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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내일로] (20) 창원의 밤, 그리고 또다시 서울로동부역사(한국여행)/10년 1월 내일로 2016. 3. 21. 15:04
성주사역 앞에서 버스를 탄 저희가 도착한 곳은 바로!
짜잔! 창원의 중심인 창원광장입니다. 창원광장은 창원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거대한 광장인데요, 동양에서 가장 큰 원형광장이라고 합니다. 워낙 넓어서 사진으로는 찔끔찔끔 일부분만 담다보니 별로 안 넓어보일 수도 있지만 위성 사진이나 항공 사진으로 내려다보면 굉장히 넓은 걸 아실 수 있어요. 특히 주변의 대형마트, 백화점 등 커다란 건물들의 크기와 비교해 보면 더 확실히 느낄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 지방도시답지 않게 이렇게 도시 한 가운데에 엄청난 원형광장이 있고 그 광장을 중심으로 도로가 예쁘게 착착 뻗어나가는 모습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통합 전의 구 창원시가 철저한 계획도시이기 때문이에요. 창원은 원래 마산 옆의 작은 시골동네였는데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곳이 중화학기계공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계획도시로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인구 30만명 정도로 계획을 했는데, 공단이 있다보니 일자리도 많고 계획도시이다보니 생활환경도 매우 쾌적해 1997년에는 인구가 50만명을 돌파했었다고 합니다. 마산-창원-진해 통합 전의 옛 창원시는 한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각종 조사에서 1위를 여러번 했었다고 해요.(제가 사는 춘천도 그런 조사에서 1위 몇 번 했었는데.ㅋㅋ) 근데 영남지역인데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계획되고 만들어진 도시라 보수 세력이 매우 강할 것 같지만, 노동자분들이 많고, 외지에서 유입된 인구의 비율이 높아 보수성향은 짙지 않은 편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17대,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창원을' 선거구에서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가 두 번 연 속 당선되기도 했었다고 하니까요. 물론 지금은 창원 지역 국회의원은 모조리 새누리당 의원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영남의 다른 지역에 비해 보수적 성향이 옅은 편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이 읽고 계신 이 여행기는 2010년의 여행기이기 때문에 창원시가 마산, 진해와 통합되기 전이었어요. 지금은 마산시, 진해시와 통합되어 인구 100만명이 넘는 거대도시가 되었답니다. 어쨌든 구 창원시 지역은 여전히 생활환경이 좋은 지역으로 꼽히는 것 같아요.
창원광장 주변에는 창원시청, 이마트,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여러 시설들이 있습니다.
한겨울의 저녁이라 그런지 광장에는 사람이 저와 태영이 둘 빼고는 아무도 없었는데요, 이곳은 행사 장소로도 활용되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물론 2000년대 중반 이후 창원광장을 둘러싼 도로의 교통량이 급증하는 바람에 휴식공간으로써의 기능은 많이 잃어버렸다고 해요.
그나저나 저와 태영이는 저녁을 먹어야 했는데, 뭔가 귀찮아서 일단 광장 한켠에 보이는 이마트 푸드코트를 갈까 생각을 하다가, 그래도 도심이니 뭐가 있겠지 하고 조금 골목길 안쪽으로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골목으로 가려 다시 광장 밖으로 나오는데 아니 여기는 근데 다 좋은데 광장과 바깥 사이에 있는 도로를 건너기가 너무너무 힘들더라고요. 광장과 바깥을 이어주는 유일한 수단은 여기저기 설치된 횡단보도들 뿐이었는데 그 어디에도 보행자용 신호기를 찾아볼 수가 없었어요. 광장 테두리의 도로가 차량 통행량이 적은 도로도 아니고 차들도 빠르게 쌩쌩 달리는데 신호등도 없이 길을 건너야 한다니... 저랑 태영이도 길 한 번 건너려고 얼마나 오래 서 있었는지 몰라요.ㅠ.ㅜ 사실 창원광장이 로터리의 기능도 하기 때문에 신호등을 설치하기 좀 난감한 것은 알겠지만 사람이 건너다니기에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 안되면 지하도라도 설치를 해주면 좋으련만...
어쨌든 그렇게 주변을 돌아다니다보니 어느덧 해가 완전히 지고 깜깜한 밤이 되었습니다.
경남은행이라는 은행은 이 날 처음 봤어요.
어쨌든 여기저기 헤매다가 저희가 선택한 식당은 바로 이곳!
바삭왕돈까스였습니다. 사실 큰 기대를 하고 가진 않았어요. 그냥 돈까스가 먹고 싶었는데 돈까스집이 있길래 들어간 것이었죠. 태영이는 뭘 시켰는지 기억이 나질 않고 저는 치즈돈까스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오호호호홍ㅇㅇㅇㅇ!! 들어갔을 때부터 직원분들이 친절하셔서 기분이 좋았는데, 제 앞에 나타난 수제 치즈돈까스는 이렇게 통통한 모습을!!!!!
