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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귀국길 (터키 이스탄불 여행) [1편] 안녕, 요르단! - 이스탄불로 가는 길 (첫째날/14.1.14)동부역사(외국여행)/14년 터키이스탄불&UAE두바이 2014. 9. 6. 18:20
(요르단 / Jordan)
이 포스트에서 다룰 여행지 '요르단 암만'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1단계/여행유의(남색경보)'입니다. (2014. 9. 6. 기준)
외교부에서는 요르단 전역의 여행경보 단계를 '1단계 - 여행유의'로 지정해 놓은 상태입니다.
요르단의 정세는 매우 안정적이며 치안 상황도 매우 좋지만, 주변국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만큼 요르단을 여행하실 경우 신변 안전에 어느 정도는 유의가 필요합 니다. 하지만 평소 요르단은 우리나라의 치안을 생각해도 될 정도로 안전한 상황입니다. 다만, 몇 년에 한번씩 테러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주의해야 하고 시리아, 이라크 접경 지역 등 위험할 수도 있는 지역의 방문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
제가 여행할 당시(2014. 1. 14) '요르단 암만'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1단계 - 여행유의'였습니다.
여행경보 단계는 현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집트 / Egypt)
이 포스트에서 다룰 여행지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2단계/여행자제(황색경보)'입니다.
(2014. 9. 6. 기준)
외교부에서 지정한 이집트의 지역별 여행경보 단계는 이집트-리비아 접경 지역과 시나이 반도(샤름 엘-셰이크 제외)가 '3단계/철수권고(적색경보)'로 지정되어 있고, 샤름 엘-셰이크 등 이집트 내 다른 지역들은 '2단계/여행자제(황색경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최근 몹시 불안정한 치안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시나이 반도 지역(샤름 엘-셰이크 제외)는 '특별여행경보(2단계)/즉시대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집트는 2011년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후 수차례 정권이 바뀌고 군부가 개입하는 등 정국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카이로를 중심으로 이집트 국내 전역에서 폭력 시위 등 대규모의 시위 및 테러, 저격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생계가 불안해져 강도, 절도 등 생계형 범죄도 자주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혼란한 상황을 틈타 길거리에서 성범죄 등도 자주 발생하고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현재 이집트는 비상사태가 발령된 상황으로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 14개 지역에서는 야간 통금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여행하시는 분들께서는 이 점에도 유의하셔야 합니다.또한, 이집트 동부의 시나이 반도 지역은 특히 치안 상황이 악화되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 세력들에 의한 테러, 납치, 살해 등의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올해 2월에도 한국인 성지순례 여행객들의 버스에 대한 폭탄테러 공격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특히 외국인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납치, 테러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집트를 여행하게 되시더라도 정국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시나이 반도 지역은 여행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
제가 여행할 당시(2014. 1. 14)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1단계 - 여행유의'였습니다.
