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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 Israel)
외교부에서는 이 블로그의 입장과는 달리 팔레스타인 영토인 요르단 강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도 이스라엘 여행경보 단계 내부에 포함시켜 안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지정한 이스라엘의 여행 경보 단계는 가자 지구와 가자 지구로부터 반경 40km 이내의 지역에 대해 '3단계 - 여행 제한'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외의 나머지 지역(요르단 강 서안 지구 포함)은 '2단계 - 여행 자제'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경우 일상적인 치안 상황은 좋은 편이고 평시에는 평온한 모습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스라엘 국내 곳곳에서 간혹 테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스라엘 남서부의 가자 지구 인근 지역은 가자 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하마스에 의한 로켓포 공격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므로 여행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한 지역입니다. 가자 지구 내부 역시 이스라엘 방위군에 의한 민간인 거주 지역 대상 미사일 공격 및 포격이 자주 발생하며 이로 인해 인명 피해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지역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여행하는 데 있어 실제적으로 크게 위협이 되는 요소는 없지만, 테러 위험이 항상 존재하므로 여행을 계획 시에는 여행의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
제가 여행할 당시(2013. 10. 13) '예루살렘'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2단계 - 여행자제'였습니다.
여행경보 단계는 현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계속 이스라엘 여행기 이어나가겠습니다^^
그렇게 첫 날 밤을 무사히 보냈는데요, 사실 호스텔에서 자다가 새벽 5시 쯤부터는 몇 번 뒤척이다가 깼어요. 아무래도 제가 제 방에서는 가장 나중에 들어와서 그런지 2층 밖에 안 남아 있었는데, 침대도 철제라 조금 삐그덕대고 살짝 좁기도 하고 원래 자던 잠자리가 아니다보니 깨게 되더라고요. 또 새벽부터 다니는 트램이 지나가면서 내는 종소리도 계속 들렸고요. 잠귀가 좀 밝은 편이거든요. 하지만 새벽에 침대에 누워서 듣는 트램의 땡 땡 종소리가 왠지 기분 좋더라고요.^^ 여행 중에는 뭐든 설레는 것 같아요.ㅋㅋ
어쨌든 그렇게 또 잠이 들었다가 다른 방에 있는 친구가 보내 준 '일어나 오빠!' 카톡 진동에 깨서 씻고 아침을 먹으러 갔답니다. 여느 호스텔이 그렇듯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빵에 발라먹을 수 있는 것들, 그리고 달걀, 토마토 등 약간의 채소, 우유, 커피, 시리얼 등등이 준비되어 있었고, 원하는 걸 가져다 먹으면 되는 거였어요. 저도 이것저것 가져다 맛있게 먹고 설거지까지 끝낸 후 방으로 돌아와 준비를 하고 미리 약속했던 시간에 다시 호스텔 로비에 모였습니다.
