는 요르단에서 지낸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아 저랑 같이 간 일행들도 다들 요르단에 적응을 완전히는 못해서 무언가 요르단과는 다른 것, 더 세련된 것에 목말라 있는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이 풍경은 암만 시내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이는데...
어쨌거나 저희는 일단 무거운 짐들을 좀 빨리 호스텔에 풀어놓고 싶었는데, 요르단과 멀지 않은 거리라도 엄연히 다른 나라였기 때문에 데이터 통신도 되지 않아 휴대폰으로 대중교통을 찾아보기도 힘들었고,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택시 기사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저희가 예약한 호스텔을 모르겠다는 이야기만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운 좋게 한 택시 기사를 만났는데, 그 택시 기사분이 친절하게 저희 일행 중 한 명이 미리 캡처해 간 호스텔 약도를 보더니 자기가 데려다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희 일행이 많은 것을 보고 택시를 한 대 더 잡아 주었습니다. 그렇게 나눠 타고 호스텔까지 가는데, 뭔가 이상하게 빙빙 돌아가는 것 같더라고요... 요금도 생각보다 좀 비싸게 받고.... 그 분 덕분에 더 이상 땡볕에서 안 헤매고 호스텔까지 편하게 올 수 있기는 했지만 뭔가 속은 느낌인 건 어쩔 수 없었어요.
오? 그런데 다마스쿠스 문 근처를 벗어나자마자 시가지 풍경이 확 바뀌더라고요. 제가 이 때까지는 유럽 땅을 밟아본 적도 한 번 없긴 했지만 그 동안 수많은 매체들을 통해 보았던 유럽의 풍경과 거의 비슷한 도시 풍경이 펼쳐지더라고요. 다마스쿠스 문 근처의 풍경이 유난히 튀는(아랍 느낌이 나는) 이유는 이 날 저녁에 알게 되었답니다.
어쨌거나 드디어 예약한 호스텔에 도착했습니다. 저희가 예약한 호스텔은 '아브라함 호스텔(Abraham Hostel)'이었는데요, 여기서 3박을 하면서도 시설이나 여러 서비스가 정말 맘에 들었었는데, 얼마 전에 보니 세계 호스텔 평가에서 5위를 했더라고요. 꽤 유명한 호스텔인가봐요. 유명하고 안 유명하고를 떠나서 일단 여행자들이 묵기에는 정말 좋았습니다.
이 곳은 호스텔 로비인데요, 이 곳에서 다양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 여행 자료들과 예루살렘 시내 지도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카운터에 계신 직원분들께 궁금한 걸 물어봐도 정말 잘 알려주시고요. 구조는 좀 특이해서 약간 미로같기도 했어요. 이 로비 양쪽으로 계단, 복도를 따라가면 방이 참 많은데, 복도가 꼬불꼬불하고 오르락 내리락해서 재미있더라고요.
체크인을 마친 뒤 저희는 각자 방에 짐을 풀고 정해진 시간에 다시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희 일행은 모두 4인실 도미토리룸을 예약했는데요, 6명 중 저 혼자 남자여서 저는 남자방으로 갔고, 다른 5명 중 4명은 모두 같은 방에, 나머지 한 명은 또 다른 방에 묵게 되었어요. 제가 들어간 방에는 저 말고도 일본인 한 명, 체코 사람 한 명, 그리고 국적을 알 수 없는 흑인 분, 이렇게 세 분이 계셨습니다. 흑인 분은 장기투숙 하는 분 같았고, 체코 사람이랑 일본인은 저보다 하루 일찍 투숙하기 시작했더라고요. 결국 저는 하나 남은 2층 침대를 쓰게 되었죠. 어쨌든 그렇게 2층에 짐을 풀고 방 안에 있기에 조금 불편해서 로비에 나와 있었습니다. 와이파이가 잘 터져서 몇 시간 만에 가족, 친구들과 예루살렘에 왔다가 카톡으로 연락했죠.
로비에 다시 모이기로 한 시간이 다가와 친구들이 한 명, 두 명 로비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To Be Continued...
2014. 4. 22. 경춘선통일호™
세월호 침몰 사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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