여행경보 단계는 현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날짜상 추석연휴는 내일부터지만, 사실상 오늘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다들 추석 연휴 즐겁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도 추석 연휴를 맞아 개강한지 일주일만에 다시 춘천으로 왔어요. 올해부터 시행된 대체휴일 덕분에 ['토요일'] + [추석 연휴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 [대체 휴일 '수요일']까지 5일 연속으로 놀게 되었는데요, 또 저는 이번 학기는 목요일이 공강이라 토일월화수목 무려 6일 연속으로 쉬게 되었답니다.ㅎㅎㅎ 아... 개강하자마자 너무 오래 쉬면 안 되는데... 그래도 좋아요 뭐.ㅋㅋ
오늘은 드디어 올해 1월에 제가 요르단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다녀 온 이스탄불, 두바이 여행기의 1편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요르단 출국 날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출국 전 날 이야기부터 해 보겠습니다. 그렇게도 한국에 돌아가고 싶었건만 막상 약 5개월 간의 요르단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니 아쉬운 마음이 이만저만 드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 괜히 동네 이곳저곳도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카메라에 담고 또 제 눈 속에 담고 그랬습니다. 또 요르단 대학교 학생식당에 가서 마지막으로 학식도 한 번 먹어보고, 요르단 대학교 캠퍼스도 쭉 한 번 돌아봤죠. 학교 앞 편의점, 단골 수퍼마켓도 너무 그리울 것 같아서 굳이 들어가서 과자 하나, 물 한 병 이렇게 사서 들고 왔고요. 또 가장 익숙한 장소였던 자취방이 있던 동네 골목길도 걸으면서 사진을 찍고 냉장고에 있는 모든 재료들을 꺼내 자취방에서 해 먹는 마지막 저녁 식사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저보다 이틀 늦게 출국하는 저희 과 후배 한 명, 그리고 그 때 당시만 해도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정말 까마득 했던 다른 학교 친구 한 명(얼마 전 8월 말에 귀국했어요)이랑 멀지 않은 번화가에 가서 과일 빙수? 비스무리한 것도 먹었어요.(누텔라를 너무 들이부어서 심각하게 달기는 했지만 꽤 환상적인 맛이었던 기억이...) 이렇게 암만 생활을 정리하며 추억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담고 있는데,
문제는 추억만 담고 정리하고 있었던 거죠! 저는 짐을 정리하고 싸는 일을 그리 큰 일로 생각을 안 했는지, 아니 큰 일인 건 느꼈는데 그래도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아서 그냥 손 놓고 놀고 있었어요. 그렇게 친구들이랑 과일 빙수(?)도 먹고 한참 수다 떨고 거리도 걷고 즐겁게 놀다가 요르단 대학교 북문 앞까지 택시를 같이 타고 와서 아쉬움의 작별 인사를 한 뒤 무언가 짠한 마음으로 자취방에 들어왔는데! 그냥 모든 게 피곤하고 다 귀찮더라고요... 그래도 짐은 정리해야했기에... 하필이면 또 마지막 달엔 휴대폰 데이터를 왜이렇게 많이 썼는지 데이터를 다 써서 인터넷이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와이파이 기계는 자취방에 들어오기 전 아직 오랫동안 남아 있어야 하는 그 친구에게 주고 왔고요. 그래서 카톡도 안 되고 아무것도 안 되어서 완전 답답한 상황이었답니다.ㅠ.ㅜ 그나마 국제전화카드 사 놓은 게 통화 시간이 꽤 남아 있어서 그걸로 간간히 엄마하고만 통화를 했어요.
어쨌든 그렇게 낑낑대며 모든 짐을 그제서야 싸기 시작했는데 항공사 수하물 규정에 따라 나눠 담는 일부터 보통이 아니더라고요. 무거운 짐들과 필요 없는 짐들은 1차적으로 택배로 한국에 보냈었거든요. 그런데 너무 조금 보냈는지, 흩어져 있을 땐 별로 없어 보였던 짐이 막상 가방에 넣어보니 너무 많아서 다 들고 가기도 힘들어보이는 거예요... 흔히 이민가방이라고 부르는 대형 캐리어 하나와 백팩 두 개, 그리고 노트북 가방의 남는 공간에 잡다한 것을 다 넣어서 완전 빵빵한 가방 네 개를 만들었는데, 혼자 이걸 들고 가는 것도 문제지만, 도대체 무게를 알 수가 없으니 너무 불안하더라고요. 특히 이민가방 하나가 가득 찬 것이 정말 불안했어요. 제가 암만-카이로-이스탄불까지 이용한 항공사는 이집트 항공인데요, 이집트 항공의 이코노미 클래스 수하물 규정은 23kg 짜리 2개였거든요. 근데 아무리 눈으로 보고 손으로 들어봐도 이민 가방의 무게가 족히 30kg은 나갈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최대한 다른 가방 여기저기로 나눠서 옮겨 담았는데 그래도 불안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답니다. 심지어 너무 색이 변해서 입기 힘들어진 티셔츠 몇 개와 지퍼가 완전히 망가져버린 짚엎 후드티는 결국 포기하고 버렸어요.
