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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귀국길 (터키 이스탄불 여행) [6편] 한 지붕 아래 두 종교 - 아야 소피아 박물관 (성 소피아 대성당) (둘째날/14.1.15)동부역사(외국여행)/14년 터키이스탄불&UAE두바이 2014. 10. 9. 19:57
(터키 / Turkey)
이 포스트에서 다룰 여행지 '아야 소피아 박물관'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2014. 10. 9. 기준)
외교부에서 지정한 터키의 지역별 여행경보 단계는 무스 주, 엘라직 주, 아그리 주, 오스마니아 주가 '1단계/여행유의(남색경보)'로, 툰셀리 주, 빙골 주, 비트리스 주가 '2단계/여행자제(황색경보)'로, 하카리 주, 시르낙 주와 터키-시리아 국경으로부터 10km 이내 전지역이 '3단계/철수권고(적색경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디야르바커 주, 마르딘 주, 무스 주, 바트만 주, 시르트 주, 반 주는 10월 9일 발효된 특별여행경보에 따라 '4단계/여행금지(흑색경보)'로 지정되 있고, 이번 여행기에서 다룰 이스탄불을 포함한 나머지 전지역은 여행경보가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여행경보가 지정되어 있는 지역은 터키 남동부의 시리아, 이라크 국경 지역으로 쿠르드족 무장단체인 '쿠르드 노동자당(PKK)'이 쿠르드 족 국가 설립을 위해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테러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터키 정부군과 쿠르드 노동자당 무장대원들 간의 게릴라 전이 자주 벌어지므로 여행 중 각별히 주의하거나 여행을 삼가야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 국가(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 걸쳐 광범위하게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터키 정부에서는 터키 동남부 지역에 IS 세력이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들어 미국이 IS 세력 소탕을 위해 시리아 내 IS 거점 지역으로 생각되는 곳을 공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리아 내의 정세가 더욱 불안해져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10월 3일 외교부에서는 기존에 여행경보가 지정되어 있지 않았던 지역을 포함해 터키-시리아 국경으로부터 10km 이내의 전지역을 새롭게 '3단계/즉시대피(적색경보)'로 지정한 상태입니다. 또한 바로 얼마 전부터는 터키 남동부 일부 지역에서 쿠르드 노동자당(PKK) 무장대원들과 이슬람 시아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헤즈볼라 간의 무력충돌이 벌어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치안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지난 10월 9일에 외교부에서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해 현재 해당 지역이 새롭게 '4단계/여행금지(흑색경보)'로 지정되었습니다. 참고로 '4단계/여행금지'로 지정된 지역을 대한민국 국민이 여행할 경우 법에 따라 처벌받게 되니 해당 지역은 여행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행경보가 지정되지 않은 다른 지역은 군사적으로 큰 위협은 존재하지 않고 정세가 매우 안정되어 있어서 여행하는 데 있어 무리는 없지만, 여러가지 사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행객이 많이 몰리는 이스탄불의 주요 관광지의 경우 외국인을 상대로 한 강도, 소매치기, 도난, 사기 등의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간혹 PKK가 이스탄불 등 주요 대도시 도심에서 테러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기 떄문에 주요 도시를 여행할 때는 여러모로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
제가 여행할 당시(2014. 1. 15) '아야 소피아'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지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여행경보 단계는 현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지난주에 술탄아흐메트 모스크(블루 모스크)를 함께 여행하셨는데요, 오늘은 바로 맞은편의 아야 소피아(성 소피아 대성당)을 함께 여행하겠습니다! 일단은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아야 소피아를 밖에서 찍은 사진이 생각보다 별로 없어서 지난번 5편에서 썼던 사진을 한 번 더 가져왔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아야 소피아(Ayasofya) 건물은 앞서 5편에서 소개해 드린 술탄아흐메트 모스크(블루 모스크)보다 정확히 1079년 먼저 지어진 건물입니다. 서기 537년에 건설되어서 지금까지 이렇게 잘 남아 있는 것이죠~ 정말 오래된 건물이죠? 전 세계에 몇 남아 있지 않은 비잔틴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건물이라고 합니다.