여기 거북이 등처럼 불룩 튀어나온 곳이 특히 치즈가 한가득 들어 있었어요. 수제라 그런지 공장에서 만든 치즈돈까스와는 달리 치즈가 한뭉텅이가 가운데에 뙇! 완전 행복하게 먹었답니다. 아 또 먹고 싶다..ㅠ.ㅜ 근데 이게 벌써 6년 전이라... 지금도 이 가게가 잘 있었으면 좋겠네요.
어쨌든 그렇게 행복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창원의 밤거리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2010년이 시작한지 1달 넘게 지난 상태였지만 여전히 연말연시 분위기가 남아 있더라고요^^
어쨌든 저희는 이렇게 창원시내 구경을 마치고 시내버스를 타고 창원역으로 돌아갔습니다. 창원역으로 가는 시내버스 안에는 정말 사람이 많았는데요, 저랑 태영이가 버스 안에서 둘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제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께서 말을 거셨습니다. "말투를 들어보니 서울말을 쓰는데 수도권쪽에서 왔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수도권은 아니고 그 바로 옆 강원도 춘천에서 왔어요"라고 말씀을 드렸죠. 그랬더니 갑자기 "군대는 다녀왔냐"고 물으시더라고요. 이때는 제가 군대를 가기 전이었기 때문에 "아직 안 갔다왔어요"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어서 아저씨께서 "강원도나 경기도 같은 북쪽은 군대를 후방으로 오지 않냐"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잘 몰라서 잘 모른다고 이야기를 드렸죠. (제 친구들 보면 전방에서 복무한 친구도 많아요. 그냥 집이 어느 지역이냐는 별로 상관이 없는 듯... 물론 저는 얼마 전에 경기도 어딘가로 이사간, 서울 서초구 한복판에 있던 부대에서 군복무를 했지만요) 그러고는 한참 동안 갑자기 군복무 잘 하는 법에 대한 아저씨의 강의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끝난 뒤에는 20대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강의가... (이때만 해도 21살이라 완전 20대 초였네요. 지금은 27살..ㅠ.ㅜ)
그러는 사이에 버스는 창원역에 도착했습니다.
위 아래 사진이 왜 다 이렇게 기우뚱 기우뚱... 어쨌든 이 여행기 17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창원역은 이 당시 새 역사를 짓기 위해 공사중이었기 때문에 임시역사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속 시설물들은 다 지금은 없는 임시 시설물들인 것이죠.
그나저나 창원역에 웬 부산역...
저와 태영이는 창원역에서 동대구역까지 무궁화호를 타고 갑니다. 최종 목적지가 어딘지는 비밀! 다음에 알려드릴게요.
와우! 완전 임시역사처럼 생겼네요.
플랫폼도... 천막 지붕이었어요.
조금 기다리니 동대구행 무궁화호가 왔습니다. 오! 이날로부터 며칠 전이었던 2010년 2월 1일에 순천에서 광주송정으로 갈 때 탔던 RDC 무궁화호네요! 중부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종류의 열차이니 많이 타보면 좋죠. 철도마니아인 제 입장에서는요.ㅋㅋ
그렇게 타자마자 또 한참 자다보니 동대구역 도착!
동대구역에서 다음 기차를 기다리며 텔레비전을 보았습니다. 윗사진의 초록색 기둥들은 실제로는 색이 계속 변했어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동대구역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밖으로도 나가봤고요.ㅎㅎ 사진이 흔들렸네요. 그러다가 시간이 다 되어 다시 역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저희가 탈 열차는 밤 23시 42분에 동대구역을 출발해 다음날 새벽 3시 10분에 서울역에 도착하는 새마을호! 사실 이때도 또 숙소를 따로 안 잡고 기차에서 잤거든요.ㅋㅋㅋ 이날로부터 며칠 전인 1월 31일에 서대전역에서 여수행 무궁화호를 타고 다음날 새벽 도착해 거기서 다시 기차를 타고 광주에 갔을 떄처럼요. 이날은 동대구역에서 2월 4일에 기차를 타고 2월 5일 새벽에 서울역에 도착하는 거죠. 물론 목적지는 서울이 아닙니다. 서울까지 가는 건 최대한 많이 자기 위함이었고요.
저희 아빠는 다 남자형제들뿐이라 저는 고모가 안 계셔요.ㅎㅎㅎ
저와 태영이를 서울역으로 데려다 줄 새마을호 PP동차! 지금은 운행이 모두 중단되어서 타볼 수 없는 열차이죠.ㅠ.ㅜ
어쨌든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새마을호 좌석이 정말 짱이에요. 특히 잠자기에 아주 적절하죠. 비록 몇 시간 못 잤지만 의자를 뒤로 완전 눕히고 푹 잘 잤네요.
그렇게 잘 자고 있었는데 곧 서울역에 도착한다는 반갑지 않은 안내방송이...ㅠ.ㅜ
저와 태영이는 완전 비몽사몽인 상태로 서울역에 새벽 3시 10분을 조금 넘긴 시간에 내렸습니다. 사진이 좀 이상하게 나왔는데 이 느낌이 딱 자다가 갑자기 깬 제가 실제로 제 두 눈으로 봤던 서울역 느낌이었어요. 그럼 다음 목적지는?
To Be Continued...
2016. 3. 21.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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