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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귀국길 (터키 이스탄불 여행) [7편] 오스만 제국의 궁전 - 토프카프 궁전 (둘째날/14.1.15)동부역사(외국여행)/14년 터키이스탄불&UAE두바이 2014. 10. 12. 02:47
(터키 / Turkey)
이 포스트에서 다룰 여행지 '토프카프 궁전 박물관'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2014. 10. 12. 기준)
외교부에서 지정한 터키의 지역별 여행경보 단계는 무스 주, 엘라직 주, 아그리 주, 오스마니아 주가 '1단계/여행유의(남색경보)'로, 툰셀리 주, 빙골 주, 비트리스 주가 '2단계/여행자제(황색경보)'로, 하카리 주, 시르낙 주와 터키-시리아 국경으로부터 10km 이내 전지역이 '3단계/철수권고(적색경보)'로 지정되어 있고, 디야르바커 주, 마르딘 주, 무스 주, 바트만 주, 시르트 주, 반 주는 10월 9일 발효된 특별여행경보에 따라 '4단계/여행금지(흑색경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번 여행기에서 다룰 이스탄불을 포함한 나머지 전지역은 정세가 안정적인 상태로, 여행경보가 지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여행경보가 지정되어 있는 지역은 터키 남동부의 시리아, 이라크 국경 지역으로 쿠르드족 무장단체인 '쿠르드 노동자당(PKK)'이 쿠르드 족 국가 설립을 위해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테러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터키 정부군과 쿠르드 노동자당 무장대원들 간의 게릴라 전이 자주 벌어지므로 여행 중 각별히 주의하거나 여행을 삼가야 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 국가(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 걸쳐 광범위하게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터키 정부에서는 터키 동남부 지역에 IS 세력이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들어 미국이 IS 세력 소탕을 위해 시리아 내 IS 거점 지역으로 생각되는 곳을 공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리아 내의 정세가 더욱 불안해져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10월 3일 외교부에서는 기존에 여행경보가 지정되어 있지 않았던 지역을 포함해 터키-시리아 국경으로부터 10km 이내의 전지역을 새롭게 '3단계/즉시대피(적색경보)'로 지정한 상태입니다. 또한 바로 얼마 전부터는 터키 남동부 일부 지역에서 쿠르드 노동자당(PKK) 무장대원들과 이슬람 시아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헤즈볼라 간의 무력충돌이 벌어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치안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지난 10월 9일에 외교부에서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해 현재 해당 지역이 새롭게 '4단계/여행금지(흑색경보)'로 지정되었습니다. 참고로 '4단계/여행금지'로 지정된 지역을 대한민국 국민이 여행할 경우 법에 따라 처벌받게 되니 해당 지역은 여행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행경보가 지정되지 않은 다른 지역은 군사적으로 큰 위협은 존재하지 않고 정세가 매우 안정되어 있어서 여행하는 데 있어 무리는 없지만, 여러가지 사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행객이 많이 몰리는 이스탄불의 주요 관광지의 경우 외국인을 상대로 한 강도, 소매치기, 도난, 사기 등의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간혹 PKK가 이스탄불 등 주요 대도시 도심에서 테러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기 떄문에 주요 도시를 여행할 때는 여러모로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
제가 여행할 당시(2014. 1. 15) '토프카프 궁전 박물관'의 외교부 여행경보 단계는 지정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여행경보 단계는 현지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 http://www.0404.go.k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해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안녕하세요. 경춘선통일호입니다! 이스탄불 여행기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아야 소피아 구경은 일단 마쳤는데, 그 다음엔 어디로 가야 할까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여행 오기 전에 이스탄불 어디에 뭐가 있다 정도만 대충 알고 왔었고, 어디어디를 어떤 순서에 따라 가야겠다 하는 여행 계획을 따로 철저히 짜서 온 것이 아니었거든요. 일단 전 날 밤에 미리 봐 둔 술탄아흐메트 모스크와 아야 소피아 박물관은 구경을 마쳤는데, 이 주변에 수많은 여행지 중 또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다가 아까 히포드롬 광장에서 얻은 영어로 된 이스탄불 여행 지도를 펼쳐들었습니다. 