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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이스라엘 여행기 [마지막편 - 12편] ? [넷째날(2013.10.16)]동부역사(외국여행)/13년 이스라엘 2014. 8. 18. 18:15
(이스라엘 / Israel)
이 포스트에서 다룰 여행지 '예루살렘 시'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2단계/여행자제(황색경보)'이며,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특별여행주의보(1단계)/철수권고'입니다. (2014. 8. 18. 기준)외교부에서는 이 블로그의 입장과는 달리 팔레스타인 영토인 요르단 강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도 이스라엘 여행경보 단계 내부에 포함시켜 안내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지정한 이스라엘의 공식적 여행 경보 단계는 가자 지구가 '특별여행경보(2단계)/즉시대피'로 지정되어 있고, 가자 지구로부터 반경 40km 이내의 지역과 요르단 강 서안 지구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1단계)/철수권고'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외의 나머지 지역은 '2단계/여행자제(황색경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예루살렘에서 발생한 유대인 학생 피살 사건 이후 양측의 보복 공격이 계속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의 치안 상황이 점점 악화되 고 있으며, 사상자도 다수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현재 '즉시대피'에 해당하는 '특별여행경보' 단계로 지정되어 있는 가자 지구와 '철수권고'에 해당하는 '특별여행주의보' 단계로 지정되어 있는 가자 지구 반경 40km 이내의 지역에서는 팔레스타인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향해 로켓포 공격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이스라엘 방위군의 보복 공격으로 가자 지구 내에서는 수백 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이스라엘 본토에서도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과 파기를 반복하며 교전을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루살렘이나 이스라엘 영토, 팔레스타인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의 경우 가자 지구 인근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평온한 상태이지만, 평소보다는 혼란스럽고 곳곳에서 시위 등 소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 외교부에서는 특별여행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된 가자 지구 및 가자 지구로부터 반경 40km 이내 지역과 요르단 강 서안 지구 외의, 나머지 2단계 경보 지정 지역을 여행할 때도 각별히 유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또한 올드 시티, 올리브 산 등 동 예루살렘 아랍인 밀집거주지역을 여행할 때도 각별히 유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여행을 계획하고 계실 경우 여행의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여행 중에는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며 비상 상황 발생시 외교부가 제시한 안전수칙을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
제가 여행할 당시(2013. 10. 16) '예루살렘 시'와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2단계/여행자제(황색경보)'였습니다.
여행경보 단계는 현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요르단 / Jordan)
이 포스트에서 다룰 여행지 '요르단 발카 주'와 '요르단 암만'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1단계/여행유의(남색경보)'입니다.
(2014. 8. 18. 기준)
외교부에서는 요르단 전역의 여행경보 단계를 '1단계 - 여행유의'로 지정해 놓은 상태입니다.
요르단의 정세는 매우 안정적이며 치안 상황도 매우 좋지만, 주변국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만큼 요르단을 여행하실 경우 신변 안전에 어느 정도는 유의가 필요합 니다. 하지만 평소 요르단은 우리나라의 치안을 생각해도 될 정도로 안전한 상황입니다. 다만, 몇 년에 한번씩 테러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하고 시리아, 이라크 접경 지역 등 위험할 수도 있는 지역의 방문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
제가 여행할 당시(2013. 10. 16) '요르단 발카 주'와 '요르단 암만'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1단계 - 여행유의'였습니다.