어쩌면 아야 소피아는 우리나라에는 '아야 소피아'라는 이름보다는 '성 소피아 대성당'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야 소피아는 원래 기독교 동방 정교회의 대성당으로 건설되었습니다. 최초로 '아야 소피아' 성당이 건설된 것은 서기 360년이었는데요, 당시 로마 제국이 수도를 로마에서 콘스탄티노플(現 이스탄불)로 옮긴 후 콘스탄티누스 2세에 의해 건설되었습니다. 물론 이 때 지은 성당 건물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아니고요, 404년, 532년에 두 차례 소실 되면서 계속 건물이 새로 지어졌습니다. 지금 남아 있는 건물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서기 537년에 지어진 건물이고요. 완공될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었다고 합니다. 그 후 유럽 내 다른 지역들에 여러 대성당들이 생기면서 4번째로까지 밀려났다가 지금은 아예 성당으로 쓰이고 있지 않죠.
'아야 소피아'라는 이름은 그리스어이고요, 그 의미는 한국어로 '성 소피아 대성당'이라고 부를 때의 의미 그대로 'Saint Sophia'라는 뜻입니다. '아야 소피아'를 그리스어로 쓰면 ' Αγία Σοφία'가 되고요, (저는 그리스어를 전혀 모르고, 그리스.불가리아어과에 아는 친구도 한 명도 없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더니) 저것을 고대 그리스어(희랍어)로는 '하기아 소피아[Hagia Sophia]'라고 발음했고, 현대 그리스어로는 '아야 소피아'라고 발음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현재 이 건물은 '아야 소피아'와 '하기야 소피아'라는 이름 둘 다로 불리고 있습니다. '소피아'는 그리스어로 '지혜'라는 뜻이라서 결국 '아야 소피아'는 '지혜의 성당'이라는 뜻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그 후 아야 소피아는 약 900년 정도 계속해서 동방 정교회의 성당으로 쓰이다가 1453년 콘스탄티노플(現 이스탄불)이 오스만 제국의 제7대 황제 술탄 메흐메트 2세에게 점령되고 동로마 제국이 멸망하면서, 오스만 제국은 콘스탄티노플 대주교로부터 아야 소피아를 몰수하고 이슬람 사원으로 용도를 변경합니다. 이 때 증축도 이루어지고, 성당으로서의 흔적은 지워내면서 이슬람 사원의 모습을 갖추어나가게 돼죠. 즉 십자가가 떼어지고 교회 내부의 모자이크, 성화 등은 회칠을 해서 가립니다. 그리고 대신 미나레트(이슬람 사원의 첨탑) 4개가 건설되고, 미흐랍(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구조물)이 성당 내부에 설치 되고요, 이슬람교의 예배 설교자 이맘(종교 지도자가 아닙니다. 이슬람교는 모든 신자를 평등하게 보기 때문에 별도의 사제와 같은 개념이 없고, 다만 예배 때 따로 설교 비슷한 것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을 '이맘'이라고 부릅니다.)이 설교를 하는 장소인 '민바르'도 설치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스크로 바꾸는 과정에서 십자가를 떼어버린 것, 그리고 콘스탄티노플 대주교의 생활공간 일부가 훼손된 것 정도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건물을 많이 건드리지 않았다는 거죠. 특히 기독교의 모자이크 성화를 파내거나 훼손하지 않고 그 위에 깔끔하게 회칠을 해 놓은 것은 그 당시 오스만 제국의 의도가 어찌되었든 복원 가능한 상태로 유지한 것이기 때문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스크의 이름마저도 성당 시절의 이름을 그대로 써 '아야 소피아 자미(Ayasofya Cami)'(자미(Cami)는 터키어로 모스크를 뜻합니다. 아랍어의 'جامع[ja:mi']'를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불렀죠.
