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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일본 홋카이도 여행기 [26편] 영화 <철도원> 속 호로마이역 - 이쿠토라역과 영화 세트장 (넷째날/13.1.24)동부역사(외국여행)/13년 일본홋카이도 2013. 9. 1. 00:20
오후 4시 10분 경, 곧 열차는 이쿠토라역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여기로 오는 동안 SONY 디카 배터리가 다 되어서, 이제부터 당분간은 삼성에서 TV살 때 사은품으로 준 똑딱이로~^^;;
열차는 저희를 하얀색과 갈색으로 가득 찬 세상에 덜렁 내려놓고 그 색깔 속으로 다시 사라졌습니다.
이 역 왠지 익숙하게 느껴지는 분도 계시지 않으세요?
(물론 지난 봄에 이미 개별 '역(驛)' 포스트로 이미 다루기는 했는데^^;;ㅋㅋ 그렇게 익숙한 거 말고요.)
이쿠토라역은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소설, 영화로 알려진 이야기인 '철도원'의 촬영지랍니다.
영화 속에서는 가상의 역인 '호로마이 역'으로 나왔었죠.
위에서도 보셨듯이 실제 이쿠토라 역은 열차가 잠시 머물렀다 떠나가는 중간의 작은 역이지만,
영화 속 호로마이 역은 오지 노선의 종착역으로 나왔었죠.
그리고 그 노선의 폐선으로 인해 덩달아 폐역을 당하게 된 운명으로 나왔었지만,
실제로는 아직 이렇게 멀쩡히 운영이 되고 있답니다.^^
사실 이쿠토라 역은 매우 작은 역이기는 하지만, 나름 지역의 소중심지처럼 보였어요.
비록 작은 동네였지만, 학교들도 있었고, 여행 안내소도 있었고 나름대로 어느 정도 마을이 잘 형성되어 있었거든요.
후라노를 출발해 이쿠토라 역에 오기 전까지 만났던 역들은 25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오지같은 느낌이었거든요.
어쨌든 이미 '철도원'이라는 영화가 개봉을 한지 13년이 지나다 보니 지금은 많이 덜해졌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도 '철도원'의 기억을 안고 이 곳을 찾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역의 안내도 가상 역명과 진짜 역명이 약간 주객전도가 된 느낌;;ㅋㅋ
당장 위의 사진만 보셔도 '요코소 호로마이에키에!(어서오세요 호로마이역에!'라고 해놓고,
막상 진짜 역명인 '이쿠토라역'은 아래에 괄호 치고 조그맣게 써 놓았네요.ㅎㅎㅎ
이쿠토라 역 바로 옆에는 영화 철도원 속에 등장했던 미용실, 식당 등의 마을 건물 세트가 그대로 남아 있답니다.
사실 마을의 진짜 건물들은 그렇게까지 오지 느낌이 나지 않기 때문에, 영화 속의 '산골 오지 노선을 타고 가장 끝까지 깊숙히 들어간 마지막 역' 근처 마을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더 낡아보이는 건물들을 만들어 영화를 촬영한 것 같아요.
히라타 이용원?^^ 아 근데 사실 영화를 본지 너무 오래 되어서 대략적인 스토리만 기억 나고 세부적인 인물들은 잘 기억이 안 나는 게 사실이에요...
오히려 영상을 통해 봤던 이 장소에 대한 기억으로 더 선명하게 나와 있는 건 이수영의 6.5집 타이틀곡 '꽃들은 지고' 뮤직비디오에 등장했던 풍경들...
당시 같은 소속사였던 가수 아이비의 첫 얼굴 알리기 데뷔작이었던 '꽃들은 지고' 뮤직비디오가 호로마이 역(이쿠토라 역)과 철도원 촬영세트를 배경으로 촬영되었거든요.
http://youtu.be/2_fM2qT4dbQ (유튜브 - 이수영 '꽃들은 지고' MV)
어쨌거나 영화 철도원과 이수영 '꽃들은 지고'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꼭 호로마이 역을 가 보고 싶다고 어릴 때부터 생각했었거든요.(지금도 어리지만ㅎㅎ)
그런데 정말로 제가 이곳을 왔네요...
세트장에는 영화 속에 실제로 등장했던 빨간색 디젤동차가 반으로 잘린 채 전시되어 있었답니다.
동차 한 칸 전체를 사려면 너무 비싸서 그랬던 것일까요?
이 열차를 보니 열차 안에서 기관사와 부기관사가 온통 새하얀 눈밭을 달려가며 뭐라뭐라 이야기하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역 출입구의 간판 마저 영화 속 가상 역명인 '호로마이역'
정작 실제 역 이름은 역 건물 한 귀퉁이에 조그맣게 붙어 있네요.^^
그런데 참 이런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서울역, 부산역처럼 이런 식으로 남겨 놓기 곤란한 역이 아니라면,
이렇게 영화 촬영 때 모습 그대로 남겨두어도 어차피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할 일은 거의 없을테니까요..