그러고 나서 또 집안 정리도 하고 제가 처음에 이 방에 들어왔을 때의 상태로 되돌려 놓기 위해 청소도 열심히 하고 한 옆으로 치워놨떤 제 것이 아닌 주방용품들 및 그릇들도 다시 제자리에 다 돌려 놓고 그러고 대충 마무리가 되어간다 싶었을 때가 새벽 4시 경이었습니다. 정말 다행이었던 건 그 때는 1월 중순이었고 한겨울이었기 때문에 너무 추웠는데, 다행히 저녁~새벽까지 계속 틀어놓은 가스난로의 가스가 다 닳지 않고 계속 버텨주었다는 거예요. 물론 중간에 너무 답답하면 창문을 열어놓기도 했지만 곧 마구 들어오는 찬바람 때문에 다시 닫았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정리를 하고 앉아있으려니 데이터도 다 썼고 와이파이도 없고 정말 심심하더라고요. 그런데 4시 반 경에 갑자기 누가 제 방문을 두드리길래, "누구세요?" 물어봤더니 "나 아부드~" 하는 대답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부드는 제가 요르단에서 지냈던 집의 관리인이거든요. 그래서 무슨 일인가 하고 문을 열었더니 잠이 덜 깬 표정의 아부드가 "너 5시 반 쯤 출발한다고 했지?" 그래서 "네." 그랬더니, "그럼 내가 공항까지 태워다 줄게." 그래서 오잉? 이게 무슨 일인가! 오오! 하고 순간 좋았습니다. 사실 암만 시내에서 공항까지는 택시로 25~30디나르 거리거든요. 근데 하필이면 제가 그때 체크카드에 용돈이 별로 없었고, 엄마는 휴대폰 은행 어플이 제대로 작동을 안 해서 은행이 가야 계좌이체를 해주실 수 있는데, 빨라도 제가 이미 공항으로 가고 있을 시간에나 가능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어떻게 7서클까지 가서 7서클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까지 갈 정도의 돈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짐이 너무 많아서 힘들기는 했지만 일찍 나가서 공항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태워다주겠다니!! 하지만 바로 뒤에 이어진 말 "네가 25디나르를 나에게 준다면." ㅠ.ㅜ 역시... 공짜일리가 없지... 물론 25디나르면 공항까지 가는 택시비 정도이거나 조금 더 쌌습니다. 그리고 그 이른 새벽에 택시를 타면 또 분명히 '이 시간에 어차피 택시도 없는데 내 거 안 타면 가지도 못한다' 이러면서 바가지를 씌울 게 분명했기 때문에 돈만 있다면 'OK!'하고 탔겠지만, 저는 돈이 없었어요..ㅠ.ㅜ 그래서 결국은 "미안하지만, 저는 지금 현금이 없어요... 그래서 버스를 타고 가려고 해요."라고 말했더니 아부드가 "아~ 알았어."하더라고요. 어쨌든 제가 요르단에서 지내는 동안 일상생활에서 저를 정말 많이 도와줬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으로 서로 작별인사도 하고 악수도 하고 헤어졌습니다. 아부드는 다시 자러 갔고요.ㅋㅋㅋ
그리고 나서 저는 무서움을 무릅쓰고 새벽 5시 경에 그나마 자취방에서 가장 가까운 근처 다른 대학교 정문 앞 ATM까지 현금을 인출하러 갔답니다. 지갑에는 현금이 정말 거의 없었거든요. 무슨 생각으로 미리 인출을 안 해놨던 건지 몰라요... 혹시나 꺼져 있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ATM이 켜져 있더라고요. 그 시간에 길거리에는 거의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그 ATM 옆 학교 정문 경비원 아저씨는 새벽 5시에 현금을 인출하러 온 동양인을 매우 수상한 눈빛으로 쳐다봤습니다. 쳐다보든 말든 저는 현금을 뽑아서 다시 방으로 돌아왔고요. 그러고 나니 5시 20분이 되었더라고요. 얼른 버릴 쓰레기봉투 더미를 집 앞 쓰레기 버리는 곳에 가져다 놓고 마지막으로 방을 한 번 둘러본 뒤 거대한 짐 덩어리 4개를 들고 택시를 타러 나갔습니다.