어쨌든 그렇게 '아야 소피아 자미'로 오스만 제국 내내 모스크로 사용되던 아야 소피아는 1923년 오스만 제국이 멸망하고 새로 터키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터키의 초대 대통령인 케말 파샤 아타튀르크에 의해 박물관으로 용도가 바뀌게 되고요, 터키 정부는 아야 소피아 내에서 이슬람이든 기독교든 절대로 어떠한 종교 행위도 하지도 못하도록 지정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오스만 제국 시절 성화를 가리기 위해 칠해 놓은 회칠을 벗기는 복원 작업 등 과거 성 소피아 대성당 시절의 흔적을 복원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죠. 지금도 성당 내부 일부에서는 보수 작업과 함께 일부 복원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성당으로서의 모습과 이슬람 사원으로서의 모습이 공존하는 특이한 모습을 가지게 되었죠. 그 모습은 잠시 후 아래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지난번에 빼먹고 말씀드리지 않은 게 있는데요, 5편에서 소개해드렸던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블루 모스크)도 바로 '아야 소피아'의 영향을 받아 지어진 것입니다.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돔들이 연결된 형태 등이 닮았죠. 현재 터키나 동유럽 지역의 이슬람 사원이나 교회는 이러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결국 아야 소피아는 남동부 유럽과 중동 지역 전체의 기독교, 이슬람교 건축 양식에 큰 영향을 준 중요한 건물인 것이죠. 물론 블루 모스크가 아야 소피아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단순히 건축 형태뿐만이 아니라 '우리도 직접 아야 소피아에 버금가는 모스크를 지어보자!' 하고 오스만 제국 정부가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렸드시 아야 소피아는 현재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고 그래서 공식 명칭은 '아야 소피아 박물관'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슬람 사원이라 입장료가 무료인 술탄아흐메트 모스크와는 달리 아야 소피아는 박물관인 관계로 입장료도 따로 내야 하죠.ㅠ.ㅜ 그래도 충분히 입장료를 내고 볼만합니다^^ 참고로 입장료는 30리라(한화 약 15,000원)입니다. 제가 갔던 올해 1월만 하더라도 25리라였는데 방금 찾아보니까 그 사이에 5리라가 더 올랐네요.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85리라짜리(지금은 얼마인지 모르겠는데) 박물관 패스를 구입하시면 아야 소피아, 토프카프 궁전, 하렘,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이스탄불 모자이크 박물관, 이슬람 과학기술 박물관 등등 이스탄불 시내 여러 박물관들을 모두 입장하실 수 있답니다. 계산해 보셔서 가보실 박물관 입장료를 모두 합한 금액이 박물관 패스 가격보다 더 높다면 박물관 패스를 구입하시는 게 정말 현명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저는 이스탄불에 머무는 시간이 자주 짧았고,(2박 3일이라지만 첫째날 저녁에 도착해 셋째날 오후에 비행기를 타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거의 하루 밖에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일단 아야 소피아 박물관 입장권만 별도로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주변 술탄아흐메트 공원 주변 좀 더 구경하고 가겠습니다~ 거리가 예쁘게 잘 꾸며져 있어서 한겨울인데도 황량한 느낌이 아니고 좋았어요. 그리고 이스탄불 시내를 도는 시티투어 버스인 빅버스라는 2층 버스도 자주 눈에 띄었는데, 저는 이때 빅버스를 처음 봤는데, 알고 보니 빅버스가 두바이, 홍콩 등 전 세계 주요 관광도시에 다 다니더라고요. 빅버스에 대해 자세히 아시는 분 있으시면 리플 좀 달아주세요...^^
그리고 정말 술탄아흐메트 공원에 앉아 잠깐 쉬면서 봤는데 한국인 관광객이 너무너무 많더라고요. 개별적으로 다니시는 분들도 조금 있었지만, 대부분은 다 단체관광객이었는데, 아마 제가 잠깐 앉아있으면서 본 한국인 단체관광객만 적어도 200명은 될 것 같았어요.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정말 쉴새없이 술탄아흐메트 공원 옆에 한국인들을 쏟아내더라고요. 그렇게 많은 한국인을 보니 반갑긴 반가웠습니다.ㅎㅎㅎ
어쨌든 이제 그만 쉬고 본격적으로 아야 소피아 박물관을 구경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박물관 입구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외국인 남자분 두 분이 친구끼리 여행을 오셨는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찍어드렸죠.ㅎㅎ 중동쪽 분이신 것 같았어요. 영어 발음이 딱 아랍식이었거든요. 아! 그 때 저도 좀 찍어달라고 할 걸.ㅠ.ㅜ 그 분들만 찍어주고 저는 그냥 바로 입장권을 사고 아야 소피아 박물관으로 들어왔습니다.