결국은 '아야 소피아 뒤쪽에 위치한 토프카프 궁전(Topkapı Sarayı)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근데 또 일단은 술탄아흐메트 광장의 그 활기찬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잠시 쉴 겸 광장 이곳저곳을 설렁설렁 돌아다니기도 하고 벤치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익숙한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라~~~~~~~~~~~ 일라~일라알라~~~~~~~~~~~(알라 외에는 신이 없고~~~~~(لا إله إلا الله))' 오! 아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아잔은 이슬람교의 기도 시간을 알려주는 소리인데요, 무슬림(이슬람 신자)들은 의무적으로 하루 5번의 기도 시간에 기도를 해야 하거든요. 그 5번의 기도 시간을 개인적으로 맞추기는 힘들기 때문에 모든 이슬람 사원에서는 기도 시간이 되면 이렇게 아잔 소리를 통해 기도 시간이 되었음을 알려줍니다. 원래 아잔 소리는 미나레트(이슬람 사원의 첨탑)에 무앗진(아잔 소리를 내는 사람)이 올라가 육성으로 해 주었다고 해요. 하지만 지금은 도시 규모도 커졌고, 도시 속에는 아잔 소리를 묻어버릴만한 소음들이 정말 많기 때문에, 현대에는 아잔 소리를 확성기를 통해 울려퍼지게 합니다. 그래서 이슬람 국가에 가시면 항상 하루에 5번씩 사방의 모스크들에서 들려오는 아잔 소리를 들으실 수가 있습니다. 요르단에 살 때는 우리나라의 작은 교회들처럼 동네마다 소규모의 모스크들이 정말 많아서 기도 시간이 되면 정말 사방에서 아잔 소리가 마구 섞여 들려왔었답니다. 제 자취방에서도 주변의 3군데 모스크에서 내는 아잔 소리가 하루에 5번씩 들려오곤 했었어요. 첫 아잔은 해가 막 뜨는 새벽 시간이라 요르단에 처음 갔을 때는 새벽에 그 소리 때문에 깨기도 하고 솔직히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너무 시끄럽기도 하고 정신도 없었는데, 언젠가부터는 정겨운 소리로 느껴지더라고요. 지금도 가끔은 하루에 5번씩 들려오던 아잔 소리가 엄청 그리워질 때가 있어요.
어쨌든 터키도 이슬람 국가라 아잔 소리가 엄청 크게 울려퍼지더라고요. 마침 제가 있던 곳이 술탄아흐메트 모스크 바로 근처라 그런지 엄청나게 큰 아잔 소리가 공원을 가득 채웠습니다. 신기해서 아래와 같이 동영상도 찍었고요.^^ 동영상 보시다보면 아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 '이런 소리구나~' 하고 아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아잔 소리도 듣고,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서의 한낮을 즐기다 보니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서 그런지 아이폰 배터리 잔량이 벌써 20%대로 내려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오오 이런! 잠깐 앉아서 배터리 충전 좀 해야겠다'하고 가방에서 보조배터리를 꺼내고, 그리고... 그리고.... 어????? 충전기??? 충전기가 어디갔지?? 보조배터리가 있어도 충전 케이블이 있어야 아이폰과 연결을 할 수가 있는데? 충전기 어디갔지???? 아무리 가방을 뒤져봐도 나오지 않더라고요...ㅠ.ㅜ 으아아악!!!!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ㅠ.ㅜ 아무래도 충전기를 호텔방에 꽂아놓고 그냥 나온 것 같았습니다. 아... 아이폰은 이래서 안 좋아.ㅠ.ㅜ 배터리를 교체하는 형식이었다면 그냥 배터리가 다 되면 갈아끼우면 될텐데... 차라리 보조배터리를 안 갖고 왔으면 어디 근처 카페나 식당이라도 들어가서 충전할텐데 아예 충전 케이블을 안 갖고 나왔으니 그것도 안 되고... 결국은 중간에 호텔에 한 번 다시 다녀와야... 하지만 일단 이왕 여기까지 온 것, 토프카프 궁전은 갔다가 호텔 가서 충전기를 챙긴 뒤 근처에서 트램을 타고 조금 더 먼 곳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나름 현명한 결정이라고 스스로 위로했죠.ㅎㅎ 토프카프 궁전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토프카프 궁전으로 가는 길은 아야 소피아를 마주보고 왼쪽 길로 가시면 됩니다. 트램 선로가 있는 길을 따라가시면 되죠^^ 바로 위에 윗사진에 보이는 길입니다.
터키는 이슬람 국가지만 세속주의 국가라 그런지 남녀 간 교류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워보이더라고요. 요르단도 나름 아랍에서는 개방적인 국가이지만, 남자와 여자가 팔짱을 끼고 다니는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스탄불에서는 히잡을 쓴 여성이 남성과 팔짱을 끼고 걷는 등 자유롭게 신체적 접촉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때는 이미 오후 12시가 넘은 시간이라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도 결정해야 했기 때문에 토프카프 궁전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식당들도 열심히 눈여겨 보며 걸었습니다.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바로 성벽 같은 것이 보이더라고요. 그 성벽의 성문 안으로 들어가시면 토프카프 궁전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옵니다.