여행경보 단계는 현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오늘 드디어 2013년 10월 이스라엘 여행기의 마지막편을 쓰게 되었네요! 그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드디어 마지막 날 아침! 푹 자고 다들 일찍 일어나서 호스텔 2층에 마련된 식당에서 식빵, 달걀, 소시지, 커피 등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사실 이 여행기를 보시는 분들은 넷째날에 또 뭐라도 있을까 하고 혹시나 기대를 하셨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넷째날은 그냥 일어나자마자 국경을 넘어 요르단으로 최대한 빨리 돌아가는 게 목표였어요. 왠지 다들 굉장히 지쳐 있었거든요. 애초에 계획도 2박 3일로 잡았다가 국경 넘어 다니는 시간 빼면 뭘 볼 시간도 없겠다 해서 셋째날까지 꽉 채워 다닌 다음에 하룻밤 자고 바로 다음 날 요르단으로 돌아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래도 아침을 먹고 생각해 보니 이 예루살렘이라는 예쁜 도시를 언제 다시 와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대로 떠나긴 뭔가 아쉽다 싶더라고요. 마침 일행 중 저 혼자 남자라 다른 친구들에 비해서 준비 시간이 일찍 끝났고 로비에서 만나기로 한 시간은 꽤 남았었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또 호스텔 밖으로 나가서 트램도 한 번 더 타보고 커피빈에서 모닝커피 한 잔 사서 마시고 그랬어요.ㅎㅎ
지중해와 멀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아침 햇살이 굉장히 눈부시더라고요.^^
곧 다시 호스텔로 돌아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짐을 챙기고 제가 3일 동안 잤던 침대도 정리를 하고 로비로 나왔습니다. 어느덧 친구들도 다 모였고 저희는 체크아웃을 한 뒤에 요르단-이스라엘 국경(사실 요르단-팔레스타인 국경이지만) 이스라엘 측 출입국관리사무소까지 42셰켈에 저희를 데려다 줄 밴을 타는 곳으로 가기 위해 호스텔 바로 옆 하-다비드카 역에서 트램을 타기로 했습니다.
어!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스라엘에서 요르단으로 넘어갈 때 이스라엘 측에 내야 하는 출국세가 100셰켈(한화 약 30,000원)이라고 들었는데 생각해 보니 지갑에 현금이 거의 없더라고요. 마침 다른 친구 한 명도 현금이 없다고 해서 나머지 다른 친구들 먼저 트램을 타고 저희는 쭉 걸어서 중간에 있는 은행 ATM에서 현금을 찾아 트램을 타고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현금을 찾은 뒤 마지막으로 트램을 타고 밴 승차장이 있는 다마스쿠슥 게이트 역으로 가는 중. '아~ 이제 예루살렘에서 트램을, 아니 이 트램이라는 교통수단 자체를 언제 다시 타 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막 들었습니다. 물론 몇 개월 뒤였던 올해 1월에 한국으로 돌아오며 이스탄불과 두바이를 여행하던 중 터키 이스탄불에서 트램을 또 탔지만, 여기 이스라엘을 여행하던 10월만 해도 일단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매우 까마득하기만 했었기 때문에요...
다마스쿠스 역에 내렸더니 승강장 한 켠에 먼저 온 다른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루살렘 이제 안녕! 요르단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삐걱대면서 지쳐있던 저에게 힐링을 주었던 도시.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바라보니 왠지 그렇게 예쁘고 아름답게만 바라봐서는 안 될 것 같은 그런 도시. 또 골목골목 다닐 때마다 한 걸음 한 걸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고, 많은 물음표?를 던져주었던 도시. 종교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 잘 공존할 수 있을까?
어쨌든 여러 가지 감정을 안고 아쉬운 느낌으로 밴을 타는 승차장을 찾아 갔습니다. 그런데 아랍인 아저씨가 알려준 승차장... 뭔가 이상한데... 차 밖에 밴이라는 표시도 없고 흠... 국경에서 예루살렘으로 들어올 때 타고 왔던 밴과는 완전 다르게 생겼는데... 근데! 저희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런 의심을 가지고도, 아니 의심 정도가 아니라 이게 허가 받은 공식적인 밴이 아니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냥 그걸 탔습니다. 이유는 1. 가격 차이가 별로 안 나서 3셰켈(한화 약 900원)밖에 차이가 안 났고, 2. 아저씨가 친절해서, 3. 찾아다니기 귀찮아서.