아야 소피아 박물관은 건물 자체가 이미 1500년이 다 되어가는 엄청나게 오래된 건물이라 그런지 곳곳에서 계속 보수공사 및 복원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입구 근처에는 기념품점과 카페도 마련이 되어 있었는데요, 여기는 나중에 나오면서 둘러보도록 할 거고요, 일단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20리라를 더 내면 각종 언어로 해설을 들을 수 있는 휴대용 기기를 빌릴 수도 있는데요, 한국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돈도 아껴야 했고 그냥 제 맘대로 편하게 둘러보고 싶어서 빌리지는 않았어요. 아야 소피아는 매표소 쪽 입구가 건물을 정면으로 바라보았을 때 왼쪽 측면에 있고, 따라서 매표소 문을 통과해서도 건물 왼쪽 출입문으로 입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럼 정말 이제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일단 아야 소피아는 애초에 모스크가 아니라 대성당으로 지어진 건물이었기 때문에 마주보고 있는 술탄아흐메트 모스크(블루 모스크)와는 건물 구조가 많이 다릅니다. 일단은 성당인만큼 문을 들어서면 바로 탁트인 예배 공간이 나오는 모스크와는 다르게 공간이 많이 나누어져 있고 복도로 여기저기가 연결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보면 둘이 공원을 사이에 두고 꽤 떨어져 있고 둘 다 웅장하긴 마찬가지라 잘 못 느끼시겠지만, 위성사진으로 보면 건물 자체가 차지하는 면적만으로도 아야 소피아가 술탄아흐메트 모스크보다 거의 4~5배 가량 넓습니다.
복도에는 문이 여러 개 있는데요, 그 문들은 안쪽의 미사를 보던 곳, 혹은 이슬람교 예배를 하던 곳으로 통합니다. 그리고 복도 곳곳에도 모자이크로 만든 기독교 성화가 있는데요, 이 성화들은 모두 오스만 제국 당시 회칠로 가려졌다가 터키 공화국 수립 이후 아야 소피아가 박물관으로 바뀌면서 복원된 것입니다. 윗사진의 문은 복도에서 안쪽 공간으로 통하는 문 중 가장 큰 문인데요, 이 문은 황제 등 매우 높은 지위의 사람만이 드나들 수 있는 문이었다고 하네요. 물론 지금은 아무나 이 문으로 드나들지만요.^^ 그 위의 그림에는 4명의 인물이 그려져 있죠?(물론 한 명은 인물은 아니고 천사지만요.) 가운데에 '예수', 그리고 그 오른쪽에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의 잉태를 알린 가브리엘 천사, 그리고 왼쪽은 바로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 그리고 그 아래 엎드려 절 하고 있는 사람은 동로마 제국의 황제인 레오 6세라고 합니다. 근데 그나저나 레오 6세를 제외하면 어차피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에도 그대로 다 나오는 인물들과 천사네요. 코란에서도 동정녀 마르얌(마리아)에게 지브릴(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나 이사(예수)의 잉태를 알려주는 장면이 있으니까요. 물론 코란에서 이 장면은 '하느님의 아들'이 아니라 단지 '엄청나게 중요한 이슬람교의 선지자'를 잉태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입니다. 그럼 이제 더 안쪽으로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왁! 내부에서는 무슨 공사가 진행중이라 엄청 거대한 공사용 철제 구조물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구조물 때문에 살짝 정신없어 보였음에도 든 생각은 '정말 대단하다! 정말 거대하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면적 자체가 술탄아흐메트 모스크의 4~5배라고 해도 겉에서 보기에는 크게 차이가 느껴지지 않아서 별로 와닿지 않았는데 내부에 들어와서 보니 술탄아흐메트 모스크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압도적인 웅장함이 느껴졌습니다. 무조건 크다고 멋진 것은 아니지만, 정말 멋있게 컸어요. 참고로 중앙 돔의 높이는 54m로 아파트 15층 정도의 높이라고 하고요, 지름은 33m나 된다고 합니다. 또 공간이 엄청나게 넓은대도 중간에 기둥이 거의 없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아야 소피아보다 1000년 이상 더 늦게 지어진 술탄아흐메트 모스크도 중간중간 거대한 기둥으로 받쳐 놓은 것과는 달리 아야 소피아는 신기하게도 공간이 그렇게 넓은데도 기둥이 없습니다. 어디서 들은 말로는 아야 소피아와 같은 건축 형태는 현대 건축기술로도 재현하고 어려울 정도로 고난도라고 하더라고요.
