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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일본 홋카이도 여행기 [6편] Mr. 초밥왕 - 오타루 마사즈시 본점 (첫째날/13.1.21)동부역사(외국여행)/13년 일본홋카이도 2013. 2. 19. 02:09
그 길 건너에 있던 식당의 이름은 '오타루 운하 식당'이었습니다.
식당 바깥 벽에 붙어 있는 메뉴를 보니 굉장히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와 저랑 같이 간 형은 '이런 식당은 전문적이진 않기 때문에 맛은 장담하기 어려울 지 몰라도 서로 맘에 드는 걸 골라서 먹을 수 있겠군!'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웬걸요, 들어가 보니 저희가 생각한 그런 구조가 아니고, 그냥 한 건물 안에 여러 식당들이 모여 따로따로 영업을 하는 형태이더라고요^^;;
더군다나 문을 연 식당도 하난가 두 개 밖에 없었어요. 나머지는 이미 모두 문을 닫은 상태...
우리나라 같으면 보통 식당들이 저녁 시간에 문을 활짝 열고 밀려들어오는 손님을 맞기 시작할 시간인데,
여기는 6시만 되니까 모두 문을 닫아버린.ㅠ.ㅜ
맨 안 쪽에 문을 연 식당이 있긴 했는데, 메뉴도 제가 먹긴 힘든 해물이었던 것 같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답니다.
무엇보다도 모두 예약석에 만석이라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ㅠ.ㅜ
결국 이 건물에서 나와 난감해하고 있던 중에 인터넷에서 오타루에 '스시야도리'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생각났어요.
'스시야'는 말 그대로 '스시'에 가게를 뜻하는 '야'가 붙어 '스시 가게'라는 뜻이고 '도리'는 '거리'를 말해요.
즉 스시 가게들이 모여 있는 거리인 거죠~!
그래서 아까 기타이치 베네치아 미술관에서 얻어 온 지도에서 '스시야도리'를 찾아 그 쪽을 향해 걸어가보기로 했답니다.
사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알았던 건데 '미스터 초밥왕'이라는 일본 만화 속의 주인공인 '쇼타'의 고향이 바로 '오타루'로 설정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만화가 그렇게 재미있다고 하던데, 저는 만화는 안 봐서...ㅠㅠ 그래도 나중에 한 번 봐야겠어요~ㅎㅎㅎ
어쨌거나 '미스터 초밥왕' 속 '쇼타'의 고향인 '오타루'에 왔으니, 스시를 맛보지 않으면 아쉽겠죠?
하지만 더 아쉬운 것은 저는 물 속에 사는 생물은 거의 입 가까이에도 대지 못한다는 것...ㅠ.ㅜ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정말 못 먹겠어요... 제가 비위가 좀 약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조금만 비린내가 나거나 해도 잘 못 먹어요.
그래도 새우는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가서 새우 초밥이랑 달걀 초밥만 먹으면 되지~!'하고 가 보기로 했어요.ㅎㅎㅎ
미스터 초밥왕 세트
- 저자
- Daisuke Terasawa 지음
- 출판사
- 학산문화사 | 2010-02-08 출간
- 카테고리
- 만화
- 책소개
- 요리만화의 대표작『미스터 초밥왕 애장판 세트(전14권)』. 호텔...
운하에서 출발하는 길~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저 눈 사이를 지나가야 해요!
눈이 정말 많이 쌓여 있죠? 태어나서 눈이 이렇게 쌓인 건 정말 처음 봐서 봐도봐도 너무너무 신기하더라고요!
시내 길거리를 걷는 중... 조명이 있는 부분만 열기 떄문에 눈이 녹았네요.^^
여긴 눈이 잘 치워져 있는데, 중간중간 눈이 안 치워져 있는 부분은 정말 곤혹스러웠어요;;
그래도 건물들도 다 예쁘고, 도시 느낌 자체가 정말 예뻤답니다. 그냥 시내를 아무 생각 없이 걷기만 하는데도 환상적인 기분이었어요.