이왕 온 김에 부지런히 다녀보자고 아침에 일찍 모였죠^^ 어제 왔다갔다 하면서 어제보다는 한결 익숙해진 길을 따라서 6명이 같이 다시 올드 시티(구 시가지)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오늘은 구 시가지를 조금 더 본격적으로 돌아다녀 볼 생각이었거든요. 일단 저희들의 첫 번째 목적지는 뭔지는 잘 몰라도 사람들이 왠지 이름은 다 익숙한 '통곡의 벽'! 통곡의 벽은 사실 진짜 통곡의 벽도 유명하기는 하지만, 약간 이곳저곳에서 비유적인 표현으로 많이 쓰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뒷편에도 예전에 '통곡의 벽'이라고 불리던 벽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외대앞역에서 내려 외대 방면을 바라보면 외대 캠퍼스와 함께 정말 멋지게 생긴 경희대 평화의 전당이 눈에 들어오는데, 처음 외대에 온 신입생이 '오! 저기도 우리 학교인가?' 하고 걸어가다가 캠퍼스 깊숙히 들어갔다 싶을 때 캠퍼스가 딱 끝나 벽으로 막히고 평화의 전당은 외대 것이 아니구나... 외대는 정말 조그맣고 여기서 캠퍼스가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그 담벽을 '통곡의 벽'이라고 불렀다고 해요. 지금은 외대 서울캠퍼스 주변의 담이 다 없어져서 그 벽도 남아 있지는 않아요. 서울캠퍼스에 다니는 선배한테 들은 이야기랍니다.^^
어쨌든 다른 이야기는 그만하고 일단 어제처럼 야파 게이트를 통해 올드시티 안으로 들어갔고요, 통곡의 벽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답니다. 지도로 봤을 때는 바위돔 황금 사원 바로 옆이니까 그 쪽 방향만 잘 따라가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올드시티 안으로 들어오니 골목은 좁고 복잡하고 정신이 없는 데다가, 지붕이 쳐 진 곳이 많아서 막상 바위돔 사원은 보이지도 않더라고요. 그런 골목 안으로 걷고 있자니 방향감각까지 상실해서 꽤 헤맸던 것 같아요. 그래도 '동쪽으로 가면 된다'라는 것만 생각하고 동쪽이라고 생각하는 방향을 향해 열심히 걷다 보니 'Western Wall'이라는 안내판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통곡의 벽은 'Western Wall(서쪽 벽)'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벽이 과거 유대교 성전 자리의 서쪽 담벽이기 때문입니다.
그 안내판을 쭉 따라 좁은 골목길을 요리조리 헤치고 다니다 보니 갑자기 검문소 같은 것이 하나 나타나더라고요. 공항 검색대 비슷한 모양이었는데, 가방 내부도 검사를 하고 몸 수색도 하고, 그렇게 통과를 해서 골목 안으로 조금 더 들어 가니 바로 통곡의 벽이 아래 사진과 같이 보이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공항 검색대 같은 것은 통곡의 벽으로 입장하는 사람들이 통과해야 하는 곳이었던 거예요. 통곡의 벽이 아무래도 종교적으로 민감한 장소이다 보니 혹시 모를 테러 등의 무력 행위를 막기 위해 철저한 검사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어쨌든 입구에서 내려다 본 모습은 일단 통곡의 벽이 정면에 보였고요, 그 뒤로는 이슬람 사원인 '알 아크사 사원'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통곡의 벽 아래에는 벽 아래에 모여들어 기도를 하고 있는 유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요.
일단 통곡의 벽 바로 앞 기도 장소로 들어가기 전에 그 앞에서 안의 분위기를 대충 파악해 보았습니다. 기도 장소는 굉장히 넓은 광장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남자와 여자의 기도 장소가 따로 나누어져 있었답니다. 기도 장소로 들어가는 입구도 따로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칸막이용 벽이 있었죠. 사실 이 벽 때문에 1929년에 '통곡의 벽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통곡의 벽은 일반적으로 유대교의 성지로만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 유대교뿐만 아니라 이슬람교의 중요한 성지이기도 합니다. 이슬람교에서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승천하기 직전 메카에서 예루살렘까지 무함마드를 태워 인도한 천마(天馬)가 통곡의 벽에 묶여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함마드는 그 뒤 지금 바위 돔 사원이 있는 자리에서 승천을 했다고 하고, 무함마드가 통곡의 벽에 묶어 놓은 천마(天馬)가 여전히 무함마드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덧붙여 말씀드리면 지금 바위 돔 사원과 알 아크사 사원이 있는 곳은 이슬람교에서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을 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장소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삭 대신 이스마엘을 제물로 바치는 부분이 유대교 및 기독교와는 다르죠?)
어쨌든 이슬람교에서도 그렇게 중요한 장소인데, 이스라엘 건국을 위해 모여든 유대인들은 남자와 여자가 한 공간에서 기도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유대인들의 중요한 기도 장소가 된 통곡의 벽 앞에 남자와 여자의 공간을 분리하는 칸막이를 치는 공사를 벌이게 됩니다. 그런데 그것을 본 무슬림들은 그 공사를 자신들의 동의 없이 함부로 성지에 손을 대는 행위로 보았고, 분노한 무슬림들이 공사 현장을 향해 마구 돌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유대인들과 무슬림들의 무력 분쟁으로 번져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었는데, 이것이 바로 '통곡의 벽' 사건입니다.