어쨌거나 그 아랍인 아저씨는 참 친절했고 무허가 밴 치고는 가격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는 국경까지는 못 가고 '체크 포인트'까지만 갈 수 있어!"라고 계속 강조해서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저희는 당연히 밴이 요르단 국경까지 가는 건 기대도 안 했고 그 '체크 포인트'라는 것은 이스라엘 측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말하는 것이겠지~ 하는 생각에 계속 "네~!! 네! 알겠습니다!'를 연발했어요.
차는 예루살렘 시내를 벗어나 팔레스타인 요르단 강 서안 지구로 접어들었고 끝없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예루살렘은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에 위치한 도시인데요, 반면에 요르단-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 지역은 해발 고도가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곳 중 한 곳입니다. 왜냐하면 원래는 그 골짜기에 물이 차 있어야 하는데 그 지역이 워낙 강수량에 비해 증발량이 압도적으로 높다보니 물은 계속 마르고 요르단 강을 중심으로 한 그 지역은 해발 마이너스 수백 미터의 해발 고도를 가지게 된 것이죠. 바로 그 지역에 세계에서 가장 짠 호수이며, 너무 염도가 높아서 아무 생명체도 살 수 없는 '사해(Dead Sea)'가 위치하고 있죠. 사해의 생성 원인도 이렇게 강수량에 비해 증발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 지역의 기후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예루살렘시를 벗어나 쭉 내려가다 보면 산 중턱 여기저기에 해발 100m, 해발 0m, 해발 -100m, 해발 -200m 이렇게 점점 고도가 낮아짐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어요. 정말 끝없이 낮아지더라고요. 혼자 갑자기 바다가 넘치는 상상도 하고.ㅋㅋㅋ
어쨌거나 그게 문제가 아니라요, 요르단에서 예루살렘으로 밴을 타고 갔을 때의 길을 그대로 잘 따라 거슬러 올라가던 무허가 밴이 갑자기 이스라엘 측 출입국관리사무소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삼거리에서 덜컥 서더니 저희보고 내리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왜...?'라는 표정으로 기사분을 쳐다보았고. 기사 분은 'Here is Checkpoint! 다 왔으니 돈 내고 내리세요~' 그러시더라고요. 헉! 국경까지 못 간다는 게 아예 출입국관리사무소까지 닿지 못하고 검문소에서 막힌다는 얘기... 그 체크포인트는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아니라 그 곳으로 가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검문소...ㅠ.ㅜ 이건 속은 것 같기도 하고 속은 게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 아저씨는 분명히 '난 체크포인트까지밖에 못 감!'이라고 몇 번을 강조했는데 제대로 못 알아들은 저희가 잘못한 것 같기도 하고, 체크 포인트가 정확히 어딘지 설명을 제대로 안 해 주신 그 아저씨 잘못인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저희는 딱히 할 말이 없었기 때문에 돈을 내고 일단 내렸습니다. 내린 곳의 풍경은 아래와 같습니다.
으헝헝.ㅠ.ㅜ 여기 뭐야.ㅠ.ㅜ 이 와중에 잠시 설명을 드리자면 사진 왼쪽에 멀리 보이는 도시가 팔레스타인 요르단 강 서안 지구의 도시 중 한 곳인 '예리코(Jericho)'입니다. 근데 저희에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고요, 어떻게 출입국관리사무소까지 가냐가 문제였는데, 저희가 아까 무허가 밴에서 내릴 때 기사 아저씨가 한 가지 알려주신 정보는 '여기서 국경(출입국관리사무소를 말함)까지는 3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으니 택시를 타면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시고 도망치듯이 빠른 속도로 가셨는데 저는 이게 단지 저희를 체크포인트까지밖에 데려다주지 못해서 무안함에 그러는 줄 알았지만) 일단은! 택시가 없어요. 사방을 둘러봐도 검문소 하나 빼고는 완전히 사막인데 이런 데서 택시를 어떻게 잡아요.ㅠ.ㅜ 도로를 지나다니는 것도 공식적으로 허가받은 밴(저걸 탔어야 하는데! 저희는 계속 그러고 있었습니다.), 아니면 도로 인근을 노닐거나 서서 멍 때리는 낙타들, 그리고 낙타 주인들... 그리고 응? 저 남자는 누구지? 하고 다가가 봤습니다. 왠지 저희와 비슷한 처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역시나... 그 분은 무허가 밴을 타고 와서 저희와 같이 사막 한 가운데 떨어져 버린 일본인 여행객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87년생이더라고요. 저보다 3살 형이에요(저는 90년생).