겨우겨우 낑낑대며 큰 길가에 나갔는데 마침 반대방향으로 달리던 택시가 짐가방을 잔뜩 든 저를 보고 먹잇감이라도 발견한듯이 신나게 유턴을 해서 제 앞에 서더라고요. "7서클 가요~!"라고 말했더니 "그래 일단 타!" 이러면서 제 짐을 트렁크에 실어주더라고요. 그런데 미터기를 안 켜고 출발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미터기 켜줘요!" 그랬더니 "아니아니! 지금 이 시간에 택시 없어! 네 짐 엄청 무겁잖아~ 나 아니면 넌 그 짐 들고 계속 서 있어야 해~!" ㅡ.ㅡ 역시나 똑같은 레퍼토리... 하지만 짐까지 다 실었는데 내리기도 그렇고 저도 밤을 꼴딱 새서 너무 지친 상황이라 그냥 적당히 흥정을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그 택시 기사는 엄청 젊었어요. 많아봤자 20대 중반? 제 또래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새벽부터 무슨 자기 친구까지 태워가지고 다니더라고요. 어쨌든 처음에 기사는 7서클까지 10디나르(약 15,000원)를 불렀는데, 7서클이면 제가 평소에 미터키를 켰을 때 2~3디나르(3000원~4500원)를 내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제가 "무슨 10디나르냐 말도 안 된다! 나 7서클 엄청 자주 갔다! 그리고 나 지금 돈도 별로 없다. 당신이 이렇게까지 요금을 많이 부를 줄 몰랐다. 5디나르(약 7,500원)로 하자!" 그랬더니 기사가 "노,노,노. 5디나르는 너무 적어!" 그러더라고요. (적긴 뭐가 적어 5디나르도 거의 2배구만...) 결국 둘이 7디나르(약 10,500원)로 합의를 봤습니다. ㅠ.ㅜ 요르단 대학교에서 7서클까지 7디나르라니.ㅠ.ㅜ 완전 돈 아까워... 어쨌든 그렇게 타고 7서클 공항버스 타는 곳까지 무사히(?) 도착을 했습니다. (사실 가는 길에 일부러 먼 척을 하려고 하는 건지 엄청 이상한 골목길을 다 돌더라고요. 심지어 친구집 앞에 친구까지 내려주고 난리... 저는 7서클까지 가는 길을 정말 뻔히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도 귀찮아서 '그래 어차피 7디나르로 합의 봤으니 당신 마음대로 가세요. 암만 시내나 더 구경하지 뭐.' 이런 마음으로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아 정말 요르단 택시는 첫날부터 바가지 씌우더니 출국날까지 이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어쨌든 그렇게 무사히(?) 7서클 공항버스 정류장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내리자마자 또 정류장 근처 노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택시 기사 분 중 한 분이 "공항 가세요?" 하고 물어보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네! 하지만 저는 돈이 없고요, 공항버스를 타고 갈 거예요!"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이미 여기까지 타고 온 택시 기사한테 생각보다 너무 많은 돈을 뜯겼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그 택시기사 아저씨가 "내 택시 타요! 공항버스보다 3디나르만 더 내요! 10디나르(한화 약 15,000원)에 공항까지 태워다 줄게요."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사실 저는 지갑에 정확히 8디나르(한화 약 12,000원)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지금 10디나르도 없어요. ATM 가서 돈을 뽑아야 하는데, 이 짐을 다 끌고 길 건너 ATM까지 가기는 너무 힘들어요. 그냥 버스를 탈게요." 그랬습니다. 사실 그 시간 쯤엔 엄마가 이미 용돈을 보내주셨을 시간이기는 했지만, 돈이 없는 것보다도 사실 방금 전까지도 요르단 택시 기사에게 데였기 때문에 '더 이상 택시는 타고 싶지 않아...' 하는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그런데 그 아저씨께서 "ATM에도 태워다주겠다. 나는 거짓말을 안 한다. 정말이다. 정말 10디나르에 공항까지 가겠다. 나도 어차피 공항에 볼 일이 있어서 지금 공항에 가는 길에 잠깐 쉬고 있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짐도 너무 많고 더군다나 아저씨 인상과 말투에 마음이 약해진 저는 '그래 어차피 공항까지 원래 택시 타면 25디나르인데, 나중에 거짓말을 하더라도 30디나르 이상 부르겠어?' 하는 생각에 알았다고 반신반의하며 택시에 탔습니다.
