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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내일로] (19) 성인이 머무르는 절 - 창원 성주사동부역사(한국여행)/10년 1월 내일로 2016. 3. 11. 00:30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위해 탄 시내버스. 좀 가다보니 하얀색의 큰 건물이 보이더라고요. 이 건물은 경상남도청이었어요. 창원시는 경상남도 도청소재지이거든요. 제가 사는 춘천은 강원도청 소재지인데, 강원도청보다는 경상남도청이 훨씬 커보이네요. 아무래도 경상남도가 강원도보다 인구도 많고 경제규모도 클테니까요^^
저희의 다음 목적지는 바로 성주사! 성주사는 윗 사진의 도로표지판에서도 보실 수 있듯이 절입니다. 다만 성주사 바로 앞으로 가는 시내버스는 없었고, 시내버스가 닿는 성주사역 앞에 내려서 걸어가야 했어요.
성주사역 앞에 내리니 역시나 돼지국밥집들이... 창원도 돼지국밥집이 정말 유명한가봐요??!! 저희는 창원역 앞에서 이미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먹었으므로 패스!
버스에서 내려 조금 걸으니 진해선 성주사역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성주사역은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진해선 통근열차가 정차하던 역이었는데요, 2006년 진해선 통근열차가 폐지되면서 그 이후 여객취급을 하지 않는 역이 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 폐역만 안되었을뿐 사실상 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이죠. 현재 성주사역의 역사는 민간 타이어 업체에 임대되어 있답니다.
금호타이어 성주점이 되었네요. 하지만 다행히도 역사를 통해 승강장 안쪽으로 들어가볼 수 있었습니다.
오 이렇게 특이하게 꼬불꼬불한 선로가! 성주사역의 자세한 사진은 나중에 별도의 포스팅을 통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저와 태영이는 성주사역을 출발해 성주사를 향해 걸어갑니다. 성주사역에서 성주사까지의 거리는 4km정도였어요. 살짝 먼 거리이기는 하지만 저희는 충분히 걸어갈만하다고 판단하고 지도를 보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이라 집에서 미리 인쇄해간 지도를 보면서 걸었어요.(격세지감)
성주사역에서 성주사로 가는 길은 공단지대더라고요. 사실 성주사역도 원래는 성주사 바로 근처 입구에 있었는데 창원에 공단이 조성되면서 진해선이 이설되는 바람에 성주사와 떨어진 지금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해요. 어쨌든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니,
드디어 창원 시내를 빠져나와 성주사로 올라가는 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산길 입구의 이정표로부터 성주사까지는 2km 정도 걸어올라가야 합니다. 그렇게 천천히 늦겨울의 산공기를 마시며 산길을 걸어올라갔더니,
귀여운 동자승의 모습이 보이네요^^ 저 축구공은 뭐죠? 많은 분들이 각자의 소원을 담아 정성스럽게 돌탑을 쌓아놓았습니다.
드디어 성주사 도착!
이날은 하늘이 참 파랗고 예뻐서 좋았어요.
성주사(聖住寺)라는 절 이름은 '성인이 머무르는 절'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럼 그 성인은 누구일까요?? 그 성인은 성주사의 창건설화에 잘 드러나 있는데요, <성주사사적기>에 따르면 신라 흥덕왕 때 왜구들이 신라에 자주 출몰해서 신라가 큰 피해를 겪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흥덕왕은 항상 근심에 가득차 있었는데 어느 날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 지리산에 있는 무염대사와 논의하면 왜구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고 해요. 흥덕왕은 바로 무염대사에게 사자를 보냈고 무염대사는 신통력으로 왜구를 물리쳤다고 합니다. 이후 흥덕왕은 무염대사를 국사로 봉하고 그를 위해 절을 창건하고 그 이름을 '성인이 머무르는 절'이라는 뜻의 '성주사'로 했다고 해요.
한편 성주사가 있는 불모산은 금관가야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부인 허황옥이 7명의 아들을 입산시켜 승려가 되도록 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산이기도 합니다.
성주사는 오래된 절인만큼 여러 문화재들이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윗 사진의 성주사 동종입니다. 가까이서 안 찍어서 사실 종은 잘 안 보이지만(ㅠ.ㅜ)... 성주사 동종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67호로 조선시대인 1783년에 제작된 종이라고 합니다. 사실 문양이 조잡한 편이고 표면도 거칠어서 예술적인 가치는 그 역사에 비해 큰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선시대 동종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로서의 가치'는' 있다고 합니다.(진짜로 동종 앞 안내판에 그렇게 쓰여져 있었어요. '... 무늬도 조잡하고 표면도 거칠지만... 사례로서의 가치는 있다' 이렇게요.ㅋㅋㅋ)
옆에는 멋진 탑도 있었습니다.
왼쪽의 건물은 새로 지은 건물인 것 같죠?
연못에는 분수대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절이랑 분수대는 왠지 잘 안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고정관념일 수도 있지만요.
성주사에도 삼성각이 있네요. 우리나라의 절들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삼성각은 삼성신앙에서 비롯된 건물인데요, 삼성신앙은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될 때 우리나라의 토속신앙과 합쳐져서 만들어진 특유의 신앙 형태라고 합니다. 산신령을 모시는 신앙, 나반존자를 모시는 신앙, 북두칠성을 모시는 신앙, 이렇게 세 가지 신앙이 불교와 융합된 형태라고 해요. 신기하죠??? 천주교가 남아메리카 지역이나 필리핀 등에 전래될 때 지역 특유의 토속신앙과 합쳐져 특이한 형태를 보이는 것과 비슷한 형태인 것 같아요.
"우리 중에 스파이가 있어!"
"우리도 스파이!"
그 와중에 돌하르방은 아주 자연스럽게 숨어있네요. 언뜻 보면 돌인 줄 알겠어요.ㅋㅋㅋ
이 탑은 성주사 삼층석탑입니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5호로 지정되어 있고요, 원래는 이 위치가 아니라 근처에 존재하던 다른 절에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그 절은 지금 터만 남아 있는데, 그 절터에 석탑의 받침돌이 하나 남아있다고 해요. 원래 그곳에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하네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양식을 계승하고 있는 고려시대의 석탑이라고 합니다.
이번엔 성주사의 대웅전입니다. 매우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이죠? 성주사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신라시대에 창건된 절이기는 하지만, 임진왜란 때 불타버렸었다고 해요. 그 후 성주사가 중건된 것은 조선 숙종 때인 1681년이라고 합니다. 이 대웅전도 그때 지어진 건물인 것이고요.
그나저나 절을 돌아보는 내내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는 예쁜 풍경소리가 계속 은은하게 들려와 행복했어요. 창원은 2월 초인데도 그 공기나 바람이 신기하게도 계속 상쾌하고 기분좋은 느낌을 주더라고요^^
제가 항상 샤워기같다고 생각하는 것이에요. 어디든지 연꽃을 보러 가면 항상 얘가 보이더라고요.^^
산속이라 해가 금방 산 뒤로 쏙 숨었네요. 창원은 워낙 멀다보니 아침에 춘천에서 첫차를 타고 출발했는데도 두 군데 구경하니까 벌써 해질 시간이...ㅠ.ㅜ
어쨌든 저희도 더 깜깜해지기 전에 성주사 관람을 마치고 다시 성주사역으로 내려갑니다.
To Be Continued...
오늘은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5주기입니다. 벌써 5년이 지났군요.
그로 인해 사망하신 너무나도 많은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또 아직까지 피해를 겪고 계신 분들이 하루빨리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문제가 빨리 해결되어야 할텐데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2016. 3. 11.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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