아야 소피아 박물관 내부 이곳저곳에 붙어 있는 거대한 원판 안에 화려한 글씨체로 쓰여진 아랍어들은 아랍어로 'The God'을 말하는 '알라(الله)', 그리고 이슬람교 최후의 선지자인 '무함마드(محمّد)', 그리고 이슬람교의 다른 선지자들의 이름이나 알라의 특성을 나타내는 여러 형용사들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예를 들면 자비로운, 좋은, 자애로운 등등이죠.^^)
천장에도 아랍어로 코란의 구절이 화려한 장식처럼 쓰여 있었습니다. 아! 근데 터키인데 왜 터키어로 안 쓰고 아랍어로 쓰여져 있냐고요? 이슬람교의 종교 언어는 아랍어이고요, 이슬람교의 거의 모든 것이 아랍어로 이루어집니다. 코란은 원칙적으로 아랍어 외의 언어로 번역되는 것이 금지되어 있고요, 혹시 번역본이 있다면 그것은 '코란'이라고 칭하지 않고 '코란의 의미 해석본' 정도로 부릅니다. 어떤 언어로 번역되어도 '성경'으로 불리는 기독교 성경과는 다르죠.^^ 그만큼 이슬람교는 경전의 의미가 바뀌거나 왜곡되는 것을 매우 경계합니다. 이슬람교의 탄생 자체가 '알라가 무함마드 이전의 선지자들(아담, 모세, 다윗, 예수)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준 알라의 말씀이 후대 사람들에 의해 왜곡되었고, 유대교, 기독교는 이 왜곡된 말씀을 믿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 잡기 위해 하나님이 무함마드에게 가브리엘 천사를 내려보내 올바른 말씀을 전했다'라는 계기로부터 시작되니까요. 무함마드는 아랍어로 계시를 받아 코란을 작성했고, 이것을 왜곡하지 않고 그대로 이어가려는 노력 중 하나가 바로 코란을 아랍어 이외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앙 돔 네 귀퉁이에는 천사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요, 이 성화들은 모두 모스크로 바뀔 때 황금 마스크가 덧 씌워졌다고 합니다. 이 또한 우상숭배를 금지해 사원 내에 특정 인물이나 신 등을 형상화한 그림이나 동상 등을 금지하는 것과 관련이 있겠죠. 이슬람교에서는 혹여나 무함마드의 일대기를 그림으로 그린다고 해도 주변 인물들은 그냥 그리고 무함마드는 가장 중요하고 성스러운 선지자이기 때문에 얼굴을 천으로 가려 안 보이도록 하거나 아예 눈코입을 그려넣지 않는다고 합니다. 감히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이죠. 그래서 서방의 신문 만평을 그리는 사람들이 이슬람교 관련 만평을 그릴 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무함마드를 사람으로 묘사할 경우 이슬람 세계에서 내용에도 반발하지만, 일단 무함마드를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것 자체에 엄청 반발을 하는 것입니다.
사실 현재 복원되어 남아 있는 성화들은 처음으로 성당이 지어지던 시절의 것들은 아니라고 해요. 성당이 지어지자마자 6세기 이후 '성상파괴운동'(기독교 내부에서 성상이나 성화가 기독교에서 금지하고 있는 우상숭배에 해당한다는 이야기가 나와 교회 내의 성상과 성화를 파괴했던 사건) 때 많은 모자이크 성화와 성상들이 파괴되었고, 지금 복원된 성화들은 주로 8세기~9세기에 새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이 멋진 곳에서 제 모습도 한 번 남겨보고 싶어서 누구한테 부탁을 해볼까... 했는데, 일단 한국인은 또 엄청 많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분에게 부탁해볼까 고민하는데, 마침 아까 술탄아흐메트 모스크에서 제 사진을 찍어주셨던 분의 일행을 또 마주쳤어요! 그래서 서로 반가워하면서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었답니다.ㅎㅎㅎ 이때 제 모습은 요르단에 있을 동안 5개월 동안 머리를 자르지 않아서 거의 터번을 쓴 것같은 상태였어요.ㅎㅎㅎ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는 것이었는데, 그 때 거의 8시간 가량 비행기를 타고 온데다가 시차 적응도 안 되어서 미용실에서 엄청나게 졸았던 기억이 나네요.^^;; 아마 미용사 분이 '이 사람 뭐야... 미용실에 자러 왔나...' 이랬을지도 몰라요.ㅋㅋㅋ
바로 윗사진의 장소도 아주 특이한 모습입니다. 아마 성당 시절에는 여기에 십자가가 걸려 있었고 제단이 있었을 거예요. 그리고 모스크로 바뀐 이후로는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미흐랍이 살짝 틀어진 방향으로 들어섰고요. 어떻게 마침 성당 제단 방향이 메카 방향과 거의 일치하게 지어졌더라고요.ㅎㅎ 그래도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살짝 틀어져 있기는 해요.^^ 윗쪽에는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있네요.
