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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일본 홋카이도 여행기 [20편] 두통 속의 삿포로 행 (셋째날/13.1.23)동부역사(외국여행)/13년 일본홋카이도 2013. 6. 5. 01:09
버스를 타고 아바시리 역으로 돌아오는 동안 슬슬 머리가 아파져 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단은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났고요, 거기에다가 5시간 반이나 기차를 타고 와서, 찬 바닷 바람을 한 시간 정도 쑀더니,
몸이 너무 무리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두통에 어지럽기까지 하더라고요.ㅠ.ㅜ
어쨌거나 아바시리 역에는 4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는 5시 18분에 삿포로로 가는 특급 오호츠크 열차를 타야 했는데요,
일단 열차에 타면 삿포로에 도착하는 10시 40분 경까지 저녁을 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배는 별로 안 고팠지만 저녁 먹을 곳을 찾아볼까 했었는데요,
역 주변 식당에서 밥을 먹기에는 조금 시간이 애매했고, 역 안 식당은 별로인 것 같았고, 결정적으로 둘 다 배가 하나도 안 고프고 그저 지쳐 있었어요.
역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날이 밝은 상태였는데,
그 사이에 해가 져서 깜깜하게 됐네요. 여긴 일본의 가장 동쪽인 홋카이도에서도 가장 동쪽의 도시이니까요.
오후 5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완전 한밤중 분위기가 되었네요.^^;;
아까 삿포로에서부터 타고 온 특급 오호츠크와 같은 열차랍니다~^^
근데 열차 안에 들어서는 순간 코를 찌르는 매연 냄새.ㅠ.ㅜ
디젤 열차라서 매연이 많이 나오겠지만, 그 매연 냄새가 객실 안까지 침투하다니...
사실 예전 경춘선 무궁화호, 통일호 다니던 시절에도 기관차 바로 뒷 객차에 타면 객차 안에서 이런 매연 냄새를 맡곤 했었는데...
어쨌거나 그런 기억이고 뭐고 저는 안 그래도 머리가 아팠는데, 매연 냄새를 맡으니 머리가 더 아파지고 어지럽더라고요.
아까도 같은 열차를 타고 왔는데 아까는 매연 냄새가 하나도 안 났거든요.ㅠ.ㅜ 이 열차 자체의 문제였던 듯...
어쨌든 아바시리도 이제 안녕~! 이 멀고 먼 동쪽 도시에 언제 다시 와 볼 수 있을까?
열차는 역을 출발했고, 저희 둘은 바로 잠에 빠져들었답니다.
사실 좀 자고 나면 머리 아픈 게 덜하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3시간도 더 지나 8시 반쯤 깼을 때는 매연 냄새는 더 심해진 것 같았고, 머리는 깨질 듯 아팠답니다.
거기다가 배가 너무너무 고프더라고요.ㅠ.ㅜ 근데 열차 안에서는 도시락을 파는지 어떠는 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이런 복합적 고통을 참기 위해 다시 잠을 청하려고 했지만 잠이 오지를 않더라고요.ㅠ.ㅜ
잠도 적당히 편한 상태에서 오지, 그런 총체적 난국의 상황에서는 잠조차 들 수가 없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방송으로 아이스크림, 우유 등 유제품을 차내 판매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으면 머리 아픈 것도 어느 정도 나아지고 배 고픈 것도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차내 판매 승무원 분이 오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얼른 아이스크림을 샀답니다~!^^
홋카이도 산 우유로 만든 롯데 아이스크림이네요^^
홋카이도는 유제품 산업이 굉장히 발달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유를 이용한 제과,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우유 푸딩 등 여러 가지가 많았답니다.^^
어쨌든 기대하며 아이스크림을 뜯고 한 스푼 뜨려고 하는데,
스푼이 안 들어가....ㅠ.ㅜ
너무 딱딱하더라고요. 손으로 아이스크림 통을 감싸쥐고 스푼으로 쿡쿡 찌르면서 녹아라 녹아라 녹아라! 하며 겨우겨우 퍼 먹었답니다.ㅋㅋㅋ
그래도 가시지 않는 두통과 배고픔.ㅠ.ㅜ
여러분, 장거리 여행 때는 지쳐서 두통이 올 수도 있으니 두통약을 꼭 갖고 다니세요.ㅠ.ㅜ
저는 두통약을 호텔에 놔두고 가서...
그나저나 두통과는 관계 없이 온 객실에 가득 찬 매연 냄새 때문에 저는 너무 숨쉬기도 힘들었답니다.
이러다 중독되어서 기절하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어요. 탈출 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였답니다.
어쨌든 그렇게 낑낑대다가 어느새 다시 잠이 들었고 눈을 떴을 땐 삿포로 도착 직전이었답니다.
그리고 열차는 드디어 삿포로역에 도착했습니다.
와! 기차역의 공기가 그렇게까지 상쾌할리 없건만, 매연 상자에서 탈출하자마자 맡은 삿포로 역의 공기는 너무나도 상쾌했답니다!^^
그리고 저희 둘 다 너무 배고프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죠. 저희는 어제 먹다 남은 맥주들이 아직 호텔에 남아 있는 것을 기억을 했고,
저녁 겸 맥주와 함께 먹을 거리들을 호텔 근처 편의점에서 사서 들어가기로 했답니다.
삿포로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호텔 근처 호스이스스키노 역에 내려 호텔에 들어가기 전에 근처 로손 편의점에 들어갔답니다.
같이 갔던 형은 뭘 샀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저는 가라아게(닭튀김) 도시락을 샀답니다.
계산을 하면서 동시에 편의점 직원 분이 '데워드릴까요?' 물어보셔서 감사했답니다. 안 그러면 식은 상태로 먹을 뻔.ㅋㅋㅋ
가라아게와 함께 밑반찬으로 나온 장아찌 비스무리한 것은 제 입맛에 잘 안 맞았지만, 가라아게가 참 맛있더라고요.^^
물론 배고픈 상태에서, 분위기 좋은 밤에 여행지 숙소에서 먹는 도시락이라 더 맛있었는지도 몰라요.
이렇게 저와 그 형의 군 제대 후 첫번째 여행의 셋째 날 밤도 지나갔고, 여행은 절반을 넘어섰네요.^^
To Be Continued...
2013. 6. 5. 경춘선통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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