택시 아저씨는 먼저 약속대로 근처 아우디 은행 앞에 택시를 세워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서 현금을 인출하고, 다시 택시에 올랐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는 30분 정도 시간 동안 택시 기사 아저씨와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고요, 아마 그때가 제 인생에서 아랍어가 가장 술술 잘 나오던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저씨는 무슨 일로 공항에 가냐, 요르단 대학교에서의 공부는 어땠냐, 요르단에서의 생활은 어땠냐, 한국은 어떤 나라냐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이야기가 깊숙히 들어가서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공통점, 차이점 이야기도 하고(종교를 물어보시길래 천주교라고 했더니 종교 이야기가 시작되었어요.), 정말 원래 알고 지내던 아저씨처럼 스스럼없이 즐겁게 이야기를 했답니다. 앞으로의 꿈은 뭐냐, 요르단에 꼭 다시 와라, 아침부터 아랍과 요르단을 사랑하는 외국인의 배웅길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다, 이런 덕담도 해 주시고 공항까지 가는 길이 정말 즐거웠답니다. 돈을 25디나르 달라고 하셔도 별로 섭섭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 아저씨와 그렇게 진지한 얘기, 따뜻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요르단에서 나가는 그 시점에서 정말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아저씨랑 더 많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택시는 어느새 공항에 도착했고, 저는 혹시 10디나르가 넘는 돈을 달라고 하실까봐 일단 10디나르를 드리면서 조금 쭈뼛쭈뼛 하고 있었는데, 10디나르만 받은 아저씨께서는 "왜? 다 왔어요~ 이제 내리면 돼요~ 아! 짐이 무거워서 트렁크에서 꺼내는 것 때문에 그런가?" 하시며 짐까지 다 꺼내 놓아주시더라고요. 그러고는 여행을 잘 마치고 한국까지 무사히 돌아가길 바란다며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신 뒤 떠나셨답니다. 저도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손을 흔들어드렸죠.
출국날 아침까지 이상한 택시기사한테 바가지 쓰고 끝나나 싶었는데, 요르단에서의 마지막 기억이 이렇게 좋게 끝나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단돈 10디나르에 공항까지 이렇게 편하면서도 즐겁게 온 것도 정말 감사했고요. 비록 지금은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언젠가 인연이 닿아서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네요...(얼굴도 기억을 못하는데 어떻게...)
어쨌든 2013년 9월 9일 이후 거의 5개월만에 다시 암만 퀸알리아 국제공항에 왔습니다! 한창 뜨거울 때 와서 한겨울에 나가려니 또 느낌이 새롭더라고요.