지금은 종교법에 따라 무슬림들은 통곡의 벽 구역에 들어 올 수 없게 되어 있고, 반대로 유대인들은 통곡의 벽 위에 있는 알 아크사 사원과 황금 바위 돔 사원 구역에 들어갈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 장소에서의 유대인들과 무슬림들의 갈등은 1929년 통곡의 벽 사건이 처음이 아니에요.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답니다. 이 벽의 이름이 '통곡의 벽'이 된 것도 바로 그 오래 된 종교적 갈등으로부터 온 것이죠.
지금은 통곡의 벽 위에 이슬람 사원들이 위치하고 있지만, 아주 오래 전에는 유대교 성전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통곡의 벽 위로 솟은 곳을 '성전산'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지금 남아 있는 통곡의 벽은 과거 유대교 성전을 둘러 싼 성벽의 서쪽 일부이고, 예전에는 그 벽이 쭉 연결되어 사방을 둘러싸고 있었다고 합니다. 기원전 10세기에 솔로몬 왕에 의해 처음으로 성전산에 유대교 성전이 세워졌고요, 그 성전은 기원전 6세기 바빌로니아의 침략으로 파괴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뒤 유대인들이 바빌로니아로 잡혀가는 바빌론 유수 사건이 있었고, 수십 년 뒤에 바빌론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유대인들이 그 자리에 다시 성전을 세웠습니다. 기원전 20년 헤롯 대왕 시절에는 그 성전에 대한 증축이 시작되어 기원후 64년에 공사가 끝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로마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몰려왔고 로마의 티투스 장군이 예루살렘을 함락시켜 도시 전체를 철저하게 파괴하는 과정에서 성전은 또 다시 무너지고 맙니다. 그 과정에서 성전산을 둘러싸고 있던 성벽들도 거의 다 파괴가 되었는데 그 중에 유일하게 남은 부분이 서쪽 벽, 즉 '통곡의 벽'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 유대인들은 전세계로 뿔뿔이 흩어졌는데, 이것이 바로 '디아스포라'입니다.
그렇게 유대인들이 수백 년 동안 뿔뿔이 흩어져 사는 동안 예루살렘의 주인은 계속 바뀌었고, 디아스포라 후 수백 년이 지난 691년, 원래 유대교 성전이 있던 자리(성전산)에는 이슬람 사원인 '바위의 돔(Dorm of the Rock)' 사원이 건설됩니다. 그리고 8세기에는 그 바로 옆에 또 다른 이슬람 사원인 '알 아크사 사원'이 건설됩니다. 결국 유대인들이 가장 중요한 성지로 삼고 성전을 세웠던 곳에 두 개의 이슬람 사원이 들어서게 되고, 또 그 곳이 이슬람교에서 가장 중요한 성지 중 한 곳이 된 것입니다.
그 후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유대인들은 서쪽 벽 앞에 서서 성지를 잃고 뿔뿔이 흩어진 자신들의 처지를 생각하며, 또 지금은 이슬람 사원이 있는 그 자리에 자신들의 성전이 다시 세워지길 바라며 통곡을 하면서 기도를 했고, 그러한 관습이 굳어져 지금까지 유대인들의 중요한 기도 장소가 된 것입니다. 이 벽에 '통곡의 벽'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 역시 예루살렘을 여행하던 유럽인들이 벽 앞에 붙어 통곡을 하며 기도하는 유대인들의 모습을 보고 그 벽을 '통곡의 벽'이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통곡의 벽 앞에는 기도 장소 안에서 기도하거나 여러 종교 행사를 하는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파라솔까지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아무래도 중동이라 그런지 햇볕이 많이 뜨겁더라고요.