그나저나 원래 모두 전구에 주황색 불이 켜진다던데 제가 간 날은 이상하게 불이 거의 다 꺼져 있었어요. 그래도 돔과 벽 여기저기에 창문이 정말 많아서 따로 조명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도 굉장히 내부가 밝았습니다.
사진이 조금 흔들리기는 했는데, 윗사진에서 미끄럼틀같이 생긴 것이 바로 설교단인 '민바르'입니다. 실제로는 미끄럼틀은 아니고 계단인데요, 계단으로 올라가서 저 위에 뾰족 지붕이 있는 곳에 이맘이 서서 설교를 하는 것이죠. 그러고 보니 미흐랍과 민바르가 있는(성당 시절에는 십자가와 제단이 있었을) 그 위치 바로 양쪽에 이슬람교에서 가장 중요한 두 이름이 걸려있군요. 오른쪽은 윗사진에서는 잘려서 안 보이지만 민바르 지붕 바로 위에 '알라(الله)'가 쓰여진 원판이 걸려있고요, 왼쪽에 아주 선명하게 윗사진에서 보실 수 있는 원판에는 이슬람교 최후의 선지자 '무함마드(محمّد)'가 쓰여져 있고요.
어떻게 보면 볼수록 질리지 않고 점점 더 감탄만 하게 되더라고요. 아!! 정말 이스탄불은 언젠가 가족들, 친구들이랑 꼭 한 번 같이 가서 이 감동을 함께 느껴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혼자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뭔가 그 순간에는 뭔가 '이 감동을 누구랑 같이 공유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기독교 성화와 이슬람교의 장식이 함께 공존하는 것도 정말 보면 볼수록 신기했고요. 지금 이 포스팅을 보고 계신 분들께도 그 감동을 전해드리고 싶은데, 제가 그 때 사진을 아이폰으로 어두운 공간에서 찍다보니 지저분하고 별로 안 예쁘게 나왔네요... 정말 아쉬워요...ㅠ.ㅜ 다음에는 꼭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가야겠어요.
최대한 멋지게 담아보고자 위아래 파노라마 사진 스킬까지 사용했는데 그 웅장한 느낌이 조금이나마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어쨌거나 그렇게 내부 구경을 마치고... 사실 이게 끝이 아니라 2층도 올라가볼 수 있는 거였는데, 저는 뭐가 그렇게 바쁘고 정신이 없었는지 1층만 보고 나와버렸네요..ㅠ.ㅜ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 아쉬워요... 하지만 이때는 사실 이스탄불 자체를 아주 자세히 둘러보는 것보다는 일단 귀국길에 이스탄불을 들러서 그냥 분위기를 느끼고 유명한 곳 몇 곳 가보는 소박한 목적이었기 때문에(그리고 언젠가는 이스탄불을 시간을 넉넉히 잡고 볼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었기(지금도 그렇지만) 때문에,) 상관 없어요!
어쨌든 그래서 구경을 마치고 안에 있는 기념품점을 구경했습니다.
좀 비싸보이는 기념품들은 유리 장식장 안에 들어가 있었는데요, 한 장식장 안에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기념품들이 동시에 들어가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더라고요. 저는 처음에는 구경만 하려다가 갑자기 '그래도 이스탄불이랑 두바이를 들르는데 두바이는 솔직히 별로 기념품 살만한 건 없을 것 같고 이스탄불에서 뭘 사자! 싶어서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줄 가격이 적당하면서도 의미가 있는 기념품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발견한 것은 바로 이것!