어쨌든 그렇게 한참 있다보니 택시가 간간히 오기는 오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4명(저희 일행 3명+일본인 형)을 먼저 오는 택시에 태워 보내고, 남은 3명이 같이 택시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택시에 탔더니 출입국관리사무소까지 100셰켈(한화 약 30,000원)을 내라는 거예요. 그래서 '뭔!???? 도대체 몇 분 걸리는데? 멀어요?'라고 물어봤더니 기사분이 자신있게 '3 minutes' 그래서.. 저희는 '????????? 뭐야 이거 완전 바가지잖아. 안 타요! 우리 내리자!' 이러고 내리는 시늉을 했어요. 이러면 보통 기사가 '그래그래 좀 깎아주지 뭐' 이러거든요. 아니 3분인데 30,000원은 해도해도 너무 하잖아요.ㅠ.ㅜ 그런데 저희가 내리는 시늉을 하니까 '그래! 너네 진짜 내려봐라! 여기 택시 올 것 같아? 내려! 필요 없어!' 이런 식으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많이 당황했지만 일단 내렸습니다. 3분 거리에 3만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됐거든요. 하지만 그 뒤에 오는 택시도 또 30,000원을 부르더라고요. 그렇게 택시를 두 대 보낸 사이에 시간은 너무 많이 흘렀고... 서로 연락도 안 되는 상황이라 이미 검문소를 통과한 사람들이 저희 셋을 걱정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다음에 오는 택시를 100셰켈을 주고 탔습니다. 다행히도 내리자마자 바로 만났어요. 알고 보니 검문소에서 출입국관리사무소까지는 모든 택시가 무조건 100셰켈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검문소는 걸어서 들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무허가 밴을 타고 온 사람은 택시 외에는 국경 사무소가지 갈 방법이 없고 모든 택시기사들이 담합을 해서 불과 3분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3만원 정도에 해당하는 100셰켈을 받는 것이죠.
결국 이 모든 것은 예루살렘에서 무허가 밴을 탔던 저희들의 불찰...ㅠ.ㅜ 공식으로 허가받은 밴은 예루살렘에서 국경 사무소까지 42셰켈(한화 약 12,600원)이면 갈 수 있는데, 무허가를 탔더니 밴 운임 45셰켈(한화 약 13,500원)+1인당 택시 운임 약 33.33333333333.......셰켈(한화 약 10,000원)해서 한 사람 당 약 23,400원)이 들었더라고요. 허가된 밴을 탔을 때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들었네요. 아이고...
어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이스라엘 출국 절차를 밟는데 으엥??? 이스라엘 출국세가 178셰켈(한화 약 53,400원)??? 분명이 인터넷에서 최근 자료를 찾아봤을 때는 100셰켈(한화 약 30,000원)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사이에 출국세가 한번에 78셰켈이나 올랐더라고요. 우왕... 완전 도둑이다. 무슨 출국세로 50,000원을 넘게 받아..ㅠ.ㅜ 요르단 출국세는 딱 10디나르(약 15,000원)이었는데... 이스라엘은 물가만 비싼 게 아니라 세금까지도 엄청 비싸더라고요.
