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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규슈 북부 여행기 [13편] 들판을 달리다동부역사(외국여행)/11년 일본규슈북부 2012. 4. 10. 19:50
유후인노모리를 타고 도스역에 도착했는데, 반대편 승강장에 하우스텐보스로 가는 특급 열차가 잠시 대기하다 바로 출발했습니다.
으잉??? 제가 JR 규슈 일본어 홈페이지에서 찾은 시간표에서 분명 로컬열차로 환승해서 하이키역으로 간 다음 다시 하우스텐보스로 가라고 했는데...
이 열차를 타면 하우스텐보스에 훨씬 빨리 갈텐데... 저는 혹시 이게 하우스텐보스에 가는건가 안가는건가 매우 혼란스러워하며 고민하다가 결국 놓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걸 왜 안 탔나 싶기도 하네요... 하우스텐보스에서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는데
하지만 여행이라는 게 꼭 빠르게 원하는 여행지를 많이 간다고 좋은 건 아니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무언가에 타고 이동하는 것도 매우 즐기기 때문에 오히려 이 열차를 놓친 게 잘 된 일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바로 제가 탈 열차는 위 전광판에 14:02분 출발하는 하이키행 원맨(1인승무) 열차였습니다.
이런 로컬 열차들은 여행의 재미를 한층 더 해주는 것 같아요.
어디 급하게 갈 일이 있으면 모를까 솔직히 여행중에는 KTX 같이 빨리 가는 것보다는
덜컹거리는 차 안에서 창밖의 풍경을 아무 생각 없이 쳐다보는 것도 참 매력적인 일이니까요.
어쨌든 저는 도스역에서 이 열차를 타고 나가사키본선과 사세보선을 이용해 하이키역까지 가게 된답니다.
1시간 40분 동안 탈 열차 치고는 사실 좀 엉덩이가 아프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는 했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좀 피곤한 상태였는데, 지정좌석도 없는 로컬열차라 내부 시설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요.
좌석 리클라이닝도 안되고... 그래도 창밖 풍경도 재미있었고, 타고 내리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이 때가 이미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이라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는 학생들도 꽤 있었답니다.
교복입은 학생들도 있었어요.
도스역에서 하우스텐보스까지는 거의 쭉 평야가 이어진답니다.
태어나서 강원도에서만 살아 온 저는 이런 탁 트인 풍경을 보면 너무 좋아요~~
한참 너른 평야를 달리다가 오랜만에 도시인 사가에 위치한 사가역에 멈춰섰습니다.
일본은 철도를 이용한 화물 운송 비율은 매우 적은 편이긴 한데,
JR 계열사 중 JR 화물이라는 회사가 따로 있어 철도 화물을 담당하고 있답니다.
정말 깔끔하고 귀여운 일본 시골 마을이네요.ㅎㅎㅎ
제가 탄 열차는 중간중간 작은 역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다 섰는데,
교복 입은 아들을 역 앞에서 기다리다가 차를 태워 가는 엄마 등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들도 많았답니다.
열차는 다시 한 번 제가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하이키역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문제는 제가 하이키역에서 타야하는 열차 승강장이 너무 헷갈렸다는 것입니다.
환승 시간은 겨우 5분 밖에 안되어 빨리 제가 탈 승강장과 열차를 찾아야 하는데,
제가 탈 열차는 15시 47분에 하이키역에 정차하는 시사이드 라이너 열차였습니다.
그런데 환승통로, 승강장 등 그 어디에서도 두 열차를 각각 몇 번 플랫폼에서 타야 하는지는 전혀 안내가 되지 않았고,
한 쪽 승강장에는 아예 전광판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쪽 승강장에는 48분에 정차했다 출발하는 시사이드 라이너 열차가 전광판에 안내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제가 탈 열차도 분명히 시사이드 라이너이고, 근데 제가 알기로는 47분 열차인데, 전광판 안내는 48분이고...
그래서 혹시 전광판이 없는 반대편 승강장에 47분에 같은 열차가 들어오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서로 반대편 열차인가...
너무너무 혼란스러워서 저는 식은땀을 뻘뻘흘리며 완전 긴장한 상태로 양쪽 플랫폼을 육교를 이용해서 왔다갔다 했답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대혼란에 빠진 저는 너무 긴장이 되고 무서워서(여기서 기차를 놓치면 어떻게 기타큐슈까지 돌아가야 하는지도 모르는데.ㅠ.ㅜ)
(그것보다도 하우스텐보스 프리패스를 미리 엄청 비싼 돈을 주고 한국에서 구매해서 하우스텐보스를 못 가면 돈이 너무너무 아까운데...)
어떻게 해야 하나 육교 위에서 정신없어하고 있던 그 때, 마침 일본어로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똑똑히 '욘쥬 나나붕'에 '시-사이도 라이나'를 타실 손님은 바로 그 전광판이 없던 그 승강장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제서야 상황 정리가 되었습니다. 즉 전광판이 없던 그 승강장에 제가 탈 47분 열차가 들어오는 것이고,
맞은 편 승강장 전광판의 48분 열차는 반대편으로 가는 시사이드 라이너 열차였던 것입니다.
아이고 다행이다!
저는 다리 힘이 딱 풀려서 겨우겨우 계단을 내려가서 들어오는 시사이드 라이너를 탔습니다.
아니나다를까, 1분 뒤에 반대편에도 시사이드 라이너가 들어오더라고요.
저는 하이키역에서 하우스텐보스역까지 그리 긴 거리도 아니었건만 열차에 타자마자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좀 자다보니 하우스텐보스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To Be Continued...
(일본) 도스역 → 하이키역 → 하우스텐보스역
2012. 4. 10.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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