양 조절 실패한 생크림같은 눈...
눈더미 가운데 정체불명의 구멍 발견! 아마 하수구라도 있는 것 같네요. 네모 모양인 걸 보니...
이 길을 쭉 따라 걷다가 중간에 왼쪽으로 돌아서 좁은 길을 따라 가니 드디어!
스시야도리가 나왔습니다. 스시야도리는 유명한 거리라서 그런지 아직까지도 수많은 스시집이 장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 중에 저희가 선택한 집은 스시야도리에서 가장 유명한 집 중 한 곳인 '마사즈시'.
한자로는 이렇게 쓴다고 하네요. 오타루에 가면 참고하세요^^
잘 보이는 곳에 있으니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거에요~!!
가게 입구에 들어가니 카운터가 있고 검은 정장을 입은 직원분께서
테이블을 원하는 지 바를 원하는 지 물어보셔서 바를 선택하기로 했어요.
바에서 먹으면 아무래도 스시만드시는 분이 스시를 만드는 모습을 직접 구경할 수도 있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잠깐 대기 후에 바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대충 이런 분위기였답니다. 정말 깔끔한 분위기였어요~.
원래 해물을 못 먹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스시집에 가 본 적이 없던 터라 신기했답니다. 한국은 어떤 분위기인지 모르겠네요^^;;
바 형으로 된 테이블 앞에는 세 분이 흰 색 요리사 옷을 입고 열심히 주문이 들어온 스시를 만들고 계셨어요.
근데 여기 주문을 받아주시는 일본인 아주머니가 정말 친절하고 재밌는 분이셨어요.
한국 손님들이 정말 많이 온다고 한국어 공부도 아주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계속 인사말, 주문받을 때 필요한 말 등을 저희에게 물어보시기도 하고, 원래 알고 계시던 걸 테스트해보시기도 하고.ㅎㅎㅎ
대학생이냐, 내일은 어디를 여행할 예정이냐, 어디에서 숙박하냐, 이것저것 말도 걸어주셨답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마구 섞어서 대화했는데도, 대충 대화가 되어서 흥미로웠어요.ㅋㅋㅋ
가끔씩 대화가 막히면 저희 바로 앞에서 스시를 만드시던 분이 대화를 이어주시기도 했답니다.
따뜻한 사케(술)도 시켜서 마셔보았어요.
저는 따뜻한 술은 처음 마셔봤는데, 따뜻한 술도 마실만 하더라고요~^^
특히 겨울이라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아주머니가 메뉴판을 가져다 주셨는데 모두 일본어로만 쓰여져 있어서.ㅠ.ㅜ
어려운 해물 이름들이 다 일본어(그것도 한자)로 쓰여져 있으니 도대체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도 다행히 아주머니가 매우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셔서 무사히 주문을 할 수 있었답니다!
저랑 같이 갔던 형은 해물을 잘 먹으므로 세트 메뉴 같은 것을 주문했어요. 제 기억으로는 아마 2,900엔이 넘었던 것 같은데... 정확한 가격은 기억이 안 나네요.
저는 해물을 거의 못 먹으므로 우선은 새우초밥 4개, 달걀초밥 1개를 주문하고, 홋카이도가 게가 유명하다니까 태어나서 한 번도 먹어본 기억이 없는 게살에 도전!
게살 초밥 2개를 시키고, 마지막으로는 일반 새우보다 훨씬 커 보이고 더 비쌌던 새우초밥 하나를 시험 삼아 시켜보았어요.
이렇게 시켰더니 저도 한 2,300엔 좀 넘게 나왔던 것 같네요.^^;;
솔직히 저같은 대학생에게는 좀 부담되는 가격이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한 번 먹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속 아주머니, 아저씨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 덧 초밥이 나왔습니다~!
