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신촌역이 아니야. - 경의선 신촌역 (2006.7.17)

The Station 15 - 경의선 신촌역

 

 

작년 7월 26일 이후, 거의 1년 만에 다시 신촌역에 왔습니다.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방문까지와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신촌역이 새 역사에서 영업을 시작했다길래 그냥 구경도 할 겸 신촌역으로 가 보았습니다.

역 건물 일부는 벌써 다음카페 철도동호회에서 보고 간 상태였습니다.

역 건물은 크게 지어졌지만, 역무원분들이 완전히 바뀌지 않은 이상,

역의 그 친절하고 좋은 분위기는 그대로 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역이 새로 크게 지어져서 넓어지고 이용도 편해졌을거라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신촌역 앞에 도착하니, 우선은 해체 중인 구 신촌역사가 보였습니다.

옆부분(역무실로 쓰이던)은 해체에서 현 역사 옆에 복원하고

대합실인 중간 부분만 그대로 보존한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얼마전까지만 해도 사람들로 북적였을 구 신촌역사를 보니 마음이 싱숭생숭 해졌습니다.

 

근데 신촌역을 왜 완전히 철거하지 않냐고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신촌역은 등록문화재 136호랍니다.

문화재이기 때문에 함부로 철거하거나 할 수는 없는 것이죠.

신촌역사는 구 서울역사(이것도 문화재..)보다도 5년이나 더 먼저 지어진 역사랍니다.

1920년대에 지어진 역사이죠.. 굉장히 오래됐죠??

자세한 얘기와 신촌역의 아담한 옛 모습을 보시고 싶으시면 이 기사를 보세요..(클릭!!)

 

신촌역은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근처 신촌, 이대, 연대 등..

그리고 대학생 새내기들의 MT 출발장소로도 많이 기억하시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아직 겨우 고1이라..ㅋㅋㅋ)

앞에 보따리 장사 할머니들도 곧 오픈할 신촌민자역사 대형쇼핑몰 때문에

이제는 찾아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도대체 그냥 놔두면 뭐가 어때서 이렇게 크게크게 바꾸어 버리는건지...

 

 

옛 신촌역사의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고,

새 신촌역사는 옛 신촌역사를 뒤에서 거만하게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굴삭기가 열심히 역무실을 해체하고 있습니다.

정겨운 청록색 지붕이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 지붕 밑에서 역무원분들, 할머니들, 아줌마, 아저씨, 대학생, 중고등학생, 어린아이들깢

옹기종기 모여 앉아 기차를 기다리면서 얘기를 했을 텐데...

 

임시로 마련된 출입구를 통해 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역 안은 새 건물 냄새도 풀풀 나고, 아직 공사가 마무리 되지 않아 매우 정신없었습니다.

 

 

민자역사 쇼핑몰과는 아직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대합실은 더 이상 예전의 그 정겨운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의자는 모두 한 곳 만을 바라보게 놓여 있었습니다.

예전처럼 둥그렇게 되어 있어서 마주볼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아무리봐도 신촌역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가 신촌역일리가 없습니다. 신촌역이라면 이럴 리가 없는데...

너는 신촌역이 아니야 !! 진짜 신촌역을 되돌려 놓으라고~!!

 

 

그 때도 열차시각에만 열리긴 했지만, 항상 정겨웠던 개찰구도

지금은 이렇게 썰렁하고 삭막한 꽉 막힌 유리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앞에는 인정많은 역무원분 대신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굳게 닫힌 얼굴로 앉아계셨고요..

 

 

다시 역 밖으로 나왔습니다.

더 이상 역 안에 잊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신촌역 같지도 않은 신촌역 안에서 더 이상...

 

 

아래 사진에서 보시듯 새 신촌역사의 출입구는

벽 한 곳을 뚫어 임시 계단을 설치해서 만든 출입구입니다.

진짜 출입구는 현 신촌역사 역무실이 헐린 자리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넌 신촌역이 아니야... 니가 신촌역 일리가 없어...

 

 

[신촌역 연혁]

 

1920.12.01. 보통역으로 영업개시
2005.09.30. 화물취급 중지
2006.07.12. 역무시설 민자역사로 이전

 

 

+ B O N U S +

 

에궁... 정신을 어따두고 다니는지... 작성일이 26일인데, 17일이라고 써놨었군요..

지금은 고쳤어요..ㅋㅋ

 

2006.7.26. ™

 

2006.7.27. 일차수정

 

 

[관련 포스트 : 작년 여름의 기억 - (2)경의선 신촌역 (2006.1.17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