통곡의 벽 반대편의 뒤를 돌아 보면 이런 모습이고요,
어쨌든 기도 장소로 내려가보도록 하겠습니다. 6명 중 저 혼자 남자였기 때문에 혼자 따로 떨어져 남자들이 기도하는 구역으로 들어갔습니다.ㅠ.ㅜ ㅋㅋ 아! 그리고 통곡의 벽은 유대인들의 안식일인 토요일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기도 장소로 들어갈 때는 남자들은 반드시 머리 위에 '키파'라고 불리는 모자를 쓰셔야 해요. 키파는 머리르 완전히 덮는 모자는 아니고 동그란 모양으로 머리 가운데 부분만 덮는 작은 모자랍니다. 유대인 남자들은 외출할 때 꼭 이 모자를 착용하는데요, 하늘에 유일신이 계시기 때문에 지상에 있는 인간들은 머리를 가려야 한다고 해서 쓰는 모자라고 합니다. 유대인이 아닌 일반 여행객들은 원래 챙모자든 뭐든 모자를 쓰고 있으면 상관이 없고요, 모자를 쓰지 않은 사람은 입구에 놓인 키파를 쓰고 들어갔다가 나올 때 반납해야 합니다. 물론 대여료는 없고요^^ 다만 머리에 고정되는 게 아니라 머리에 거의 올려 놓는 수준의 모자인데 따로 핀 같은 것이 없다보니 조금 힘들더라고요 바람이 살짝만 불어도 계속 날아가려고 하고...
저 까만 옷을 입은 분들은 유대인들이 종교의식이 있거나 기도할 때 입는 정식 복장인데요, 머리에는 챙이 매우 넓은 모자를 쓰거나 아니면 검은색 키파를 쓴답니다. 유대교 정통주의자는 일상 생활을 할 때도 저런 복장을 하고 다니는데, 길거리에서 저런 복장을 한 사람들을 보시면 대부분 유대교 정통파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들은 특이하게도 양쪽 구레나룻을 길러서 땋고 다니는데, 그 곳에 지혜가 담긴다고 생각한다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실제로 보면 조금 우스꽝스럽지만 놀리면 안 돼요! 유대교 정통파들의 경우 함부로 건드리면 폭행을 당하거나 적어도 폭언을 들을 수 있다고 외교부 해외여행안전정보 사이트에서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ㅠ.ㅜㅋㅋ
매우 심각하게 앉아서 안경도 벗어든 채 앉아서 기도를 하고 계신 유대인 할아버지...
오잉? 여긴 사람들이 왜 이렇게 몰려 있는 걸까요? 카메라까지 와서 찍고 있고 담벼락 너머 여자분들도 매우 흥미로운 구경거리가 있는 듯 쳐다보고 있네요?
우리나라로 치자면 초등학교 고학년~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유대교 경전을 읽고 있고, 주변에서 어른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무슨 종교 의식을 하는 것 같죠?
이것은 바로 유대교의 '성년식' 행사라고 해요. 유대인들은 13세가 되면 성년으로 간주한대요. 좀 빠른 감이 없진 않죠? 유대인들은 13세가 되면 성년으로 보기 때문에 13세부터 책임져야할 것도 많고, 지켜야할 것도 많아진다고 합니다. 성년식은 매우 큰 축제이기 때문에 가족, 친척뿐만 아니라 동네 사람들도 모두 함께 모여 성년식 과정을 지켜보고 축하해준다고 합니다. 성년식 내내 주변의 여자분들은 중동, 아프리카 사람들이 신났을 때 혀를 움직여서 내는 그쪽 특유의 소리를 내고 계시더라고요. 축하의 의미로 하는 거겠죠?^^ 그리고 또 어른들은 성년식 당사자에게 사탕을 던지는 것으로도 축하의 표시를 합니다. 그런데 좀 세게 던져서 맞으면 아플 것 같더라고요;; 막 몇 개씩 한꺼번에 던지는 사람도 있고... 그래도 다 좋은 의미로 던지기 기분 나쁘지는 않겠죠?(아닌가?)