출국세가 너무 비쌌던 걸 빼면 출국 절차 자체는 입국절차보다는 훨씬 간소했습니다. 일단 이스라엘 국내로 들어오는 게 아니니까 그렇겠죠? 이스라엘 입국 시 만들어줬던 입국카드는 출국 때 한 쪽을 살짝 찢어줍니다. 이스라엘 입국 때와 똑같이 요르단에서 넘어 온 국경 지역만 운행하는 제트버스를 타고 요르단으로 넘어갑니다. 차가 너무 심하게 밀려서 오래 걸리기는 했는데, 그 안에서 새로 만난 일본인 형과 진짜 재미있게 이야기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구몬 일어, 중고등학교 때는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웠었고, 대학교 1학년(2009년) 때도 실용외국어로 일본어를 선택해서 1년 동안 공부했었는데, 뭔가 항상 기초만 배우다 끝나는 느낌이라 제 일본어 능력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버스 안에서 한마디, 두마디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저도 모르던 일본어 실력이 갑자기 마구 발휘되는 거예요. 물론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은 없었지만 그냥 일본어로 대충 막 말해서 서로 의사소통이 되는 정도더라고요. 이야기하면서도 스스로에게 많이 신기했어요. 그리고 사실 그 형이 영어도 잘 못하고, 아랍어는 아예 모르고 그래서 대화 가능한 언어가 일본어밖에 없었거든요. 그 형과는 그렇게 친해져서 버스 안에서 서로 메일 주소도 교환하고 페이스북 친구도 맺고 그랬습니다.
버스 안에서 소녀시대 얘기, 카라 얘기(이 때 이 형은 카라에서 니콜이 탈퇴한다는 뉴스를 보았다면서 매우 '쇽쿠!(Shock)'였다고 이야기를 해 주더라고요.(이 때 만난 일본 사람들은 다 니콜의 카라 탈퇴 이야기를 했었어요.ㅎㅎㅎ)도 하고.. 그러던 와중에 서로 이스라엘에는 어떻게 여행을 하게 된 것이며 왜 요르단으로 넘어가고 있냐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그 형은 이곳저곳 여행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이스라엘-요르단을 여행하는 중이고 요르단에 넘어가서는 와디 무사에 숙소를 잡고 페트라에 다녀온 뒤 암만으로 넘어와서 암만에서 1박을 한 뒤 일본으로 귀국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요르단에 살고 있는 저희에게 페트라에 가는 방법을 아느냐 물어봤는데, 이 때만 해도 요르단에 온지 고작 한 달 됐을 때였고, 요르단 대중교통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네이버에서 열심히 찾아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나중에(올해 1월) 페트라를 갈 때 타고 갔던 제트 버스, 그리고 퍼블릭 버스에 대한 정보들이 쏟아져나오더라고요. 제트 버스는 하루에 한 대 아침에만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하루 중 아무 때나 가면 탈 수 있는 것은 '퍼블릭 버스'라고 낡고 오래 걸리는 버스가 있는데 대신 이 버스는 운임이 싸다고 설명해 줬어요. 그리고 지금 당장은 어차피 퍼블릭 버스 말고는 페트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도 이야기를 해 주었죠.