입국할 때는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출국장을 나와서 휴대폰 개통하고 멘붕해 있느라 공항을 제대로 못 살펴봤는데, 이 날 공항을 살펴보니 공항이 꽤 크고 멋지더라고요. 시설도 최신식이었고요. 저는 잠시 앉아서 쉬면서 엄마께 공항에 도착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남아있는 요르단 디나르를 미국 달러로 환전하고 체크인 카운터에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수하물을 부치러 갔습니다. 사실 큰 배낭에 넣은 건 당연히 23kg이 넘을리가 없었는데, 이민가방 무게가 너무 걱정됐었거든요. 저는 무게가 넘으면 그 자리에서 이민가방을 열고 집을 더 옮겨담을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막상 무게를 재니 이민가방도 21kg 정도밖에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완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으로 수하물 2개를 맡긴 다음(일단 그 짐 두 개만 맡겼는데도 몸이 정말 가벼워지더라고요. 물론 제가 매고 있는 가방+온갖 잡동사니가 든 노트북 가방도 무게가 엄청나긴 했지만요... 그래도 전기밥솥, 프라이팬, 냄비 이런 걸 다 맡겼으니까요.ㅋㅋㅋ) 너무 기뻐서 국제전화 카드 남은 시간도 다 쓸 겸 엄마께 바로 전화를 해서 "엄마! 나 짐 다 무사히 맡겼어요! 생각보다 별로 안 무거웠어요.ㅋㅋㅋ 으하하하하" 하고 자랑도 했답니다.ㅎㅎ
그렇게 체크인을 마친 뒤 검사대를 거쳐 면세 구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정말 퀸알리아 국제공항은 요르단답지 않게 너무 깔끔하고 멋지더라고요. 재미있었던 것은 퀸알리아 국제공항에서 목격한 한국인 관광객팀만 한 15팀은 된다는 것이었어요. 제가 요르단에서 지내는 동안에는 요르단 현지에 체류하는 직장인, 유학생, 외교관을 빼고는 한국인을 거의 못 봤는데 도대체 다 어디서 몰려온 한국인들인지... 아마도 제 생각에는 이집트-이스라엘-요르단의 기독교 성지들을 둘러보고 나가는 성지순례객인 것 같아요.
제가 카이로로 가는 비행기를 탈 게이트는 공항 입구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더라고요. 확실히 기억은 안 나지만요.
아침 일찍 출발했더니 탑승 시간까지 시간이 꽤 많이 남아서 앉아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답니다. 마침 또 와이파이가 잘 잡혀서 친구들하고 카톡도 하고 페이스북에 출국한다고 사진도 올리고 트위터도 보고 그랬죠. 그런데 그렇게 아무리 탑승구 앞에 앉아 있어도 비행기에 탑승하라는 이야기가 안 나오는 거예요. 탑승 시작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요. 결국은 기다리다 기다리다 뭔가 이상해서 탑승구 앞에 서 계시던 직원분께 티켓을 보여드리면서 "이 비행기 언제 타요?"라고 여쭤보는 순간 갑자기 그 직원분이 "쏘리!" 하고 전화를 받으시더라고요. 전화를 끊으신 뒤 제 항공권을 들여다보시더니, "오우! 마침 방금 그 전화가 이 항공기의 라스트 콜(Last Call)이었어요! 빨리 뛰어가세요!" 그러는 거예요. 저는 일단은 뛰라니까 열심히 뛰어서 내려갔죠. 그런데 알고 보니 거기가 항공기로 바로 이어지는 탑승구가 아니라 100번을 한참 넘어가는 뒷번호들 탑승구에 해당하는 항공기를 타기 위한 버스터미널(?) 같은 곳으로 이어지는 통로였던 거예요. 퀸알리아 공항이 아직 새 건물이 공사중이라 뒷번호 탑승구쪽 건물은 아예 지어지지도 않았고, 임시로 통로와 터미널 같은 것을 마련해 버스로 승객들을 공항 옆 공터에 세워져 있는 비행기까지 데려다주는 시스템이더라고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ㅠ.ㅜ 그러니까 탑승 시작 안내는 그 아래 터미널 같은 곳에서 하고 있었던 거예요. 어쨌든 저는 열심히 달려서 겨우겨우 제가 탈 비행기로 가는 마지막 버스에 탔습니다. 하마터면 여행 처음부터 완전 꼬일뻔 했어요. 정신 바짝 차리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버스는 한참동안 공항 안을 꼬불꼬불 달려서 제가 탈 이집트 항공 항공기 앞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오잉! 비행기가 굉장히 작은편이더라고요! 아마 제가 태어나서 타 본 비행기 중에 가장 작은 비행기였을 거예요. 기내 사진은 안 찍었는데, 의자가 딱 2:2 배열이었어요. 기차처럼 양쪽에 2자리씩 있어서 한 자리는 창가, 한 자리는 통로측, 이렇게만 자리가 있었답니다. 저는 창가에 앉았고요, 제 옆에는 아무도 안 앉아서 편했답니다.ㅎㅎㅎ
어느덧 비행기가 이륙하고 방향이 남서쪽으로 향하는지라 암만과 마다바, 멀리는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지역까지 다 내려다보였는데 풍경이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바로 위의 사진에 어렴풋이 보이는 파란 호수 같은 것이 바로 요르단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에 위치한 사해랍니다. 어쨌든 그렇게 비행기 안에서 암만, 마다바, 예루살렘 등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있으니 또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행기가 조금 더 높이 뜬 뒤에는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의 지중해변 도시들과 지중해도 보였습니다. 특히 요르단의 여러 지역은 그래도 나름 5개월간 잇으면서 열심히 돌아다녀서인지 어디가 어딘지 대충 알겠더라고요.