바로 이 성문이에요!
성문 안쪽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토프카프 궁전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요, 그 안에도 건물들과 골목길이 많답니다^^ 하지만 표지판이 아주 잘 되어 있으니 그 표지판을 보시면서 따라가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가는 길에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등 여러 작은 박물관들도 있으니 시간이 많으시다면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들르지 못했지만요.ㅠ.ㅜ
어쨌든 그렇게 성벽 안쪽 골목길을 열심히 따라 올라가다보면 드디어 넓은 잔디밭과 공원 같이 생긴 곳이 나오는데요, 원래 토프카프 궁전이 오스만 제국의 정궁이었던 시절에도 이 곳까지는 일반 백성들의 출입도 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실 이곳은 토프카프 궁전의 정원이자 앞마당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궁에 사는 사람들이나 관리들은 이 곳은 궁전 밖으로 여겼다고 하네요.
한겨울이라 나무에는 나뭇잎이 하나도 없었지만, 그 나름대로의 분위기가 참 특이하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 앞에 나무들 사이로 살짝 보이는 뾰족한 지붕이 있는 문은 바로 백성들의 출입이 가능한 구역과 금지되어 있는 구역을 나누는 '정의의 문'입니다. 현재는 입장료를 안 내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곳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 구역을 나누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토프카프 궁전 박물관의 매표소는 정의의 문 바깥쪽 오른편에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다 말고 잠시 뒤를 돌아보니 멀리 하기아 이레네 성당이 보이네요. 그 당시에는 뭔지 몰라서 그냥 지나쳤는데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사실 마음속으로는 조금 시간에 쫓기고 있던 것도 사실이고요...) 어쨌든 하기아 이레네 성당은 오스만 제국 이전, 동로마 제국 시절이던 6세기에 유스티니아누스 1세 황제에 의해 건립된 기독교 동방 정교회 성당이라고 합니다. 오스만 제국이 세워진 이후에 아야 소피아와는 달리 모스크로 바뀌지 않고 건물 그대로 무기 저장소로 사용되어 지금까지도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고 있다고 합니다. 오스만 제국은 그러고 보면 용도를 그대로 살리지는 않았어도 기독교 유적들도 망가뜨리지 않고 은근히 잘 보존해 놓은 것 같아요. 물론 과거에 이슬람 왕국이나 제국들 자체가 정복 지역에서도 이슬람으로 개종할 것을 강요하지는 않았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방식(비무슬림에게 세금을 더 걷는 방식을 사용하기는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세금 부담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슬람으로 개종하도록 하는 방식이기는 했지만)으로 통치를 하기는 했었지만, 하기아 이레네 성당이 있는 곳은 엄연히 궁전 부지인데도 부수지 않고 놓아둔 것을 보면... 근데 오늘날 일부 이슬람 국가들은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나가는지... 새로이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겠다고 들고 일어나 '칼리프' 칭호까지 사용하고 있는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도 이슬람만을 강요하고 있잖아요.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경우도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로 유명하고요.
정의의 문 앞 쪽 정원은 이스탄불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아주 잘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집 주변에 이런 느낌의 장소가 있다면 쉬러 자주 올 것 같은데... 물련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조금 정신이 없기는 할 것 같지만요.ㅎㅎ
어쨌거나 정의의 문 앞까지 와서 정의의 문 오른쪽의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샀습니다. 입장권은 토프카프 궁전 자체 입장료는 25리라였고요, 궁중 여인들의 비밀스러운 주거 공간인 하렘 입장료는 따로 15리라를 더 받더라고요. 그 당시 환율로 25리라면 한국돈으로 거의 12,000원 정도였는데, 하렘 입장료까지 더하면 거의 20,000원 가까운 돈을 내야 해서 살짝 고민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7천 원 더 내는 게 뭐가 대수람!' 이러면서 총 40리라를 주고 토프카프 궁전+하렘 입장권을 샀습니다.
이제 드디어 정의의 문을 지나 궁전 안으로 들어갈 시간! 역시 이슬람 대제국의 정궁 답게 성문에도 우리나라처럼 '광화문', '흥례문', '근정문' 이런 문의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알라 외에는 신이 없고 무함마드는 그의 사도이다(لا إله إلاّ الله محمّد رسول الله[la: 'ilah 'illa: allah mu
hammad rasu:lu allah])가 아랍어로 멋지게 쓰여 있군요.입구 근처에는 토프카프 궁전의 모형도 있었습니다.