이건 저와 같이 간 형이 시킨 초밥~
저 가운데 김에 둘러 쌓여 있는 노란색 물체가 성게알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못 먹지만, 같이 간 형 말로는 그렇게 맛있다고 하던데, 여러분도 오타루 가면 꼭 한 번 드셔보시길 추천해 드릴게요!
이건 제가 주문한 맞춤형(?) 초밥 한 접시!
오랜만에 제 얼굴을 공개하는 것 같네요~
많이 늙어보인다고 생각하실 지 모르겠지만(현재 24살), 실제로는 이것보다 훨씬 어려보여요.
이 땐 하루 종일 비행기 타고 또 기차 타고, 걸어다니고 해서 매우 초췌해진 모습이에요.
더군다나 생각보다 홋카이도가 따뜻해서 땀도 좀 나고 단추까지 풀어헤친 모습이라;;
어쨌거나, 초밥을 주시더니, 초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어주신다며 부엌 한 켠에 있던 오타루 마사즈시 본점 현판을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와 같이간 형이 현판을 들고 스시를 만들어주신 분이 직접 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주셨어요.^^
그래서 저희도 그 분의 사진을 찍었어요.ㅎㅎㅎ
바로 이 분이 초밥을 만들어주신 분이랍니다!
이 사진을 찍고 초밥을 맛 보았어요.
저는 제 접시에 있는 것만 먹었으니까 제가 먹은 것들만 평가를 하자면,
우선 새우초밥을 먹었는데, 정말 달았어요. 저는 이제까지 마트에서 파는 살짝 익힌 새우가 올려진 초밥만 먹어봐서 그런 맛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정말 그냥 하나도 안 익힌 생새우가 올려진 초밥이더라고요. 초밥이든 그냥이든 이런 생새우는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특이했어요. 그냥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느낌도 나고 달달하더라고요, 비린 맛도 없었고요!
'이건 생(生) 해물이야.'라는 생각이 먹는 도중에도 계속 드는 바람에 어쩔 수 없는 거부감이 계속 있긴 했는데,
그래도 입 안에서 객관적으로 느껴지는 맛이 나쁘지 않아서 잘 먹었답니다.
그 다음에 게살 초밥도 먹어보았는데, 이거야 말로 정말 사르르 녹더라고요.
새우는 껍질도 있고, 딱딱하고 날카로운 꼬리도 있어서 마냥 녹지만은(?) 않는데,
게살 초밥은 정말 우와... 완전 이상한 느낌! 뭔가 밥 위에 좀 걸쭉한 크림이 있는 느낌? 무척 신기했어요.
물론 제가 처음 먹어봐서 그렇겠지만요^^;;
달걀 초밥은 제가 원래 아주 잘 먹을 수 있는 것이라 그런지 아주 맛있게 먹었네요.ㅎㅎㅎ
원래 달걀 초밥은 사람들이 딱히 좋아하는 메뉴는 아닐텐데 해물을 싫어하는 저는 슬프게도 달걀 초밥이 가장 맛있었던..ㅠ.ㅜ
하나밖에 안 시킨 걸 후회했어요...
그리고 큰 새우로 만든 초밥에도 도전을 해 봤는데,
이건 솔직히 정말 좀 그랬어요.ㅠ.ㅜ 입에 넣고 씹는 순간 제가 싫어하는 해물 특유의 냄새가...ㅠ.ㅜ
아! 물론 해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매우 좋아하시는 맛일 수도 있는데, 저에게는 그냥 해물 냄새는 다 제가 싫어하는 비린내로 느껴지므로...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잘 먹었는데, 이걸 먹은 다음에는 입안에 맴도는 그 특유의 해물 냄새를 없애려고 미소 된장국 계속 마시고, 절임 비슷한 것도 계속 집어 먹고...
그래도 해물, 특히 익히지 않은 해물은 전혀 입에도 못대던 저에게,
맛의 신세계를 체험하게 해 준 마사즈시!!!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맛보다 보면 저의 편식도 언젠간 고쳐지겠죠?