통곡의 벽에서는 성년식 뿐만 아니라, 유대교의 할례식, 그리고 혼인식 등도 이루어진다고 해요. 저는 이 날 다른 것은 못 봤고, 성년식을 하는 팀은 굉장히 여기저기서 많이 봤습니다. 바로 아래 사진의 사람들도 그렇고요.
아! 그리고 유대인 남자들이 머리에 하고 있는 까만 뿔같이 보이는 것은 유대교의 경전 중 하나인 '토라(모세 오경)'과 '영혼'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 상자 안에 모세 오경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잠시 올라가서 여자들이 기도하는 공간도 잠깐 살펴봅니다. 남자들이 기도하는 공간은 정복을 입은 사람들이 열심히 기도에 매진하고 있었는데, 여자쪽은 한 결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네요^^ 사실은 다시 만나는 시간을 제대로 안 정해 놓아서 이 정도면 다 구경했을까 해서 올라왔는데, 아직 한창 구경 중이길래 저도 다시 기도 공간으로 내려갔습니다.
한쪽 구석에 모여서 열심히 기도하는 유대인들... 유대인들은 통곡의 벽에서 토라(모세 오경) 등 유대교 경전을 읽기도 하고, 또 성전산에 자신들의 성전이 다시 세워지기를 바라며 기도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이러한 바람이나 또는 개인적으로 바라는 일들, 기도 내용을 종이에 적어 통곡의 벽 돌틈에 끼워넣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래서 통곡의 벽의 돌틈에는 여기저기 종이들이 많이 끼워져 있어요.
오 근데 남자들이 기도하는 곳 왼쪽 옆을 보니 문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궁금증이 생겨 한 번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오! 문 안으로 들어가니 성벽 안에 이렇게 거대한 공간이 나타났습니다. 역시 안에서는 벽을 바라보며 기도를 하는 유대인들이 있었고, 열심히 사진을 찍는 여행객들도 많았습니다.
이것은 '토라의 방주'라고 하는데요, 유대인들의 가장 중요한 경전 중 하나인 토라(모세 오경) 두루마리를 보관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아까 위에서 성년식을 하던 아이가 읽고 있던 그런 두루마리들이 보관되어 있는 것이죠.
그 외에도 유대교 경전들과 관련 서적들이 아주 많이 보관되어 있었는데요, 모두 히브리어로 쓰여져 있더라고요.ㅠㅠ 그래서 읽어볼 수는 없었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궁금했는데...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오! 윗 사진의 가장 왼쪽 분은 제가 전날 이스라엘 입국 심사 받을 때 같이 줄 서 있었던 혼자 여행 온 일본인! 사실 재밌었던 게 요르단에서 넘어올 때 이스라엘 입국 심사 줄에 너무 오래 서 있어서 거기 같이 서 있던 사람들 얼굴이 좀 눈에 익었었나봐요. 예루살렘에 있는 내내 거기서 같이 줄 서 있던 사람들이 뜬금없이 이곳저곳에서 보이더라고요.ㅎㅎ 다들 가는 코스가 비슷한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게 통곡의 벽을 잘 구경하고 나왔는데, 통곡의 벽 입구에서 또 다른 성년식 팀과 마주쳤네요.ㅎㅎ 오~ 성년식이라고 어른들이 천을 들어서 햇빛도 가려주고.ㅋㅋ '특급대우' 받고 있네요.ㅋㅋㅋ
아까 저희가 들어왔던 입구는 좁은 골목길이라 남자, 여자 입구가 따로가 아니었는데, 나올 때는 반대편으로 나왔더니 여기는 검색대도 남자와 여자가 따로 나뉘어 있네요.
통곡의 벽에서는 보이지 않는 이슬람교 성지 바위의 돔 사원...
이렇게 통곡의 벽 위 성전산에는 북쪽(사진에서 왼쪽)에 '바위의 돔 사원(황금 돔)', 그리고 남쪽(사진에서 오른쪽)에 '알 아크사 사원' 이렇게 두 개의 이슬람 사원이 있고요, 유대인들은 매일 이 방향을 향해 '저걸 허물고 우리 유대교 성전이 다시 들어설 수 있게 해 주세요' 하고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이죠.