함께 토프카프 궁전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잠깐 토프카프 궁전에 대해 이야기를 해드리자면요, 토프카프 궁전은 오스만 제국이 설립된 후 15세기 후반에 지어진 오스만 제국의 두 번째 궁전으로 원래는 정궁이 아니었으나 후에 정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후 술탄 메흐메트 2세 때까지 380여년 간 정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토프카프 궁전의 이름인 '토프카프(Topkapı)'는 '대포의 문'이라는 뜻인데요, 토프카프 궁전이 처음 세워졌을 때 궁전 입구 문 양쪽에 대포 두 개를 세워놓은 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Top[톱]'이 대포, 'kapı[카프]'가 문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사실 원어 발음대로라면 '토프카프'보다는 '톱카프'에 훨씬 가깝습니다. Topkapı를 한국어로 음역하면 정말 그대로 '톱카프'거든요. 터키어는 우리나라의 'ㅡ' 모음과 같은 모음이 존재하는 몇 안 되는 언어입니다. 바로 ı 가 ㅡ 모음과 같거든요. 즉 pı는 '프'라고 읽으시면 정확합니다. 이 글자의 대문자는 I인데요, 그래서 터키에서는 영어의 'I, i' 발음 나는 문자와 이 문자를 구별하기 위해서 영어의 i에 해당하는 알파벳은 대문자, 소문자 모두 위에 점을 찍습니다. 그래서 '이스탄불'이라는 도시명을 터키어로 쓸 때, 맨 첫 글자가 대문자임에도 불구하고 'İstanbul'이라고 점이 있는 i를 쓰는 것이죠. 그래서 영어 등 다른 외국어와는 달리 명확하게 ㅡ 발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구분이 되는데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외국어의 한글 표기법'은 자음으로 끝나는 경우 중 b, p 등의 발음은 모두 'ㅡ' 모음을 붙여서 쓰도록 되어 있어서 구분 없이 '토프카프' 궁전으로 표기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실제 터키어에서 앞의 프와 뒤의 프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 앞의 프는 모음이 없어서 '프'라고 쓴 거고, 뒤의 '프'는 정말 그대로 '프'입니다. 영어로 표기할 때 'Topkapi'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 궁전의 이름을 '토프카피 궁전'으로 읽어야 하는 걸로 아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그건 영어에 ı에 해당하는 모음이 없지만 모양을 살려주기 위해 그렇게 쓰는 것입니다.
토프카프 궁전은 한 번에 계획적으로 지어진 궁전이 아니라, 부지를 일단 넓게 잡고 시대가 흐르면서 계속 되이 건물, 저 건물 추가되는 방식으로 건설되었기 때문에, 궁전 내부의 건물들의 배치나 건축 양식이 통일성이 없게 건설되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건물 하나하나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토프카프 궁전은 지금은 궁전인 동시에 각 건물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스만 제국 황실의 화려한 장신구 등 보석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관, 오스만 제국 황실의 의상이나 생활용품 등이 전시된 건물 등 각 건물마다 여러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특히 벽시계, 휴대용 시계 등 화려한 시계들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관을 아주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아쉽게도 많은 건물들에서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 눈으로만 열심히 보고 왔답니다.(그 와중에도 꼭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고, 사진 찍는 사람들 중에서는 특히 한국인이 아주 많았다는 게 안타깝지만요... 분홍색과 노란색의 등산복을 입으신 어떤 한국인 아주머니들은 계속 서로 사진 찍어주고 그러시다가 결국은 직원한테 걸려서 한 소리 들으시더라고요...ㅡ.ㅡ)
그나저나 역시 대제국의 황실이 있던 궁전이라 그런지 내부 장식도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웠습니다.
토프카프 궁전의 건물 외부 모습은 화려한 내부와는 달리 궁전치고는 굉장히 깔끔한 느낌이었습니다. 장식이 많은 편도 아니었고요... 어찌보면 그냥 멋지게 생긴 건물이 많은 공원 느낌? 아주 오래된 대학교 느낌 같기도 했고요.
전시물이 하도 많아서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더라고요.^^ 그래도 전시물들이 다 신기해서 눈을 떼지 못하고 계속 구경했습니다. 아흑 근데 문제는 그러는 바람에 토프카프 궁전에서 보내는 시간이 예상보다 너무 길어졌다는 거죠. 이미 배터리 잔량은 5%까지 내려간 상태.... 안 돼!!! 아직 하렘은 입구 근처에도 못 갔는데!!!