역 안은 역시나 영화 촬영 때 사용되었던 소품들과 영화 포스터들, 촬영 시 장면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13년이나 지난지라 색이 많이 바랬네요...
이쿠토라 역은 역무원이 배치되지 않은 간이역이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다카쿠라 켄이 연기한 호로마이역의 철도원 '오토' 씨가 딸을 만나던 역무실 안은 관련 사진, 물건 들의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영화 속의 소품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부분도 있었고요.^^
낡아 페인트 칠이 다 벗겨진 개찰구도...
영화 '철도원' 세트장의 모형인가보네요.^^
촬영 중 찍은 것으로 보이는 스냅사진들도 있고요...
영화 속에서 소품으로 사용되었던 가상의 시간표와 요금표...
출연 배우들의 친필 사인인 것 같네요.
영화 속 주요 장면들도 캡처해 전시하고 있습니다.
매표창구 앞에 방명록을 쓰는 공간이 있길래 저도 끄적끄적 적어보고 왔답니다.^^
그러고 보니 둘이 같이 갔는데 왜 인원수를 1이라고 적었지;;ㅋㅋㅋㅋ
이번엔 역 옆에 있던 현대식 건물로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호로마이역 안이 난방이 안되어서 너무 춥기도 했고요...
건물 앞에서 보니 건물의 이름은 '미나미후라노 정보 플라자'입니다.
미나미후라노 정의 여행 정보 등을 알려주는 곳 같았습니다.
하지만, 워낙 마을도 작고 사실 찾아오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도 않았어요.
들어가기 전에 잠깐 역 앞의 진짜 마을 풍경...
들어오자마자 일단 눈에 띄는 건 영화 촬영 때 실제로 승강장 쪽에 있던 호로마이 역 역명판,
영화 속에서는 종착역이었기 때문에 한쪽이 비어있고, 나머지 한쪽은 '기타(北)호로마이'라는 역시 가상의 역명으로 되어 있네요.^^
원래 이 역명판은 호로마이 역.. 아니 이쿠토라 역 앞에 서 있었는데요, 보존 문제로 인해 역명 부분만 잘라 정보 플라자 안으로 들여놓아 전시 중이라고 하네요.
그나저나 찾는 손님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건물 안에서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는 아저씨들...
그래도 직원들과 아이들을 비롯한 동네 사람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이야기도 하며 노는 동네 사랑방 같은 느낌이었어요.^^
물론 저희들은 낯선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저희끼리 멀뚱멀뚱 구경하다 팸플릿만 몇 개 얻었죠.ㅎㅎㅎ
그렇게 몸을 좀 녹이고 나왔습니다.
시간은 어느덧 4시 40분이 넘어가고...
사실, 이쿠토라 역에서는 시간을 50여분 밖에 잡지 않았어요. 4시 10분 도착해서 4시 59분 기차로 다시 떠나는 계획이었거든요.
영화 철도원 속 그 곳이 꼭 보고 싶기는 했는데, 사실 정말 역과 그 옆 세트 건물 몇 개 빼면 딱히 바로 근처에 구경할만한 곳이 있다는 얘기는 못들었거든요.
물론 후라노 지역은 정말 유명한 여행지이지만, 사실 이쪽은 겨울보다는 봄, 여름에 꽃 피고 할 때 오면 정말 예쁘다고 해서요.
어쨌든 저는 오고 싶었던 곳을 왔으니 정말 기쁘고 후회 없었지만,
문제는 저랑 같이 간 형은 여기 한 곳 보자고 이렇게 오랫동안 시골까지 달려오고, 또 삿포로까지 오랫동안 달려가야 해서...
그게 좀 마음에 걸리기는 했어요. 형도 많이 피곤해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요...
어쨌든 해가 일찍 지는 홋카이도라서 오후 4시 반이 넘으니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고(더군다나 이 때는 날씨도 흐려서 햇빛도 없었거든요.)
이쿠토라 역에도 불이 들어왔습니다.
나무로 지은 간이역 창문 밖으로 새어나오는 따뜻하네요.
어느새 이쿠토라 역 안의 영화 철도원 관련 전시 공간도 문을 닫았네요. 운영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인가봐요.
아니 근데 생각해보니까 저희가 탈 열차는 4시 59분차고 그럼 아직 5시가 됐을리가 없는데, 왜 10분 일찍 닫고 난리?ㅋㅋ
(날씨가 어두워짐과 동시에 갑자기 흐려지는 화질)
이제 열차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다시 타는 곳으로 올라갑니다.
'명소안내'가 따로 있는 것을 보니 주변에도 볼 게 더 있나보네요^^
오우 매우 초점이 안 맞아서 보기 불편하시겠지만, 저 멀리 불빛 하나가 다가오고 있네요.
이제는 삿포로로 돌아가 홋카이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맞이할 시간!
To Be Continued...
아이고! 이런 벌써 9월이 됐네요! 여름방학도 다 끝나고... 날씨도 많이 선선해졌네요^^
홋카이도 여행기 6월 안에 끝낸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던 2월이 엊그제 같건만 아직까지 질질 끌고 있는 저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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