어쨌든 그렇게 먹으면서도 계속 아저씨, 아주머니와 즐겁게 얘기를 나누었답니다.
아주머니는 한국 손님들에게 더 다가가고 싶으신지, 계속 한국어를 물어보셨는데요,
그 중 한국 대학생들이 참 많이 온다며, 대학생이 한국어로 뭔지 물어보시기도 하셨어요.
아주머니가 한국어 공부를 하는 노트도 보여주셨는데, 아마 한글은 외우지 못하신 것 같았고,
한국어 발음을 노트 한 권에 빽빽히 가타카나로 적어 놓고 외우신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어를 꽤 잘 하셨답니다!
기본적인 인사말은 물론, 좀 난이도가 있어보이는 문장들도 몇 개 외워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정말 열심이시다'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시니까 한국인들 사이에도 입소문이 퍼져서 더 많이 찾아오는 거겠죠?
역시 사람은 노력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그리고 한참 즐겁게 이야기하며 초밥을 다 먹어갈 때 쯤,
아주머니께서 원래 초밥을 하나씩 더 서비스로 준다고 하시면서, 제가 못 먹는 생선 초밥 하나와 알이 올려진 초밥 하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랑 같이 간 형은 당연히 먹고싶은 것 하나를 골랐지만, 저는 둘 다 못 먹으므로 매우 난감해 하고 있던 차에
저랑 같이 간 형이 아주머니에게 '얘는 새우 초밥밖에 못 먹어요.'라고 설명을 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 형이 고른 걸 두 개 만들어서 제 몫까지 그 형에게 주는 걸로 했는데,
갑자기 저에게 새우초밥을 하나 더 주시는 거에요~! 원래 새우초밥은 서비스로 안 주는데,
제가 새우초밥밖에 못 먹는다니까 새우초밥을 일부러 만들어서 서비스로 주신 거였어요!! 정말 감사했답니다.^^
어쨌든 그래서 비싼 초밥을 공짜로 하나 더 먹었죠!!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 된다는데...)
다 먹은 뒤에 잘 먹었다고 인사드리고 일어서려는데 사진을 더 찍고 싶으시다고 하시더라고요.ㅋㅋㅋ
사진 찍기를 다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았어요.ㅎㅎㅎ
현판 들고 한 번 더~! 저 아저씨도 정말 재미있는 분이셨답니다!
이번엔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시는 친절하고 귀여우신 아주머니와 함께^^
어쨌든 이렇게 마지막까지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계산을 한 뒤,
가게 입구까지 따라나오셔서 배웅해주시는 아주머니와 서로 배꼽인사를 한 뒤 즐거운 마음으로 마사즈시를 나섰답니다.
일본 사람들의 행동이 가식적이라서 싫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사실 일본 여행을 두 번째 하면서 그게 가식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그냥 정말 자신들의 가게를 찾아와 준 손님에게 정성을 다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손님하게 퉁명스럽게 구는 주인보다는 친절하게 웃으며 대해주는 주인이 훨씬 좋잖아요!
더군다나 마사즈시에서 만난 아저씨, 아주머니는 가식은 커녕 정말 정이 넘쳐 흐른다는 느낌을 받기까지 했답니다.
가게에 머무르는 시간 내내 정말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즐거웠거든요.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 때의 느낌이 다시 생각 나 기분이 괜시리 좋아졌네요.^^
이제 다시 운하로 가 보려고요~! 운하를 보긴 했는데,
저녁 먹을 걱정에 제대로 보지도 못했고, 운하에 내려서서 운하를 따라 나 있는 산책로도 못 걸어봐서요.^^
시간도 아직 저녁 7시 20분밖에 안 되었고요, 게스트하우스에는 밤 11시까지만 들어가면 됐었거든요!
To Be Continued...
2013. 2. 19.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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