이 사진은 사실 여기 올리려고 보니 사진을 따로 찍어 놓은 게 없어서 방금 전에 가방에서 꺼내서 급하게 찍은 거예요.ㅋㅋㅋ 저 꼬질꼬질한 아랍인 남자 열쇠고리는 요르단 레인보우 스트리트 수크 자라에서 산 팔레스타인 전통 남자 스카프 열쇠고리고요, 터키에서 제가 산 것은 바로 그 옆의 파란색 동그라미입니다. 이것은 바로 터키의 대표적 기념품 중 하나인 '악마의 눈(Evil Eye)'인데요, 유리 공예품이고요, 이 악마의 눈을 지니고 있으면 악의 기운을 쫓아준다고 하더라고요. 이름은 '악마의 눈'인데, 너무 무서운 악마라 웬만한 악의 기운은 다 쫓아줄 수 있나봐요.ㅎㅎㅎ 어쨌든 제가 산 악마의 눈 열쇠고리는 가격이 4리라였나 5리라였나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어쨌든 결국 하나에 2,000원에서 2,500원 정도여서 거기 있던 기념품 중에서는 의미도 괜찮고 모양도 예쁘면서 가격도 아주 비싼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은 5개 정도를 샀습니다. 그 뒤에 나오다 생각하니 5개로는 가족들한테만 주면 거의 남는 게 없어서 친구들이나 친한 친척들, 그 밖에 아는 분들께 드릴 것도 생각히 6개인가 7개인가를 더 샀었어요. 지금은 이제 다 드리고 저도 이렇게 열쇠고리에 하나 달고 다닌답니다.^^ 사실은 예전에 달고 다니다가 올해 여름에 놓쳐서 깨뜨렸어요.ㅠ.ㅜ 그래서 남은 것 하나를 제가 달았죠... 아휴 아까워라... 그때 저는 교생실습 끝나고 밀린 과제하느라 아주 힘들어 하고 있을 때였는데, 하필이면 그게 깨져서 '아니 이런! 나를 둘러싼 악의 기운이 너무 강해졌나보군!' 혼자 이러면서 난리.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이제 다시 건물 밖으로 나가보겠습니다.
오스만 제국 때 새로 새웠을 미나레트(첨탑)도 정말 터키식으로 귀엽게 생겼네요.ㅎㅎㅎ
아야 소피아 박물관은 이름애 괜히 박물관은 아니고요, 건물 외부에도 이렇게 여러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아야 소피아 주변에 늘어놓아져 있는 기둥 조각들은 다 소실되기 전 이전 성당들의 잔해라고 합니다.
그렇게 아야 소피아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공원 건너에 1000년 가까이 함께 마주보고 서 있었을 술탄아흐메트 모스크가 바다 안개 너머 희미하게 보였습니다. 제가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오는 그 날도 이렇게 멋진 모습이길 바라면서...
아야 소피아는 터키 공화국 수립 이후 지금까지도 박물관으로 잘 쓰이고 있는데요, 사실 현재 터키 집권당이자 터키의 대표적 이슬람 성향 보수 정당인 정의개발당에서는 자꾸 아야 소피아를 오스만 제국 시절처럼 이슬람 사원으로 되돌리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종교를 초월한 인류 공동의 문화 유산을 시대를 역행애 또 다시 특정 종교의 공간으로 만드려는 시도인 것 같아서 불편합니다. 또 이슬람 사원으로 바꾸려면 예전처럼 기독교의 흔적들을 모두 없애야 할텐데, 여전히 진행 중인 성당시절 흔적들의 복원과는 전혀 반대되는 이야기라 당황스럽기도 하고요... 사실 정의개발당 정부가 대표적인 세속주의 이슬람 국가인 터키 내에서 이슬람 주의를 강화하려고 시도해 터키 국민들의 엄청난 반발을 사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심지어 정부 차원에서 '공공장소에서 키스를 금지한다'든가, 조금 이상하게 보이는 정책들을 자꾸 내놓아서 이미 세속주의에 익숙해져 있는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터키에서는 키스 금지에 반발해 광장에서 키스를 하는 키스 시위를 벌였죠.) 물론 이슬람 국가에서 이슬람의 교리를 따르는 것은 존중해 주어야 하는 일이지만, 국민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을 필요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기본권 또한 종교의 이름으로 침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고요. 터키는 민주주의 공화국이잖아요. 그리고 사실 아야 소피아를 모스크로 다시 바꾸려는 시도가 정말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 목적이 정의 개발당이 보수층을 결집해 집권을 연장하려는 목적으로 그런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치적 목적 때문에 인류 공동의 유산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죠. 아마 이스탄불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다가, 아야 소피아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유산이기 때문에 그러한 시도가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또 결국 관리하는 것은 터키 정부니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부디 아야 소피아가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네요.
To Be Continued...
2014. 10. 9.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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