페트라로 가는 퍼블릭 버스를 타려면 암만 남부 버스 터미널(무잠마 자누비)로 가야 하는데, 일단은 제가 요르단에서 택시를 탈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열심히 알려줬죠. 외국인을 보면 일단 미터기를 켜지 않을 것이다. 사기를 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라 등등등... 근데 그렇게 알려주고 보니 이 형이 아랍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영어도 유창하게 잘 못 하니까 택시 기사들에게는 아주 좋은 먹잇감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한 친구랑 저랑 요르단에 도착하면 택시를 타고 같이 암만 남부 버스 터미널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그나저나 일단은 요르단 측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도착을 해야지 택시를 타고 터미널에 같이 가든가 말든가 할텐데... 그렇게 버스는 한참을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요르단 측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도착했고 저희는 간단한 절차를 거친 뒤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저희 일행 중 4명은 택시를 타고 바로 요르단 대학교로 가기로 했기 때문에 거기서 헤어졌고요, 저와 다른 친구 한 명, 일본인 형 이렇게 셋은 택시 기사와 흥정을 거쳐 남부 버스 터미널(무잠마 자누비)까지 30디나르(한화 약 45,000원)에 가기로 합의를 하고 택시를 탔습니다.(3명이니까 10디나르씩 더치페이) 원래 암만 시내와 이스라엘 국경 사이는 암만 시내 출발보다 국경 출발이 더 비싸다고는 하던데, 그래도 거의 1.5배에서 2배에 가까운 가격이더라고요. 사실 이쯤에서 합의를 본 건 저희가 남부 버스 터미널이 어디있는지 잘 몰라서 그런 것도 있었어요.ㅎㅎㅎ 혹시나 요르단 대학교-국경까지의 거리보다 훨씬 멀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그런데 지도로 보니 별로 차이가 없네요.ㅠ.ㅜ)
택시는 한참을 달려 드디어 남부 버스 터미널(무잠마 자누비)에 도착을 했고요,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버스 호객꾼들이 달려들어 '페트라? 페트라!'를 외쳐대고 있더라고요. 일본인 형은 버스를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저희와 기념 사진을 한 방 찍었고요,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기로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일본인 형을 보내고 둘이 택시를 타고 요르단 대학교 정문에 왔고요. 사실 오후 3시가 넘은 시각까지 점심을 못 먹고 있어서 정말 배가 고팠습니다. 그래서 정문 앞 레바논 음식을 파는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뒤 그 친구와 저도 헤어지고 자취방에 들어와서 완전 뻗었죠.ㅎㅎㅎ 이상하게 엄청 피곤하더라고요.ㅠ.ㅜ 다른 곳을 간 것도 아니고 일어나자마자 그냥 요르단에 돌아왔을뿐인데 말이에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표면적으로는 아기자기하고 예쁘면서도 고풍스러운 모습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느껴졌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 너무나 많은 것들이 제 머릿속을 가득채우는 바람에 피곤해졌던 것일지도 몰라요...
이렇게 2013년 10월 이스라엘 여행기를 마치겠습니다. 업로드하는데 너무 오래걸렸는데, 그래도 끝까지 읽어주신분들 정말 감사드리고요! 요즘 갑자기 기온이 오르락 내리락 난리도 아닌데 감기 조심하세요! 저는 감기 걸려서 며칠 째 고생 중이거든요^^
The End
한편, 그 일본인 형하고는 이스라엘 여행을 마친 후 이틀 뒤에 다시 연락이 됐답니다. 이틀 뒤에 그 형이 암만으로 돌아왔거든요. 그래서 서로 페이스북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그 때 택시를 타고 남부 버스 터미널까지 같이 갔던 또 다른 친구 한 명까지 셋이 암만 도심 지역에서 같이 놀았어요. 그 형이 기념품을 사고 싶다길래 레인보우 스트리트도 가고, 또 마침 그 날이 그 형 생일이라고 해서 암만 도심의 예루살렘 식당에 가서 요르단 전통 음식도 같이 먹고, 그 근처의 '하비바'라는 아랍식 디저트 가게에 가서 '쿠나페'도 같이 먹고 그랬답니다. 마지막에는 그 형을 호텔 앞까지 바래다 줬는데 저희도 정말 반갑고 즐거웠지만 그 형도 많이 고마웠는지 '아리가또고자이마스'를 허리숙여 한 7번 정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같이 허리 숙여 그 형에게 배운 '천만에요'라는 의미의 '도이타시마시테'를 7번 정도 했죠.^^ 그 형은 도쿄에 살고 있었는데 언젠가 도쿄에 놀러온다면 그 땐 꼭 자기가 밥을 사겠다고 했어요. 사실 이번 여름에 도쿄에 가볼까 생각했었는데 사정상 못 가고 이렇게 여름방학이 끝났네요.ㅠ.ㅜ 뭐 다음 겨울방학이나 언제든 도쿄에 갈 기회가 있겠죠? 도쿄는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가까운 편이니까요.
2014. 8. 18.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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