중간에 나온 기내식... 기내식이 나왔을 때가 이미 10시가 다 되어 갈 때였는데 제가 아침도 못 먹고 나와서 몹시 배가 고팠던터라 기내식이 나오는 걸 보고 무지 기뻤습니다. 하지만 내용물은 그다지...ㅠ.ㅜ 저는 그리고 생선을 전혀 못 먹는데 생 연어가...ㅠ.ㅜ 그래서 샐러드, 치즈, 초코맛이 나는 정체불명의 음식, 빵 두 개, 주스 이렇게만 먹었습니다. 그래도 배고픈 느낌은 사라져서 좋았답니다.^^ 그나저나 그건 그거고 사실 기내식 그릇이 너무 꼬질꼬질했어요.ㅠ.ㅜ 설거지 할 때 잘 안 닦이는 모서리 부분 있잖아요. 잘 안 닦이더라도 조금 처리를 제대로 해 주면 좋을텐데 하늘색 플라스틱 그릇이 모서리 부분마다 때가 꼬질꼬질하게 껴서... 제대로 설거지 한 게 맞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배고프니까 '뭐 어때!' 하면서 잘 먹긴 했어요.ㅋㅋㅋ 그리고 승무원들도 정말 불친절했어요... 중간에 목이 말라서 '물 한 잔만 주세요~' 했더니 대답도 안하고 그냥 휙 지나가더니 물 한 컵을 들고 오면서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물컵을 테이블 위에 쾅 내려놓고 가버리더라고요... 너무 시크해서 놀랐어요...
어느덧 창밖으로 나일강 삼각주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카이로 시가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이렇게 볼 때는 요르단보다 도시계획은 참 깔끔하게 잘 되어 있는 것 같네요. 제가 카이로에는 정말 공항에만 있었고 시내에 안 나가서요.ㅠ.ㅜ 그런데 이집트에서 공부하다 요르단에 여행 온 친구들은 '우와! 요르단 완전 선진국이야!' 이러는 걸 보면 이집트는 실제로 보면 아마 요르단보다 훨씬 생활환경이 안 좋을 것 같아요.
그래도 평지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하늘에서 내려다보기에는 도시가 반듯하고 예쁜 것 같은데... 곧 비행기가 카이로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습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재미있는 게 있는데요, 아랍인들은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하면 모두들 일제히 박수를 치며 즐거워한답니다. 이륙할 때는 기장의 주도로 이슬람식 기도를 하고요. 요르단 입국할 때는 같이 타고 온 승객 대부분이 일본인이었기 때문에 경험하지 못했는데, 카이로 국제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는 순간 사람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기뻐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ㅎㅎㅎ
어쨌든 카이로 도착! 개인적으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프리카 땅을 밟아봤답니다. 굳이 아프리카 땅이 아니더라도 아시아 대륙 이외의 다른 대륙은 처음이었어요! 비록 2시간 경유라 오래 있지는 못했지만요.ㅎㅎㅎ
경유 시간이 2시간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일단은 제가 탑승할 탑승구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번엔 암만 퀸알리아 공항에서처럼 멍때리지 말아야지!