오! 그런데 어느 건물 뒷편으로 가니 갑자기 바다가 나타났습니다!
오오! 이스탄불에 와서 처음으로 본 바다 전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때는 이미 배터리 잔량이 1%... 저는 일단 필사적으로 바다 사진이라도 열심히 찍어보았죠.ㅋㅋㅋ
토프카프 궁전은 마르마라 해, 보스프루스 해협, 금각만으로 둘러 싸여 있는 반도 지형에 위치하고 있거든요. 아마 이 곳이 그 반도의 가장 끝 부분인 것 같았어요. 사방으로 아름다운 바다가 보였거든요. 저 바다 건너 보이는 지역은 아시아 대륙인 것이죠. 제가 서 있는 이 곳은 유럽 대륙이고요. 이스탄불은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신기한 도시인 것 같아요. 도시가 해협을 가운데에 두고 양쪽으로 발전했는데 그게 '이스탄불'이라는 하나의 도시로 불리고, 또 그 양쪽은 아예 아시아와 유럽으로 대륙 자체가 다르고...
근데 지금은 일단 그것보다도 제 배터리...ㅠ.ㅜ 결국은 바로 윗사진을 마지막으로 휴대폰은 꺼져버리고 말았답니다... 저 앞에 사람들 많은 곳이 정말 풍경이 멋졌는데 못 담아서 아쉬웠어요... 그리고 사실 짐가방 속에 작은 똑딱이 디카가 있었는데, 저는 보조배터리만 믿고 그 똑딱이는 아예 호텔방에 놔두고 왔었거든요. 이때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요.ㅎㅎㅎ 바다도 문제지만 하렘도 사진 몇 장을 남기고 싶었는데... 뭐 그래도 어쩌겠어요.ㅋㅋㅋ '단언컨대 가장 훌륭한 카메라'인 제 두 눈에 아주 실컷 담고 왔죠^^
어쨌든 그렇게 슬픈 기분으로(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진을 안 찍으니까 더 집중해서 구경하게 되더라고요.ㅎㅎ) 하렘으로 들어섰습니다! 하렘은 원래 아랍어의 '금지된', '신성한'이라는 뜻을 가진 '하림(حريم[
hari:m])'으로부터 유래된 단어인데요, 이슬람 세계의 거주용 건물에서 부인들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구역을 말합니다. 가족 이외의 남성의 출입은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 구역이죠. 원래 이슬람교에서는 여성을 성범죄 등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이유로 모르는 남성과 여성이 접촉하는 것을 엄금하고 있습니다. 아마 하렘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남자가 아닌 여자만 더 격리된 공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여자를 더 약한 존재로 본 것일까요?) 하렘은 궁 안에서는 궁 안의 여성들이 거주하던 구역으로 외부 세계와는 철저히 격리되어 있답니다. 그래서 입장료도 따로 내나봐요.ㅋㅋㅋ 어쨌거나 아까 정의의 문 앞에서 끊은 하렘 입장권을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하렘은 비밀스러운 장소라는 이미지가 강한데요, 실제로도 외부와 격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더 비밀스러운 이미지가 되고 여기에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요상한 이야기들이 더해진 것은 유럽 사람들의 영향이 큽니다. 유럽 사람들이 가장 가깝게 접할 수 있었던 이슬람 국가인 오스만 제국 왕궁 안에는 여자들만 모여 사는 하렘이라는 공간이 있다더라! 뭐 여기에서 시작해서 온갖 소문들, 꾸며낸 이야기들이 신비로운 금남(禁男)의 구역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퍼져나갔겠죠.
사실 그런 기존의 이미지만큼 뭐 신비하거나 그런 건 없었습니다. 그냥 토프카프 궁전 내의 다른 공간들보다는 무언가 빽빽하고 미로같이 복잡하기는 했지만, 그것뿐이었어요. 그래도 이곳저곳 열심히 구경하기는 했죠.^^
하렘이 대충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구글에서 저작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사진을 한 장 가져왔습니다.
그냥 이런 느낌이었어요^^ 물론 외부에서는 신기하게도 이 안쪽의 공간들이 절대로 보이지 않고요. 어쨌든 이렇게 하렘의 구경도 마친 뒤 저는 아이폰 충전기를 가지러 급하게 호텔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To Be Continued...
2014. 10. 12. 경춘선통일호™
이제 중간고사가 일주일밖에 안 남아서 중간고사가 끝날 때까지 약 2주간은 포스팅을 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그 뒤의 이야기가 많이 궁금하시겠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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