둘째 날 아침 첫 여행지가 통곡의 벽이었는데, 아침부터 통곡의 벽에서 이런 모습들을 보며 참 머리가 복잡해 졌었어요. 저도 종교가 있지만(천주교 신자), 도대체 종교는 뭐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싸우고 서로 죽이기까지 하고 또 벽에 붙어서 통곡을 하며 기도를 하고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번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여기 예루살렘을 성지로 삼고 있는 세 종교,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는 모두 같은 신을 믿으며 아브라함이라는 하나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종교잖아요. 공통점도 매우 많고요. 물론 그 밖의 차이점 때문에 이렇게 싸우고 있지만요.
세 종교가 서로의 공통점에 주목해 서로 화합해 나가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서로의 차이점에만 너무 주목했고, 또 수백 년, 수천 년 전의 갈등과 감정의 골을 지금까지 끌고 내려와 있다는 것도 싸움이 끝나지 않는 원인인 것 같아요. 서로의 공통점에 집중해서 화해하고 또 그러한 과정에서 케케묵은 갈등들은 깔끔하게 털어내는 것이 통곡의 벽 앞에서 통곡하고 있는 유대인들의 통곡을 멈춰줄 수 있는, 또, 유대인들에게 원한의 감정을 갖고 있는 무슬림 및 아랍 기독교인들이 그러한 감정을 털어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 같아요. 정말 통곡의 벽 주변에 잠시 머무는 동안 종교들 간의 엄청난 갈등이 온 몸으로 느껴져서 많이 혼란스럽고 안타까웠어요. 도대체 종교가 뭐길래 저 사람들은 저렇게 통곡해야만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으로 조금 더 올라가봤더니 유대교의 촛대가 아주 크게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이 촛대 역시 유대교를 상징하는 중요한 물건 중에 하나인데요, 로마의 티투스 장군이 예루살렘을 함락시켰을 때 전리품으로 이 촛대를 정말 많이 약탈해 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이탈리아에 있는 티투스 장군 개선문에는 이 촛대를 가지고 들어오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저희가 전날 밤 갔던 감람산이 보이네요. 저기 감람산 꼭대기에서 이쪽을 내려다봤었죠.^^ 산 위부터 아래까지 꽉 찬 것들은 모두 유대인의 묘지입니다. 엄청나죠? 바로 전 편에서도 소개해 드렸듯이 유대인들은 성지인 예루살렘을 바라볼 수 있다는 이유로 사후 저 곳에 묻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묘지를 정면으로 마주보는 건 유대교 성지가 아닌 이슬람교 성지의 이슬람 사원들이죠.
이렇게 통곡의 벽에서 잔뜩 복잡한 감정만 마음 속에 가지고, 이번엔 이슬람교의 진짜 성지이자 예루살렘의 상징인 바위 돔 사원을 보러 출발했습니다.
역시나 아까처럼 골목길 안에서 한참 헤매기는 했지만 동쪽으로 가면 된다는 일념을 가지고 열심히 동쪽을 향해 갔죠. 그리고 입구까지 도착했는데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입구에 군인들이 서 있고... 그래서 저희가 슬쩍 가까이 갔더니 역시나 느낌이 틀리지가 않았습니다. 바로 막더라고요.ㅠ.ㅜ 왜 막나 했더니 저희가 간 기간이 바로 이슬람교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이슬람교 희생제)' 기간이어서 무슬림이 아니면 출입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 또한 무슬림들이 한꺼번에 모인 것을 노려 반대 세력의 테러 혹은 무력 행동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유였죠. 여러분들 중에서도 혹시 예루살렘에 가실 분들은 각 종교의 중요한 명절이나 기념일은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으으으! 여기까지 왔는데 예루살렘의 상징인 바위 돔 사원을 못 보게 되다니!!!ㅠ.ㅜ 진짜 종교가 뭐길래~!!!!!!
결국 저희는 발길을 돌리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가기로 했습니다.
To Be Continued...
2014. 6. 4.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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