그나저나 기내식으로 아침식사를 한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던 터라 마침 점심 때이기도 하고 그래서 탑승구의 위치만 얼른 확인한 뒤 근처에 점심을 먹을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나섰습니다. 얼마 안 가 푸드코트 같은 곳이 나왔는데요, 굉장히 여러 식당이 있었지만 시간도 촉박하고 정신도 없고 그래서 그냥 가장 편한 버거킹에 가서 와퍼 세트를 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와퍼 밀을 주문했는데 가격이 무려 10달러!! 아! 물론 저는 다른 나라는 안 가봐서 잘 모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와퍼 세트가 만원까지는 안 하거든요...ㅠ.ㅜ (7천원대...) 요르단에서도 비싸긴 했지만 10달러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어쨌든 주문은 했습니다. 먹긴 어차피 먹을 거니까요.
먹으면서 이집트 카이로에서 공부 중인 저희과 후배에게 '이집트 버거킹은 원래 이렇게 비싸? 와퍼 밀이 10달러야!'라고 카톡을 보냈더니, 원래 그렇게 안 비싸다면서 아마 공항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말을 해 주더라고요.
아! 그리고 이 날(1월 14일)부로 휴대폰 정지를 풂과 동시에 일 9,000원 데이터 로밍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을 했기 때문에 이집트에 도착해서 휴대폰을 켜자마자 SK텔레콤과 외교부 등의 수많은 안내문자가 한꺼번에 밀려들어왔습니다. 저는 외교부에서 오는 문자가 가장 신기해요. 제가 어느 나라를 가든 바로바로 알고 그 나라에서 주의할 점이랑 그 나라의 대사관, 영사관, 긴급번호를 바로 문자로 보내주니까요. 어쨌거나 그렇게 5개월만에 한국어로 된 문자메시지를 받으니 또 감동.. 그래서 계속 별 내용도 아닌데 SKT 문자랑 외교부 문자 그런 거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답니다.ㅎㅎㅎ 위의 캡처는 이집트 통신사 이름 뜬 거 기념으로 캡처한 거예요. 데이터 로밍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각 국가에 정해진 통신사만 이용해야 하고, 다른 통신사를 이용하면 적용이 안 되어서 데이터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해요!
그렇게 점심도 먹고 문자도 들여다보고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탑승시간이 되어 또 다시 이집트 항공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번에는 사람도 많고 좀 큰 비행기로 다니는 노선이라 그런지 아까 암만에서 카이로까지 탔던 비행기보다는 훨씬 서비스가 좋더라고요. 기내식 그릇도 깔끔했고요. 소고기랑 밥을 볶아서 무슨 소스를 부은 거랑 빵, 샐러드, 그리고 케익 비슷한 게 나왔는데 맛도 아까 먹었던 것보다 좋았어요. (사실 일단 아까 것은 제가 못 먹는 연어가 메인이었기 때문에.ㅠ.ㅜ)
어쨌든 그렇게 기내식을 먹고 나니 전날 밤을 꼴딱 새고 새벽부터 정신없이 움직인 탓에 잠이 밀려와서 완전 깊이 잤습니다. 갑자기 기내가 소란스러워져서 눈을 떠보니 곧 착륙한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승무원분들이 승객들의 안전벨트 착용여부를 확인하고 계셨어요. 와! 드디어 그토록 가보고 싶던 이스탄불이구나! (+아타튀르크 공항 및 제가 주로 여행할 곳은 이스탄불 유럽 지구에 위치했기 때문에(이스탄불은 유럽 대륙과 아시아 대륙에 걸친 도시라서 반은 유럽, 반은 아시아입니다.^^) 처음으로 유럽 땅을 밟아보는 거죠. 오... 이 날 그러고 보니 아시아인 요르단 암만을 출발해, 아프리카의 이집트 카이로를 거쳐 유럽의 터키 이스탄불(유럽 지구)에 도착했네요! 하루만에 3대륙 정복!)
To Be Continued...
2014. 9. 6.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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